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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사세요? - 부동산에 저당 잡힌 우리 시대 집 이야기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사계절 / 2010년 12월
평점 :
대체로 경향신문은 진보적인 신문이라는 말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좀 무의미할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진보라고 하는 민주당이 외국의 관점에서는 보수이기 때문이다. 외국은 과거부터 민주주의라는 것이 차곡 차곡 쌓여 토대를 이룬 끝에 발전하여 유럽같은 경우에는 현재 우리나라 관점에서 보면 빨갱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빨간색에 대한 아우라가 완전히 극복되지 못한 측면도 있고, 의도적으로 조장한 측면도 있다.
진보가 꼭 부정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내 주관점인 관점이겠지만 대체로 명확한 팩트보다 부정적인 논조로 경제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많다.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조중동이라는 메이저 신문들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사실을 그대로 옮기지 않는 것이 더 문제기는 하다.
이 책은 경향신문에서 특집 씨리즈로 연재되었던 기사들을 묶어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읽으면서 '꼭 그런 것은 아닐텐데'라며 생각한 부분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면들은 잘 전달되었다. 집이라는 것은 인간의 삶에 있어 무척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의식주'라는 것은 너무 당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집이라고 하면 어느 순간부터 '아파트'라는 말과 동의어가 되어버렸다. 서양 사람들이 우리나라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한국은 빈민층이 엄청 많구나'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서양에서 아파트는 대체로 중산층보다는 빈민층이 사는 공간으로 정의되었다. 처음에는 서양에서도 중산층이 사는 공간이였지만 좁은 공간에서 위 아래로 다닥다닥 사는 것 보다는 단독주택을 더 선호하여 생긴 결과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록 아파트를 선망의 대상이지만 모든 사람들의 로망은 단독주택이라고 본다. 문제는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모든 편의시설을 아파트에 집중하고 국가에서 각종 편의 시설과 공공시설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하게 만드는 구조가 문제다. 아파트이든 주택이든 똑같이 국가에서 같은 조건으로 이용 시설을 만들어 준다면 지금과 같이 아파트에 몰리는 현상은 어느 정도 극복되었을 것 같다.
도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 한정된 땅덩어리로 효율적인 부분이 강조되다보니 아파트가 가장 대표적인 주거 공간이 된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 한번도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살아 본 적이 없어 아파트의 편리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심지어 성인이 되어서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잠을 자 본적도 없고 아주 잠시 몇 시간 머문적이 전부라 아파트에 대해 잘 모른다.
주택은 부정하려 하여도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될 수 밖에 없다. 책에서는 잘사는 중산층의 아파트, 부와 권력의 상징인 강남이라는 표현이 점점 일반 서민들을 힘들게 하고 지방에도 이제는 '여기가 무슨 도시의 강남'이라는 표현 될 정도로 거주 자체의 측면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라고 하지만 아주 태고에 모든 인류가 동굴에서 살았던 당시를 제외하고 본격적으로 인류가 집이라는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부터 이미 집은 단순하게 거주의 공간은 아니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신분의 고하여부에 따라 - 과거에는 부라는 것이 신분을 갖지 못하면 얻을 수 없는 물질이라 - 그가 살고 있는 주택이 달라진다. 극단적으로 거지는 거리에서 잠을 자고 임금은 궁궐이라고 표현되는 장소에서 잔다. 과거부터 이렇게 신분에 따라 거주공간이 달랐다. 현대에 와서 신분이라는 제도가 공식적으로 사라졌지만 여전히 음성적으로는 있다고 할 수 있고, 신분이라는 용어대신 부자라는 용어가 대체했을 뿐이다.
과거와 다른 점은 과거는 한번 고착된 신분은 죽었다 깨어나도 변경할 수 없는 운명이였다면, 지금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어느 정도의 신분상승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분상승이라는 효과가 래미안에 산다. 푸르지오에 산다. 힐스테이에 산다는 식으로 천민 자본주의가 되어 버린 측면이 있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이라는 감정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부에 대해 바라보는 감정이 이율배반적이고 왜곡된 측며이 있고, 공산당을 싫어하고 저주하면서도 외국보다 더 평등한 것을 무조건 추구하는 왜곡된 시선과 사상으로 인해 주택이라는 공간에 대해 신분상승의 효과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인정해 줘야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책의 3분의 2가 현 문제점에 대해 고발하는 측면이 강했다면 나머지 3분의 1이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특히 외국 사례는 참고할만하고 우리나라가 나갈 방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고 본다. 특히, 독일 사례는 많은 시사점이 있다. 독일도 우리나라처럼 민간 임대시장이 활기를 띄었지만 국가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주택은 거주의 공간으로 굳이 주택을 보유하지 않아도 되었고 재개발을 하더라도 무조건 밀어 부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의견을 하나 하나 받아들이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민간없자들이 모든 것을 전부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함께 전체적인 상황을 보며 주택을 새롭게 조성하다보니 우리나라처럼 재개발을 한다고 현지인의 단지 20~30%만 재 정착하는 폐단이 사라졌다고 한다.
굳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도 아파트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그렇다고 볼 수 있는데 일반 주택도 똑같이 국가에서 조금씩 조금씩 해 준다면 굳이 아파트를 선호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무조건 밀어부치기식 재개발에서 이제는 현지인들과 공생하는 재개발로 턴을 하는 정책으로 변하고 있는데 - 갑자기 1~2억이 생길리가 없기 때문에 - 이런 외국사례를 참조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심지어 일본 사례에서는 단 한 주택이 도로 수용을 포기하자 아예 도로를 우회하게끔 만들었는데 과연 우리나라에서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어떤 현상과 주목과 토론이 펴쳐질 지 사뭇 궁금하다. 불행히도 그 주택의 주인을 욕하는 결과로 진행되지 않을까 한다. 개개인의 선택과 행복이 중요한데 군사 잔재인지 몰라도 우리나라는 너무 개인보다는 전체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우스 푸어'같은 책이 객관적으로 차분하게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개선점을 설명하기 보다는 약간 선동적인 측면이 강하다면 이 책은 차분하게 하나 하나씩 - 아무래도 방송보다는 신문이 좀 더 전문적이고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고 개선점과 나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는 면에서 그저 부동산 투자의 관점에서 읽는 것보다는 주택에 대한 사회적인 고찰을 위해 읽을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