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어린이집에서 이미 3년 전부터 특별활동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영어수업을 받고 있는데, 벌써부터 아이는 영어만 나오면 짜증을 낸다. 만화를 좋아하지만, 유독 영어 노래나 영어만화에는 정색을 한다. 그래서 걱정이다. 벌써부터 이런데, 실제 영어수업이 등장하는 3학년 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싶어서다.
너무 얇은 이 책 안에는 그동안 여기저기서 자주 듣던 영어 공부와 반대되는 이야기들이 상당수 들어있다. 어떻게 영어 공부를 시켜야 할까를 고민하는 부모라면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이야기다. 우선 그중 하나가 영어 흘려듣기에 관한 이야기다. 그냥 주야장천 듣다 보면 언젠가 귀가 뜨이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우선은 영어를 틀어놓기만 하자! 이 얘기를 들어본 적 있지 않은가? 나 역시 꽤 여러 번 미드나 CNN 같은 영어방송을 그냥 틀어놓기만 하라는 말을 들었다. 저자는 그래봤자 소용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아이 옆에서 영어를 통역해 줘야 한다고 한다. 근데 나는 그럴만한 능력이 안된다. 그렇다면 영어학원은 어떨까? 영어학원이든 과외든 좋지만, 3개월~6개월 이상 다녀도 늘지 않으면 그만두는 게 좋다고 한다. 그저 마음의 평안을 위해 영어학원을 다니지 말라는 말. 충분히 수긍이 된다.
그렇다면 영어 공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미드를 보면 왜 영어가 안 들리는데, 자막을 보면 이해가 되는 걸까? 바로 우리 귀에 들리는 영어와 책을 통해 배운 영어가 다르기 때문이란다. 우리가 익숙한 영어 발음과 실제 외국인의 영어 발음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에 들을 때는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자막을 보면 이해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미드를 가지고 영어 공부를 하기보다는 우선 기초 수준의 공부를 먼저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단어장을 만들지 말고, 독해를 가지고 영어 단어를 익히라고 조언한다.
약간의 책 선전 같긴 했지만, 저자는 자신의 딸을 가르치면서 영어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딸을 가르치고 있단다. 자신이 경험해 봤기에, 자신이 직접 딸을 가르쳐봤기에 다른 책보다 더 실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만 해도 2,000원이라는 가격에 가장 자주 나오는 1,000단어가 부록으로 담겨있다.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영어에서 손을 놨는데, 아이와 함께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알파벳조차 모르는 아이를 위한 수준별 책도 있다고 하니 그 책부터 시작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