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시골의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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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는 독일 사람이다. 카프카의 글을 읽은 사람이 많은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나 카프카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카프카의 글을 읽은 사람에 비해 몇 배는 최소한 더 많을 것이고 수천배가 될 수도 있다. 카프카는 그렇다면 왜 유명한 것일까? 그 이유를 알려면 그의 글을 읽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도 분명한 방법이다. 카프카의 글을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카프카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카프카에 대해 아는 척 하는 것은 거짓일테니 말이다.

카프카의 변신 같은 것은 여러 문화나 영화에서 차용하거나 변용되어 나오기는 했다. 이제는 워낙 흔한 일이 되어버려 비슷한 상황에서 꼭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표현을 하지는 않더라도 카프카의 변신에서 모태가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있다. 여하튼 그러한 카프카의 글을 읽었다고 카프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이다. 이 문제에 있어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카프카의 글을 읽었다고 하여 카프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카프카의 책을 읽었다. 변신을 비롯한 다수의 글을 읽었다. 그렇다면 나는 카프카에 대해 사람들에게 읽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에 대해 손을 가슴에 얹고 이야기하자면 차마 읽었다는 대답이외에는 할 것이 없다. 누군가 나에게 카프카를 읽어냐고 물어 본 후에 읽었다고 하면 기쁜 마음에 나도 읽었어요하면서 카프카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려 든다면 그 자리에서 나는 고백을 할 수 밖에 없다. 읽었다고요. 읽기만 했단 말이예요라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또 읽었다. 열심히 읽었다. 읽는다는 점에서는 읽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었다. 국어를 알고 한글을 알고 있으니 읽었다. 읽는다는 행위 자체에는 문제 될 것이 없다. 책을 펴고 손으로는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도록 잡으면서 눈으로는 글자를 읽는다. 글자가 내 눈을 통해 들어온다. 눈으로 들어온 글자는 눈과 연결되어 있는 머리로 향한다. 머리에 간 글자는 뇌를 통해 인지가 된다. 글자들이 모여 단어가 되고 단어들이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의미를 갖게 된다. 여기까지다. 

눈을 통해 들어온 글자는 더이상 뭉쳐지지 않고 글자로 눈으로 들어 오고 머리로 이동하고 뇌로 가서 소멸된다. 뇌를 통해 의미를 갖고 이해가 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그만 소진된다. 어쩌면, 글자가 눈을 통해 들어오고 머리로 돌진하자마자 귀나 코나 입으로 빠져 나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유로 뇌에 들어 올 틈도 없었고 너무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 보니 잔상이 남지 않아 잘근 잘근 소화할 틈도 없이 내 몸 속 피에 녹아들어 몸 전체로 퍼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면 다시 돌아 올만도 하건만 피를 타고 몸 속으로 퍼진 글자들은 다시 돌아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몸 곳곳에 퍼진 지방에 껴서 흐르지 못하고 덕지덕지 붙어 있나 보다.

초판이라고 함

그나마 기쁜 점은 어떤 글은 한 페이지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글은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역시 읽었다. 이미 글자 자체로만 돌아다니는 작품은 더이상 나에게 작품이 되어 오지 못하고 그 짧은 문장도 문장이 아닌 글자로만 들어온다. 글자를 이어 붙혀 문장으로 만들고 의미를 소유하려 했으나 이미 막힌 구멍은 더이상 문장을 허락하지 않고 글자만 단편적으로 들어오게 한다. 글자도 들어와서 불행하게도 해체되어 자음과 모음으로 나눠지며 더이상의 의미마저 사라지고 만다.

변신의 주인공처럼 아주 아주 작은 단어에도 상처받고 아무것도 아닌 사물에도 움찔하면서 나에게 들어온 글자는 그대로 결국에는 죽고 말았다. 견고하게 쌓아놓은 내 이성체계는 새로운 카프카의 글자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의 단어는 낯설고 그가 나에게 이야기하는 몸짓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변신'에서 벌레로 변한 주인공은 이미 말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을 가족들은 알아 들을 수 없었던 것처럼 카프카가 나에게 전달하려고 한 내용은 난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고 이해하고자 했다면 나름대로의 의미와 이해를 구축해서 그 틀에 집어 넣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의미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더구나, 고전이 되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카프카에 대해 그 어떤 이야기를 하든 이미 누군가는 이야기를 했을 내용일테니 내 이야기는 오독을 했거나 충분한 이해를 하지 못했거나 그 어떤 것으로든 규정해 버릴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의식 흐름에 따라 글이 제멋대로 써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한 작품이 가장 난해하고 읽어도 완전히 소 귀에 경읽기와 같은 의미로 다가오는데 카프카의 글은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명확하게 줄거리가 있다. 의미와 의도를 알지 못해도 최소한 줄거리는 남는다. 이걸 근거로 읽었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절대로 카프카를 읽었다는 이야기 이외에는 내가 카프카에 대해 더이상 할 말이 없다. 그저 읽었다.

읽고 읽고 또 읽고 다신 한 번 읽으면 점점 글자에서 조금씩 더 들어오는 것은 있을 것이다. 더 고마운 것은 카프카의 변신같은 경우에 10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이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고맙고 고마운 일인가? 분량에 질리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줄거리도 머리에는 들어오니 말이다. 그 외에 판결이나 시골의사, 굴등 거의 대부분의 글들이 읽는데는 지장이 없다. 읽으면 된다. 까막눈이 아닌 다음에 읽는데 지장은 없다.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읽었을 때는 전혀 모르고 남는 것도 없는 것 같아도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이유는 그 힘이 있어서 일수도 있고 거대 담론내지 사람들의 끊임없이 반복적인 되새김질에 동화되어서 일 수도 있다.

그렇게 카프카의 글은 이번에 다가왔다. 읽었고 읽었고 또 읽었고 열심히 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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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빛 - 검은 그림자의 전설 안개 3부작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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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에 시원한 그늘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아주 작은 그림자에도 숨어들어 더위를 피하려 할 정도이다. 아주 추운 겨울에는 반대로 무조건 그늘과 그림자를 피해 밝은 해가 있는 것으로 대피(??)하기 마련이다. 그림자는 우리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올 지 모르지만 그림자 자체는 똑같을 뿐이다. 빛이 물체를 통과하지 못해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빛이라는 것이 통과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림자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어떠한 빛도 모든 것을 밝혀 줄 수는 없다. 빛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아침, 저녁에는 더 많이 생기고 한 낮에는 덜 생기는 차이가 있을 뿐 빛이 있는 것에는 빛이 통과하지 못해 생긴 그림자가 있다.


이러한 현상때문에 많은 문학작품에서는 그림자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빛이 있으면 어두움이 있다는 표현처럼 빛과 그림자야 말로 창작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현상이자 사실이다. 또한, 그림자는 또 다른 나를 표현하기도 한다. 내가 가는 그 어느 곳에도 반드시 따라오는 것이 바로 그림자이다. 나라는 인물에 모든것을 탈의하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아도 유일하게 끝까지 나를 쫓아오는 게 바로 그림자이다. 내가 죽어도 그림자는 나를 떠나지 않는다.


문학작품에서는 그림자를 나를 떠나기도 하고 나를 잡아 먹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잡아먹어 힘을 키우기도 한다. '9월의 빛'은 실제로 빛이 아니라 그림자가 주인공이다. 그림자가 주인공이라는 말은 희극이 아닌 다음에 비극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림자가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뜻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사폰의 소설을 지금까지 총 3권을 읽었는데 전부 10대가 주인공이다. 또한,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여 있다. 이러한 점이 유럽 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닐까싶다. 유럽은 신이 인간이고 신이 인간세계에 내려와 다양한 행적을 펼쳐 신과 인간을 동일시한다고 할 수 있는데 사폰의 책은 전부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장난감이다. 이러한 동심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어른들이지만 이 역시 작가의 상상력에서는 엄청난 소재를 제공한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들이고 이들은 악마가 영생을 위해 가장 좋아하는 대상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작품들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9월의 빛'은 그림자와 장남감이 결부되고 비밀에 쌓여 있는 한 인물의 장소에 새롭게 등장한 가족들이 벌이는 이야기다. 거의 대부분 작품들이 그렇듯이 평온한 마을에 다른 가족들이나 사람이 들어와 새로운 사건이 생기고 사실은 평안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는 - 결국 빛의 반대편인 그림자에는 - 온갖 생각할 수 없는 어두움이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추가로 사랑이야기가 곁들이면 거의 완벽한 작품이 탄생한다.


그렇다고 9월의 빛이 완벽한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략적으로 그런 구성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 읽는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추리 소설로 가느냐, 판타지 요소가 들어 가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9월의 빛'은 제대로 판타지적인 요소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끈다.


계속 사폰의 소설을 읽고 있는데 나와는 그다지 맞지 않는 것 같다. 판타지 요소가 있는 것에는 거부감이 드는 것은 아닌데 내용이 그렇게까지 흥미진지하지는 못하다. 읽다보니 끝까지 우리나라에 나온 모든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향후에 계속 읽을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나중에 봐야 하겠다.


사폰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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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의 미래 - 환율은 경제의 체온계이다!
홍춘욱 지음 / 에이지21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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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홍춘욱씨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인구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였다. 사대주의가 있어 그런지 이 당시에 해리 덴트의 '버블붐'을 통해 이미 인구구조에 따른 자산시장에 대한 변화에 대한 관심과 책을 읽은 후에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인구구조를 통한 자산시장 변화에 대한 책이 2권이 있어 읽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둘 다 버블붐을 한국 사례에 맞게 편집한 짜집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나마, 홍춘욱씨의 책이 좀 더 낫다라는 생각정도를 갖고 있었다.


그래도, 홍춘욱씨의 개인 사이트가 있어 즐겨찾기를 하고 가끔 올려주는 글이나 책 리뷰나 댓글등을 읽었고 그 당시에 인구구조에 대한 강의도 한 차례 들은 적이 있었다. 워낙 뒤에서 강의를 들어 홍춘옥씨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책으로 읽었던 내용을 다시 강의를 들으며 '아~~ 저 사람이 듣보잡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가졌다. 아무래도 유명한 기관에 있는 사람으로 프로필이 나오니 권위의 법칙에 의한 조건 반사였을 것이다.


그 후에 우연히 누가 먼저 였는지 모르지만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고 올리는 글을 보고 댓글도 주고 받게 되면서 나 혼자만 좀 더 가깝게 느껴지게 되었다. 블로그에 경제에 대한 여러 좋은 글을 읽으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없이 단지 홍춘옥씨 블로그 글만 읽어도 되었던 것이 워낙 내 관점에서 볼 때 객관적으로 글을 올렸고 그 글에 달리는 댓글들도 수준이 높아 읽으면서 공짜로 현재 벌어지는 경제현상과 예측에 대해 훔쳐(??) 볼 수 있었다.


그러다 새롭게 책이 나온 것을 알게 되어 읽어 보았는데 새롭게 나온 '돈 좀 굴려 봅시다' 전에 이미 몇 권의 책을 더 펴 낸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인구 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에서 곧장 '돈 좀 굴려 봅시다'로 점프를 했는데 이미 그 전에도 지속적으로 책을 펴 내면서 결코 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래에 예측은 상당히 조심스럽지만 미래에 대해 예측하는 대부분의 기관이나 사람들은 자신의 예측이 많은 부분에 맞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볼 때는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예측과 비슷하기만 하면 무조건 맞았다고 하는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주장하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아닌 것 아닌 것 같은데 할 때가 많다.


'원화의 미래'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한다. 마지막 단락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책이 출판된 2009년도를 기점으로 그 전까지의 사례를 들어 설명을 하고 있고 이러한 점을 유념하라고 알려주지만 마지막 단락에 가서 2019년에 대해 설명을 하고 2011~2012년도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예상을 썼다. 연도까지 이야기하며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에 대한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홍춘옥씨가 설명한 것과 거의 비슷하게 진행이 되었다. 이미 이 리뷰를 쓰는 시점이 2013년이라 2012년은 지난 시점이고 꽤 멀게 느껴졌던 2019년도 예측 시점에서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기에 어느정도 검증을 할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예측을 100% 맞춘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어느 정도 근접하면 된다고 볼 때 - 그리고 보니 그래서 예측하는 사람이나 기관이 맞았다고 주장 하나 보다 - 상당한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보인다.


'원화의 미래'를 읽으면서 계속해서 기시감이 든다. 그 이유는 바로 작년에 읽었던 '돈 좀 벌어 봅시다'와 홍춘욱씨 블로그를 통해 읽었던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홍춘욱씨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답답하다는 생각을 가졌겠다는 것이다. 이미 2009년부터 환율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열심히 설파를 했는데 지금도 똑같은 이야기를 처음하는 것처럼 설명을 하려니 얼마나 답답할까하는 점이다. 아니, 내가 언제부터 이 이야기를 했는데 왜 아직까지도 모르는거야?하면서 말이다.


'원화의 미래'는 '돈 좀 굴려 봅시다'의 전초적인 성격이 강하고 좀 투박하다는 차이가 있다. 이미 '돈 좀 굴려 봅시다'에 나온 모든 이야기가 '원화의 미래'에 다 나와 있다는 것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어떤 부분은 조금 덜 다루고 아직 용어가 정립되지 않아 개념상으로만 이야기한 부분도 있지만 둘은 데칼코마니처럼 거의 비슷했다.


책찍 효과라는 용어가 2009년에는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았는지 개념만 설명하는 것이며 달러/원에 따른 우리나라 자산 시장의 변화와 세게 경제에 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의 추종에 대해 설명하는 점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시종일관 흔들림없이 각개격파 하듯이 똑같은 논조로 설명하고 있다.


환율과 관련되어 읽은 책이 아마도 10권은 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락 가락하는 이유는 환율 관련 책을 몰아서 읽어 머리속에 넣은 것이 아니라 뜨문 뜨문 읽어 그렇지만 차분히 집중해서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고 위안을 해도 신문에서 읽자마자 다음 상황이 번뜻 떠오르지 않아 여전히 힘들다. 해서, 이번에 '원화의 미래'를 읽을 때는 아예 책에서 달러/원 상승이라는 표현이 나오면 그 다음 상황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생각한대로 진행되는 가에 대해 확인하며 읽었다. 그 덕분에 많이 개선되었지만 이게 언제까지 유효할 지 모르겠다. 여전히 다시 도루묵이 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든다.


그래도, '원화의 미래'를 읽으며 달러/원의 상승과 하락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와 자산 시장의 변화에 대해 예측까지는 아니라도 유추는 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일반적인 신문이나 언론에서 나온 고정관념이 아니라 데이터로 나오는 실제 사실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데이터라는 것은 제공하는 사람의 편리에 따라 얼마든지 가공과 왜곡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겠지만.


'원화의 미래'를 꼭 읽을 필요는 없다. '돈 좀 굴려 봅시다'를 통해 원화의 미래에서 했던 모든 이야기를 다시 했을 뿐만 아니라 더 세련되고 보기 좋게 다양한 그림과 표를 보여 줄 뿐 아니라 원화의 미래에서는 개념만 설명한 부분도 친절하게 머리속에 확 들어오게 드디어 제대로 된 용어를 통해 설명하기 때문에 말이다. 아마도, '원화의 미래'를 새로운 출판사와 함께 더 공을 들여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책이 '돈 좀 굴려 봅시다'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아쉬운 점은 홍춘욱씨가 회사를 옮기며 예전처럼 경제관련된 글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몰래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경제현상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해소해 줬고 누구의 말이 맞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울 때 읽으면서 도움이 참 많이 되었는데 말이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내가 한 사람의 관점에 함몰된 것일 수 있지만 아무리 객관적으로 상황을 본다고 해도 자신이 생각하는 중심이되는 이론과 생각에 좀 더 치중되면서 다른 이야기를 들을 때 보다 도움이 된다고 본다.


'원화의 미래'에서 답은 그렇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수출위주의 국가로 우리나라의 상황보다는 세계 경제 상황이 더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아직까지는 미국의 사례가 중요하고 향후에는 중국의 사례로 옮겨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와 자산시장을 제대로 보려면 달러/원의 추이와 재고순환을 지켜본다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아~~ 채찍효과를 또한 잊으면 안된다.


홍춘욱씨의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hong8706




홍춘욱씨와 관련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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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왕자 - 오르페우스호의 비밀 안개 3부작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김수진 옮김 / 살림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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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부르기 어려운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첫번째 작품이 '안개의 왕자'라고 한다. 시폰이라는 케익때문이지 자꾸 사폰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시폰이라고 읽게 되는데 '안개의 왕자'는 내용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이 다수 포함되어있다. 무엇보다 판타지 요소가 들어 있는 것이 가장 흥미를 끄는 요소가 아닐까 한다.


'안개의 왕자'라는 표현이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느껴지지만 여기서 말하는 안개의 왕자는 아주 나쁜 놈이다. 안개가 미지의 것을 보여주고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자연현상이듯이 안개는 우리에게 몽환적인 분위기를 피우지만 일상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현상이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좋은 것이 없는 게 안개이다.


그래도, 안개의 왕자라고 하면 - 일정부분 표지의 그림에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지만 - 왕자라는 표현때문에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이 들게 되는데 이 책에서 안개의 왕자는 청소년들에게 소원을 들어준 후에 그들의 젊음을 빼앗아 영생을 누리는 존재로 나온다. 소원을 들어 준 후에 자신이 내리는 명령을 시행하라고 하는데 하기 힘든 명령이라 고민을 하다가 결국 안개의 왕자에게 자신의 목숨을 내놓게 되는데 이러한 에너지를 자양분 삼아 영생을 하고 있는 존재다.


누구에게나 소원은 존재한다. 소원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사람이기를 거부한 존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룰 수 있는 소원이건 이루기 힘든 소원이건 소원은 사람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현실이 힘들어도 소원을 꿈꾸며 참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소원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희생을 강요하거나 동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원에 걸맞게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책을 읽는 시간을 택하거나 TV를 보는 시간을 택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런 이유로 누군가가 나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소원을 이뤄준다는 제안에는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 맞겠지만 인간들은 알면서도 관심을 보이는 것이 속성이다.


그렇게 안개의 왕자는 다양한 아이들의 에너지를 공급받아 살아 왔지만 어느날 이를 단호히 거부하는 한 아이를 만나게 되고 이 아이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그 마수를 뻗고 잠시 잊었다고 생각하고 소멸되었다고 생각한 그 순간에 오래도록 에너지를 집중해서 다시 소원에 대한 약속을 이루기 위해 안개의 왕자가 나타나고 우연히 바닷가 동네로 이사 온 아이가 알게되면서 함께 엮이고 풀어내는 내용의 책이다.


첫번째 작품이라 그런지 담백하게 거의 직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안개의 왕자라는 판타지 요소가 섞여 있어 이를 읽는 재미도 있다. 보다 치밀하게 내용 전개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깔끔하다는 장점도 있다. 군더더기 없이 이런 저런 쓸데없는 내용을 전부 거둬내고 돌직구처럼 전개되는 맛이 있다.


향후에 작품을 더 읽어 봐야 알겠지만 2편을 읽었는데 2편 전부 표면적인 주인공은 10대 초반의 아이다. 실제적인 내용의 주인공들은 20대라 할 수 있고. 실제로 이 '안개의 왕자'도 청소년 문학제와 같은 곳에 제출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다만, 자신은 청소년 작품이라는 것을 따로 읽어 본 적이 없기에 굳이 청소년 작품이라는 구분에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는 했지만.


소설치고는 책의 부피도 얇고 내용도 부담없이 가볍게 약간의 추리소설, 약간의 판타지 소설, 약간의 성장 소설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늘 그렇듯이 악마의 제안은 늘 달콤하고 향기롭다. 그에 따른 결과는 언제나 최종적인 결론은 안 좋지만. 그렇다고 쉽게 거절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빼앗아 가는 소원이라면 거절하는 것이 좋다.




저자의 최대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책(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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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쓰는가 - 누구나 알아야 할 재정 이야기
김태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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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고 하는 돈이 있다. 네돈도 내돈도 아닌 돈을 말할 때 쓴다. 길거리에 떨어진 돈을 보면 아주 정확한 말이 될 수 있을까? 누구든지 먼저 보는 사람이 그 돈의 주인이다라고 말할 수 는 없다. 그 돈의 주인은 분명히 있다. 다만, 그 돈의 주인은 현재 무주공산이라는 표현처럼 먼저 발견한 사람의 양심에 따라 내 돈이 될 수도 있고 원래 주인의 돈이 될 수도 있다. 돈의 액수에 따라 양심도 변하게 마련이다. 큰 돈이라면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지만 작은 돈이라면 그다지 양심의 가책같은 것은 전혀 꺼릴 것이 없게 된다.

 

이처럼 공돈임에도 공돈이 아닌 경우가 우리에게는 많이 일어난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회사 비품을 구입하거나 회사돈으로 무엇인가를 할때 주인의식을 갖고 내가 내돈을 쓸때처럼 쓰는 것이 아니라 평소보다는 과감하게 지출을 한다. 이러한 돈의 성격은 내 돈도 아니고 네 돈도 아니라는 느낌이 강할 때 일어난다. 이런 대표적인 돈이 바로 국가의 돈이다. 분명하게 그 돈은 나에게서 나온 돈이지만 우리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성격이 강한 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돈은 써도 써도 티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돈을 지출하는 국가입장에서도 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 이유는 한 군데에 왕창 몰아 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군데에 나눠주는 돈이다보니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돈을 받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윤리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의 돈과 성격이라 꺼릴 것이 없다. 이 돈을 받는 개인의 입장에서도 얼마되지 않다보니 못 받아서 난리일뿐이다.

 

근본적으로는 이 돈을 받는 대상자들이 기업윤리와 양심에 맞게 행동하고 돈을 받으면 좋은데 어디까지나 이론으로만 생길 수 있는 상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 돈을 지출하는 정부가 최대한 잘 계획하고 효유율적으로 한다면 가장 근접한 정답이 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요원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직접 일을 하는 사람과 일을 맡기는 사람의 차이가 있기도 하지마 그보다는 일을 맡기는 사람이 내 돈이라는 생각을 근본적으로 하지 않기때문이다. 내 돈을 직접 투자하거나 무엇인가 한다면 결코 할 수 없는 멍청한 짓을 당당하게 저지르는 것이 바로 국가의 돈이 갖는 성격이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감시하는 단체를 만들어 감시를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제재와 간섭을 받지 않는 성격의 감시 단체라면 공정하게 국가의 정책에 따른 집행비용의 효율적인 심사를 할 수 있고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이러한 단체는 사명감을 갖고 해야 하는 한계는 존재하겠지만 바로 그 사명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동인이 되어 사람을 움직이기도 한다.

 

'국가는 내 돈을 어떻게 쓰는가'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정책과 관련되어 말로만 떠들고 뉴스로만 접했던 분야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경제학자가 경제적으로 정책적으로 최대한 가치판단은 제외하도록 노력하면서 잘잘못을 따지고 구체적이지는 못해도 대략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평소에 자주 접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들여다보는 분야가 아니라 책 내용이 쉽지는 않다. 그다지 어려운 내용이라 할 수 없을 것도 같은데 -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들이라 - 막상 읽어보면 상당히 까다로운 내용이라 술술 읽을 수 있는 내용도 아니고 글도 빽빽히 지면마다 채워져 있어 흥미롭게 읽기보다는 찬찬히 하나씩 읽으면서 그동안 뉴스로만 접했던 내용들에 대해 보다 깊고 폭 넓게 읽으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국가는 내돈을 어떻게 쓰는가'에서 가장 잊지 않을 내용은 - 확실하지는 않지만 저자가 새롭게 쓴 내용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내용인 듯 하다만 - 먼 미래에 딱 10만명정도만 살아남아 다른 지구를 찾아 가는데 100년이 걸려 냉동이 되었다가 깨어나면 3일 동안 과거에 대한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 경우에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에 부자였는지 가난했는지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부자라면 문제가 없지만 가난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우를 감안해서 현재의 부를 최대한 공평하게 나누는 판단을 내린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보면 현재 복지에 대한 핵심이라고 할 수도 있어 보였다. 부자가 자신의 부를 제대로 나누지 않으려 하는 이유가 - 가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 자신이 절대로 가난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가난해 질 수도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자신이 가난해질 경우를 대비한 선택을 분명히 할 것이라 본다. 그것이 결국에 자신에게 가장 큰 이득이 될 선택이니 말이다. 위의 예에서 3일후에 자신이 부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에 따라 후회를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이다.

 

경제, 경영, 투자와 관련된 책을 읽기는 했지마 사실 정책과 관련된 책들은 거의 읽지를 않았다.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지만 피부로 크게 와 닿지 않는 분야라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읽는 것이 결코 쉬운 독서는 아니였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지분야의 이야기과 정책집행에 따른 예산을 비롯한 재정에 대해 많은 공부가 되었고 영향을 받게 된 듯 하다. 솔직히, 이미 어느정도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들이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실에 따른 생각이 아니라 대략적인 것이라면 이 책을 통해 보다 공고히 다져졌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현재 우리는 복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서구사회에서 점진적으로 펼쳐진 복지가 대한민국의 역동성만큼 압축적으로 펼져지다 보니 더욱더 급박하게 돌아가 그런 측면이 있어 보인다. 신구세대의 갈등으로까지 언론에서 부추기는데 자신의 부모들에게 가는 혜책을 막을 자식들이 없고 자신의 손자손녀들에게 가는 혜택을 반대할 할아버지, 할머니가 없을텐데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면 뜬금없이 보수나 진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수구골통이나 빨갱이까지 나오는 것은 근본적인 핵심을 빗겨나간 이야기로 보인다.

 

혜택을 보지 말아야 할 사람까지 가는 혜택때문에 정책을 집행하지 않는 것보다는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이 혜택을 받게끔 하는 정책이 맞아 보인다. 그러면서 올바르지 않은 시행에 대해 조절을 하는 것이 정말로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올바른 정책으로 보인다.

 

서로 자신의 돈을 내놓지 않으려 하면서 혜택만 바란다면 결국에는 파탄이라는 결과만 남을 뿐이다. '국가는 내돈을 어떻게 쓰는가'에서도 이러한 복지와 정책에 대한 올바른 갈 길을 여럿 보여주는데 읽는 사람에 따라 가치판단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것과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책이 재미는 없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말랑 말랑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지만 조금만 더 쉬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뉴스을 통해 어렴풋이 알았던 내용들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게 되어 좋았다. 특히, 손가락이 가르치는 지점이 아니라 손가락을 이야기하거나 침대붕소하는 언론들의 이야기에 오인하지 않도록 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책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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