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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상륙 작전 세트 - 전6권
윤태호 글.그림 / 한겨레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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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국민 만화가라는 호칭을 해도 될 윤태호의 만화다. <야후>때부터 관심있게 보던 작가였다. 어느 날 웹툰으로 <미생>이라는 만화가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있어 봤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연재 끝나기 3개월 전부터 봤던 듯 하다. 그러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미생>은 백만부가 팔렸다고 하니 국민만화가라는 호칭을 해도 어색하지 않을 듯 하다. 가장 유명한 강품을 뛰어넘는 성적이다. 


신기한 점은 윤태호는 내가 볼 때는 메이저에서 선호하고 환호할 작가는 아니다. 마이너적인 요소를 가득담고 있고 사회문제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작가라 <이끼>도 그렇고 일반 대중이 환호를 할 작가는 아닌데 신기하다. 나름 탄탄한 작법과 내용으로 만만치 않은 인기와 암묵적인 지지를 얻던 작가였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작가로 변신했다. 그의 한 마디가 무게감을 갖게 되는 영향력까지 갖게 되었다.


<미생>을 끝낸 후에 <인천상륙작전>을 집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용은 한국의 해방부터 6.25전쟁 후에 인천상륙작전까지를 다루고 있다. 혼란이 극에 달하고 내 편과 네 편이라는 구분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카오스라는 단어보다 어울리는 없던 시절을 다루고 있다. 이 당시의 이야기는 아주 미묘하고 위험하다. 아직까지 한국 역사적으로 확실히 종결이 나지 않았기에 조금만 줄을 잘 못 타면 엉뚱한 곳으로 빠지거나 소리를 듣게 되는 시기다.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이 더 무서운 현실이다.


담담히 당시에 일어났던 사실만 읊어도 위험하다는 것이 내 착각일까. 모든 사실을 전부 다 다룰 수는 없다. 누군가 빼뜨리는 사실이 생긴다. 그 이유만으로 빌미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인천상륙작전>은 위험을 감수하고 집필했다. 전적으로 내 판단이다. 이 책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우리의 가장 큰 불행은 자주 독립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독립을 위해 노력을 했고 싸웠지만 이는 해방이후에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우리의 노력보다는 미국이 끝낸 전쟁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미국은 우리를 인정하기보다는 차라리 일본과 대화하려 했다. 우리와 대화한다는 것이 탐탐치 않았고 별로였다. 이런 점은 아마도 일치단결하는 모습보다는 이전투구의 장이 열려 아비규환이 벌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 한국의 옛 모습을 볼 때면 왜 그렇게 그다지 떨떠름한 사실이 많은지 답답하다. 긍정적으로 볼 때 참으로 활기차고 역동적인 구성원들이라 할 수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만화이기에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떤 관점으로 써져 있느냐에 따라 이 작품을 본 많은 사람들이 그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예전에 이런 만화책을 많이 보며 영향을 꽤 받았다. 나이를 먹고 여러가지 문물을 경험하고 지식이 쌓이면서 내린 판단은 진실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어렵다는 거다. 여전히 설왕설래가 있는 부분에 있어 한 쪽 주장만 들어서는 불완전한 지식을 갖게 되고 가장 위험한 진실을 믿게 된다.

책에서 나온 많은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자료와 묘사에 대해 큰 반발이나 부정하는 것으 아니다. 그럼에도 늘 진실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책 <인천상륙작전>도 책 뒤편에 보면 참고문헌이 대략 10권 정도 나온다. 개인적으로 그 정도의 자료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반대쪽의 자료도 모으고 스스로 정반합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서술은 - 역사에 있어서 - 위험하다는 것이 내 견해다. 


두 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한 명은 기회주의자로 언제나 시대상황에 맞는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그에게 정의는 가진 놈에게 있다. 또 한 명은 형으로 그저 이도저도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다. 둘 다 시대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인물이 아니라 피라미드의 최하단부에서 겨우 겨우 살아가는 처지다. 윗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지만 쉽지 않다. 제 한 목숨 지키는 것도 힘들고 가족들 먹어 살리기도 힘든 시절이다.


먹고 살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는 계층과 하루에 한 끼도 힘든 계층만 있다. 해방 이후에 엄청나게 많은 단체와 정당이 만들어지고 이합집산이 장난이 아니다. 서로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을 죽이는 것을 떳떳하게 여긴다.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무조건 죽여야 살 수 있다. 꼭 그랬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인데 해방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었고 대비도 없이 맞이한 해방이후의 플랜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서로 무주공산을 노리는 늑대들만이 판을 친다.


왕은 오로지 미국일 뿐이다. 미국의 마음에 드는 인물들은 하필이면 전부 친일세력이다. 이들은 그나마 시스템을 관리한 경험이 있으니 미국으로서는 한국에 대한 큰 관심이 없으니 필요에 의해 활용을 하면 그만이다. 여기서 한국의 불행은 시작된다. 우리를 살린 미국이지만 우리를 불행에 빠뜨린 미국이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없이 우리는?이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과 미국 없어도?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여전히 공존하며 결론을 내지 못한다.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러니 그나마 다행.


<인천상륙작전>을 읽으면 무조건 그 당시에 태어나지 않은 걸 고맙고 또 고맙다. 당시에 살았다면 난 생존했을까라 물음에 거의 100% 사망했을 것이라 본다. 국군편에 서도 죽고 공산당편에 서도 죽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요. 미국이 들어온 이후에 일본이 아닌 공산당이 최대 적이었다. 다른 것은 필요없었다. 이런 상황이니 더더욱 미국은 일본 시대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인물을 중용한다. 당시의 지도자들도 역시나 마찬가지다. 정말로 국민과 국가를 생각했던 인물은 몇 명이나 될까.


겉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보면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자신들은 도망치면서 안심시키려는 전략적인 행동이라 쳐도 그러면 안 되는데 여전히 지금도 국가는 국민을 필요할 때만 써 먹으려 한다. 대의를 위해 소수는 희생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위정자들이 있어 평화가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한다. 이럼에도 전쟁을 외치는 인간은 자신이 먼저 최전선에서 앞장서서 돌격해야 한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책을 읽으면서 계속 답답하다. 상상력에 따라 만들어 낸 허구도 아니고 외국의 이야기도 아닌 몇 십년 전에 한국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들이라 더더욱 망막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누구 편이라는 것이 무엇이 그다지 중요한가. 오로지 살기 위해서 생존이 몸부림일뿐이다. 한국의 사상적 어려움은 전부 이 당시에 심어진 씨앗들이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절름발이가 탄생해서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나라가 되었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 꼭 경제라는 측면이 아니라 - 이때 피어난 사상의 어둠을 지워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은 좀 찜찜하게 끝이 난다. 매 권마다 해설 비슷하게 나오는데 내가 볼 때는 좋은 이야기일지라도 사족으로 보였다. 이미 만화를 통해 독자는 자신이 읽고 싶은 내용을 읽었고 가치판단을 하게 될텐데 굳이 또 무엇인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내가 볼 때 지나치다. 혹시, 독자가 무엇인가를 빠뜨릴까봐 걱정이 되어 그런 것이겠지만. 미국으로 떠난 아이의 이야기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도 싶다.


1권만 읽고 리뷰를 쓸가, 1,2권을 읽고 리뷰를 쓸가 하다가 역시나 만화책은 전부 다 읽고 쓰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다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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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루살렘
기 들릴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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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일단, 만화로 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내 눈을 돌아가게 만들었다. 만화를 좋아하면서도 그 만화라는 장르의 대부분이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출판한 만화라는 것이다. 그 외의 나라들의 만화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기도 하고 보다 철학적이거나 딱딱하다는 점에서 잘 보게 되기도 한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만화책을 볼 수 있는 곳에서는 거의 대부분 일본과 우리나라의 만화다 보니 말이다. 미국 코믹스를 보고 싶기는 한데 가격도 만만치 않고 딱히 볼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 보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 '굿모닝 예루살렘'은 친근했다. 작가의 전작중에 북한도 있다고 한다.

 

 

아내가 국경 없는 의사회에 소속되어 있어 여러 나라를 장기간 체류하면서 그 경험을 만화로 출판 한 것인데 그러한 점이 더더욱 관심을 끌었다. 단순하게 만화가 아니라 약간 골치아픈 상황이나 나라에 대해 글로 길게 읽는 것보다는 어딘지 간단하고 핵심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고 만화 특유의 위트도 역시 기대를 했고 금방 읽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루살렘이라는 지역에 1년 동안 파견을 나가 그 곳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만난 것에 대해 만화로 소개를 하고 있는데 몇 몇 장면은 글이 아닌 만화로써만 제대로 그 의미와 유머를 알 수 있게 그려져 있어 보는 재미가 솔찮았다. 늘 TV에서나 보던 그 중에서도 뉴스에서나 보던 예루살렘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새롭게 흥미로웠다.

 

 

예루살렘은 아랍안에 있어 여러 문제를 겪고 있고 문제가 많다는 단순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작,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불편함 없이 적응하면서 살고 있는 듯 하지만 말이다. 우리가 북한과 대치를 통해 긴장이 고조가 되어 전 세계가 주목을 해도 정작 우리는 평소처럼 '왜 들 그래?'하면서 지내는 것과 아주 아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루살람의 사정은 우리 보다 더 복잡하고 얽혀 있었다. 단순하게 아랍의 한 지역을 유대인이 점령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또 유대인, 아랍인, 개신교인, 카톨릭교인, 사마리아인 등등 너무 얽히고 섥혀 있어 실타래를 푸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껴졌다. 문제는 저 들도 그 안에 들어가면 또 분파와 종교가 더욱 나눠져 있어 서로가 서로를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일촉즉발의 상태가 풀어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어 시내에서 총을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총을 숨겨 갖고 다는 것도 아니고 아예 대 놓고 다니고 그런 총을 보고도 사람들이 전혀 신경 쓰지도 않고 있다는 것을 보니 정말 특수한 상황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또한, 그리 넓지도 않은 지역에 다닥 다닥 여러 인종과 종교인들이 모여 살다보니 엄청나게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서울에 1년만 살아도 가 볼 것이 많다고 느끼기는 하겠지만 예루살렘처럼 다양하고 흥미진지하고 여러 문화체험을 - 그것도 완전히 다르고 비슷하지도 않은, 또는 아주 아주 비슷한 - 할 수 있는 지역은 없지 않을까 싶다. 돌아 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벽이 세워져 있기도 하여 자유가 주워진 듯 하지만 통제된 삶을 살 수 밖에 없고 줄이 쳐저 있어 그 줄을 벗어나면 안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 싶다.

 

 

또한, 안식일이나 각종 절기에 맞춰 자신의 삶을 맞춰 살아가는 모습도 책을 보는 나는 신기할 수 있어도 그 곳에서 살고 있는 타 종교인이나 인종 사람들은 엄청나게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신념이다. 그것도 믿음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은 거칠것 없고 불통의 대상이다. 이들과는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 확고한 내 편 아니면 네편이라는 생각이 바로 모든 불행의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책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북한보다 더 이곳이 힘들다고 통행하는 것이 말이다. 그만큼 열려있는 공간 같으면서도 폐쇄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는 것도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또한, 외국에 갔다 오거나 할 때도 반복되는 질문과 대답을 통해 조금의 의심이라도 보이면 다시 심문이 이어지는 지역이 바로 여기다.

 

 

또한,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에서는 수도로 여기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수도로 여기고 있지 않다고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곳으로 여긴다고 하니 골 때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작 이스라엘은 수도로써 모든 수행을 하고 각국의 대사관은 예루살렘에는 없다고 하고 말이다.

 

 

예전에는 아랍 사람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함께 공존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아랍 사람들이 유대인들을 숨겨주기도 한 지역이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지역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게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언론은 함부로 다루지 못하는 지역의 문제점을 이스라엘 언론은 공격적으로 다룬다고 한다. 이스라엘에 대해 잘 못했다고 아랍이 오히려 잘 했다는 식의 논조까지 말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강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딱 1년 동안 예루살렘에서 머물면서 제 3자의 관점이지만 무려 1년 이라는 시간동안 그곳에서 직업을 갖고 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활을 한 사람으로써의 시선으로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유대인의 관점과 아랍인의 관점에서 같은 현상이나 지역을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한 편으로는 작가가 무신론이라 더욱 객관적으로 쓸 수 있기도 했던 듯 하고 말이다.

 

 

덕분에 막연하게 알고 있던 예루살렘의 현장과 그곳의 생활에 대해 알 수 있었다. TV 뉴스로만 접하던 현장의 이야기를 그곳에서 살았던 제 3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어 보다 객관적으로 예루살렘을 저자인 기들릴과 함께 이곳 저곳 구석구석 저자가 갈 수 있는 범위내에서는 볼 수 있었다. 그곳에 살면서 생생하게 체험한 경험마저 느낄 수 있었다. 말이 필요없는 그림으로만 느낄 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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