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날 정도로 가슴 떨리는 클래식 - 음악을 듣는 순간, 인생이 들리기 시작한다
구루마다 가즈히사 지음, 박세미 옮김 / 더웨이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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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음악회를 다녀왔다.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꽤 오래 피아노를 배워서 클래식 연주회를 좋아했다. 결혼 후 아이들이 태어난 후로부터 책을 제외한 각종 문화생활로부터 멀어졌다가 근 10년 만에 다녀온 음악회였다. 물론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도 나오고, 조금은 소란스러운 음악회긴 했지만 너무 좋았다. 연주곡 중 한 곡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었다. 바로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이었는데,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와 클라리넷 그릭 타악기가 전부였음에도 그 강렬한 울림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진짜 전율과 벅차오르는 감동에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이 정말 내가 그날 들었던 음악을 고스란히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정말 오랜만에 경험하는 눈물 날 정도로 가슴 떨리는 클래식. 이 책 안에도 그런 음악들과 음악가들의 이야기가 가득 차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소개하는 음악가는 모두 10명이다. 그리고 이 음악가들은 저자와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일본 출신의 성악가로 지금은 독일에 살고 있단다. 마치 클래식 클라우드처럼(클래식 클라우드라고 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한 인물과 연관된 지역을 여행하며 그 인물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아보는 시리즈다.) 저자가 거주하거나 여행을 통해 만났던 음악가들과 그들의 음악을 책을 통해 소개해 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등장하는 음악가들의 음악들이나 삶의 궤적이 겹치기도 하고, 또 본인이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음악과 함께 어우러진다.





 책에서 소개하는 음악가들은 물론 우리도 익숙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이 상당하다. 가령 바흐가 이직이 잦았던 것도, 20명의 자녀(성인이 된 자녀는 10명이란다ㅠ)를 비롯한 가족의 이야기, 바흐라는 이름을 알파벳으로 표현하면(BACH) 2138인데, 그 합인 14를 음악 속에 서명처럼 숨겨놓았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사실 바흐가 지금 우리에게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며, 클래식 음악가 중 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고 대단한 음악가지만, 당시에는 헨델이나 텔레만보다 평판이 높지 않았단다. 그 안에서 많은 가족들을 부양하며, 또 라이프치히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음악감독이자 교사)로 매주 예배용 곡인 칸타타를 작곡하는 일을 5년간 꾸준히 해왔다는 사실만 해도 정말 성실하고 대단한 음악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브람스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예전 피아노 학원의 피아노 선생님 방 이름이 브람스여서 그런지 브람스는 내게도 친숙한 음악가다. 그와 스승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의 이야기는 사실 이미 익숙하긴 한데, 그녀를 위해 만든 음악들의 이야기는 안타까움과 함께 짝사랑의 최고봉(?)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친구의 연주회에서 처음 만났던 라흐마니노프도 이 책에 등장한다. 사실 그가 러시아 사람인 걸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그리고 지휘자로 활약한 라흐마니노프의 실제 연주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웠다. 나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유튜브를 통해 찾아서 직접 들어보기도 했다. 곡 중에는 잡음이 섞여있는 것이 있긴 하지만 대 작곡가의 작품을 이렇게라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되기도 했다. 


  클래식을 감상하면서 들었을 궁금증이나 알아두면 더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칼럼 식으로 각 장의 말미에 나온다. 어떤 면에서는 클래식이라는 음악을 조금 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겠다 싶다.


 지금이야 유명한 음악가들이지만, 당시에는 그들도 때론 밥벌이의 고단함을 느끼고 실패의 중압감 속에 살기도 했다. 매일매일 주어지는 일들 속에서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가기도 했고, 깊은 슬럼프에 빠져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하는 등 평탄치 않은 삶의 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고통 이후에 나온 음악은 이 책의 제목처럼 눈물 날 정도로 가슴 떨리는 음악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연주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 등이 같이 들어있음 좀 더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독자 스스로 마음의 드는 연주가의 음악을 찾아서 듣는 것도 좋을 듯싶고, 특히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곡을 찾아서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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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요원 레너드 우리 고전 2 - 장화홍련전·가시리의 미스터리 속으로! 비밀요원 레너드 우리 고전 2
이향안 지음, 팀키즈 그림, 강용철 감수 / 아울북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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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만나는 비밀요원 레너드 시리즈였는데, 아이는 이미 익숙한 책이었다. 그것도 우리고전 1권을 이미 읽었다며, 2권이 나왔네? 하는 반응에 좀 민망했다. 역시 재미있는 책은 아이들이 먼저 아는 법인 가보다. 나는 몇 명 우리의 전래동화를 제외한 고전 작품들을 초등 고학년에 처음 만났던 것 같다. 그것도 교과서를 통해서! 수능시험을 준비하면서 고전 작품들이 지문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고전 = 어렵고 재미없다는 이미지가 박혀버렸다.


  사람도 그렇지만 공부도 첫인상이 중요한 것 같다. 시험을 위한 책이 아닌 취미나 흥미로 책을 읽는다면 평생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본다. 학습만화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만화를 통해 접하면 조금 더 편하게 해당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과목 든, 분야 든 가능하면 아이가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비밀요원 레너드 우리고전 시리즈는 아이에게 고전은 어렵고 따분한 게 아닌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동화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사실 장화홍련전은 익숙하게 알고 있지만, 가시리는 교과서를 통해서 나 처음 접하게 되다 보니 아이가 가시리를 어떻게 이해할지 궁금했다. 나 역시 가시리를 고등학교 수능시험을 준비하면서 배웠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고려가요라는 것과 가시리의 내용 정도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가시리를 만났다고나 할까?


  기왕이면 독후 활동도 병행하면 더 좋지 않을까?(참고로 우리 아이 학교는 독서를 무척 권장하는 학교로, 매일 수업 전 일정 시간 독서 시간도 주어지고, 도서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독후감 숙제를 하고 있는데, 바로 이번 주 책은 레너드였다!) 싶기도 하다. 물론 아이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도 좋지만, 책의 내용을 조금 더 기억할 수 있느 프로그램이 있다면 더더 좋을 거 같은데~바로 이 책에는 QR코드를 통해 독후활동지를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꼭 참고해 보자.






비밀요원인 레너드는 두 번에 걸쳐 우리 고전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레너드와 함께 사건 속으로 들어가 해당 고전의 내용들을 이해하고 레너드에게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면서 고전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각 고전 말미에는 레너드가 조사한 고전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등장하니 한 번 더 중요한 내용들을 정리해 볼 수도 있다. 또한 나라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생각들을 통해 논술 실력도 늘릴 수 있다. 생각하고 토론하고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또한 별책부록처럼 나와있는 우리고전 깊이 읽기를 통해 고전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알아보고 생각해 볼 수 있기에 단순히 고전 읽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어능력 향상과 문해력, 독해력도 같이 늘릴 수 있겠다. 3권에서는 어떤 우리 고전이 소개될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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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미스터리 세계사 지도로 읽는다
역사미스터리클럽 지음, 안혜은 옮김 / 이다미디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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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역사를 좋아한다. 그리고 추리물도 좋아한다. 역사와 미스터리 추리가 합쳐지면 얼마나 흥미로울까?! 바로 이 책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교과서를 통해 배운 지식이 정말 진실일까?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다고 이 책은 가짜 뉴스나 세계 곳곳의 기이한 이야기를 모은 책도 아니다. 참고로 책을 읽으면서 한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이 책이 바로 그 프로그램 같은 느낌을 물씬 풍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계사 이야기들은 대륙을 기준으로 나누어진다. 유럽/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의 역사 속에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만 모아두었다. 예를 들자면 유럽의 경우 플라톤의 아틀란티스 대륙의 정체나 영국의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실종사건에 관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성경 속 이야기가 각 대륙에서 등장하는데, 대부분 아프리카 쪽에 몰려있긴 하다. 노아의 방주는 과연 진실일까? 이에 대한 실제 근거가 제시된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길가메시 서사시 속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마주할 수 있는데, 실제로 흑해 대홍수 설아 근거들이 족족 발견되는 걸로 볼 때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사실일 거라 이야기한다.


 사실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우리나라도 등장한다. 바로 백두산 화산 폭발과 발해 이야기에서 말이다. 크게 융성하던 발해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 궁금하지 않은가? 책에는 백두산의 화산 폭발 시기와 발해의 멸망 시기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일본의 마치다 교수는 백두산 분화의 재가 일본에서도 발견된 것을 통해 화산 폭발이 발해 멸망의 근거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더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타난다. 과연 발해는 정말 백두산 폭발 때문에 멸망한 것일까?






그 밖에도 삼국지 속 적벽대전의 위치나 콜럼버스 보다 아메리카를 먼저 발견한 중국의 정화 이야기, 버뮤다 삼각지대의 미스터리, 소년 왕 투탕카멘의 저주의 진실 등 궁금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책 안에 가득하다. 아메리카 이야기 속에서는 미국의 암살로 생을 마감한 두 대통령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를 만나볼 수 있다. 링컨 대통령의 죽음도,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도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이고 관련한 수사자료는 2039년에 공개가 된다고 하니, 좀 더 기다리면 과연 진실을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흔히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사 속의 이야기들 역시 승자들의 역사다. 그렇기에 어떤 면에서 진실이 교묘히 가려져 있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세계사가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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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 현북스 청소년소설 24
이루하 지음 / 현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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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백제의 왕릉 중 가장 유명한 무령왕릉. 책의 표지 가득 무령왕릉이 등장한다. 그리고 우리의 아픈 역사의 이야기가 책 가득 펼쳐진다. 1930년대 일제에 의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리고 이 책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실제 공주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다. 책 안에는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 당시 공주고보의 교사였던 일본인 가루베 지온은 교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어린 학생들을 문화재 도굴에 참여시킨다. 이 책의 제목인 두더지 역시 땅굴을 파고 문화재를 약탈하는 그의 별명이자, 그의 위력에 그가 시키는 대로 하게 되는 한 학생의 별명이기도 하다.




공주고보를 다니는 이재섭은 일본인이자 일본어 교사인 담임 도쿠로에 의해 향토연구반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재 약탈을 돕고 있다. 일본인이기에, 앞으로 교사가 꿈이기에 재섭은 도쿠로가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그리고 그날, 동생인 윤섭과 민교가 뒷산 언덕에 갔다가 왕릉을 발견한다. 자랑스레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윤섭의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 상헌은 언덕으로 향한다. 이야기를 같이 들은 재섭은 도쿠로에게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사실 교사라고 하지만 도쿠로는 우리의 문화재를 도굴하여 팔아먹는 호리꾼으로 불린다. 자신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향토연구반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시켜 직접 왕릉 등에 들어가서 문화재들을 가지고 나오게 하고, 들어왔던 흔적을 지워버리라고 시키는 등 악랄하게 우리의 문화재를 훼손하는 인물이다. 


  결국 도쿠로는 먼저 도착한 재섭의 아버지 상헌과 민교의 아버지 덕구를 도굴꾼으로 몰고, 자신의 아내를 추행했다는 죄목을 뒤집어 씌워 이들이 자신이 도굴한 것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한다. 옳지 않은 일을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모른 척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던 중 일본인 학생 다케오가 재섭을 괴롭히고 그 일로 싸움이 벌어졌는데, 재섭의 책상에 있던 잉크병이 떨어지면서 깨진 병에 다케오가 다친다. 일본인 학생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결국 재섭은 퇴학을 당하게 된다. 교사의 꿈을 꾸고 있던 재섭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다케오는 재섭을 도와주겠다는 말로 재섭을 이용해먹기만 하는데...





시장에서 장어를 팔고 있지만 아버지 상헌은 서당에서 글을 가르치던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우리의 문화재와 문화를 지키는 것에 진심이었지만, 도쿠로는 그런 재섭의 가족을 이용해 먹기만 했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쓰레기 취급하는 도쿠로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사라져 버린 많은 문화재들 앞에 씁쓸한 감정이 자꾸 솟아났다. 


책의 제목인 두더지는 실제로 문화재 약탈을 했던 일본인 가루베 지온의 별명이었다고 한다. 햇빛이 없는 지하 속을 파고들어 우리의 문화재를 훔쳐 갔던 그의 모습을 표현한 것인데, 결국 재섭이 이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도쿠로의 앞잡이이자 도쿠로가 시키는 대로 한다는 뜻으로 작은 두더지라고 불렸던 것이다. 


소중한 것을 지키겠다는 마음과 용기가 모여 결국은 우리의 것을 지킬 수 있었던 이야기를 읽으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당장의 내가 받는 피해나 어려움, 부끄러움으로부터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이들의 모습이 결국은 무령왕릉을 비롯한 우리의 문화재를 우리 곁에 둘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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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마중 온 날 책고래마을 67
이은아 지음, 남성훈 그림 / 책고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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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맞벌이셨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아무도 없는 텅 빈집. 그렇다고 엄마가 있는 집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엄마가 계시다는 건 엄마가 아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모님이 개인사업을 하셨기 때문에,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와주셨다. 나중에 알았는데, 아빠가 학교에 우산을 가지러 주러 오실 때는 꼭 옷을 갈아입고 오셨단다. 혹시나 친구들 보기 부끄러우면 안 되니까 말이다. 물론 아빠가 부끄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기계를 만지셨어서 옷에 늘 기릿고라고 하는 분철들이 가끔 묻어있는 날이 있었던 기억은 있다.


 부모님은 늘 우산을 두고 가셨다. 학교 끝나고 교문 앞에서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엄마들의 모습이 내게는 늘 동경하는 한 장면이기도 했다. 1학년 때를 빼곤 공개수업에 오신 적도 없다. 그래서인지, 내 기억 속에도 공개수업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런 나 역시 맞벌이기에 우산을 들고 아이를 마중 나갔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3학년까지 공개수업은 반차를 내거나 재택 신청을 하고 갔다. 예쁘게 꾸미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아이의 모습을 눈에 담고 싶어서다.






 공개 수업이 있던 날. 친구들의 부모님들은 모두 뒤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모두가 열심히 손을 들고 발표를 했지만, 나는 가만히 앉아있었다. 우리 부모님은 안 오셨기 때문이다. 하필 공개수업을 마치고 나자 비가 오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하나 둘 부모님의 우산 속으로 들어가 하교를 한다. 하지만 나는 혼자다.


 여기까지만 보면 너무 슬픈 날이다. 다행이라면 나는 우산이 있었다는 것. 


 혼자 우산을 쓰고 집으로 향하는 길. 속상하고 외로운 마음이 아이를 가득 채운다. 터벅터벅 길을 걷다 보니 숲 냄새가 들어온다. "첨벙" 물웅덩이를 한번 밟았는데 그 경쾌한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어차피 젖은 신발이니 갑자기 무모한 용기가 생긴 걸까? "첨벙첨벙 참방참방!" 물웅덩이로 돌진하는 아이. 그렇게 아이는 비와 친구가 된다. 이제는 아이가 비 마중을 나온 상황이 되어버린다.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비를 머금은 숲의 냄새, 젖은 흙의 감촉과 흙냄새, 비를 머금고 활짝 핀 꽃이 떠오른다. 책을 읽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각족 감각들이 하나 둘 떠오르면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아이의 부모님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 모든 상황 속에서 속상했던 아이가 비 마중을 다녀온 후,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즐거웠다는 사실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의 마음처럼 비는 어느새 사라지고 만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비 오는 날의 하굣길에 대한 풍경과 이 책 속에서 그리는 풍경은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이 보였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과 행동이, 표정이 바뀌는 것을 보며 안도의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아이에게 오늘은 과연 어떻게 기억될까? 적어도 찝찝하고 꿉꿉한 날로만 기억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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