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미용실 - 교제 살인은 반드시 처단되어야 한다
박성신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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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겉모습은 악마가 아니란 명제를 잊었는지,

경계와 긴장이 풀렸는지 알 수 없었다.

잠시 세상이 동화처럼 보였다.

이곳에서 몇 번의 일을 성사시키고, 고맙다는 말을 듣고,

모두가 따뜻하게 대해주니 뭐라도 된 거 같았을까.

p. 97

이 책의 배경은 무산이라는 소도시의 낡은 로라 미용실이다. 로라 미용실의 정희자 원장과 전직 경찰 출신 노찬서. 그녀들은 데이트 폭력으로 큰 상처를 가지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지만, 그 상처로부터 그녀들은 헤어 나오지 못한다. 결국 남은 시간을 다 들여서 복수와 또 자신들과 같은 처지를 경험한 그녀들을 위한 복수를 진행한다.

찬서는 가정폭력으로부터 도망쳐 나온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엄마는 미용실 원장이었다. 언제부턴가 엄마에게 친절을 베푸는 남자가 생긴다. 매너도 좋고, 호의적이어서 엄마도 조금씩 상처에서 벗어나 마음을 열어가고 있었다. 그와 결혼을 생각해도 좋을 즈음, 그가 아들이 둘 있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그와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는 엄마를 놔 줄 생각이 없었다. 그날, 마지막으로 한번 만나자는 전화에 엄마는 집을 나섰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었다. 엄마를 몰래 따라갔던 찬서는 눈앞에서 엄마가 칼에 찔리고, 불에 타 죽는 모습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찬서의 삶은 바뀌었다.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진 그녀들을 대변하고자, 전탁근 같은 나쁜 놈들에게 제대로 벌을 주고자 경찰이 된다. 무당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그녀는 범인을 알아보는 탁월한 눈이 있었다. 물론 그동안의 눈칫밥이 찬서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 사건 앞에서 찬서는 무너졌다. 과잉 진압으로 여러 가지 벌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놈 전탁근은 25년 형을 받고 형기를 살다가 얼마 후 출소한다는 소식을 들은 그녀는 사표를 내고 전탁근이 돌아올, 무산으로 온다. 경찰 시절 조사를 통해, 전탁근의 아들인 전재호가 무산에서 이자카야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전탁근 역시 아들이 있는 무산으로 올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큰 물줄기는 찬서와 재호 그리고 전탁근을 둘러싼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다. 그리고 정원장과의 만남으로 로라미용실 2층에 탐정사무소를 열게 된 찬서는 그곳에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온 손님들을 마주한다. 그리고 정원장, 찬서와 함께 세린이 힘을 합쳐 사건들을 해결한다. 찬서가 맡은 사연 중에 상당수는 데이트 폭력으로 희생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길게는 25년 전 사건부터, 그루밍 성범죄, 스토킹, 동영상 유포 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특히 25년 전 자신을 성추행한 남자와 강제로 결혼한 사건을 마주하고 진짜 경악했다. 자신을 아버지라고 속이고, 딸을 찾는다는 속임수로 찬서를 찾아온 남자 박수철과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 한 유민호는 결국 찬서 일행이 만든 덫에 걸려 죗값을 받고 만다.

과거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데이트 폭력으로 고통을 겪고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그저 사람을 잘못 만나서라고 치부하기에는 씁쓸하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로라 미용실을 읽으며 82년생 김지영이 떠올랐다. 책 안에는 찬서 자신도 복수에 나름 성공(?) 하고, 가해자의 상당수는 어떤 식으로든 죗값을 받게 되지만 글쎄... 과연 그런 식으로의 복수가 유효한 걸까 싶다. 사적 복수가 아닌, 제대로 된 사회 안에서의 처벌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럼에도 전탁근처럼 악으로 시작해 악으로 끝난다면 과연 처벌과 복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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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쉬워지는 최소한의 수학 - 합리적 선택과 문제 해결력을 위한 수학적 사고법
오국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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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적금이 만기가 되어 다시 가입을 했다. 나름 경제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살짝 쓰린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동안 나는 여윳돈이 있으면 정기예금보다는 정기적금 상품만을 가입했다. 예금에 비해 적금이 이율이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어디서 들은 게 있다고 단리보다는 복리상품을 찾긴 했지만, 실제 이율을 계산해 보기보다는 해당 은행 중 그저 이율이 높은 적금만 무턱대고 가입했었다. 꾸준히 꽤 오래 넣었지만, 막상 만기 때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생각보다 미미한 이자(그중에 또 15.4%를 원천징수하니 더 미미한) 정도여서 늘 고개가 갸웃 걸렸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는 실제 우리의 생활에 꼭 필요한, 우리의 삶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여러 수학적 원리들이 설명된다. 물론 수학이라는 이름에 경기를 일으키는 분이라면, 책 속 수열이나 수식에 아마 몸서리를 칠지 모르겠다. (나 역시 그랬다.) 완전히 암기해야 할 내용은 아니니 걱정 마시길...! 저자 역시 수식을 외우는 게 아니라,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예금과 적금의 이율, 대출과 할부, GDP나 코스닥지수, 환율과 세금 등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마주하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았던 수학의 자리를 각 예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학에서 자주 접하는 수요와 공급, 탄력성 등의 용어들도 설명해 준다. 앞 부분은 수학을 활용한 실제적으로 우리 생활에 접해있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라면, 뒷부분은 조금 더 확장된 경제학과 수학의 접점에 대한 지식이라 할 수 있다.

지극히 문과적 인간인지라, 그동안 수학에 대한 이미지는 실생활에 필요한 부분(사칙연산)을 제외하고는 왜 배웠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수시로 내뱉었는데(근데 실제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지극히 회계적이고 수학적인 업무다), 이 책 덕분에 수학의 필요성이 확실히 증가한 기분이다. 수학을 아는 게 실제적으로 삶에 꽤 많은 영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검증한 책이라고나 할까?

이제 다시 여유자금이 생긴다면 나는 어디에 투자할까? 이 책을 읽고 배운 사람답게 제대로 활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수식에 대입해서 실제적으로 계산하지는 않아도 덮어놓고 이율 숫자가 높은 적금에 투자하는 게 남는 장사라는 생각은 적어도 안 할 것 같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이번에도 사실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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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시장 한복판에 서다 - 변혁을 이끄는 크리스천 라이프 스타일
이다니엘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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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후, 한참을 딜레마에 빠져 지냈었다. 바로 크리스천답게 사는 것에 대한 문제였다. 이름부터 기독교 냄새가 물씬 풍기는 데다, 식사시간이면 자연스럽게 기도를 하는 습관(?) 덕분에 나는 대놓고 커밍아웃을 한 적은 없지만 기독교인임을 알았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크리스천이기에 매 순간 내 모습을 점검하게 되고 다른 직원과 조금만 트러블이 생겨도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크리스천이기 때문이다. 때론 그런 내 모습을 교묘히 이용해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면 "너 교회 다니는 애가 그러면 되냐!"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또 죄책감에 휩싸여 나도 모르게 "착한"사람의 모습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몇 년을 그렇게 살다가 대학시절 은사와 동기들을 만날 자리를 갖게 되었다. 내가 이런 부분 때문에 고민이라는 말에 내 은사는 이렇게 답을 주셨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 이미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부터가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나 너의 그런 모습을 악용해서 자기 배만 불리는 사람을 또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렇게 말해라. "내가 교회를 다녔기에 이 정도 성격을 가지게 된 줄 아세요."라고..."

이 책은 좀 특이한 경력(?)을 지닌 저자의 실제적인 글이다. 목사이자 7년간 한 기업에서 실무자이자 대표까지 역임하며 소위 이중직 목사의 삶을 살았던 경력이 있다. 그 경험을 하며 그는 우선 성도들의 삶에 대해 피부로 체감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교회라는 울타리에서 말씀만 전하면 되는 삶을 살았기에, 그가 경험했던 비즈니스 속에서의 삶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매일을 고군분투하며, 주일에는 교회에 나와 봉사를 하는 성도들의 삶의 고충(?)과 그들의 수고에 대해 깊이 있게 경험한 시간이었다. 근데 그 시간을 통해 또 다른 생각에 다다랐다. 근무를 하면서 그는 한 번도 자신이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고 한다. (당연히 그가 목사 안수를 받았다는 사실도) 몇 년을 그렇게 살던 어느 날, 한 직원이 저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뭔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이 보이는데, 당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궁금하다는 것. 더 나아가 그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기독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것과 그 얼마 후부터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부러웠다. 도대체 어떻게 살았기에 주변에서 그를 보고 교회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일까?

책 안에는 성경의 이야기와 저자의 경험담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일터, 가정 그리고 교회에서 제대로 된 복음을 아는 사람답게 사는 삶에 대해, 크리스천의 삶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복음을 아는자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에서 믿는 다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 교회 안에서와 세상에서 이분법적으로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닌, 어디서도 자신의 신앙적 가치관, 복음을 아는 자답게 살기 위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사회 속에서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으로 살고자 한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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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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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서를 종종 읽는 편인데, 피해 갈 수 없는 여럿 중 하나가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다. 그럼에도 처음 접한 니체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부정적이었던지라, 니체에 관한 책이나 니체의 저서는 기피 대상 중 하나였다. 시리즈를 차례차례 읽어가는 책 중에 주인공이 니체인 책이 있었는데, 사실 시리즈만 아니었다면 절대 안 읽었을지 모르겠다. 다행이라면 그 책을 읽은 후, 니체에 대한 부정적이기만 했던 이미지가 일부 상쇄되긴 했지만, 여전히 니체의 철학은 쉽지 않고, 뭔가 시니컬하고 신경질적인(?) 어둠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니체의 어록을 담은 이 책의 제목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에서도 왠지 모를 니체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제목에 나도 모르게 반감을 가지고 "그럼 너는 불편하고 살고자 하는가?"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어진다. (이렇게 선입견이 무서운 것이다.)

니체라는 이름 때문에 책을 펼치기 살짝 고민되기도 했는데, 다행이라면 어록집이라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앞의 내용을 이해해야 넘어갈 수 있는, 마냥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라 그 장의 내용을 이해하기만 하면 되기에 확실히 부담감이 적기도 했다. 역시 드문드문 니체구나! 싶은 내용들이 상당수 등장한다. 그럼에도 와닿는 부분들도 있고,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다. 니체이기에, 어떤 면에서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할 수 있겠구나! 하는 나름의 매력도 느껴진다.

가령 이런 부분이다. 055 선함이 지닌 잔인함이라는 제목의 글에 말미다.

선은 개인을 극단적인 자기희생과 내적 갈등으로 몰아넣을 수 있으며,

이는 종종 인생을 견디기 어렵게 만든다.

P. 98

선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아니 부정적인 부분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니체가 마주한 선은 제목처럼 잔인하기도 하다. 선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희생과 고통의 부분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선이 마냥 긍정적일 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체이기에 이런 양면 중 어두운 면을 꼬집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책 안에 담긴 글이 모두 어두운 부분을 꼬집지는 않는다. 112 "좋음"과 "나쁨"의 인지를 보면 이렇다.

오직 "이것은 좋지 않다"라고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삶을 개선할 것이다.

P.158

왠지 이 글을 읽다 보니 더 니체다움을 발견했던 것 같다. 어두움이 있어야 상대적으로 빛이 보인다. 불평과 불만, 고통과 두려움 등의 어려움이 보일 때 반대의 면이 더 눈에 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니체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마주하는 건 어떨까?(이 말은 지극히 내게 하는 말이다.)

참고로 RISE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 또한 시리즈(라이즈 포 라이프)라고 하니, 다음에 만날 책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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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제빵소
윤자영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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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윤자영 작가의 신작. 라라제빵소. 그동안 읽었던 윤자영 작가의 책은 밀실 살인사건, 폐쇄된 공간에서 피 튀기는 추리물이 대부분이었는데 힐링 소설이라니...! 그래서 더 궁금했다. 실제 있을법한 이야기인데, 과학선생님이 빵에 대해 이렇게 많이 알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사전조사가 어우러진 게 아닐까 싶었다.(내심 작가의 말을 기대했는데... 에필로그로 끝나서 아쉬움)

제빵의 신으로 불리던 안창석. 국내 10명뿐인 빵명장인 그는 과거 신달제빵소에서 7년간 기본기를 탄탄하게 익혔다. 스승 박신달을 떠난 창석은 1호 빵명장인 심명진이 있는 명심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좀 더 세련되고 눈에 띄는 빵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의 목적은 바로 빵명장이 되는 것이었는데, 10년간 고생 끝에 빵명장이 된다.(빵명장이 되려면 명장의 추천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베이커리를 차린다. 우연히 매스컴을 타게 되면서 그는 일약 스타가 된다. 하지만 꼭대기까지 올라간 그는 참혹하게 추락한다. 국산이 아닌 수입재료를 사용하고, 자신이 직접 만드는 게 아닌 직원들이 빵을 만드는 것 등 여러 가지 사실이 드러난다. 설상가상으로 모든 것을 다 잃은 그는 방송에서 자신의 스승인 심명진이 자신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에 화를 참지 못하고 유리창을 치다가 손에 큰 부상을 입고 더는 빵을 만들지 못하게 된다. 사실 그가 추락한 배후에는 심명진이 있었다. 자신의 제자가 자신보다 잘나가는 것에 앙심을 품은 것일까? 심명진은 창석의 CS 베이커리를 망가뜨리기 위해 자신의 사람을 심어두기까지 했다.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창석은 자신의 첫 스승이 있는 신달제빵소를 찾는다. 하지만 스승은 치매노인이 되어 있었다. 스승의 수발을 드는 김포댁은 제빵소를 찾은 창석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창석이 자신의 빨래와 식사 준비 대가로 돈을 준다는 말에 마음이 돌아선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술에 의지해서 밤마다 술에 취해 빵을 만들고, 아침에 실패한 빵을 버리는 생활을 하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스승 신달이 정신을 차리고 창석에게 호통을 친다. 스승과 함께 밤을 새우며 빵을 만들었던 창석. 신달은 창석에게 유언 같은 한 마디를 남긴다.

사람을 살리는 빵을 만들어라!

그리고 다음날 신달은 세상을 떠난다. 유일한 가족이자 손녀인 손라라는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서 임종을 지키지 못한다. 겨우 장례를 치르고 나자, 비로소 창석이 보였다. 신달의 제자였다는 창석으로부터 할아버지의 빵을 전수받기로 한 라라는 그렇게 라라제빵소에 남는다. 도대체 사람을 살리는 빵이 무엇일까? 창석은 고민하면서 빵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날 밤 스승과 함께 만들었던 식빵, 깜빠뉴를 시작으로 단팥빵과 크림빵을 만든다. 실패한 빵을 버렸는데, 다음날이면 빵이 사라지는 일이 몇 번 벌어지자 창석은 자신의 차의 블랙박스로 범인을 잡고자 촬영을 한다. 그리고 빵을 가져간 것이 신영철의 아들 진우라는 사실을 김포댁을 통해 알게 된다. 신씨가 일을 하다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친 후 술에 의존하며 산다는 사실을 듣게 된 창석은 영철과 진우를 제빵소에 초대한다. 그리고 진우에게 실패한 빵이 아닌 제대로 만든 빵을 대접한다. 창석의 빵을 맛본 영철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줬던 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일을 계기로 영철은 다시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그런 영철에게 창석은 영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그가 재기하기를 돕는다. 라라제빵소를 찾은 고객들과 창석의 빵이 어우러지면 그들의 추억과 현실 그리고 미래를 아우른다. 책 속에 등장한 인물들에게 선사한 빵은 결국 그들을 살리는 빵이 된다. 물론 다시금 빌런 심명진이 출연하여 라라제빵소는 다시금 위기에 휩싸이게 되지만...

사람을 살리는 빵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라라제빵소의 빵을 통해 다시금 희망을 되찾고 일어서는 이들의 모습이 참 향기로웠던 것 같다. 아무런 대가 없이 주었던 선행이 결국 다시 돌아와 그들을 일으키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통해 오랜만에 웃었던 시간이었다. 라라제빵소 2호점의 이야기는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사장이 된 김포댁과 다른 조연들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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