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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 ㅣ 현북스 청소년소설 24
이루하 지음 / 현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백제의 왕릉 중 가장 유명한 무령왕릉. 책의 표지 가득 무령왕릉이 등장한다. 그리고 우리의 아픈 역사의 이야기가 책 가득 펼쳐진다. 1930년대 일제에 의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리고 이 책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실제 공주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다. 책 안에는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 당시 공주고보의 교사였던 일본인 가루베 지온은 교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어린 학생들을 문화재 도굴에 참여시킨다. 이 책의 제목인 두더지 역시 땅굴을 파고 문화재를 약탈하는 그의 별명이자, 그의 위력에 그가 시키는 대로 하게 되는 한 학생의 별명이기도 하다.

공주고보를 다니는 이재섭은 일본인이자 일본어 교사인 담임 도쿠로에 의해 향토연구반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재 약탈을 돕고 있다. 일본인이기에, 앞으로 교사가 꿈이기에 재섭은 도쿠로가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그리고 그날, 동생인 윤섭과 민교가 뒷산 언덕에 갔다가 왕릉을 발견한다. 자랑스레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윤섭의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 상헌은 언덕으로 향한다. 이야기를 같이 들은 재섭은 도쿠로에게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사실 교사라고 하지만 도쿠로는 우리의 문화재를 도굴하여 팔아먹는 호리꾼으로 불린다. 자신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향토연구반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시켜 직접 왕릉 등에 들어가서 문화재들을 가지고 나오게 하고, 들어왔던 흔적을 지워버리라고 시키는 등 악랄하게 우리의 문화재를 훼손하는 인물이다.
결국 도쿠로는 먼저 도착한 재섭의 아버지 상헌과 민교의 아버지 덕구를 도굴꾼으로 몰고, 자신의 아내를 추행했다는 죄목을 뒤집어 씌워 이들이 자신이 도굴한 것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한다. 옳지 않은 일을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모른 척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던 중 일본인 학생 다케오가 재섭을 괴롭히고 그 일로 싸움이 벌어졌는데, 재섭의 책상에 있던 잉크병이 떨어지면서 깨진 병에 다케오가 다친다. 일본인 학생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결국 재섭은 퇴학을 당하게 된다. 교사의 꿈을 꾸고 있던 재섭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다케오는 재섭을 도와주겠다는 말로 재섭을 이용해먹기만 하는데...

시장에서 장어를 팔고 있지만 아버지 상헌은 서당에서 글을 가르치던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우리의 문화재와 문화를 지키는 것에 진심이었지만, 도쿠로는 그런 재섭의 가족을 이용해 먹기만 했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쓰레기 취급하는 도쿠로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사라져 버린 많은 문화재들 앞에 씁쓸한 감정이 자꾸 솟아났다.
책의 제목인 두더지는 실제로 문화재 약탈을 했던 일본인 가루베 지온의 별명이었다고 한다. 햇빛이 없는 지하 속을 파고들어 우리의 문화재를 훔쳐 갔던 그의 모습을 표현한 것인데, 결국 재섭이 이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도쿠로의 앞잡이이자 도쿠로가 시키는 대로 한다는 뜻으로 작은 두더지라고 불렸던 것이다.
소중한 것을 지키겠다는 마음과 용기가 모여 결국은 우리의 것을 지킬 수 있었던 이야기를 읽으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당장의 내가 받는 피해나 어려움, 부끄러움으로부터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이들의 모습이 결국은 무령왕릉을 비롯한 우리의 문화재를 우리 곁에 둘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