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ㅣ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1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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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던 추억을 되 살려준 책이다. 종로서적에 대한 추억이 나오는 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종로서적에 추억이 갑자기 물 밑듯이 밀려왔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였다. 지금도 가끔 종로서적 앞으로 지나가지만 한 번도 종로서적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다 이 책의 저자가 어릴 때 종로서적에 가서 책을 읽었던 경험에 대한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예전에 종로서적에 가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되 살아났다.

 

지금이야 꽤 많은 대형서점들이 있었지만 종로서적이 있었을 때만해도 그렇게 큰 서점이 거의 드물었다. 책에도 나온 것처럼 바로 옆에 광화문 교보문고가 있었지만 종로역에서 나가자 마자 들어갈 수 있는 종로서적의 편의성때문에 종로서적을 주로 갔다.

 

대형 서점의 가장 큰 점은 부담없이 들어가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이 책 저 책을 집어 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였다. 종로서적은 당시에도 드물었고 지금은 더더욱 없는 건물의 모든 층에 책이 있었다는 것이다. 대형 서점에 책이 아무리 가득하게 있어도 종로서적은 층마다 새로운 책이 펼쳐지는 신비한 책의 나라만큼은 못했다. 한 공간에 섹터별로 책을 구분했어도 바로 옆으로 가면 다른 분야의 책을 읽을 수 있는 것과 한 층에 같은 분야의 책만 읽다가 바로 한 층만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새롭게 등장하는 책의 세계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더구나, 종로서적은 특이하게도 복층 구조였다. 한 층에 다시 또 복층으로 허리 높이 정도를 더 올라가면 새로운 책들이 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기억은 무척이나 좋은 추억으로 아직도 남았다. 층마다 새로운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서점을 가는 재미가 있었다. 아무리 넓은 대형서점이라도 한 공간에 있다보니 대략적으로 한 눈에 공간이 보이지만 종로서적은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한 공간에 보이는 면이 있어도 계단을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다시 또 새로운 책들이 나를 반기고 있다는 경험은 종로서적이외에는 절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험이였다.

 

종로서적이 있었을 때 서울에서 사람을 만나 약속을 하면 거의 대부분 종로서적 앞에서 만나자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당시에 핸드폰은 커녕 삐삐도 없던 시절이라 무조건 서로가 알수 있는 빌딩에서 약속을 정했는데 종로역에서 올라가자 마자 나오는 종로서적만큼 약속 잡기 편하고 쉬운 곳이 없었다. 지금도 꽤 많은 사람이 그 앞으로 지나다니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가뜩이나 넓지도 않은 통로에 늘 사람들로 북적였고 종로서적 앞에서 약속때문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보니 지나가는 사람과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 도로를 가득 매웠다.

 

지금처럼 MP3가 발달하지도 못하고 길거리 차트라고 하여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여 길거리에서 팔 때 종로서적 앞은 늘 최신가요 음악이 나오면서 사람들에게 팔고 있었다. 그 곳에서 나오는 음악과 팔리는 음악은 당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오는 노래와 가수들만 있었다. 노래는 엄청 크게 나오고 사람들은 셀 수 없이 어디선가 무한정 쏟아져 나오고 종로서적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등 도저히 여유있게 사람을 기다릴 수 없느 장소가 바로 종로서적이였다.

 

특히, 연말이 되면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도로를 점령하여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거의 밀치면서 걸어가야만 했다. 종로서적 안에도 층과 층을 올라가거나 내려 갈 때 계단 사이에 크리스마스 카드가 가득있어 한 해를 저절로 정리하는 분위기도 났었다. 특히 눈까지 내리면 종로 서적앞은 낭만으로 가득하였다.

 

이런 종로서적에 대한 추억을 다시 되살려 준 점 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은 충분했다. 더이상 책에 대한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나에게 준 것이 없어도 족했다. 이미 나에게 많은 것을 충분히 주었기 때문이였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은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헌책방 이름이다. 은평구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책 읽는 것을 어릴 때부터 좋아하여 지금의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단다. 신기한 것은 어쩜 그렇게 어린 시절에 대해 자세하고도 세밀하게 기억하고 있냐는 점이였다. 나는 어린 시절에 대해 그다지 기억나는 것이 많지 않는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은 갖가지 어릴 때의 책과 관련되거나 기타등등의 추억을 많이 이 책에서 쏟아내고 있다.

 

리뷰 방식도 꽤 독특하다. 책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고 본인의 경험을 열심히 이야기하다 책과의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 방식이 더 세련되게 보이기도 하다. 그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책의 분위기와 내용이 이럴 것이라는 유추를 하게 만들어 준다.

 

헌책방임에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판매하는 책들은 전부 자신이 직접 읽은 책이라고 한다. 대략 3,000권이라고 하는데 최소한 자신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양심상 팔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 외도 자기 계발서나 돈버는 책같은 종류도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자신이 직접 판매는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의 책을 대신 판매할 때는 취급한다고 한다.

 

저자가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하나 소개한 부분이 이를테면 한 문학작품을 읽게 되면 그 문학작품이 나온 시대에 맞는 역사책을 읽게되면 저절로 그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고 저자가 그 문학작품을 만들던 당시의 느낌도 알게된다고 설명을 한 부분에서는 참으로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들었다. 흔히 말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이기는 한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이 말하는 방법이 적용하기에 좋아 보인다.

 

그외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며 단순하게 책방이 아니라 - 실제로 사진으로 본 책방 분위기는 책방 분위기는 그다지 나지 않는다 - 콘서트도 하고 세미나도 하고 북 모임도 열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특히 다양한 기획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행사를 열고 있는 점에서는 단순히 책방이라고 할 수 없는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꿈꾸고 한 번 정도는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점점 책을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 어딘지 책을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이 반발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 다양한 방법을 통해 헌책방을 운영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원칙을 지켜가면서 하는 점이 더더욱 좋아보였다. 아니, 부러웠다.

 

향후에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계속해서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다. 여러가지 기획하고 있는 행사들도 잘 되고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단순하게 책방이 아니라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쓰고 있던데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잘 되어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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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이원재 지음 / 어크로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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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뇌에 고착된 사상을 변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불혹이라는 나이를 넘은 후에 - 불혹이라는 의미가 비록 조금은 다르다 하더라도 - 새로운 사상을 머리에 주입하고 변경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을 통해 보면 나는 현재 아주 아주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 살고 있는 나는 내가 그다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고 있다.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잡아 먹는 종족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 그들이 무조건 잡아 먹는 것이 아니라 영양등의 필요에 의한 행동으로 알고 있지만 -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고 경쟁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인간은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편에 속하기에 책에 나온 이상한 나라에 대해 이상하다는 것을 딱히 알기는 어렵다. 최대한 될수 있는 한 이해하려고 하였으나 책에 나온 내용중에 동의하는 것은 2-30%정도 될 듯 하다.

 

책을 읽으며 '그럴 수도 있지!'라기보다는 '그걸 왜 굳이 그렇게 해석할까?'라며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생각을 할 수 있기에 좋은 책이라 할 수도 있다. 아무런 느낌도 사고도 없이 읽는 책에 비해 긍정보다는 의문을 갖고 읽기는 했어도 생각을 하며 읽게 해 주었다는 측면에서는 그렇다.

 

총3부로 이뤄져 있는데 1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2부는 그런 일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알려주고 3부는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2부까지는 그래도 상당히 이해를 하며 읽었다. 이 책에서만 주장하는 새롭고 신기한 주장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학자들이 이야기한 부분이라 그 틀에서 읽었다.

 

무엇보다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본주의의 폐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을 끝까지 채워 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는 인간의 탐욕이 나쁜 것이라 본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인류 궁극의 논리로 더이상의 사회제도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의 2000대 기업이 지난 세월동안 그들의 성장한 것에 비해 고용인원은 터무니 없다는 사실등을 순창고추장에 비유하여 이야기를 한 점이나 실제로 시골농가에 가 할머니, 할어버지와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프로그램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예도 상당히 설득적이고 충분히 공감을 한다.

 

경제가 발전하여 잘 살게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자체로 인해 행복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더더욱 공감한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더 잘 산다는 것으로 인해 더 행복지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알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을 봐도 알 수 있는 현상이다.

 

3부부터 나오는 대안에 대해서는 솔직히 많이 의아했다. 먼저, 스트비잡스는 존경스러운 인물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CEO가 아닌 사람을 선정한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스티브 잡스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은 자본주의에 가장 근접하다고 본다. 될 수 있는 한 이익을 추구하며 사람들을 가차없이 짜르고 자신이 절대 선이라는 사고방식에 근거하여 회사를 키웠다. 비록, 그의 혁신은 사회를 변화시켰고 많은 부분에서 좋은 점이 있었지만. 더구나, 책에서 가장 많이 공격하는 사회 구성원의 자국 인원에 대한 고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스티브잡스는 완전히 낙제점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 외에 공정무역에 관한것도 '코너 우드먼의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와 같은 책을 보면 공정무역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뿐 실제로 공정무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나 그린 에너지와 같은 부분도 실제로 얼마나 부풀리기가 심했는지 서서히 드러나고 있고 오히려 탐욕스러운 기업들이 이를 이용해서 정부로부터 돈도 얻어내고 고용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고 가장 욕을 한 인간의 탐욕을 끌어냈다는 점도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다.

 

협동조합부분에는 동의하는 부분도 많지만 글로벌 경제 부분과 생활 경제로 나눠 구분하는 것은 좀 그렇다. 현재와 같은 전 지구적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에서 글로벌과 생활경제로 나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내수용 기업과 수출용 기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편협적인 구분이다. 초코파이를 파는 내수용 기업이 수출을 한다. 핸드폰을 파는 기업은 국내에서 판 이익으로 세계로 나갈 수 있었다.

 

솔직히 협동조합은 지향할 부분이 많지만 모든 기업이 그렇게 운영될 수는 없다. 그런데, 책에서는 글러벌 경제를 지향하는 기업에는 좀 예외를 두고 생활경제를 하는 기업은 협동조합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듯 한데 그 기업들이 다 하는데 그건 좀 그렇다. 물론, 협동조합을 통해 안정된 유통구조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개과 생산자의 만남은 지속적으로 펼쳐야할 부분이다.

 

책에서 인간과 기업을 구분해서 보는 측면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맞다. 인간끼리의 생활에서 이성과 도덕윤리가 적용되는 것과 같이 기업에서도 똑같은 잣대로 들이대야 한다고 본다.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눈감아 주는것이 아니라 인간대 인간들이 하는 행동에서 잘 못 된 것은 기업에게도 똑같다.

 

인간이나 기업이나 탐욕은 인간의 본성이다. 남을 이롭게 하려고 하는 것도 인간의 본성이다. 중요한 것은 상황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사람은 이기적이기 하고 이타적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기업이나 국가로 가면 다른 잣대로 보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누구를 죽여도 국가라는 이름으로는 용서가 되는 것처럼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할 때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처벌을 해야 한다.

 

그런점에서 국가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지만 기업들에게 정책적으로 제시하고 유도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기업들이 국가의 정책보다 더 빠르게 실행을 하겠지만 조금은 늦더라도 정책적으로 욕심많은 기업을 올바른쪽으로 유도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한 내가 이 책에 나온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고 어느 정도 쇄뇌당했지만 책에 나온 이상한 나라를 이상하다고 보는 것보다는 인간이 그렇다는 것이 좀 더 맞지 않나 싶다. 굳이 자본주의가 아니라도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지금과 같은 일들은 반복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왔다.

 

책에서도 나온 것처럼 결국에는 총량으로 볼 때는 누가 더 갖고 있느냐의 여부를 떠나 똑같다. 총량에서 사람들이 더 갖는 사람과 덜 갖는 사람이 과거보다 많아졌고 차이가 심해졌다. 그만큼 총량이 늘어났기에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다. 과연, 이 늘어난 총량만큼 얼마나 골고루 나눠 갔느냐가 향후 자본주의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한다. 쓰고 보니,, 개똥철학으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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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ㅣ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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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인상적이라 읽게 되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후에 하다보니 이 작가의 책을 하나씩 읽게 되는데 우연히 신문을 통해 우리나라에 나온 이 작가의 책들이 다 합쳐 60만부가 팔렸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한 편의 작품이 아니라도 이 정도의 판매량이면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읽으면 그럴만 하다는 느낌도 갖게 된다.

 

대단한 사이코나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인물들이 벌이는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렵지도 않고 등장 인물이 대단하다는 생각보다는 친근하게 하나씩 조목조목 읽으면서 천천히 스며드는 장점이 있다.

 

심지어 이번 '바람을 뿌리는 자'에서는 전작에서 주인공이였던 인물이 살인사건을 눈 앞에 두고도 사건을 등한시하고 사랑에 눈이 멀어 도피행각까지 벌인다. 그리 과히지 않을 정도의 행동이라고 해도 살인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형사가 피의자 중에 한 명이 될 수도 있는 인물에게 감정을 느끼고 행동을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전작에서도 또 다른 파트너가 한 행동과 동일하다.

 

이처럼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은 대단히 무겁지도 않고 괴기한 인물이 나오지도 않고 추리 스릴러임에도 친근한 우리 주변 사람들이 등장한다. 연쇄 살인마와 같은 인물이 등장하여 어딘지 말도 안되는 경험으로 인해 살인 사건을 태연하게 저질르고 완벽한 살인사건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의도하지 않은 상황과 인간의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이 어느정도의 의도를 갖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장점때문에 책을 읽으면서도 워낙 여러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어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심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읽게 만든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서 서서히 죄여들어가며 범인을 잡는다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살인 사건과 관련되어 이득을 보거나 관여하는 인물들이 다수가 등장하여 살인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보다는 그 살인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감춰졌던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들이 보여진다.

 

살인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이 대부분 동네 이웃이거나 식구들이거나 하는 공통점이 있다보니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한 명씩 개연성과 타당성을 부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보다 초점을 맞춰 전달되면서 엄청나게 대단한 추리력을 동원하여 해결하기 보다는 하나씩 하나씩 차근 차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등장 인물들의 인간적인 묘사가 많이 나오고 어떻게 보면 우왕좌왕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다보니 읽으며 저절로 인간적으로 친숙하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지 않나 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최근의 추리,스릴러 장르보다는 예전의 셜록 홈즈나 아가사크리스티의 작품들과 비슷한 점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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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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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를 보고서는 눈에 들어온 작가가 요네스뵈이다. '헤드헌터'는 B급 장르가 생각나는 소설이였다. 상당히 기발하게 내용이 전개되었고 일반적인 추리, 스릴러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이 있었다. '스노우 맨'도 그런 종류의 책이라 생각을 했다. 무엇인가 좀 기발하고 허를 찌르는.

 

책이 두껍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리 길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무려 6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라 솔직히 좀 지겨웠다. 내용이 정말로 정말로 재미있었으면 덜 지루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재미는 있었으되 분량의 압박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스노우 맨'은 해리 홀레 시리즈중에 하나라고 한다. 이미 몇 편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와있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유명한 작가의 소설은 반장이나 형사들이 주인공으로 시리즈로 나온 작품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이런 시리즈보다는 시리즈와 상관없는 책이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으면서 예전 이야기들을 하는데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어 좀 답답했다. 당연히 시리즈를 읽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아는 내용이니 알려 줄 필요가 없었겠지만 나처럼 처음 읽는 사람은 그 간극을 스스로 메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늘 그렇듯이 연쇄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책을 읽다보면 살인범으로 협의를 받게 되는 인물이 3번 나오고 1명은 자살로 마무리되고 1명은 협의만 갈 뿐이고 1명은 잡게 되지만 결국에는 그 누구도 연쇄 살인범이 아닌 것으로 나온다.

 

이러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다.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 한 명 한 명이 범인으로 보여야하는 개연성과 당위성을 부여할테니 그에 따른 내용을 서술하다보니 그렇다. 당연히 이미 많은 페이지가 남았으니 이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생각은 읽는 사람으로 갖게 된다.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의 약20%는 자신의 아빠가 친아빠가 아니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이 책의 모티브로 보인다. 세상인지 노르웨이인지 모르겠으나 부부사이에 가졌다고 생각한 아이들이 실제로는 여성의 불륜으로 생겨난 아이라는 것이다. 그걸 아빠는 모르고 자란다는 것이고. 그런 의미로 보면 역시나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인 듯 하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범인은 늘 가까운 곳에 생각지도 못한 인물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물론, 그런 이유는 이 범인이 워낙 똑똑하지만 정신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자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 부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의미로 볼 때 우리 주변에 똑똑한 사람들을 존경하기보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봐야 한다. 언제 나에게 헤꼬지를 할 지 모르니.

 

작가가 분량을 길게 할 때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 책같은 경우 분량의 압박이 너무 크다보니 - 혹시 이 부분은 번역으로 인해 생긴 것일 수도 있다 - 좀 더 엑기스로 줄여도 될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 굳이 설명할 필요없는 개인 캐릭터에 대한 세부묘사는 생략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한다. 그런 부분이 캐릭터에게 더 풍성한 이야기를 심어주지만.

 

이 책인 '스노우맨'의 가장 큰 장점은 거의 끝까지 범인을 철저히 잘 숨겼다는 것이다. 어지간한 작품들이 중간정도부터 서서히 범인의 윤곽이 그려지면서 읽는 독자들이 어렴풋이 눈치를 채기 마련인데 연속적으로 범인으로 믿게 만드는 인물들이 한 명씩 나오니 그 인물에게 집중하느라 진짜 범인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그리하여 작품의 거의 끝까지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고 읽게 된다. 여전히 남은 분량으로 인해 무슨 이야기를 더 하려고 하는 거이지?라는 의문을 갖고 읽으면서 점점 그 의문이 해결되고 여전히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생각과 공범이 있는가라는 생각으로 몰입도를 유지하게 만들어준다.

 

요네스뵈는 노르웨이에서 유명한 작가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북유럽 추리 스릴러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같이 소개되었는데 읽을만한 작가이고 작품이다. 향후에도 '헬리 홀레시리즈'가 아마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추리스릴러 책을 읽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작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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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맹자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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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을 하며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분명히 제목은 '소설 맹자'이다. 나는 이 책을 집으며 '소설 공자'라고 생각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공자이야기가 처음부터 시작하여 의식의 아무런 방해없이 읽어 나가는데 어느순간부터 맹자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이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다시 들여다보니 공자가 아닌 맹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맹자에게 실례가 되는 말일 수는 있지만 공자와 맹자에 대해서는 딱히 구분을 짓고 볼 필요가 없다. 내가 맹자라고 읽고 공자라고 생각을 했던 것과 같이 말이다. 공자의 사상을 계승하여 후대에 더 발전되어 전파한 인물이 바로 맹자이기 때문이다.

 

공자가 있었기에 맹자라는 사상가와 나올 수 있었지만 맹자가 없었다면 공자라는 사상가는 절대로 빛을 볼 수 없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집단이든 아무리 뛰어난 1인자가 있어도 1인자를 제대로 보좌해주는 2인자가 없다면 절대로 1인자는 1인자로써의 빛을 발하지 않는다. 이처럼 맹자는 스스로도 엄청난 인물이지만 공자라는 카테고리에 있을 때 비로소 완성이 되었다. 공자 또한 맹자가 있었기에 공자라는 카테고리가 형성될 수 있었고.

 

인문학이 열풍이다. 서양의 다양한 철학자부터 중국의 사상가들까지. 이들이 저술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고 공부하면서 자신에게 적용하고 세상에 투영하면서 무엇인가 배우려고 한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은 든다. 자신이 필요로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명품가방을 다들 들고 다녀 나도 질 수 없다는 심정으로 갖고 다니는 것처럼 인문학탐구가 유행으로 번진다. 이렇게라도 관심을 갖게 되는 선순환구조가 된다면 분명히 좋을 것이지만.

 

이과출신이 아니라 문과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인문학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내용과 그 정신에 대해서는 자세하고도 확실히 모르지만 최소한 그들의 이름과 전파한 사상의 핵심은 아는데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고 쉽게 접할 수 있고 자신들도 모르게 실 생활에서 지배당하고 있는 유교정신이 바로 공자와 맹자를 아는 것이다.

 

소설이라는 편협한 시각으로 보자면 이 책은 소설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맹자의 평전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또한, 딱히 맹자의 모든 이야기를 알려주고 그에 따른 정신에 대해 알려준다기 보다는 맹자를 위시로 비슷한 동시대의 사상가들에 대해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인문학을 공부하려고 동양사상을 그것도 중국 동양사상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입문서적으로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단순하게 공자와 맹자에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맹자 당시에 유행했던 사상가들과 맹자가 어떤 이야기로 그들을 설복시켰는지 알려주면서 다양한 사상가들의 사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교육을 받아 그런지 몰라도 책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전혀 새롭거나 처음 듣는 내용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익숙하고 어디선가 보고 들었던 내용들이다. 특히, 한자와 함께 이야기를 전해 줄 때면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예전에 한자라는 과목이 있어 저절로 들은 풍월들이 있을 것이고 국어시간에도 들은 것이 있을테고 살면서 동양을 살고 있기에 여러 경로를 통해 들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로 읽으면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어렵다고 느끼기보다는. 실제로 제대로 공부를 하려면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닐것이다. 조선시대에 과거제도를 통해 인재로 등용되기 위해서 사서오경이라는 과목을 공부해야 했는데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어렵다는 것은 피부로 느껴진다.

 

공자와 맹자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주고 심지어 서양의 소크라테스를 위시한 철학자와 기독교와 같은 종교를 비교하면서 설명하여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인문학 입문서가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따로 인문학 입문서를 읽는 것보다는 이 책을 통해 접근방법에 대해 아는 것이 어줍짢은 책보다는 훨씬 훌륭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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