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2월 6일(월)
마신 양: 소주 한병에 조금 못미치고, 맥주는 세잔쯤? 기본은 했다.
안주: 매우 훌륭한 감자탕.
애 엄마인 여인들 3명과 자리를 함께 했다. 애엄마라고 하지만 다들 나보다 젊고, 심지어 20대도 있었지만, 애 엄마라는 이유 때문에 이상하게도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것처럼 여겨지곤 했다. 그날 난 요즘 내가 사귀는 26세 미녀와 함께 갔는데, 그네들은 시종일관 26세 미녀의 미모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모임이 끝나고 난 뒤 어떤 분은 내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 주셨다.
“그 미녀분, 꼭 잡으세요!”
그로부터 십여일이 흐른 어제, 다시금 그 여인들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26세 미녀가 사정이 생겨 나 혼자 갔는데, 여인들은 내 여친이 오지 않은 걸 아쉬워했다. 술이 좀 들어가서 그랬는지 난 좀 거만해져 버렸고, 이렇게 떠벌였다.
“사실 제가 여친을 왜 못오게 했냐면요, 여러분들이 미모 때문에 기죽을까봐 그랬어요. 지난번에도 그럴까봐 이쁘게 하고 오지 말라고 했는데, 그래도 안되겠더라구요”
말을 해놓고 난 내 잘못을 깨달았다. 사람들의 눈빛이 험악해져 있었던 것. 반격은 이내 시작되었다.
여인 1: 아니 26세에 그정도 안이쁜 사람이 어딨어? 나도 그 나이땐 대단했어!
여인 2: 정말이야. 난 20대 때 날라다녔다고!
여인 3: 20대는 어떻게 해도 다 이쁜 나이 아니야?
사람의 심리란 이런 것이다. 겸손한 사람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건방을 떨면 가차없이 응징을 한다. 옛날에 난 겸손한 아이였다. 밥을 세그릇 먹고도 두그릇을 먹었다고 하고, 술이 취하고도 안취했다고 우겼다. 미모의 여자친구를 사귀던 시절, 남들의 칭찬이 쏟아질 때면 난 수줍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다 화장빨이어요”
내가 그러니까 남들은 더더욱 감탄을 했고, 내 여친의 미모를 칭송했다. 그러던 내가 절세의 미녀를 만나면서 맛이 좀 갔나보다. 미모로 위화감을 조성한 점에 대해 늦게나마 사과드린다.
억지로 변명을 해보자. 아니, 그 정도 미녀를 사귀는데 거만해지지 않을 사람이 도대체 누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