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티비프로나, 각종 UCC를 통해 영재가 넘쳐나는 세상을 살고 있다. 그 종류도 영어, 한자, 피아노에서 트롯트까지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 바람을 타고 인지, 아니면 넘치는 교육열에서 시작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더불어 각종 영재교육의 간판을 붙인 사교육도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어린시절이 바람처럼 스쳐가곤 한다. 초등학교시절 반장한번 안해보고, 전교일등 안해본 사람 없고, 어렸을때 영재소리 한번 안듣고 자란 사람 없다고 했던가?  나역시 어렸을 시절 영재라는 소리에 온 가족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을 시절이 있었다. 

피아노는 4살에 시작해서 7살에 주변친지 결혼식에 반주를 하러 갔었고, 열살도 전에 주산, 암산에 대한 각족 단급을 자랑했으며,서울시 대표 영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는가 하면,  내 이름보다 하늘천자를 먼저 쓸 줄 아는 영특함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나의 영재성은 내가 타고났다기 보다는 후천적 교육에 의한 것이였으니, 외갓댁 큰 삼촌께서는 서예로 국가대회에 입상까지 하신 분이고, 그 시절 미쿡 유학파의 이모에, 피아노 강사였던 사촌언니로도 모자라  모친께서는 친히 주산, 암산에 관련한 사교육기관을 운영중에 계셨다. 나는 그저 친지분들을 찾아  돌아다니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일과의 전부였던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중요한 것은 현실이다. 과거의 영광은 뒤로 한채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했던가?   요새 나는 그 당시의 영재교육에 좀 더 충실할 껄 하며 후회의 후회를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팔자에 없던 법률 공부중인 나는 보고 있던 책의 한장은 커녕, 한줄을 채 넘기지도 못해 거대한 한자의 벽에 부딪혀 온몸을 검게 멍들이고  있다. 아 젠장할, 용어를  해설해 놓은 해설집도 한줄을 넘기지 못해 이해의 벽에 부딪힌다. 용어도 한자고, 용어를 풀어놓은 해설도 절반이상은 한자다.

아, 거대한 한자의 벽 같으니. 

이  순간 책을 덮고 나오는 한숨속에 들려오는 환청은 배워두면 손해 될것 없다던 어머니의 목소리. 그래, 언제나 그렇듯이 진리는 어머니의 말씀이였다. 하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늦은것.

 

결국, 제법 긴 시간 영재라고 불리우고, 영재교육을 받았던 나는 넘어가지 않는 책장을 부여잡고 

과거의 영광을 되새김질 할 뿐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오늘도 공부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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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3-08-29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따라님 영재이셨군요!
영광입니다.
영재였던 분을 알게 되다니.

한자는 정말 어려워요!
그런데 법을 공부하시다니,
사법고시라도 준비하시나요?

뭔지는 모르지만 준비 잘 하셔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따라쟁이 2013-08-30 19:41   좋아요 1 | URL
사법고시는 아니고, 그냥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것 만큼 더 재밌고, 재밌는것 만큼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뭐 그렇게 물고 물리는 관계의 일부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한자는... 네. 어려워요. ㅠㅠ

얄라알라 2022-09-22 16:26   좋아요 0 | URL
우아....뭔가 영재이신 느낌이 글에서 솔솔, 친추하고 갑니다. 반갑습니다. 감은빛님의 플친님 따라쟁이님^^

꿈꾸는섬 2013-08-3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영광이에요.^^
오랜만에 돌아와 따라님 페이퍼 브리핑에 있어서 반갑게 들어왔어요.^^

따라쟁이 2013-08-30 19:39   좋아요 0 | URL
오랫만이죠? 저도 엄청 반갑습니다.^-^

2013-09-13 0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22-09-2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얄라얄라님. 저는 영재가 아닙니다. 그냥 먹고 읽고 쓰는 게으른 사람이에요!
감은빛님의 친구시군요! 저도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