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서를 종종 읽는 편인데, 피해 갈 수 없는 여럿 중 하나가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다. 그럼에도 처음 접한 니체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부정적이었던지라, 니체에 관한 책이나 니체의 저서는 기피 대상 중 하나였다. 시리즈를 차례차례 읽어가는 책 중에 주인공이 니체인 책이 있었는데, 사실 시리즈만 아니었다면 절대 안 읽었을지 모르겠다. 다행이라면 그 책을 읽은 후, 니체에 대한 부정적이기만 했던 이미지가 일부 상쇄되긴 했지만, 여전히 니체의 철학은 쉽지 않고, 뭔가 시니컬하고 신경질적인(?) 어둠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니체의 어록을 담은 이 책의 제목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에서도 왠지 모를 니체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제목에 나도 모르게 반감을 가지고 "그럼 너는 불편하고 살고자 하는가?"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어진다. (이렇게 선입견이 무서운 것이다.)

니체라는 이름 때문에 책을 펼치기 살짝 고민되기도 했는데, 다행이라면 어록집이라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앞의 내용을 이해해야 넘어갈 수 있는, 마냥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라 그 장의 내용을 이해하기만 하면 되기에 확실히 부담감이 적기도 했다. 역시 드문드문 니체구나! 싶은 내용들이 상당수 등장한다. 그럼에도 와닿는 부분들도 있고,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다. 니체이기에, 어떤 면에서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할 수 있겠구나! 하는 나름의 매력도 느껴진다.

가령 이런 부분이다. 055 선함이 지닌 잔인함이라는 제목의 글에 말미다.

선은 개인을 극단적인 자기희생과 내적 갈등으로 몰아넣을 수 있으며,

이는 종종 인생을 견디기 어렵게 만든다.

P. 98

선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아니 부정적인 부분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니체가 마주한 선은 제목처럼 잔인하기도 하다. 선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희생과 고통의 부분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선이 마냥 긍정적일 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체이기에 이런 양면 중 어두운 면을 꼬집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책 안에 담긴 글이 모두 어두운 부분을 꼬집지는 않는다. 112 "좋음"과 "나쁨"의 인지를 보면 이렇다.

오직 "이것은 좋지 않다"라고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삶을 개선할 것이다.

P.158

왠지 이 글을 읽다 보니 더 니체다움을 발견했던 것 같다. 어두움이 있어야 상대적으로 빛이 보인다. 불평과 불만, 고통과 두려움 등의 어려움이 보일 때 반대의 면이 더 눈에 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니체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마주하는 건 어떨까?(이 말은 지극히 내게 하는 말이다.)

참고로 RISE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 또한 시리즈(라이즈 포 라이프)라고 하니, 다음에 만날 책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