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루살렘
기 들릴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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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일단, 만화로 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내 눈을 돌아가게 만들었다. 만화를 좋아하면서도 그 만화라는 장르의 대부분이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출판한 만화라는 것이다. 그 외의 나라들의 만화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기도 하고 보다 철학적이거나 딱딱하다는 점에서 잘 보게 되기도 한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만화책을 볼 수 있는 곳에서는 거의 대부분 일본과 우리나라의 만화다 보니 말이다. 미국 코믹스를 보고 싶기는 한데 가격도 만만치 않고 딱히 볼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 보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 '굿모닝 예루살렘'은 친근했다. 작가의 전작중에 북한도 있다고 한다.

 

 

아내가 국경 없는 의사회에 소속되어 있어 여러 나라를 장기간 체류하면서 그 경험을 만화로 출판 한 것인데 그러한 점이 더더욱 관심을 끌었다. 단순하게 만화가 아니라 약간 골치아픈 상황이나 나라에 대해 글로 길게 읽는 것보다는 어딘지 간단하고 핵심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고 만화 특유의 위트도 역시 기대를 했고 금방 읽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루살렘이라는 지역에 1년 동안 파견을 나가 그 곳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만난 것에 대해 만화로 소개를 하고 있는데 몇 몇 장면은 글이 아닌 만화로써만 제대로 그 의미와 유머를 알 수 있게 그려져 있어 보는 재미가 솔찮았다. 늘 TV에서나 보던 그 중에서도 뉴스에서나 보던 예루살렘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새롭게 흥미로웠다.

 

 

예루살렘은 아랍안에 있어 여러 문제를 겪고 있고 문제가 많다는 단순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작,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불편함 없이 적응하면서 살고 있는 듯 하지만 말이다. 우리가 북한과 대치를 통해 긴장이 고조가 되어 전 세계가 주목을 해도 정작 우리는 평소처럼 '왜 들 그래?'하면서 지내는 것과 아주 아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루살람의 사정은 우리 보다 더 복잡하고 얽혀 있었다. 단순하게 아랍의 한 지역을 유대인이 점령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또 유대인, 아랍인, 개신교인, 카톨릭교인, 사마리아인 등등 너무 얽히고 섥혀 있어 실타래를 푸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껴졌다. 문제는 저 들도 그 안에 들어가면 또 분파와 종교가 더욱 나눠져 있어 서로가 서로를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일촉즉발의 상태가 풀어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어 시내에서 총을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총을 숨겨 갖고 다는 것도 아니고 아예 대 놓고 다니고 그런 총을 보고도 사람들이 전혀 신경 쓰지도 않고 있다는 것을 보니 정말 특수한 상황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또한, 그리 넓지도 않은 지역에 다닥 다닥 여러 인종과 종교인들이 모여 살다보니 엄청나게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서울에 1년만 살아도 가 볼 것이 많다고 느끼기는 하겠지만 예루살렘처럼 다양하고 흥미진지하고 여러 문화체험을 - 그것도 완전히 다르고 비슷하지도 않은, 또는 아주 아주 비슷한 - 할 수 있는 지역은 없지 않을까 싶다. 돌아 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벽이 세워져 있기도 하여 자유가 주워진 듯 하지만 통제된 삶을 살 수 밖에 없고 줄이 쳐저 있어 그 줄을 벗어나면 안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 싶다.

 

 

또한, 안식일이나 각종 절기에 맞춰 자신의 삶을 맞춰 살아가는 모습도 책을 보는 나는 신기할 수 있어도 그 곳에서 살고 있는 타 종교인이나 인종 사람들은 엄청나게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신념이다. 그것도 믿음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은 거칠것 없고 불통의 대상이다. 이들과는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 확고한 내 편 아니면 네편이라는 생각이 바로 모든 불행의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책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북한보다 더 이곳이 힘들다고 통행하는 것이 말이다. 그만큼 열려있는 공간 같으면서도 폐쇄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는 것도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또한, 외국에 갔다 오거나 할 때도 반복되는 질문과 대답을 통해 조금의 의심이라도 보이면 다시 심문이 이어지는 지역이 바로 여기다.

 

 

또한,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에서는 수도로 여기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수도로 여기고 있지 않다고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곳으로 여긴다고 하니 골 때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작 이스라엘은 수도로써 모든 수행을 하고 각국의 대사관은 예루살렘에는 없다고 하고 말이다.

 

 

예전에는 아랍 사람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함께 공존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아랍 사람들이 유대인들을 숨겨주기도 한 지역이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지역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게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언론은 함부로 다루지 못하는 지역의 문제점을 이스라엘 언론은 공격적으로 다룬다고 한다. 이스라엘에 대해 잘 못했다고 아랍이 오히려 잘 했다는 식의 논조까지 말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강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딱 1년 동안 예루살렘에서 머물면서 제 3자의 관점이지만 무려 1년 이라는 시간동안 그곳에서 직업을 갖고 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활을 한 사람으로써의 시선으로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유대인의 관점과 아랍인의 관점에서 같은 현상이나 지역을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한 편으로는 작가가 무신론이라 더욱 객관적으로 쓸 수 있기도 했던 듯 하고 말이다.

 

 

덕분에 막연하게 알고 있던 예루살렘의 현장과 그곳의 생활에 대해 알 수 있었다. TV 뉴스로만 접하던 현장의 이야기를 그곳에서 살았던 제 3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어 보다 객관적으로 예루살렘을 저자인 기들릴과 함께 이곳 저곳 구석구석 저자가 갈 수 있는 범위내에서는 볼 수 있었다. 그곳에 살면서 생생하게 체험한 경험마저 느낄 수 있었다. 말이 필요없는 그림으로만 느낄 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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