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이원재 지음 / 어크로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이미 뇌에 고착된 사상을 변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불혹이라는 나이를 넘은 후에 - 불혹이라는 의미가 비록 조금은 다르다 하더라도 - 새로운 사상을 머리에 주입하고 변경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을 통해 보면 나는 현재 아주 아주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 살고 있는 나는 내가 그다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고 있다.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잡아 먹는 종족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 그들이 무조건 잡아 먹는 것이 아니라 영양등의 필요에 의한 행동으로 알고 있지만 -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고 경쟁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인간은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편에 속하기에 책에 나온 이상한 나라에 대해 이상하다는 것을 딱히 알기는 어렵다. 최대한 될수 있는 한 이해하려고 하였으나 책에 나온 내용중에 동의하는 것은 2-30%정도 될 듯 하다.

 

책을 읽으며 '그럴 수도 있지!'라기보다는 '그걸 왜 굳이 그렇게 해석할까?'라며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생각을 할 수 있기에 좋은 책이라 할 수도 있다. 아무런 느낌도 사고도 없이 읽는 책에 비해 긍정보다는 의문을 갖고 읽기는 했어도 생각을 하며 읽게 해 주었다는 측면에서는 그렇다.

 

총3부로 이뤄져 있는데 1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2부는 그런 일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알려주고 3부는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2부까지는 그래도 상당히 이해를 하며 읽었다. 이 책에서만 주장하는 새롭고 신기한 주장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학자들이 이야기한 부분이라 그 틀에서 읽었다.

 

무엇보다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본주의의 폐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을 끝까지 채워 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는 인간의 탐욕이 나쁜 것이라 본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인류 궁극의 논리로 더이상의 사회제도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의 2000대 기업이 지난 세월동안 그들의 성장한 것에 비해 고용인원은 터무니 없다는 사실등을 순창고추장에 비유하여 이야기를 한 점이나 실제로 시골농가에 가 할머니, 할어버지와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프로그램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예도 상당히 설득적이고 충분히 공감을 한다.

 

경제가 발전하여 잘 살게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자체로 인해 행복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더더욱 공감한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더 잘 산다는 것으로 인해 더 행복지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알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을 봐도 알 수 있는 현상이다.

 

3부부터 나오는 대안에 대해서는 솔직히 많이 의아했다. 먼저, 스트비잡스는 존경스러운 인물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CEO가 아닌 사람을 선정한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스티브 잡스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은 자본주의에 가장 근접하다고 본다. 될 수 있는 한 이익을 추구하며 사람들을 가차없이 짜르고 자신이 절대 선이라는 사고방식에 근거하여 회사를 키웠다. 비록, 그의 혁신은 사회를 변화시켰고 많은 부분에서 좋은 점이 있었지만. 더구나, 책에서 가장 많이 공격하는 사회 구성원의 자국 인원에 대한 고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스티브잡스는 완전히 낙제점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 외에 공정무역에 관한것도 '코너 우드먼의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와 같은 책을 보면 공정무역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뿐 실제로 공정무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나 그린 에너지와 같은 부분도 실제로 얼마나 부풀리기가 심했는지 서서히 드러나고 있고 오히려 탐욕스러운 기업들이 이를 이용해서 정부로부터 돈도 얻어내고 고용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고 가장 욕을 한 인간의 탐욕을 끌어냈다는 점도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다.

 

협동조합부분에는 동의하는 부분도 많지만 글로벌 경제 부분과 생활 경제로 나눠 구분하는 것은 좀 그렇다. 현재와 같은 전 지구적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에서 글로벌과 생활경제로 나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내수용 기업과 수출용 기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편협적인 구분이다. 초코파이를 파는 내수용 기업이 수출을 한다. 핸드폰을 파는 기업은 국내에서 판 이익으로 세계로 나갈 수 있었다.

 

솔직히 협동조합은 지향할 부분이 많지만 모든 기업이 그렇게 운영될 수는 없다. 그런데, 책에서는 글러벌 경제를 지향하는 기업에는 좀 예외를 두고 생활경제를 하는 기업은 협동조합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듯 한데 그 기업들이 다 하는데 그건 좀 그렇다. 물론, 협동조합을 통해 안정된 유통구조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개과 생산자의 만남은 지속적으로 펼쳐야할 부분이다.

 

책에서 인간과 기업을 구분해서 보는 측면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맞다. 인간끼리의 생활에서 이성과 도덕윤리가 적용되는 것과 같이 기업에서도 똑같은 잣대로 들이대야 한다고 본다.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눈감아 주는것이 아니라 인간대 인간들이 하는 행동에서 잘 못 된 것은 기업에게도 똑같다.

 

인간이나 기업이나 탐욕은 인간의 본성이다. 남을 이롭게 하려고 하는 것도 인간의 본성이다. 중요한 것은 상황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사람은 이기적이기 하고 이타적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서 기업이나 국가로 가면 다른 잣대로 보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누구를 죽여도 국가라는 이름으로는 용서가 되는 것처럼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할 때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처벌을 해야 한다.

 

그런점에서 국가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지만 기업들에게 정책적으로 제시하고 유도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기업들이 국가의 정책보다 더 빠르게 실행을 하겠지만 조금은 늦더라도 정책적으로 욕심많은 기업을 올바른쪽으로 유도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한 내가 이 책에 나온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고 어느 정도 쇄뇌당했지만 책에 나온 이상한 나라를 이상하다고 보는 것보다는 인간이 그렇다는 것이 좀 더 맞지 않나 싶다. 굳이 자본주의가 아니라도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지금과 같은 일들은 반복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왔다.

 

책에서도 나온 것처럼 결국에는 총량으로 볼 때는 누가 더 갖고 있느냐의 여부를 떠나 똑같다. 총량에서 사람들이 더 갖는 사람과 덜 갖는 사람이 과거보다 많아졌고 차이가 심해졌다. 그만큼 총량이 늘어났기에 그런 측면도 분명히 있다. 과연, 이 늘어난 총량만큼 얼마나 골고루 나눠 갔느냐가 향후 자본주의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한다. 쓰고 보니,, 개똥철학으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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