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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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결혼 전까지 독립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친구들과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나 자취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살면 어떨까?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지금도 한 번씩 궁금함이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그 기분을 느꼈다. 여성 4명이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 송사리 하우스. 1층 거실에 있는 작은 어항에 송사리들이 살고 있어서 송사리 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 집에는 주인의 딸이자 부동산 기업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이쿠시마 유즈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배우 미야타 나치, 같은 회사를 다니는 오야이즈 가에데와 나 엔도 하루카가 살고 있다. 나름 별문제 없이 함께 살고 있는 이들 앞에 갑자기 재개발구역으로 선정됨의 인해 셰어하우스를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녀들의 이야기가 각 장을 이루며 이어진다.

엔도 하루카는 그림 같은 연애와 사랑을 꿈꾼다. 우연히 자신이 떨어뜨린 물건을 주어주면서 만나게 된 남자와 다시 재회하면서 하루카는 그와의 관계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며칠을 그 남자와 함께 보내면서 연애를 하고 있다고 느끼는 하루카는 갑작스러운 감기로 조퇴를 하고 집에 들어온 날, 그 남자가 나치와 함께 나체 상태로 있는 걸 알고 충격에 빠진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하루카는 나치에 대한 감정까지 안 좋아진다. 하지만 마음을 접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하루카. 며칠 후 하루카를 기다리고 있는 나치를 만나게 되는데...

미야타 나치는 배우다. 보기에도 눈이 가지만, 이렇다 할 작품에 출연할 정도로 인지도가 있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꾸준히 오디션을 보는 중이다. 그러던 중,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채널의 담당자와 인사를 할 기회를 얻은 나치는 담당자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담당자가 나치에게 노출이 많은 연기를 할 수 있냐는 물음을 던지는데...

오야이즈 가에데는 엔도 하루카와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가에데는 하루카가 보기에도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다. 자신의 역할을 물론 후임들을 지도하는 팀장의 역할도 무척 잘해내고 있기에, 남은 물론 자신도 자신의 업무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그런 가에데는 오래 사귄 남자친구로부터 프러포즈를 받게 된다. 기쁘긴 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의 커리어가 무너질 거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이쿠시마 유즈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송사리 하우스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이 적성에 딱히 맞는 것은 아니다. 거기다 다들 모르지만, 유즈는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다. 당장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에서 유즈는 여러 가지로 머리가 아프다. 과연 유즈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을까?

네 명의 여성은 모습도 생각도, 하는 일도 다 다르다. 또한 나만의 고민을 가지고 있다. 그녀들은 1년여 남은 송사리 하우스의 멤버들과 함께 자신의 앞에 놓인 문제들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각자의 개성만큼 다른 문제들 속에서 그녀들의 이야기는 각자의 결론에 다다른다. 그 나이이기에 가질 법 한 고민들과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일궈나가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아이돌 생활을 했다고 하니, 그런 면에서 그녀들의 모습에 자신의 이야기가 일부 투영되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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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포막 안으로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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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실 세상에서의 강력한 믿음은 그 어떤 진실도 가볍게 눌러버린다는 것을.

그러나 김서연은 이 명제를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진실이 믿음을 이길 거라 믿는 사람이었다.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았다. 세포막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표지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과학이 가미되어 있다. 화학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학위를 준비하는 7년 차 영실 대학교 조교인 김서연은 빅터 우 교수를 대신해서 학부생에게 강의를 마친 후, 후배인 임지윤의 연락을 받는다. 그들은 TPDD치료제 연구를 하고 있다. 임상결과가 좋게 나오긴 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신약개발은 상당한 돈이 드는데, 그들의 연구과제는 유전자가 위와 같은 최신 이론이 아닌지라 제약회사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겨우 중소기업인 무궁 화학의 도움을 받아 광개토 대학교병원을 빌려 임상 및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날도 무궁 화학 쪽 담당자인 문지혁대리가 이들을 찾아왔다. 이들이 개발한 TPDD치료제의 임상을 위해서였다. 날카로운 말들이 오고 가고, TPDD 환아들이 들어왔다. 첫 번째 환자에게 주사를 놓은 후, 두 번째 환자를 만났는데 손목에서 아직 낮지 않은 바늘 자국을 발견한 서연은 이상함을 느낀다. 일주일 전에 놓은 주사자국이라기에는 시일이 상당히 지났음에도 너무 선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찜찜함에 투약 일정이 미뤄지고, 문대리는 이 상황에 짜증을 낸다. 그러던 중, 갑자기 코드블루와 함께 임상 중인 환자들이 발작을 일으키며 죽는 사건이 펼쳐지게 된다.

사실 TPDD는 한 가지 생각과 한 가지 말 밖에 하지 못하는 환자로, 법이 개정된 후에는 태아 시절 선별 검사를 통해 낙태를 하기도 하는 질병이다. 그리고 그날. 서연은 자신의 뱃속에 자리 잡은 13주 차 태아 단단이의 TPDD 의심 소견을 받게 된다. 왜 하필 TPDD였을까?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와 같은, 그래서 그 병으로 고통받는 가족들과 환자들을 수없이 만났는데 말이다. 서연은 단단이를 포기하려고 한다. TPDD를 앓는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었다. 자신의 의견을 남편인 윤태구에게도 알린다.

사실 유명한 배우인 윤태구는 서연만 알고 있는 아픔이 있었다. 바론 신약이라 선전했던 마약의 피해자였던 것이다. 세계적인 제약회사 치니코프 제약의 약품을 카피해서 만든 국내 1위 제약회사 제멜제약이 만든 약 때문에 여전히 소송 중인 사건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서연은 제멜제약으로 직접 들어가서 해당 자료를 확인하려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게 쉽지 않다. 갑자기 식약처장으로부터 영실 대학교의 임상실험 자체가 취소를 당하게 된다. 이 일로 빅터 우 박사와 임지윤 모두 패닉 상태가 된다. 프랑스의 앙투앙 드마르크 교수가 서연의 팀과 같은 TPDD치료제 연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서연은 드마르크 교수를 찾아 나서지만, 교수는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다. 결국 그의 조교를 수소문하지만, 공포에 휩싸인 조교는 라틴계 남성에 의해 살해되는 지경에 처하게 되고, 서연은 겨우 몸을 피한다. 근데 갑자기 학교 산학 천에서는 서연 팀이 연구하고 있는 신약개발을 제멜제약과 함께하게 되었다는 통보가 온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태구가 중독되었던 마약제를 담당했던 차석진이 책임연구원으로 나타나게 된다. 석진을 보자마자 다시 서연은 이가 갈린다. 결국 해당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앞으로 해당과의 학생들을 제멜제약에 입사시켜주고, 성공보수를 지급하겠다는 제멜제약 측 말에 빅터 우와 서영은 같이 연구를 진행하기로 하지만, 서연은 그 안의 검은 속내를 간파하게 된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신약의 배합률을 빼앗길 상황에 처한 서연은 자신이 연구한 신약을 마셔버리게 되고, 그 일로 260g 남짓한 단단을 출산하게 된다. 근데, TPDD를 앓고 있는 단단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게 되는데...

사실 모성애는 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 또한 경험했지만, 자신의 뱃속에 생긴 생명에 대해 별다른 애정 없이 물건처럼 취급하는 듯한 서연의 모습에 적잖게 당황스러웠다. 물론 그런 여론을 인식한 것인지, 서연이 단단을 향한 말을 통해 그런 모습을 조금씩 지워가려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모를 이질감을 가졌던 것은 지울 수 없었다.

믿음이 진실을 앞선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던 서연은 과연 자신의 신념을 지켜낼 수 있을까?

자신의 자녀를 세기의 천재로 만들고 싶다는 탐욕과 진실보다 당장 자신의 눈에 보이는, 자신의 생각에 매몰되어 거짓을 진실로 만들고자 혈안이 된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 편승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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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수업 - 대영박물관에서 다니엘 읽기
박양규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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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성경의 인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다니엘이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 다니엘은 실수가 나오지 않는, 그래서 완벽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주일학교 시절부터 배웠던 다니엘과 세 친구에 대한 말씀이나, 어린이 찬송가에 등장하는 사자굴에 갇혀있던 다니엘 같은 가사를 통해 다니엘 하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지켰던 인물임을 기억하고 있다.

모태신앙이었던 터라, 어린 시절부터 성경의 말씀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터인지라, 성경 속 등장인물이 신화 속 인물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반대로, 만약 불신자 혹은 성경을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한 편으로는 허무맹랑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며칠을 굶은 사자가 사람을 잡아먹지 않고, 갑자기 흐르던 바다가 반이 갈라지고,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상황은 아무리 이성적으로 이해하려 해도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성경은 우리나라가 아닌, 이스라엘의 상황을 담고 있기에 더 그렇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성경 속 다니엘의 실제 삶을 대영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유물들을 통해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소설이나 신화처럼 만들어낸 픽션이 아닌 정말 세계사 속에 살아 숨 쉬었던 다니엘과 그의 시대를 조명할 수 있는 책이다.

우선 이 책은 다니엘이 살았던 시대를 구체적인 세계사의 연대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를 뒷받침할 만한 대영박물관의 유물들을 통해 성경 속 다니엘과 성경이 얼마나 정확하게 해당 내용을 서술하고 있는지를 만날 수 있도록 설명해 준다. 물론 이 책은 세계사나 도슨트가 쓴 정보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책은 다니엘서 속에 숨 쉬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실제 역사를 통해 다각도로 만날 수 있도록 서술한다. 단지 실제 역사 속 장면만이 아닌, 그 장면을 이루는 모든 시공간을 만드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숨결을 각 장마다, 각 시간마다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목사가 쓴 신앙서적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역사문화서적으로 분류하고싶다. 신앙의 측면을 넘어서 세계사 속의 실제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이성과 신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이 아닌 실제 시공간 속에서 살아 숨쉬었던 다니엘과 이스라엘의 역사를 우리의 눈에 보이는 유적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덕분에 더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고, 그 안에 살아 숨 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목도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대영박물관을 찾아 책을 통해 만났던 유적들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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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걸작은 만들어진다
톰 행크스 지음, 홍지로 옮김 / 리드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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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나라도 연예인들이 쓴 책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 그중 대부분이 에세이집이다. 배우 차인표가 쓴 장편소설이 한동안 화제가 되었는데, 이 책 역시 배우 톰 행크스가 쓴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영화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톰 행크스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하나밖에 없다. 꽤 오래전에 나온 영화였는데, 아마 나 말고도 톰 행크스 하면 떠오르는 영화로 꼽는 포레스트 검프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번 더 영화를 찾아봤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책의 표지에 벤치에 앉아있는 남자와 그 옆에 가방 그림이 바로 포레스트 검프의 공식 포스터였다는 사실이다! 실제 원작의 표지도 같은 것인지, 우리나라만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나 흥미로웠다.


  처음 쓴 소설이 이렇게 두꺼운 벽돌 책이라니! 아무래도 본인이 실제 겪은 영화판의 이야기이기에, 더 실제적으로 그리고 있다 보니 책의 두께가 이렇게 두꺼워진 것이 아닐까 하는 뇌피셜을 해본다. 유명한 영화감독 빌 존슨과 그가 이번에 만들게 된 작품의 원작자이자 강의도 하고 있는 로버트 앤더슨(로비)의 이야기가 초반에 등장한다. 사실 책이 시간 순서대로 가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헷갈렸다. 마치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했다가 다시 현실로 복귀해서의 순서라고 이해하면 빠를 것 같다. 로비의 작품을 여럿 보았던 빌 존슨은 직원인 얼 맥티어를 통해 로비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에덴 시리즈 3편을 성공으로 이끈 유명 영화감독 빌 존슨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여전히 타자기를 사용해 답변을 하는 괴짜 감독 빌 존슨과 그의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늘 만년필을 고수하는 만화가 로비(다른 이름은 트레브 보르). 로비가 그린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위해 이들은 로비가 태어나기 전, 부모들의 연애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상당히 장황한 과거를 설명하는데 앞 페이지를 투자한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는데, 로비가 만화가로 살아가게 된 계기가 된 외삼촌 밥 폴스의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어서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겪어내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이야기가 이 책 안에 담겨있다.


  그저 멋지게만 봤던 영화감독의 애환이 특히나 눈에 띄는데, 그저 멋진 영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수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작품의 성공(실제로는 흥행을 통한 상당한 수익)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서, 각본을 좀 더 디테일하게 만들기 위한 밑 작업, 각본에 등장한 장소를 실제 영상으로 표현해 내기 위한 섭외, 작품과 찰떡인 배우 섭외 그리고 예산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찍어야 할 날짜까지 하나하나 나열하는 것만 해도 머리가 아픈데, 책 안에는 바로 그 부분을 각 작업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장편소설이라 하지만, 어찌 보면 영화 한 편의 제작을 위한 다큐로 보이기도 하는 건(물론 이 책의 저자가 톰 행크스이기 때문에 더 그렇긴 하다.) 내 착각이 아닐 것이다.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면서부터 영화에 대한 평이 구구절절 나오는데,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안에 감춰져있던 많은 제작진들의 수고와 땀을 한번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 것 같다. 책 초반에 로비가 한 표현은 톰 행크스를 비롯한 영화인들이 하고 싶은 말이었던 것 같다. 


난 어떤 영화도 싫어하지 않습니다. 

싫다는 감정을 합리화하기에는 영화는 너무 만들기 어려운 법이거든요.

제아무리 형편없는 실패작이라고 해도요.

 

  책 중간중간 곁들여져 있는 만화를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다. 책 안에 등장했던 내용들에 대한 만화기에 몰입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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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품격
김기석 지음 / 현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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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증오의 씨를 심어 평화를 거둘 수 없다.

바람을 심는 이는 광풍을 거두기 마련이다.

 내 문제에만 갇혀 지내다 보니 자꾸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기분이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책을 읽지만, 이 또한 내가 좋아하는 장르만 골라서 읽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에세이라 하지만, 에세이기도 하지만 사회비평서 기도 한 이 책은 사유와 성찰이라는 말은 깨달음을 주는 글이 많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전반부는  생각을 환기시키는 글이 많았기에 사회비평으로, 중후반부는 에세이로 보면 좋겠다. 


 개신교인이지만, 스님이 쓴 책이나 신부님 혹은 수녀님이 쓴 책도 즐겨읽는다. 물론 목사님이 쓴 책을 그래도 가장 많이 읽는 편인데, 개신교인으로 읽기에는 탁월하지만 타 종교인 혹은 무종교인에게 추천하기에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아무래도 종교적 색채가 가장 진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사회 전반에 걸친,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 보기에도 깊이 있는 주제를 통해 반성과 성찰을 논하고 있기에 선입견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저자가 목사이기에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 중 일부는 성경을 인용하거나,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인용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예시로 사용했기에 읽어나가기에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 편이다.


 비교적 요 근래의 글들이 많다. 2021년부터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월간 에세이에 게재된 글을 모아서 책으로 엮었다 하는데, 2023년부터 올해까지의 글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각 글의 말미에 게재된 날짜가 적혀있기에, 참고하면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책의 전반부에는 특히 선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정치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렇다고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발언들이 있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극히 현실적인, 어느 정당이 들어도 될만한 비판들이니 말이다. 선거철에 관한 이야기나, 선거 이후에 모습들에 대한 부분들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장애인 단체의 시위에 대한 내용도 등장하는데, 솔직히 나는 좀 반대적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시위로 인한 불편함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한 승객의 말을 들으며 나 또한 많이 공감했는데, 시위 때문에 출근시간이 더 걸리는 관계로 평소보다 30분에서 1시간 일찍 어린이집에 새벽 등원을 하는 아이들이 입는 피해는 누가 보상할 거냐는 물음에 시위 단체는 아무 대답도 못했다는 기사였다. 물론 책 안에서 저자가 이야기 한,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자는 사유라면 나 또한 이해가 된다. 하지만 현재의 시위단체는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는 상황인데, 그에 대해서 뚜벅이 직장인을 포함하여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이 과연 불편을 감수하는 게 옳은 일인지에 대한 비판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밖에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나 정인이 사건 같은 내용들뿐 아니라 우리 삶에서 고민이 되고 깊이가 필요한 부분들에서 인생을 먼저 살아 본 선배로서의 밀도가 큰 생각들도 만나볼 수 있다. 외로움, 탐욕, 분주함, 고통, 인간관계 등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삶의 문제들이 책 안에 고스란히 풀어져있다. 읽으면서 환기가 되기도 하고, 채찍이 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생각할 내용들이 점점 많아진다. 그렇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깨달음도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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