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법률콘서트 - 다양한 법률이슈를 예리하게 담아낸
이임성 지음 / 미래와사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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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워싱턴, 킨키나투스 장군처럼 물러날 때 물러나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특권의 방패 뒤에 숨는 자, 권력과 자리에 연연하는 자,

위기에 도망가는 자, 잘못을 남한테 떠넘기는 자들은 사라져야 한다.

나라를 사리사욕 없이 이끌 지도자를 보고 싶다.

대학시절 전공필수 과목 중에 유난히 법이 많았다. 민법, 상법, 행정법... 한자투성이 전공서적을 풀어내는 것부터 일이었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이렇게 두꺼운 법전임에도 왜 이렇게 케바케가 많은 걸까? 법의 사각지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직 검사이자, 현직 변호사인 저자는 이 책 안에 우리 생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법 이야기를 담았다. 이슈가 된 법과 판결뿐 아니라, 여전히 필요한 법률 이야기,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법률 이야기 등 법률콘서트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싶다. 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딱딱하다는 것이다. 법률 조항도 일부러 어렵게 꼬아놨나 싶을 정도로 평소에 쓰지 않는 한자투성이다. 풀어내면 어렵지 않은 걸 용어로 꽁꽁 매놨다. 그러다 보니 법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다. 법조인들은 법이 안 어려울까? 대놓고 얘기하진 않지만, 국민들이 알기 쉽게 법을 풀어낼 필요가 있다는 데 생각을 같이한다.

책 안에는 구하라 법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식을 내팽개치고 부모의 도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상속을 받아야 할 때면 제일 먼저 선수치며 나타난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혀를 내두르는 게 한둘이 아니었는데, 다행히 상속권상실선고제도의 도입 법안이 제출되었다고 한다. 물론 구하라 법은 여전히 국회 문턱에 걸려있단다. 제발 좀 통과 좀 시키면 좋겠다.(혹시 국회의원 중에 부양의무를 안한 사람이 있어서 통과가 안 된 걸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생긴 이유도 쇼킹했다. 세상에나...! 국회의원이 그런 대우를 받았을 적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다니...! 유행에 민감하지만 말고, 법률도 국민 정서와 시대상에도 민감해지면 좋겠다. 얼마 전 화성에서 큰 사고로 많은 직원들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그와 연관된 중대재해 처벌법에 관한 내용도, 묻지 마 범죄와 보이스 피싱, 성폭행 무고, 학교폭력과 명예훼손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시작이 낯설었을 뿐, 실제 뉴스에서 수시로 등장하고, 현재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내용들이 가득 들어있다. 이 책의 강점이라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법률 상식을 좀 더 디테일하고 제대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사례들이 예로 등장하기에, 법률의 배경지식을 좀 더 선명하게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날카롭게 상황을 판단하고, 관련 법률을 제시한다.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잘못된 것, 변화의 필요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지적한다. 검사 출신의 냉철함이 책 속에 묻어있는 것 같다. 서두가 흥미롭고 낯익은 법 이야기라면,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조금씩 상향된다. 그렇다고 법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기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법이라도 기피하기에는 너무 우리 일상이 되어버린 각종 사건들이지만,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부분을 가감 없이 풀어내기에 한번 즈음 읽어볼 필요가 있다.


조지 워싱턴, 킨키나투스 장군처럼 물러날 때 물러나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특권의 방패 뒤에 숨는 자, 권력과 자리에 연연하는 자,

위기에 도망가는 자, 잘못을 남한테 떠넘기는 자들은 사라져야 한다.

나라를 사리사욕 없이 이끌 지도자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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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 상 -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3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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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은 기가 막혔다.

전쟁이 나기 전에는 제대로 된 도움은 안주고 훼방만 놓다가,

막상 전쟁이 터지자 아무것도 못 하던 인간들이 뭐가 좀 된다 싶으니

다시 입을 열어 쓸데없는 짓을 하기 시작했다.

p.249

이순신 하면 자연히 연결되는 두 단어가 있다. 하나는 임진왜란이고, 하나는 거북선이다. 언젠가부터 영웅을 넘어 성웅이 된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정도로 이순신의 인기는 엄청나다. 정치를 논할 생각은 없지만, 이순신 장군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현대사가 교묘히 겹쳐지는 부분(정부 혹은 정치 지도자의 무능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임진왜란에 큰 틀은 아마 학창 시절 국사시간 혹은 영화나 영상 등을 통해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섣부르게 뱉기 어렵다. 그저 남은 13척의 배를 가지고 무패를 이룬 업적 중 우리나라 3대 대첩으로 꼽는 한산도대첩, 명량해전, 그리고 마지막까지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켰던 노량해전에 이르기까지 이순신의 리더십은 언제나 빛을 발한다. 물론 그 와중에 무능한 선조의 모습은 마치 두 리더십을 비교하기 위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임진왜란 그리고 이순신과 당시의 전쟁사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이순신을 추켜세우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들을 조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순신의 리더십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라 생각되었던 것과 달리, 그는 철저했다. 꼼꼼하고 완벽했다. 그랬기에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군사에 대해서는 엄하게 다스렸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성급하지 않았다. 적절한 타이밍을 찾았고, 그 타이밍을 통해 최고의 시너지를 내도록 군을 이끌었다. (그런 모습의 그가 느긋하다는 평이 있기도 하지만, 저자는 왜 이순신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유를 논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왜 조선은 왜군에 대비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당파싸움과 관련된 이야기 때문이라 여겼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놀랐다.) 현재 우리 역시 북한과 휴전 중이기에 국방비에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보기에 따라 국방비는 버리는 비용으로 볼지도 모르겠다. 현재도 이런데, 과거 조선이라면 어땠을까? 최소한의 국방비를 위해 조선은 상비군의 최소화를 국시로 삼았다 한다. 주요 군사요충지의 병력도 50~100명이 전부였다고 하니, 다른 지방은 어땠을지 뻔한 상황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왜군에 대비할 수 없었고 무방비로 서울까지 뚫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이순신이 경상우수사(당시는 그 유명한 원균! 이었다.)였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저자는 아닐 거라 이야기한다. 이는 나라에서 결정하는 문제였기에, 이순신의 권한 밖의 일이었다.

저자는 전 공허와 교양서의 가운데 지점을 목표로 책을 썼다고 한다. 읽는 내내 끄덕여진다. 우선 그 어떤 책에서도 마주하지 못했던 임진왜란의 구체적인 이야기(그럼에도 저자는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고 한탄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을 들였을 것이다.) 속에 전문적인 전쟁사, 정말 감정이입이 될 정도로 실제적인 감정선을 하나하나 그릴 정도로 흥미까지 곁들였다.

역사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문제 앞에서는 조용하다가, 뭐가 조금 풀리고 나면 목소리를 높이는 인간들이 많다. 그런 인간들은 어디나 있다. 문제는, 그들 때문에 다 된 죽에 코 빠뜨리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데 있다. 제발 정신 좀 차리자. 아무 데나 숟가락 얹지 말자. 낄낄빠빠!!!


이순신은 기가 막혔다.

전쟁이 나기 전에는 제대로 된 도움은 안주고 훼방만 놓다가,

막상 전쟁이 터지자 아무것도 못 하던 인간들이 뭐가 좀 된다 싶으니

다시 입을 열어 쓸데없는 짓을 하기 시작했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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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관심 사전 - 고정욱 선생님의 생각을 키우는 인문학 수업
고정욱 지음, 오영은 그림 / 북라이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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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든 아싸든 누구나 에너지는 있다는 거야.

그 에너지를 언제 어디에서 잘 쓰느냐가 다를 뿐이야.

그러니 당연히 어느 게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필요가 없어.

P.118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의 관심사, 공감대 등에 조금씩 관심이 생긴다. 마냥 아기 같았던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책보다 전자기기가 편한 세대인지라, 한편으로는 문해력이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 되기도 하다. 그래서 시중에는 문해력과 관련된 책들을 자주 보인다. 기왕이면 아이의 눈높이에서,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마음의 성장까지 다잡을 수 있는 책이 필요했는데, 이 책에는 34가지의 요즘 초등학생들이 자주 노출되고 관심이 있는 단어들을 풀어내고 있다. 초등 관심 사전이라는 제목처럼 아이의 입장에서 쓴 책이지만,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와 대화를 나눠도 좋을 듯하다.

사전처럼 ㄱ부터 ㅎ까지 단어의 순서대로 등장하는 이 책 안에는 게임부터 내돈내산, 디엠, 반려동물, 숏폼, 아이돌, 연봉, 인싸아싸, 탕후루, MBTI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이 쉽게 노출되는 단어들이 등장한다. 우선 단어의 뜻과 관련된 이야기를 두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그중 한 페이지는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설명된 내용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페이지를 넘기면 단어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조언들이 등장한다. 무조건 나쁘거나 안된다는 내용이 아니라, 적절한 필요성에 대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딱딱하지 않게 조언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생각 키우기라는 부분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실 초등학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지 20년이 넘었다. 20년 전부터, 소위 아이들이 친구를 사귈 때 제일 먼저 묻는 게 "너 어디 살아?(어떤 아파트)", "너희 아빠(엄마) 차 뭐야?", "너희 아빠(엄마) 회사에서 직급이 뭐야?"라고 질문했다는 소리에 너무 놀랐다. 근데, 이 책에 첫 장에 좀 더 구체적으로 "연봉"까지 묻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저자의 반응에 대해 담겨있었는데,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아이들의 이런 질문에 대해 저자는 대답을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혀를 차기보다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다는 말로 생각의 전환을 준다. 시작부터 그래서일까? 책 속에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깨달을 만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인싸와 아싸에 대한 부분뿐 아니라, 아파트 평수에 대한 부분도 담겨있었는데, 저자의 조언은 이렇다.

작은 집에 산다고 마음이 작은 것도,

큰 집에 산다고 마음이 큰 것도 아니랍니다.

살다 보면 집 크기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좋은 친구의 마음은 언제나 변하지 않지요.

P. 93

무조건 이런 생각은 나쁘다가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좀 더 깊이 있게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조언한다. 아이들에게 이런 가치관을 심어준 어른들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옳고 나쁜 것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아직 미비하다. 그저 어른들의 이야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아이들이 한곳에 치우치지 않도록 각 단어마다 조언을 해주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어느 부모든, 아이가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옳은 가치관과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길 원한다. 하지만, 때론 내가 만든 프레임에 갇혀 아이를 내 생각대로 끌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자라는 방향은 참 중요하다. 그러기에 양질의 도서와 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내용에 많이 노출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작은 집에 산다고 마음이 작은 것도,

큰 집에 산다고 마음이 큰 것도 아니랍니다.

살다 보면 집 크기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좋은 친구의 마음은 언제나 변하지 않지요. - P93

인싸든 아싸든 누구나 에너지는 있다는 거야.

그 에너지를 언제 어디에서 잘 쓰느냐가 다를 뿐이야.

그러니 당연히 어느 게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필요가 없어.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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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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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사건 편 두 번째 이야기에 담긴 사건들 중에는 유난히 낯설거나 궁금했던 사건들이 많았던 것 같다. 현 인도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가 계급 중 하위계급인 불가촉천민 출신이라는 것도 놀라웠는데, 코빈드 대통령에 이어 2022년 당선된 무르무 대통령 역시 불가촉천민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불가촉천민이 과연 인도 안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궁금했는데, 2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우리 입장에서도 씁쓸한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전범에 대한 재판에 관한 내용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일본의 총리가 바뀌거나, 8.15 광복절이 되면 유난히 뉴스에 많이 등장하는 내용 중 하나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다. 우리도 과거사(친일파를 제대로 처단하지 못한)를 지닌 민족이지만, 일본 역시 전범들에 대해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않았다. 특히 A급 전범으로 분류된 인물 중 겨우 28명만 재판을 받았는데, 그들 역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못했다. 책 안에는 그 A급 전범들 중 몇 명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인간으로 그런 짓을 할 수 있고, 어떻게 그래놓고도 태연하게 자신의 죄과에 대해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책에 담긴 내용의 상당수는 그래도 들어본 적이 있는 내용이었는데, 제일 신선했던 것은 바로 중국 현대사의 굵직한 역할을 했던 쑹씨 세 자매다. 사실 쑹씨 자매들은 무척 낯설었는데, 그녀들의 남편의 이름은 익숙하다. 큰 딸인 아이링의 남편은 중국의 대부호인 쿵샹시였고, 둘째인 칭링의 남편은 중국의 국부로 불리는 쑨원이다. 셋째인 메이링의 남편은 중화민국(대만)의 대총통인 장제스다. 어떻게 이 세 자매는 대단한 남편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사실 이 세 자매는 남편들을 그 자리에 올리는 데 정말 큰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었다. 쑹씨 자매들의 아버지인 쑹자수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친척 집에 일꾼으로 미국에 가게 된다. 미국에서 기독교 신자가 된 쑹자수는 교회의 도움으로 대학 교육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와 가족을 꾸리고 사업을 시작한다. 다행히 영어와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부를 쌓은 쑹자수는 딸에게도 아들과 동일한 교육을 받게 하고 딸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낸다. 당시 중국 문화에서는 놀라운 일이었고, 이들은 신여성으로 교육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온다. 큰 딸 아이링은 아버지의 친구인 쑨원을 돕는 비서 역할을 했었는데, 당시 아내와 자녀들이 있던 쑨원은 그런 아이링에게 반하지만 아이링은 쑨원을 거부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주선으로 은행가 출신인 쿵샹시와 결혼해 부를 쌓는다. 아이링의 빈자리를 채운 건 둘째 칭링이었는데, 그녀는 평소 쑨원을 존경해왔다. 쑨원은 그런 칭링에게 애정을 느끼고 청혼을 한다.(그러고 보면 쑨원도 참 금사빠인 거 같다.) 문제는 쑨원은 자녀들도, 아내도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칭링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쑨원과 결혼을 하고, 결국 쑨원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중국 공산당에서 유력한 역할을 한다. 셋째 메이링은 어떻게 장제스를 만나게 된 것일까? 장제스 역시 이혼 후 재혼을 한 지 1년여 밖에 안된 상황이었다. 메이링은 영웅을 이상형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다분히 언니 칭링의 영향이다.), 그때 뜨고 있던 별이 바로 장제스였던 것이다. 장제스 입장에서도 메이링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났고, 신교육을 받아 깨어있는 데다가, 무려 쑨원의 처제였기에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결국 둘은 결혼을 하게 되었고, 자매들은 일본을 중국에서 몰아내기 위해 서로 힘을 합하여 고군분투한다. 문제는 일본이 중국에서 물러난 후였다. 자매들은 다시는 얼굴을 보지 않고 지내게 된다. 왜 쑹씨 세 자매는 원수가 되었을까?

흥미로운 세계사의 두 번째 사건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시대는 다르지만, 역사는 여전히 되풀이된다. 때론 틀을 깨고 벗어나고 바뀌어야 함에도 결국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기도 한다. 그 틀을 깨는 데는 엄청난 노력과 에너지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변화는 꼭 필요하다는 것. 변화를 위해서는 그에 대한 희생이 요구된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그리스, 인도, 중국, 스페인, 러시아, 미국 등 다양한 세계사 속 이야기를 통해 깊이 있는 역사적 지식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교훈까지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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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근대 국가를 규정할 새로운 군주의 탄생 클래식 아고라 6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종법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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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모든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할 때,

일견 비르투로 보이는 일을 행하는 것이 자기 파멸을 초래할 수 있지만,

일견 악덕으로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기 안전을 확보하고 번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P.123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초면은 아니다. 그럼에도 다시 군주론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읽은 지 오래지 않았음에도 키워드 몇 개 외에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는 것과 꾸준히 읽고 있는 클래식 아고라 시리즈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이 책은 토스카나어 판본을 번역한 것인데, 저자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안토니오 그람시를 전공한 학자다. 그런 그가 왜 군주론을 번역하게 된 것일까? 그람시를 연구하다 보니 이탈리아 역사와 정치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탈리아 정치사상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까지 연결이 된 것이다. 우연이라면 특이한 우연일 수 있겠지만, 덕분에 원전의 의미를 제대로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군주론을 두 번째 읽다 보니 자연스레 조금의 체계가 잡히는 것 같다. 처음에 읽을 때는 왜 이리 TMI가 많을까 싶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된다. 마키아벨리가 선생님이었다면(그는 의외로 저명한 학자나 정치가가 아닌 공무원 출신이다.), 아마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꼼꼼히 설명해 주는 것으로 인기가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군주론 하면 떠올리는 선입견 중 하나가 난폭하고, 무자비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도자(물론 실제로는 안 그렇지만) 하면 친절하고, 따뜻하고, 소위 덕을 펼치는 성군을 떠올리는데, 군주론 속 지도자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나 역시 그랬다. 근데, 이번에 읽다 보니 군주는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가 되었다고 할까? 물론 군주는 모두에게 인기가 있고, 따스하고 자비로운 사람이면 좋다.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 오히려 따스한 내면만 강조하다가 냉철하게 판단하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면 어떨까? 차라리 냉철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면 우유부단하지 않기에 국민을 어려움에 빠뜨리지 않을 수 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고 여기는 군주는 결국 권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오명을 뒤집어쓰더라도 악덕을 행하는 군주가 제대로 된 군주다. 인색하고 신의를 지키지 않는 군주는 어떤가? 이 역시 앞의 이야기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차라리 펑펑 낭비하여 민생을 망치는 군주보다는 인색한 군주가 낫다. 어떤 면에서 자국의 이익을 생각할 수 있는 군주는 신의가 없다는 평가는 받을지언정, 자신의 국민들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다.

단편적인 몇몇 단어들만 보자면 군주론 속의 군주는 썩 좋은 이미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리더는 겉모습만 그럴 듯해서는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최고로 치는 군주는 적당한 융통성을 지니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마주할 줄 아는 실리를 추구할 줄 아는 군주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군주론 뒷부분에는 해설이 담겨있는데, 마키아벨리의 삶과 그가 군주론을 헌정한 메디치 가문 등 배경지식을 먼저 알고 책을 읽으면 좀 더 깊이 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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