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 이후 - 빅터 프랭클이 남긴 인생 강의
빅터 프랭클 지음, 유영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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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빅터 프랭클 박사 하면 연관되어 나오는 단어가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아닐까 싶다. 늘 위시리스트에 담겨있던 『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아직 못 읽은 상황에서, 이 책을 먼저 만나게 되었다. 전 작을 못 읽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옥과도 같았던 수용소 생활에서 풀려난 후 『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썼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미 그전에 쓴 책일 뿐 아니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들어갈 때 이미 주머니에 자신의 책을 쓴 종이를 숨겨서 들고 들어갔다고 하니 놀라웠다.


  사실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의 강의와 책에는 냉소적이거나 타인에 대한 원망이 가득할 거라는(나라면 그랬을 텐데...) 예상과 달리 따스한 시선이 곳곳에서 묻어났던 것 같다. 특히 무기력하고 우울한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주는 그의 조언은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들이 많았다. 


오늘날의 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지 못하고, 

그렇기에 때로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조차도 알지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거나-이것이 바로 순응주의입니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다른 사람이 시키는 것을) 하게 되지요. 이것이 전체주의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적확한 삶의 목표 상실과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의 부재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어떤 면에서는 풍족한 세대가 주는 여유도 원인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히려 (과도하지 않은) 스트레스의 부재와 당장 의식주조차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내몰렸다면, 자살 충동이 덜 했을 거라는 사실에 대해 자신의 경험(아우슈비츠에서의)과 지난 시대의 모습을 예로 들어 설명해 준다. 





인간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소망은 바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고 실현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자신이 처한 모든 삶의 상황에서 그렇게 하조가 하는 것이에요.

실현할 의미가 있고, 그런 의미를 의식할 때 사람은 기꺼이 고생과 희생을 감내합니다.

긴장과 스트레스를 마다하지 않고 견딥니다.

 책에도 종교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 또한 등장하긴 하지만, 저자는 종교가 삶의 목적 혹은 목표를 잡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스트레스와 고생, 희생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성경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고린도전서 10장 13절

자기 계발서에서 마주할 수 있는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소 혹은 삶을 이끌어가는 영양분이 된다는 말이 빅터 프랭클의 강의에서도 동일하게 나온다. 그런 면에서 꽃길만 걷는 것은 우리의 희망 사항이긴 하지만, 삶의 가치를 알아가고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사실 책의 초반에 빅터 프랭클의 손자가 쓴 글을 읽으며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끔찍한 수용소 생활을 하고 나왔음에도 그의 말에는 타인을 향한 강한 애정이 묻어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아우슈비츠가 있습니다.


 나는 너희보다 더 끔찍한 경험을 했지만, 이렇게 살아왔는데 너희는 왜 그 정도에도 앓는 소리를 하냐?라고 호통을 칠 수 있었을 텐데도 그는 모두에게 이 한마디를 통해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우리가 가진 아우슈비츠를 탈출하기 위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결코 의미 없지 않다. 당연히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삶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해봐야겠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 아우슈비츠를 품고 살아간다. 빅터 프랭클 박사의 강의가 그 시간을 견디고 오늘을 살아갈 힘을 우리 모두에게 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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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루팡
박상민 지음 / 서랍의날씨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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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병원 공포증이 있지만, 의학 드라마를 좋아한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내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집단. 하지만 이 작품은 그동안 우리가 마주했던 의사들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등장한다. 의사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아까운 인간 말종들.


 의료 브로커 구승재는 오늘도 병원 근처 사우나를 통해 들은 정보를 변호사방에 넘겨준다. 이로써 오늘의 업무 종료. 그런 그의 방으로 찾아온 한 남자. 우락부락한 모습이 정말 조폭 같지만, 실제로는 경찰이다. 서울경찰청 의료 전담팀 팀장인 최훈석. 그에게 승재는 알려지면 안 되는 조력자다. 이 둘은 공생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내용을 서로 공유한다. 대놓고 병원에 들어갈 수 없는 입장인 형사인지라, 바로 승재 같은 브로커를 통해 자료를 넘겨받고 그 자료를 토대로 출동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둘은 서로 배신할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서로 일을 하고 있다.  


 사실 승재는 아픔이 있다. 그가 처음부터 의료 브로커는 아니었다. 천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어머니가 다음 날 사망했고, 그 원인은 어머니와 동명의 환자의 약을 승재의 어머니에게 투약한 의료사고가 있었다. 이미 어머니의 시신을 화장했기 때문에 결국 사인은 입증되지 않은 채 사건은 묻히게 된다. 이 일을 경험한 후, 승재는 의료 브로커가 된 것이다. 환자와 보호자가 자신과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어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여동생 승아가 코인 투자로 빈털터리 신세가 되어 돌아온다. 그렇게 승아는 승재의 일을 돕기로 한다. 


 형사 훈석이 승재에게 물어다 준 사건은 소마 대학교병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얼마 전 글라인드에 한 건의 글이 올라온다. 입원 환자들을 상대로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고,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댓글이 여러 개 달린 상태에서 글이 삭제된다. 결국 IP 추적을 통해 이 글이 소마 대학교병원 4층 외과계 중환자실로 통화는 입구의 면담실 컴퓨터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이 글을 쓴 사람이 인턴인 문예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예림은 자신이 이 글을 썼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한다. 바로 이에 대한 조사가 승재에게 맡겨진 것이다. 





실제 의사 출신 작가여서 그런지, 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내용들이 지극히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몇 년 전 전공의(레지던트)의 파업으로 인한 각종 문제들이 불거졌고, 여전히 이 부분은 완전히 해결이 안 된 상태인데 다행히 책 안에는 파업에 대한 여파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중노동에 시달리는 수련의(인턴)과 전공의 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인턴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병원 안에서 벌어진 의료사고는 무엇일까? 기숙사 잠입까지 성공한 승재 남매는 거기서 발견한 인턴들의 학번과 비밀번호를 통해  어렵지 않게 병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병원 내 컴퓨터를 통해 문예림이 교육을 받았던 과를 찾아보는데, 최근에 문예림이 인턴을 했던 산부인과에서는 사망한 사람이 딱 한 명뿐이었다. 그리고 그날은 문예림이 연차였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진다. 과연 글라인드에 올린 글은 예림의 소설일까, 아님 정말 일어난 일이었을까?


  책의 말미에 가까워지면서 그 끔찍한 의료사고의 이야기들이 전면으로 등장한다. 솔직히 의료사고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의료 사고는 실수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건 그냥 대놓고 벌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예림처럼 진짜 환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의사가 다수일 거라는 생각을 가지며 책을 덮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기에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승재의 모습도, 의사로서의 양심을 가지고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리고자 하는 예림의 모습도 참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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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상식의 배신 황준연 다이어트 시리즈
황준연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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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건강검진 이후로 건강관리에 부쩍 관심이 생겼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단 하나로 귀결된다.


  다 이 어 트!!!!!!!!!!!!!!!!!


 다이어트를 하면 가지고 있는 문제의 대부분이 해결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물론 과거에 운동을 통해 꽤 오랜 기간 유지를 했던 경험도 있고, 임신성 당뇨 진단을 받고 출산하는 날 체중이 1kg는 상태로 출산을 했던 경험도 있다. 그래도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나마 임신 중에는 아이가 잘못된다는 자각 때문에 더  빡세게 식단 조절을 했지만, 지금은 아이 대신 늘어난 체중과 뱃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임신성 당뇨 때 식단을 하면서, 가장 효과를 본 음식은  뼈해장국(감자탕) 이었다. 물론 감자와 볶음밥, 수제비 사리 등은 입에 안 대고 잡곡밥 딱 두 숟가락만 먹었을 때였다. 덕분에 아이를 출산할 때까지 뼈해장국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서론이 길었지만, 요즘 관심사가 혈당관리와 다이어트다 보니 과거에 읽지 않던 다이어트 책에 자꾸 눈이 간다. 이 책 전에 읽었던 책에서 문제는 혈당 스파이크!라는 것을 배웠다면, 이 책은 조금 더 간단하고 이해 쉽게 실전 다이어트를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AI 코치(이 선생)의 도움을 받아 다이어트에 성공한 저자의 책인지라,  딱 핵심만 담겨있어서 가독성이 좋았다. 길어봤자 3페이지 분량이기 때문에 100개의 주제라고 하지만 실제 내용은 길지 않다. 또 기억하기 쉽도록 마지막 장에 우리의 상식과 다른 실제 다이어트 상식을 비교해서 표 형태로 만들어놨으니,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때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보통 다이어트하면 강도 높은 운동과 채소 위주의 칼로리 낮은 식단 혹은 먹지 않기! 가 대부분일 텐데, 이 책은 먹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안 먹어봤자 3일 안에 포기하게 될 거기 때문이다. 대신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바꾸기"다. 





 혈당의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분이다. 이 당분이 많이 들어있는 영양소는 바로 탄수화물. 저자는 혈당만 잡아도 다이어트의 반 이상 성공한 것이라고 자부한다. 혈당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거기서부터 문제가 생긴다. 혈당을 잡느라 과부하가 걸린 췌장은 결국 몸에 들어온 영양소를 고스란히 쌓아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지극히 혈당을 높이는 음식을 다른 음식으로 대체하기를 권한다.


  아무리 자연식, 건강식, 무설탕이라고 몸은 뇌처럼 인지하지 못한다. 착즙주스, 쌀 과자, 그래놀라...의 옷을 입은 설탕 덩어리 혹은 탄수 덩어리는 그저 혈당을 높이는 음식일 뿐이다. 밥 대신 감자나 고구마도, 밀가루 빵 보다 좋다고 말하는 통밀 빵도, 살이 덜 찐다고 생각하고 뿌리는 소스와 크루통도 결국은 모습만 다를 뿐 설탕에 비벼 먹는 밥과 동일하단다. 


 솔직히 놀랐다. 우리가 생각했던 다이어트 상식에 벗어나는 이야기들이 책에 한가득 담겨있기 때문이다. 배고플 때 소금물(혹은 소금)을 먹으라는 것도 쇼킹했다. 진짜 배고픈 게 아니라, 전해질이 부족한 것일 수 있다는 말에 나 또한 한번 실천해 봐야겠다 싶었다. 또 하나! 제로 음료나 대체 당운 괜찮을까? 아쉽게도 우리의 뇌는 우리 입에 들어온 단맛을 기가 막히게 안단다. 그래서 단 맛이 들어오는 순간! 아! 이제 식사가 시작되는구나!라고 느끼고 인슐린 분비를 시작한단다. 그러니... 제로 음료라고 안심할 건 아닌 거 같다.


 그 밖에도 다양한 다이어트 상식을 무참히 깨주는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다이어트라는 이름으로  무다이어트 해왔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힘은 힘대로 들고, 결국 빠지지 않는 살에 좌절했던 그 시간 속에는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이 있었던 것이다. 비타민C, 마그네슘, 비타민B 등과 같은 영양제 섭취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안 먹느냐가 아니라 무엇으로 바꾸어서 어떻게 먹느냐가 요요 없는 다이어트의 성공 비결이라는 사실! 꼭 기억하고 적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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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 북극곰 궁금해 31
앨리스 하먼 지음, 샘 웨델리치 그림, 조은영 옮김 / 북극곰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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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우리 아이들은 방귀, 똥 이야기만 나오면 자지러진다. 이 책의 제목 역시 피식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방귀"가 들어가서다. 근데, 이 책 뭔가 좀 특이하다. 그저 그런 웃긴 이야기 모음이 아닌, 과학자들이 실제 연구한 결과가 담겨있는 책이다.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50개의 연구가 이 책 안에 담겨있다. 여기서 이그노벨상이 무엇일까? 우리가 익숙한 "노벨상"이라는 글자를 들어간다. 이그가 뭔가 찾아봤는데, Ig는 ignoble(우스꽝스러운)의 발음과 철자를 따와서 만들었다고 한다.


 책 안에 담긴 수상작들은 정말 읽으면서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만한 것부터 은근 궁금한 것들까지 참 다양했다. 이 책의 제목인 물고기가 방귀를 뀐다고?는 두 명의 과학자가 연구를 했다고 하는데(그중 한 명은 우연히), 방귀를 뀐다고 지목받은 물고기는 청어다. 놀라운 것은 청어가 내는 소리는 방귀가 아니라 사실은 청어들 사이의 비밀 언어였단다. 다른 물고기보다 청력이 뛰어난 청어는 높은 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포식자가 나타났다는 것을 바로 이 소리를 통해 알려준다고 한다. 





 좀 더 실제적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연구도 있다. 어렸을 때 땅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3초 안에 먹으면 괜찮다고 했는데, 책에는 5초 안에 먹으면 괜찮다는 연구가 등장한다. 이 3초와 5초는 어디서 나온 걸까? 싶었는데, 박테리아가 옮겨가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었다. 근데 진짜 5초 안에 먹으면 괜찮은 걸까? 답은 책 안에 있다.


 그 밖에도 스마트 양변기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이 양변기는 소변용 검사지와 대변 형태 등에 대한 컴퓨터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감염부터 암까지 다양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좀 더럽긴(?) 하지만 그래도 별도의 검사를 위한 조치는 필요 없으니 꽤 흥미로운 연구가 아닌가 싶다. 참고로 책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이 연구는 우리나라 사람이 받았단다. 2023년 미국 스탠퍼드대 박승민 박사.




 물에게 좋은 말을 해주면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는 말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책에 등장한 연구는 소에게 이름을 붙여준 목장 주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소들에게 이름을 붙여준 목장은 어떤 효과를 거뒀을까? 놀랍게도 이름이 있는 젖소는 매년 약 250리터(약 1,000컵)의 우유를 더 생산했다고 한다. 이 내용을 보는데 갑자기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났다. 소들도 기분에 따라 생산하는 우유의 양이 달라진다니, 이런 연구는 실생활에도 유용한 연구가 아닐까 싶다.


 흥미로운 이그노벨 상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들이 그저 재미만을 위해 연구하는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은 늘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깨주는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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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리딩 메커니즘 - 보이지 않는 규칙 편
널리즘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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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과연 '효율'과 '속도'라는 잣대 말고도, 

한 사람이 하루를 지탱하기 위해 기울이는 정직한 노력을 읽어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대 시절, 같은 일을 하는데 나는 늘 지엽적인 나무와 그 안에 잎사귀를 볼 정도의 시각인데 비해 나랑 나이가 같은 한 친구는 큰 숲을 보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왜 나는 이렇게 자잘한 것에만 마음이 쓰이는 건지, 내 작디작은 시야에 속도 많이 상했다. 그로부터 두 번의 강산이 바뀌었지만, 나는 여전하다.


 나는 그 답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만나게 되었다. 책에는 3가지 큰 주제가 등장하는데, 내 시야에 대한 이야기는 첫 번째 장에 등장한다. 10단계의 지능(지능이라 표현해서 더 속상했는데, 마지막 장의 정리를 보니 지능은 책임의 다른 이름 혹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의 차이라고 바꿔서 설명한다.) 10단계 중 내 단계는 다분히 3단계 안정과 정체 그 사이 어디쯤이었다. 난 매뉴얼과 절차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이드라인대로 일하는 것을 즐긴다. 당연히 주변에서 고지식하다는 말도 많이 듣고,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FM으로 살았다. 지금 하는 일 역시 자금 관리와 인사관리 등의 업무다. 


 책에서는 이 상식적인 안전지대가 있기에 사회가 돌아간다고 하지만, 나는 늘 이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4단계를 동경하고 있다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되었다. 위 단계로 올라갈수록 소위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당장의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해결 방법이나 제도 개선 등의 큰 틀을 보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란다. 


  책을 읽고 나니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단계가 합쳐질 때 사회가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발전해갈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이런 눈 또한 타고나는 것이라는 생각 말이다. 마치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은 굳이 악보를 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건반을 누를 수 있는 것처럼, 이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라는 생각 말이다. 물론 모든 단계가 장. 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어느 단계가 좋고 나쁘다는 의미가 없었다.로 끝나면 좋겠지만...






두 번째 주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바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호감보다 경계를 푸는 것이다. 반복해서 마주치다 보면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진단다. 우리의 뇌는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인데, 그러다 보니 모든 정보를 익숙한 방식으로 빠르게 정리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다. 즉 뇌는 편하면 안심하게 된다. 바로 호감 역시 이 경계가 사라지고 익숙한 상황에서 많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우연한 눈 맞춤,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몸짓이나 행동 등이 닮아가는 동기화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그중 하나는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고 심장이 뛰는 상황이 과연 이성적인 판단의 결과인가? 하는 것이다. 이 중에 상당수는 착각일 수 있다는 사실! 이 또한 뇌의 착각이라고 볼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뇌는 익숙하고 편한 것을 좋아한다. 근데 심장이 뛰고 몸이 요동치는 상황은 다분히 불편하고 긴장된 상황이다. 우리 몸의 익숙하지 않은 반응이 단지 내 앞의 그 사람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 또한 세 번째 주제에서 다룬다.)을 인정하지 않고 그것을 호감으로 연결시킨다는 데 있다. 





세 번째 주제에서는 우리의 선택의 영향을 미치는 외부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3장은 마케팅 쪽 일을 하거나 연애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도 좋겠다. 조명과 소리, 공간과 색, 온도와 향기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 따라 우리의 선택은 영향을 받는다. 이런 환경을 미리 손대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상대를 이끌 수도 있다는 사실. 물론 티 나지 않는 준비가 필요하긴 하다. 우리는 말만큼 우리의 오감으로 느끼는 여러 감각들의 끝없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네 번째 주제는 지극히 돈에 대한 이야기다. 어쩌면 그동안의 3개의 주제를 아우르는 정리라고 볼 수도 있겠다 싶다. 유난히 경제학 용어들이나 이론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 장을 읽고 나니, 갑자기 씁쓸해졌다. 1장에서 모두가 바라보는  지능의 차이를 그저 차이라고만 느끼고 말기에는 뼈아픈 이야기가 곳곳에 담겨있다. 같은 돈이라도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10년 20년 후의 재정구조는 크게 달라진다. 또한 부모의 부가 자녀에게로 옮겨갈 때도 마찬가지다. 이래서 흙 수저와 금수저의 차이는 어느 순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벌어져있음을 보게 된다. 물론 책은 어디에 투자해야 한다고 대놓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읽는 순간 알게 된다. 같은 돈을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과 통장에 넣어둔 사람의 10년 후의 부의 차이를 말이다. 책에서는 이 부분을 피케티의 주장을 통해 설명한다. 빠르게 그 부분을 캐치하고, 그 부분을 알아가는 사람과 그저 평범하고 안전한 상황만을 추구하는 사람의 차이를 읽으며 꽤나 씁쓸했다.  이직에 대한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시작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결정되는 것 또한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는 것에 따른 기회비용 혹은 두려움이 만들어 낸 효과라는 사실이 한편으로 구슬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책 안에는 심리학과 경제학, 역사와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이어진다. 지금의 내 선택과 과거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내 모습은 결코 우연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그들이 괜스레 부러워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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