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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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글로 된 작품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셉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것인가가 책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나 소설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어찌 보면 뻔하고 뻔한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풀어 내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풀어 내는 것도 재미를 더하는 방법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가 더 흥미롭고 책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소설보다 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소설에 나오는 내용들은 있을 법한 내용을 다루고 있고 우연이라 불리는 요소들이 작가의 전지전능함으로 발휘되어 극의 요소를 풍성하게 해 준다.

 

아버지가 아들을 만났다는 밋밋하다. 하지만, 10년 동안 집을 들어오지 않은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아들을 만났다는 좀 더 이야기가 되고 흥미가 간다. 10년 동안 집을 들어오지 않은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있는 아들을 만났다는 두번째 보다 조금 더 흥미를 돋구워준다.

 

이처럼 흥미를 주는 컨셉은 사람들이 책을 선택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기욤 뮈소의 소설은 하나같이 컨셉이 참 잘 되어있다고 본다. 소설의 내용이 하나같이 있을 법한 내용을 참신하게 각색하고 구성하여 새롭게 느껴지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실제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가도 판타지 요소가 살며시 스며들기도 하고 적당히 추리나 스릴러적인 요소도 감미되면서 결국에는 로맨스로 마무리되는 결말은 여성독자와 남성독자에게 동일한 선택을 가능하게 해 준다.

 

특히 전혀 상관없을 사람들이 만나고 그 사람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래서.. 그 다음은?'이라는 호기심을 유지하게 만드는 능력이 기욤 뮈소의 가장 큰 매력이다. 거의 매년 창작작품을 발표하고 있는데 한동안 약간 침체기를 겪는 것 같았는데 - 개인적으로 참신함이 일상화가 되고 반복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 어느 순간 다시 새롭게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창작이 된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을 때 마다 어떻게 이런 구상을 할 수 있는지 부러웠다. 그리 대단한 작품이 아니라고 할 수 도 있고 가벼운 소품집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기욤 뮈소의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흥미롭다. 거의 대부분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로 귀결되지만 그들의 인생을 새로운 관점으로 되 돌아보게 만든다.

 

이들이 다시 사랑을 만나거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단순한 플룻이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구성 전개는 늘 읽는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든다. 물론, 남성보다는 여성 독자들에게 좀 더 어필하는 내용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남성들도 꽤 많이 좋아한다는 것은 나를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소설은 핸드폰이 서로 바뀌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실제로 두 사람은 아무런 연관이 없었지만 갈수록 서로가 큰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를 통해 서로 진정한 사랑을 얻는 다는 내용인데 이렇게 보면 기욤 뮈소의 모든 소설의 플룻이 그렇다. 그래도 이를 어떻게 재미있게 요리하느냐가 작가의 능력이고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기욤 뮈소가 실제로 핸드폰이 바뀐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아주 사소한 경험이라도 이를 근거로 이렇게 소설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 작가들의 위대한 능력이 아닐까 한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역시나 최소한 읽으면서 재미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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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외전 1 - 황금의 날개 이타카
다나카 요시키 지음, 김완 옮김, 미치하라 카츠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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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을 다 읽고 외전까지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외전이 없다는 것을 몰랐으면 모르겠는데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결국에는 읽게 되었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읽기 시작했으니 외전 5권을 다 읽으려니 좀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은하영웅전설을 읽으면서 들었던 불만은 라인하르트가 위대한 인물이라는 점만큼 특별한 활약이 없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전쟁을 본인이 결정하지만 실제로 활약하는 인물들은 그 밑에 있는 인물들이라 실제로 라인하르타가 멋있게 활약하는 모습을 본 것은 없다는 것이였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아주 제대로 활약을 한다.

 

아직 아무런 권력도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는 애송이 시절 이야기라서 어떤 문제가 생기든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만 하던 시절의 이야기라 라인하르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결해야만 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양 웬리는 거의 지나가는 에피소드라고 할 만한 분량으로 잠시 등장하고 말이다.

 

막상 활약을 하는 장면을 가득한데 김빠진 탄산 음료처럼 읽는 맛이 들했다. 이미 정점을 찍은 사나이들의 이야기를 접했는데 이제와서 그들의 과거 힘없는 시절의 이야기는 어딘지 손으로 잡아도 빠져 나가는 모래처럼 무의미해 보였다.

 

그런 이유로 조금은 날림으로 읽었다. 이런 책은 약간 정독과 통독의 중간 분위기로 읽게 되는데 이 책은 통독에 가까운 날림으로 읽었다. 다음 책을 언제 읽을지 몰라도 다음 책도 날림으로 읽게 될 것 같다. 읽게 시작했으니 끝을 보는 스타일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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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10 - 낙일편
다나카 요시키 지음, 김완 옮김, 미치하라 카츠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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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이면 상당히 긴 대하소설이라는 명칭을 해야 하지만 그다지 길다는 것을 딱히 느끼지 못했다. 그만큼 소설이 재미가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작가가 기분 나뻐할지는 모르지만 이 소설은 현대의 삼국지라고 하기에는 내 입장에서는 조금 과한 것 같고 삼국지와 무협소설의 중간 정도 되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전체적으로 재미있지만 중간 중간 개연성이 좀 많이 떨어지고 허술하다고 생각되는 면들이 많이 보여서 그런 점에 대해 아쉽게 느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구교와 페잔의 잔당들의 실력이 너무 과대하다. 과대하다는 것은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거나 대단한 실력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쉽게 그들은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대부분을 이룩한다.

 

라인하르트에 대한 암살시도나 양웬리에 대한 암살을 비롯하여 라인하르트의 배우자에 대한 암살시도가 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달성된다. 한 개 정도의 시도는 우연히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치지만 이미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몇 십명정도되는 인원으로 그리 쉽게 침투를 하고 암살 직전까지 간다는 것이 말도 안되게 느껴진다. 더구나, 시대 배경이 미래라면 과학기술의 발달과 셀 수 없는 경비를 세웠을 텐데도 좀 그랬다.

 

이번 권은 라인하르트의 퇴장과 새로운 체제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그러면서 그동안 등장한 여러 인물들을 함꺼번에 퇴장시켜버리는 만행(??)을 저지른다. 매번 인물을 퇴장시키려 퇴장 전 한 권정도 되는 분량부터 밑밥을 깔면서 독자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켜준다. 책이 완전히 끝난다는 것을 알면서 라인하르트의 퇴장을 읽게 되니 마음이 조금은 짠했다.

 

생각해보면 라인하르트는 실제로 그다지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기 보다는 좋은 인물들을 많이 거느린 인물로 보이는데 사실 바로 그 점이 영웅이 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아무리 천재적인 능력이 있더라도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 그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잘 메꿔주는 인물들이 있느냐가 바로 단순히 영웅으로 끝나느냐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물이 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책 제목처럼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소설이라 자세한 제도같은 것까지는 다루거나 묘사되지 않지만 - 실제로 저자는 페잔같은 경우 자신이 경제를 잘 몰라 묘사가 적었다고 한다 - 민주주의와 공화정과 전제국가에 대한 설명과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10권이나 되는 책을 읽는것은 책의 재미나 읽기 쉬움에 상관없이 부담이 가는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을 무사히 끝냄을 자축하며 예전에는 이렇게 긴 소설은 다 읽고 한 번에 리뷰를 남겼는데 이번에는 매 권마다 리뷰를 쓰게 되어 약간 귀찮아하며 썼다는 고백을 하며 '은하영웅전설'에 대한 리뷰의 대단원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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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9 - 회천편
다나카 요시키 지음, 김완 옮김, 미치하라 카츠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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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권이 끝날 때마다 작가와 대담을 하는 장면을 읽어보면 '은하영웅전설'에서 양 웬리는 실제로 주인공이라 할 수 없고 밑 거름에 해당하는 인물이였다. 거창하게 표현하면 그렇지만 막 나간다면 밑 밥에 해당하는 인물이였는데 그 캐릭터가 그만 스스로 번식하고 확장을 해서 괴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조기에 퇴장했어야 하는 인물이 오래도록 생존하다보니 더욱 많은 집중을 하게 되고 애정을 쏟게 되었다.

 

단순히 저자는 어떤 심정이였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은 독자,,, 아니 나라는 인물에게는 양 웬리는 '은하영웅전설'의 모든 것이였다. 그러한 인물의 퇴장뒤에 오는 모든 이야기는 흥미가 반감되고 자기들끼리 떠들고 위안을 삼는 모양새로 보인다. 저자의 표현대로 아예 초반에 퇴장을 시켰다면 차라리 좋았을 것이라 보인다.

 

이미 주인공이라 생각한 인물에게 모든 애정을 쏟아 부은 후에 연출되고 진행되는 이야기는 집중도가 떨어지고 어딘지 맛이 없다. 피하려고 지속적으로 양 웬리에 대한 추억을 끄집어 내고 가정을 세우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듯 하다. 이제 겨우 2권 남은 시점에 무엇인가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려 해도 애매하게 되어 버린 듯 하다.

 

어떻게 보면 양웬리가 무척이나 허무하게 퇴장을 하게 도는데 이번 권에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로안엔탈같은 경우에는 무척 화려하고 감정이입을 조금 하게 만든다. '은하영웅전설'에서 라인하르트 진영은 워낙 여러 인물들이 있지만 그 중에도 4명 정도를 뽑을 수 있는데 그 중에 2명이 퇴장을 했는데 한 명은 초반에 뜻하지 않게 퇴장을 하며 이 책의 큰 자양분을 만들어 주고 이번 권에서는 퇴장한 인물은 시대를 잘 못 만난 영웅이라 그려진다.

 

양 웬리 진영은 실제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은 양 웬리가 유일하지만 그 후계자가 확실하게 대를 이어 놓는다. 그런 면에서는 전제 국가보다는 민주주의 국가가 더 지속성에서 유리한 듯 해 보인다. 뭐 어차피 위정자의 입장에서는 꼭두가시만 변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라는 걸출한 두 인물이 서로 자웅을 겨룰 때는 어느정도 내러티브가 탄탄하고 개연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그럴싸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실제적으로 모든 것을 평정한 라인하르트가 남았을 때 그 진영의 이야기들은 솔직히 조금은 이야기의 플룻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구교라는 미지의 세력을 등장하는 것은 좋지만 그들의 활동은 너무 막강하다. 그들의 존재나 활약에 비해서는 말이다. 특별하게 한 것도 없는 듯 한데 엄청난 일들을 손쉽게 잘 벌이고 성사된다.

 

권력 앞에서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고 역사가 보장하는 점이지만 그렇다해도 특별한 의문사항이 없이 그냥 일방적으로 이야기가 휙 진행되다 보니 권력투쟁이라는 점에서는 흥미롭지만 어딘지 개연성도 부족해보이고 사족을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덧 10권이라는 책의 말미가 남았다. 저자가 번외편을 처음부터 생각했는지 완권을 한 후에 독자의 요청이나 본인이 더 하고 싶어 추가로 했는지 모르지만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결말이 될지가 궁금하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권 수를 쫓아왔는데 그에 걸 맞는 결말로 멋있게 끝내기를 기원하면 10권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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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게임
카린 알브테옌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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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북유럽 소설을 읽게 되었다. 아주 아주 우연히 밀레니엄이라는 소설을 통해 북유럽이라는 장르아닌 장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 몇 몇 책들을 읽게 되었다. 영미권 소설이나 우리나라와 일본과도 다른 느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결국에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고 사는 것은 어느곳이나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스웨덴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내가 알고 있는 외국에 대한 상식이란 것이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과 중국, 그 외에는 거의 대부분 미국이나 영국의 이야기이고 역사를 통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도가 그나마 그 나라에 대해 조금 알 정도인데 스웨덴은 어딘지 무척이나 선진적이고 민주적이며 우리가 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깨끗한 나라일 것이라 보이지만 소설을 통해 발견하는 그 나라는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주 지나가는 이야기로 소개가 되지만 스웨덴이 나치시절에 국가적으로 도와 주었다는 내용이나 휴고 보스와 같은 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치를 도왔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그렇단 말인가하면서 기존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축구를 통해 스웨덴에서 알게 되고 유난히 금발 머리를 간직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정도로 갖고 있던 이미지가 상당히 달라졌다.

 

많은 픽션작품들에서 유난히 지식인들의 허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을 쓰는 저자들도 일반 사람들에 비하면 지식인에 속하면서도 지식인의 보이는 모습과 실제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일반인들도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보여주는 모습은 아마도 그많큼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지식인들에 대한 환상이 많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역으로 그러한 지식인이 저질르는 모순된 행동에는 더더욱 가열찬 비난과 저주를 퍼 붓는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지식인이라 불리우는 사람이 자신의 참 모습이 세상에 드러나게 될 때 하는 행동은 말을 잊게 만들 정도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배반감을 선사하지만 보고 싶은 모습만을 보고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연극의 연기자처럼 연기하는 모습이 연기라는 것을 들켰을 때 그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자신에게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 - 극단적으로 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여러 작품에서 볼 수 있다.

 

실 생활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일 때 그들도 똑같은 그저 한 개체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에게 주눅들어 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비난과 저주를 내리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지식의 모순을 그려낸 작품이 바로 '그림자 게임'이다. 그림자는 절대로 우리에게서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그들을 없애기는 죽는 것보다 어렵다. 없앴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일 뿐 그림자는 평생 우리를 따라다닌다. 아주 잠시 그림자를 없는 것처럼 보일 수 는 있다.

 

우리가 아주 아주 밝은 조명으로 들어갈 때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것 같지만 그림자는 아주 작게 우리 발 밑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그림자를 가리기 위해 더 큰 그림자로 들어간다고 해도 언젠가는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올 텐데 바로 그 순간에 어김없이 그림자는 다시 우리를 찾아온다. 그것도 아무 말없이.

 

'그림자 게임'은 추리 소설의 범주에도 들어가는 모양인데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은 전혀 가질 수 없다. 순수 문학과 대중 소설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어떤 것을 근거로 그렇게 구분하는지 모르지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순수 문학과 추리라는 장르를 도입한 대중 소설의 모습도 갖고 있다. 책 초반에는 가뜩이나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데 워낙 여러 인물들이 차례 차례 등장을 하다보니 책에 몰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한 개인에 대해 조금 보여주고 다른 개인으로 넘어가고 그 개인들의 과거사와 현재를 넘다들며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응~?'하면서 읽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 '아~!'하고 다시 이해를 하게 될 때가 초반에 많다. 책 중반에 이러서야 겨우 책에 몰입할 수 있게 되는데 각 인물의 개인사를 한 명씩 한 명씩 소개하고 있으니 등장 인물이 워낙 많아 거의 중반까지 익숙해 지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좀 힘들었다.

 

다만, 그러한 과정이 없다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주제나 종점을 도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이 한 명도 없으면 파국을 향해 가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볼 때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무엇인가 불안하지만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각 개인이 하나씩 말 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그들이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조금은 지루하게 진행된다.

 

그러다, 중간 정도부터 기어를 한 단계씩 올리며 급피치를 올려 읽는 독자들에게 몰입을 올려 준다.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파국으로 치닫지만 그 과정이 흥미진지하다. 한 편으로는 좀 뻔하다 싶어 - 이미 이런 내용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너무 익숙한 패턴이니 - 지루 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 것은 뻔한 결말이나 스토리때문이 아니라 그 과정을 걸어가면서 만나게 되는 여정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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