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결국 그의 어머니였던 클레오파트라의 권력욕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반면 그녀의 욕망을 이루는 데 필요한 현실감각이나 특별히 군사적, 전략적 능력은 너무나 부족했다. 대신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방식으로 전형적인 동방의 여성이 선택할 법한 행동을 했는데, 바로 자신 대신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꼭두각시 남성을 쥐고 흔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비장의 무기 역시, 그녀의 안목의 부족 때문이었는지 하필 안토니우스 같은 인물을 선택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그렇다고 옥타비아누스의 성향과 자질을 보면, 그를 통해서 자신의 욕망을 이룰 수는 없었을 게 분명하지만. 그리고 애초에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는 남성은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렇게 이야기는 대단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리즈의 마지막 한 권만 남았다. 이제 대파국이 나타날 텐데, 저자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로 이걸 어떻게 그려낼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