살곰살곰 책을 읽고 있다. 아직 완결이 나오지 않은 탓에 읽어버리고 나면 기다림이 너무 길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권이 나올때 까지 조금씩 읽고 싶었는데 이남자 <범산>이 나를 끌어 당긴다. 

 

 

 

 

 

 

 

그러니까 이남자가 키스 하는 방법은 이렇게 말하는거다 

"입술"    

뿐만이 아니다.

"너에게 바라는 바, 아주 많다"  

이런 말 한마디로 얼굴이 붉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 <내가 마초맨 스타일을 좋아했었나 보구나>. 그런 남자는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정하고 부드럽고 따사로운 사람을 좋아하는 줄 알았었는데...  

그러고 보니...  한살 연하였던 그 남자가 끝까지 누나라고 부르지 않는것에 나는 늘 건방진 자식이라고 했지만 그가 만약 나를 누나라고 불렀다면 그와 연예따윈 시작도 안했을 꺼다. 또, 내가 형편없는 독서력으로 체게바라 평전에 도전하게 만들었던것은 다름아닌 시가를 물고 있는 그의 사진 때문이였다. 뿐만이랴 최민수의 유명대사인 " 이렇게 하면 너를 가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넌 내여자니까" 를 들을 때 마다 그래, 남자라면 <내 여자>라는 단어 정도는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 사실 나는 내 팔목을 그러잡고 나를 확 땡겨줄, 혹은 비오는 날 담벼락에 나를 확 밀쳐줄(응?) 그런 남자가 좋았는 지도 모른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들은 J군은 이렇게 말했다. " 가진건 쥐뿔도 없으면서 얼굴은 먹다버린 찐빵처럼 생긴 남자가 너를 담벼락으로 밀어 붙이면 너는 어퍼컷을 날린 후 경찰에 신고 하겠지" 

그래서 정정한다...나는 잘생긴 마초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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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4-1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따라님이 J군에게 훅- 간거군요
=3=3=3

여자들은 모다 그런것 같아요. 부드러우면서 야생을 겸비한 그런 알수 없는 남자를 기대하고 바라는거.. ^^

무스탕 2011-04-16 11:59   좋아요 0 | URL
크.. 지금 찾아보니 저 책 한수영님 책이네요. 그럼 일단 70%는 먹고 들어가는건데 지금 읽고 있는책 다 읽으면 찾아봐야 겠어요 :)

즐봄!!

따라쟁이 2011-04-16 12:05   좋아요 0 | URL
ㅎㅎㅎ J군은 마초맨 스타일이 아니고 그냥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는.. -ㅁ-;;;

네. 쑥버무리처럼 야생과 부드러움이 잘 버무려진.. 그런 남자가 있으면 소개시켜.;;;;;

범이설은 한수영님의 연록흔 안에 있는 다른 인물의 이야기에요. 아직 완결은 안나왔고..... 지금 읽고 있는 책 다 읽으시면 제가 보내드리겠습니다. 비록 1. 2편이 전부지만요 ^^

2011-04-17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1-04-18 12:36   좋아요 0 | URL
네. 이번주 금요일쯤 발송해 드릴게요. 빠르면 목요일쯤. 봄기운도 함께 가라고 할게요. ㅎㅎㅎ

paviana 2011-04-1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전 어퍼컷을 날리고 경찰에 신고하는 따라님이 좋아요.
우리 법을 하나 만들자고요. 잘 생기지 않으면 마초가 될 수 없다..

따라쟁이 2011-04-18 12:36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네. 전 어퍼것을 날리다음에 신고까지 하는 그런 여자죠.

잘생기지 않은 마초는 마초가 아니에요 ㅠㅠ

책가방 2011-04-1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장녀라 그럴까요??
귀여운 남자가 좋더라구요..ㅋ
덩치 큰 남자가 작은 내 품에 폭 안기면.. 너무 귀엽지 않을까요...ㅎㅎㅎ

따라쟁이 2011-04-18 12:37   좋아요 0 | URL
덩치 큰 남자가 내품에 폭 안기면 물론 귀엽지만, 그것도 귀여운 남자에 한해서... (아.. 미모지상주의적인 발언이로군요.)

루쉰P 2011-04-16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훗 혼자 차안에서 모바일로 알라딘 서재를 보다가 따라쟁이님 글보고 빵 터졌어요. 어퍼컷을 맞을 외모라 마초가 되면 안 될 것 같아요. 크흑

따라쟁이 2011-04-18 12:37   좋아요 0 | URL
루쉰님이 빵터지셨군요. ㅎㅎㅎㅎ 간혹 모바일로 보다가 혼자 큭큭거리고 웃으면 민망하지 않나요? 저는 막 민망해서.. "아니.. 이게 웃겨서.." 막이러면서 옆에사람에게 이야기 해요

루쉰P 2011-04-19 18:21   좋아요 0 | URL
혼자 큭큭거리는게 민망하기는 옆에 아무도 없어서 뭐라 변명할 수도 없을 때 민망의 블랙홀로 빠지게 되죠. 그럴땐 세계와의 단절이 시작됩니다. 암튼 정말 웃겼어요. 따라쟁이님 이런 글 전 참 좋아합니다. 많이 써 주세요. 좀 웃게요.

따라쟁이 2011-04-21 03:25   좋아요 0 | URL
:)

양철나무꾼 2011-04-17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보면, J군의 언어세계가 따라님보다 다이나믹한 것 같아요~^^

키스 하는 법을 말로 하는 사람 별로예요.
행동으로 보여주면 간단할 것을~(,.)

따라쟁이 2011-04-18 12:38   좋아요 0 | URL
J군의 언어세계는 때론 굉장히 다이나믹 합니다.

그렇죠! 키스는 행동으로 !
이거 표어로 만들까요?

감은빛 2011-04-19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마초라도 잘생기기만 하다면 괜찮은거군요!
저도 어퍼컷 맞을 외모라서, 마초가 아니길 천만 다행입니다! ^^

따라쟁이 2011-04-19 06:25   좋아요 0 | URL
마초라도 잘생기기만 하면 괜찮은게 아니라... 잘생겼기 때문에 마초라도 좋으거겠죠 ㅎㅎㅎㅎ

괜찮아요. 저를 담벼락으로 밀어붙이지만 않으신다면 어퍼컷은 날리지 않겠습니다

2011-04-28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9 0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1-04-29 16:43   좋아요 0 | URL
자, 그럼 이제부터 담벼락에 밀치기만 하면.. -ㅁ-;;;;;;

무스탕 2011-04-1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1, 총 7999 방문

이런거 안 잡을수가 없잖아요!! :)

따라쟁이 2011-04-21 03:24   좋아요 0 | URL
오~! 알았어요. 그런 의미로 오늘 택배를 발송해 드리겠습니다. ㅎㅎㅎ
아, 뭐 이미 말씀드린 책이긴 하지만요 ㅎㅎㅎㅎ
 

 

내가 대뜸 전화를 걸어서 물어본다.  

"내가 말이지. 좀.. 섹시하게 보이고 싶은 남자가 있는데 뭘 입으면 그렇게 보일까? " 

그가 대답했다.  

" 아무것도 안입는게 제일 섹시해 보이지." 

내가 신경질 적으로 다시 묻는다. 

"그렇다고 내가 그 남자를 홀딱 벗고 만날 수 없잖아?" 

다시 그가 대답한다. 

"그럼 만나서 벗어." 

아놔.. 이 현명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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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4-1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가 누군지 궁금합니다.
현명한 "그"도 궁금하고, 섹시하게 보이고 싶은 "그"도 궁금하고..ㅋ

따라님을 떠올리면 밝은 노란색이 떠올라요...^^

따라쟁이 2011-04-15 14:29   좋아요 0 | URL
음. 1번의 그는 불특정 다수(?)이고요. 2번의 그는 오랜 친구에요. 단순히 친구라고 치부하기엔 좀 불순한 동기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요.

아, 저는 노랑색이군요.으흐흣+_+

무스탕 2011-04-15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현명한 충고를 해주는 친구를 두셨다니 든든하시겠어요.

전 따라님을 생각하면 파란 하늘이 떠오르는데.. ^^

따라쟁이 2011-04-16 10:27   좋아요 0 | URL
네, 제 주변에는 언제나 현명한 충고를 해주는 그것도 가감없이. 친구들로 넘쳐나죠.

아, 역시 저는 컬러풀한 여자에요 ㅎㅎㅎㅎ

마녀고양이 2011-04-1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그거 아니다... 홀딱 벗는거 도리어 섹시하지 않다던데요? ^^
제가 요즘 앤 라이스의 읽는 책 때문에 자꾸 희안한 판타지가 그려지는데,
몸매만 된다면 큼직한 정장 상의를 입겠어요. 그 안에는 머 입었을까요? 쿄쿄.

따라쟁이 2011-04-16 10:28   좋아요 0 | URL
아.. 그러니까... 몸매만 된다면.. 에서 ㅠㅠ 좌절입니다.

몸을 모두 뚤뚤 말아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안보이도록.. ㅠㅠ

마노아 2011-04-17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분에서 마리아가 그러잖아요. 야하게 입으면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정숙해 보이는 검은 정장이 오히려 더 섹시하다고요! 따라님께도 마리아의 코디를 추천하겠어요.ㅎㅎㅎ

따라쟁이 2011-04-18 12:39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네 저도 검은 정장을 입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안 맞았어요. 마노아님. ㅠㅠ

안맞았다구요. ㅠㅠ

비로그인 2011-04-17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화창했던 일요일 낮이 가고, 이제 좀 우중충해지는 저녁이 왔는데요.

이 늙어가는 일요일 저녁에, 이 뭔가 "생각" 하게 만드는 따라님의 페이퍼라니욥 !!

따라쟁이 2011-04-18 12:39   좋아요 0 | URL
"생각" 하셨습니까? ㅎㅎㅎ
하시는 김에 제 생각도 좀 하시지

감은빛 2011-04-19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현명한 충고로군요.
저도 요 위에 바람결님처럼 뭔가 '생각'이 나는 걸요. ^^

따라쟁이 2011-04-19 06:2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생각하시는 김에 제 생각들 하시라니깐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던건 울지 않으려는 마지막 안간힘이였다.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눈물을 참은채로 목소리를 가다듬고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 뒤에 숨은 진짜 뜻은 알아달라는것. 괜찮치 않다고, 아프다고, 당신이 달려와 주길 기다린다고, 하지만 센스없던 그 남자는 결국 그 뜻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심지어 괜찮다는 말에 안심이 된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나는 그 남자와의 관계를 끊었고.-ㅁ-;;) 

그런데, 여기 한방에 전화기 넘어의 상대의 마음을 꽤 뚫어 보는 남자가 있다. 게다가 아홉시간을 달려 (비행기가 뜰 아침까지 기다려 줄 수 없었다) 그녀에게로 달려간다.  

-무리하지 말라고 하기는. 무리하게 만들잖아. 아홉시간이나 걸린다고...  

결연한 표정으로 운전대를 부여잡은 그가 내 뱉은 말이다. 하지만 달려간 곳에 그녀는 일때문에 그가 떠나온 곳으로 심부름 간 상황... 핸드폰도 없는 그녀에게 연락하지 못해 답답해 하면서 그가 말한다. 

-돌아갈게요. 오기로라도 붙잡고 말테다.  야마자키에게 연락 부탁해요. 절대로 돌려보내지 말라고. 

그리고 만난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어제 널 만나러 도쿄에 다녀왔다고 말해주며 전화했을때 훌쩍이고 있었던 이유를 묻는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는 그녀에게 역시 아무일 아니라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래? 그럼 끊고 나서 울었겠지. 

 아, 정말 이 남자는 뭐든 알고 있는거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그녀의 뒤에서 줄곧 그녀를 봐왔으니까. 어떨때 우는지, 어떤 목소리로 괜찮다고 말하는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울지를 알고 있는거다.  

 

 

 

 

 

   

 

허니와 클로버 시즌2를 보고 있다. 마야마 뒤에서 계속 눈물흘리던 야마다 에게 그녀의 뒤를 묵묵히 지켜봐주는 남자가 나타난다. 시즌1에서는 너무 날카로운 말들로 좀 얄밉다 싶었는데 이젠 멋진 남자가 되었다.  

떠나는 그녀에게 그가 고백한다.

-어쩔 도리가 없어지면 날 불러.  

 

그가, 노미야처럼 어쩔 수 없으면 날부르라고 말해준건 아니지만, 나는 이제 어쩔 도리가 없어서 그냥 그를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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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04-1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시즌 2가 나왔군요. 참 재밌게 봤던 만화(애니)였는데.....

따라쟁이 2011-04-15 14:30   좋아요 0 | URL
시즌2는 오래전에 나왔어요 ㅎㅎㅎㅎ 그걸 이제 보고 있네요. 어쩌면 따로 시즌2라고 부르기 애매한 그 중간일지도 모르겠고..

노미아가 엄청 멋져지고 있어요~!!! 손도 이쁘고, 안경도 쓰고, 게다가 남자다워졌어요 ㅠㅠ 어어엉.. 저는 이런 남자에게 약해요 ㅠㅠ

책가방 2011-04-1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쩔도리가 없어지면 날 불러).. 전 이말을 믿을 수가 없어요.ㅋ
제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어떤 넘도 그랬거든요.
(서른까지는 기다려줄께. 힘들면 다 버리고 돌아와)라고..
내가 결혼한 후 2년 뒤, 서른이 되기 2년 전.. 그도 결혼해 버리더라구요.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같지는 않겠지만요...^^

따라쟁이 2011-04-15 14:32   좋아요 0 | URL
물론, 책가방님 어쩔도리가 없어지면 날 부르라는 말은 믿으면 안되요. 저는 그말을 해준 사람이 좀 되는데요. 그 부름에 항상 응답해 주지는 않더라구요.
근데 있잖아요. 더 이상한건 뭔지 아세요?
어쩔 도리가 없어지면 말이에요. 이상하게 "어쩔 도리가 없어지면 날 불러" 라고 말한 사람 말고 딴 사람이 생각나요.. ( ")

다락방 2011-04-1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쩔 도리가 없어져서 그를 부르기로 한 일에 용기가 필요한 거군요, 따라님은. 요즘.

따라쟁이 2011-04-16 10:55   좋아요 0 | URL
1. 일단은 내가 어쩔 도리가 없다는것을 인정하는데에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계속 괜찮다고 이겨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안도 시키고 있었거든요.
2. 어쩔 도리가 없어진것을 인정하고 나서 바로 그를 부르기로 한건 아니구요
어떻게 해 볼까.. 하고 여러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더
라구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이야기 하는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3.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를 부르는 데도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아..당첨금이 용기로 전환되는 복권 같은게 있으면 좋겠어요 ㅠㅠ

다락방 2011-04-15 17:29   좋아요 0 | URL
내가 아는 따라쟁이님이라면 용기쯤은 충분히 가진 여자였는데, 이 일-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지만-에 대해서는 쉽게 용기가 나질 않는가보군요.
따라쟁이님, 따라쟁이님은 참 용기있는 여자였어요. 여태 내가 보아온 바로는.

따라쟁이 2011-04-15 17:35   좋아요 0 | URL
오와~! 엄청난 칭찬이로군요. 용기가 불끈!!! (사실 이미 그를 불러내는 일까지 모두 처리해 버리긴 했어요.)

다락방 2011-04-15 17:52   좋아요 0 | URL
거봐, 어쨌든 결국은 당신은 용기를 내는 여자에요.

따라쟁이 2011-04-21 03:24   좋아요 0 | URL
새벽 세시에 용기에 대한 보고를 마쳤습니다. ㅎㅎㅎ

마노아 2011-04-17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즌2여도 만화로 치면 본편 안의 내용인 거죠? 무척 애틋하게 보았는데 세세하게는 기억이 안 나요. 하지만 저 부분은 기억이 나는 듯해요. 아, 저렇게 마음을 꿰어보는 사람이라니... 갑자기 가슴이 저며요!

따라쟁이 2011-04-18 12:40   좋아요 0 | URL
가슴이 막 저미죠. 네. 저밉니다. 아.. 노미아가 마음으로 막 들어오려고 해요
 

1.토요일은 봄이였다. 나풀거리는 바람에 모자에 달린 리본이 따라간다. 파란 리본이 달린 모자를 쓰고 나가는 날은 늘 그렇듯이 약간 설레인다. 그리고 그런 날은 나에게 한번도 실망을 주지 않았다. 실망하지 않은 것은 꼭 배부르도록 받은 책 때문만은 아니였다.  

2.분홍색 플랫 슈즈를 신었다. 팔랑거리는 걸음으로 걷다보면, 내가 가고싶은곳에, 내가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 곳에 그 슈즈가 나를 데려다 줄 것만 같았다. 그 분홍색 구두 역시 나의 믿음을 한번도 배반한 적이 없었다.  

3. 고양이가 미융~ 미융~울던 봄밤에 읽기 시작한 책을 그 몇일 후 봄날 낯에 끝냈다. 봄이 아니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은 찌질한 감정의 바다에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나 같아서.. 아.. 정말 미치겠네. 라면서 읽었다. 그러니까 봄이 아니라면 그저 감정앞에 어쩔 줄 몰라하는 그 여자 이야기를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만두라고요" 라는 의사의 한마디에 이 봄이 아무일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4. 제발 이것만은 아니길 바란다고 생각했던 그 결과가 책 마지막에 떡 하니 펼쳐졌다.  

 

 

 

 

 

 

 

4.술을 마시고 한참 수다를 떨었는데 기억이 제 각각이다. 나는  그 말을 한 기억이 없고, 한사람은 일차에서 내가 그 말을 했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차에서 내가 그 말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탄력크림도 술 집에 놓고 와 버렸다. 하지만, 그래도 술은 마셔야 한다.  

5. 햇볓은 기미가 생기기에 딱 좋다 

6. 용기가 필요하다. 여러가지 면에서 요새 나는 용기가 무척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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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3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3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4-13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을 가장 적게 마신 사람의 말을 믿으세요.ㅎㅎㅎ
용기가 필요한 따라쟁이 님께 곰 같은 힘이여 솟아라~를 외쳐주겠어요.
아, 이 만화를 모를 나이일지도...;;;;;

따라쟁이 2011-04-13 15:23   좋아요 0 | URL
그게 말입니다. 술을 가장 적게 마신 사람이 주량도 가장 약해서 말입니다. ㅎㅎㅎㅎㅎ

네. 곰같은 힘이 솟아서 확 들이받아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일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이요.

감은빛 2011-04-14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소리는 어쩜 그렇게 아기 소리랑 비슷한지 몰라요.
가끔 밤에 작은 방에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다가
고양이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달려가보면, 아기는 쌕쌕 잘 자고있고,
아기 우는 소리가 고양이 소리겠지 싶어서,
그냥 무시했다가 아기가 더 심하게 울어대고 나서야,
정신차리고 달려가곤 합니다.

4번의 그래도 술은 마셔야 한다는 말씀!
동감입니다! ^^

따라쟁이 2011-04-15 13:12   좋아요 0 | URL
그럼요. 암요. 술은 마셔야 합니다.

아기 우는것 같아 소름끼쳤었는데 이젠 안들리는 날은 좀 허전하기도 하고.. ㅎㅎ

무스탕 2011-04-14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집에 놓고 온 탄력크림을 찾으러 가는거랑 새로 사는거랑 어느게 더 경제적일까요?
따라님. 만끽하고 남은 봄기운 있거들랑 저한테좀 가라 전해주세요. 응?

따라쟁이 2011-04-15 13:13   좋아요 0 | URL
음. 탄력트림은 샘플이였으므로 그냥 사는게 더 낫겠지만, 저는 결국 다시 술을 마시러 그 술집에 가긴 갈 것 같아요. ㅎㅎㅎ

아니, 제가 언제부터 무스탕님께 가라고 그렇게 일렀는데. 이놈 자식이 아직 안갔단 말입니까~!!!!!

양철나무꾼 2011-04-1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발을 참 좋아하시는 따라쟁이님.
올봄엔 분홍신을 골라신으셨군요?
아님, 제가 언젠가 부러움의 댓글을 달았던 그 분홍신인가요?^^

사람을 용기있게 만드는 데...술만한 것은 또 없다고 생각하는 1人입니다.
용기를 불어넣어 드리려면, 술을 한잔 대접,쩝~(,.)

따라쟁이 2011-04-15 13:14   좋아요 0 | URL
부러움의 댓글에도 그 분홍신이였고,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였지만 역시 분홍신이였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도 용기가 좀 났으면 좋겠어요. 정말 절실히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양철댁님이 술을 사신다니까 용기 핑계대고 좀 얻어 먹을까봐요.
 

 

#1.바람이 등을 가볍게 떠밀듯이 걷는 길이였다. 오르막에서 숨이 약간 차올라도 이야기를 나누는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던것은 아마도 바람 때문이였나보다.   

#2.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은 제법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 자다가 깨기를 여러번 했고, 휴게소에 들러 토스토도 사먹었고, 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물에 감탄도 여러번 하도록 목적지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고, 피곤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래. 아마 오랫만에 느껴보는 설레임 비슷한. 그 무엇이였다.  

#3. 오랫만에 만나는 오래된 선배같은 느낌이였다. 그러니까. 함께 학교를 다녔을텐데 서로를 잘 모르던 그런 선배를 어떤 계기로 오랫만에 만나는 느낌이였다. 그 사람을 만나니 온갖 풍경이 마음을 스친다. 그 시절 나의 전공서적과  낮잠자기 좋던 강의실과 매섭던 선배들의 눈초리와 평편없던 학점까지도.  

#4. 그래서 우리는 걸었다. 바람이 등을 떠미는 조금은 높다란 그곳을 걸었다. 개나리가 미친듯이 피어있는 담벼락을 보면서 길처럼 흐르는 강을 보면서 말소리도 웃음소리도 그리고 우리도 그저 그 풍경의 하나일 뿐이였다. 그래, 아주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던 풍경같은 만남이였다. 다음을 기약하지 않아도 좋고, 헤어짐을 아쉬워 할 필요도 없는,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둬도 좋을 그런 만남이였다.  

#5.  내가 사는 곳에서는 아직 목련이 채 피지 않았고, 벗꽃도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사람이 사는 그 곳에서 올 봄 나를 처음 맞는 벗꽃과 목련을 보면서도 나는 한장의 사진도 찍지 않았다. 그 흔한 핸드폰 카메라도 꺼내지 않았다. 때론 사진을 담는것에 욕심을 내서 정작 마음과 눈에 담아야 할 것을  놓칠때가 많다. 그래, 나는 이곳의 이 풍경과 이사람의 맑은 목소리를 담아가겠다. 언제든 문득 무언가가 그리울때 꺼내 볼 수 있도록 까르르 소녀처럼 웃는 이사람의 웃음만 담아가겠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 했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봄꽃에게 좀 미안하더라도.  

#6. 논개를 그려놓은 그림을 보면서 나는 물었다. "논개가 정말 저렇게 생겼었을까요?" 그녀는 논개가 저렇게 색기없게 생기지 않았을거라고 이야기 했다. 동의한다. 한 남자가 죽음을 눈치채지 못하게 할만큼의 무엇인가가 없는 그저 음전한 그림이였다. 나는 대답했다." 여자는 이쁜게 진리에요. 이뻐야 호국도 하는거라니까."  그렇다면 나는 진리에 가깝게 사는건가? 

#7. 그녀가 말하는 책중에 내가 읽어 본 책은 거의 없었다. 취향이 다르기도 했지만 나의 독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웃으면서 그 책에 대해 이야기 해 줬다. 그리고 내가 그 책을 읽어 보겠다고 대답했을때 나에게도 그 책이 좋길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 그녀는 알까? 그때 그녀의 눈빛이 얼마나 이쁘게 반짝거렸는지, 얼마나 소녀같았는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나는 채 읽지도  않은 그 책이 엄청 나게 좋게 느껴졌다.  

#8.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주르륵 산문형식의 글을 쓰다보면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이 번호 붙이기가 무척 마음에 든다.  

#9. 어찌됐건 그 주말은 이제 끝났고, 지금은 월요일이다. 이번주 토요일엔 나는 또 좋은 사람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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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4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1-04-0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마음이 많이 답답해서 산책을 나가고 싶은데 날씨가 여전히 춥네요..
날씨가 좀 따뜻하면 좋겠는데.. 자꾸 비가 내려요.ㅜ.ㅜ
좋은 오후 되세요^^

따라쟁이 2011-04-04 16:26   좋아요 0 | URL
좋은 사람과 함께 걸으실 수 있는 좋은 날씨가 어서 오기를..
저는 좋은 오후를 보내고 있어요. 후애님께도 좋은 오후가 되시기를요 ^^

2011-04-04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4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4-0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개라면, 진주성에 다녀오셨나봐요.
의기사에서 새로 봉안된 논개 영정을 보셨나요?
저는 실제로 본 적은 없는데, 왜색 논란이 있었던 당시에 좀 궁금하더라구요.

좋은 분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오셨다니, 부럽습니다.
왠지 따라님 인터뷰를 하고 오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좋은 분 만나러 가신다니 더더욱 부럽네요.

날이 많이 따뜻해졌어요.
점심 먹고 오는 길에 보니, 샛노란 개나리가 예쁘네요.

따라쟁이 2011-04-11 13:06   좋아요 0 | URL
인터뷰.. 좋죠. 거의 비슷해요. 다만 지면에 담을 이야기가 아니고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고 왔지요.

다락방 2011-04-05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보.

따라쟁이 2011-04-11 13:06   좋아요 0 | URL
아.. 걸렸습니까?

꿈꾸는섬 2011-04-0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좋은 사람 만나고 오셨군요.^^
이번 주말에도 또 좋은 사람 만나러 가신다니 부러워요.^^

따라쟁이 2011-04-11 13:07   좋아요 0 | URL
이히히. 그러게요. 무슨 복인지 모르겠어요. ㅎㅎㅎㅎ

2011-04-06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7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4-07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ㅠ.ㅠ
왕부러움,
돌아섰다가는 다시 왕부러움.
나도 데려가 주지, 나도 데려가 주지~

따라쟁이 2011-04-11 13:07   좋아요 0 | URL
그쵸? 부러우시죠? 날이 좀 더워지면 다시 한번 갈껀데..그때 함께 하시겠습니까? ㅎㅎㅎ

비로그인 2011-04-07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좋아요.

마지막이 참 좋네요~ 여름 지나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진 바람이 불때즘, 이불에 닿는 느낌처럼.

따라쟁이 2011-04-11 13:07   좋아요 0 | URL
크.. 좋았어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바람결님의 이 비유의 비결은 뭐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