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랑지
김윤희 지음, 여름밤 그림 / 길벗어린이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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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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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읽고 고민이 되었다. 내 나름의 아주 심각한 고민이었다. 바로 "쥐"라는 한 단어 때문이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바로 쥐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기로 마음을 먹은 이유는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화"라는 한 문장 때문이었다. (혹시나 책 안에 쥐꼬리나, 쥐의 얼굴 그림이 나올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책을 펼쳤는데, 다행히 대놓고 쥐는 나오지 않았고-대신 코지모라는 분홍가슴털쥐의 그림이 아주 작게 나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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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꼬랑지라는 제목과 달리, 이 책의 주인공은 여자아이다. 이름 대신 쥐꼬랑지로 불리는 아이. 머리카락이 쥐꼬리처럼 회색의 고불고불하고 번쩍이는 모습에 주위로부터 놀림과 괄시를 받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이런 외모 때문에 주눅이 든 아이는 늘 머리카락을 가리기 위해 두건을 쓰고 다닌다. 아이가 사는 마을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스웨터를 떠주는 풍습이 있었는데, 아이는 어려서부터 스웨터를 한 벌도 받지 못했다. 아이의 엄마가 일찍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는 고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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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스웨터를 선물을 해주지 않는 터라, 쥐꼬랑지는 스스로가 백조가 되는 날(고모로부터 미운 오리 새끼 동화를 들었다.) 자신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같은 반 친구인 아멜리아에게 뜨개질 하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가난한 형편에 실을 사는 것조차 쥐꼬랑지에게는 사치였다. 그래서 쥐꼬랑지는 머릿속으로 스웨터를 짜고 또 짰다. 진짜 스웨터를 짜는 것처럼 엉키거나 잘못 짜면 실을 풀어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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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어느 날, 생쥐 한 마리가 실을 물고 온다. 하나 둘 연거푸 30개의 실을 물어다 준 덕분에 쥐꼬랑지는 머릿속으로 만들었던 모자를 하나 뜨고, 검은색 실로 망토를 만든다. 스스로 만든 망토를 자랑하고 싶었던 쥐꼬랑지는 자신이 뜬 망토를 하고 붉은 사자 학원 앞으로 향하는데, 그런 쥐꼬랑지를 보고 학원의 수위와 눈썹 짙은 아이(샤롯)는 쥐꼬랑지가 학원의 실을 훔쳐 갔다고 단정한다. 원장 덕분에 위기를 벗어난 쥐꼬랑지는 원장에게 한정판 뜨개질 책과 고급실을 선물받게 된다. 고마운 마음이 든 쥐꼬랑지는 손수 뜬 스웨터를 원장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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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백조가 되는 그때 입으려고 뜬 스웨터가 완성되었다. 쥐꼬랑지의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원장에게 보여주기 위해 쥐꼬랑지는 스웨터를 담아 학원을 향하지만, 이번에도 수위와 일이 생기게 된다. 원장의 방에는 중요한 사람이 와 있었는데, 이 일로 원장은 화가 난다. 다행히 손님은 쥐꼬랑지가 만든 스웨터를 보고 쥐꼬랑지를 부른다. 그리고 그녀가 아멜리아가 말했던 안나여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쥐꼬랑지가 만든 스웨터가 마음에 들었던 안나 여사는 그렇게 스웨터를 가지고 간다. 졸지에 자신의 스웨터를 빼앗긴 쥐꼬랑지는 화가 난다. 그런 쥐꼬랑지를 찾아온 원장은 안나 여사가 가져간 스웨터 대신 쥐꼬랑지에게 뜨개질 대회에 나갈 출전권이 주어졌다는 이야기를 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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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랑지 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홍가슴털 쥐 코지모. 코지모의 할머니 쥐와 쥐꼬랑지의 엄마의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지모는 대회를 준비하며 고민하는 쥐꼬랑지에게 친구가 되어준다. 어느 누구도 쥐꼬랑지의 편을 들어주고, 쥐꼬랑지의 고민을 들어주지 않지만 유일하게 코지모만은 쥐꼬랑지를 응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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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지모의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씩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쥐꼬랑지. 코지모가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스웨터를 만들어가는 쥐꼬랑지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또 엄마와 쥐꼬랑지 할머니의 이야기 덕분에 출생의 비밀(?) 또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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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쥐꼬랑지와 코지모의 이야기는 따스하면서도 유쾌했다. 쥐꼬랑지를 이해하는 게 사람이 아니라 쥐였다는 사실이 안타깝긴 하지만, 이들의 우정이 스웨터의 멋진 무늬만큼 아름답게 그려졌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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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강물을 따라 살아라 - 나태주가 남기고 싶은 인생의 말들
나태주 지음 / 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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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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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젊어서는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이것저것 필요한 것이 생기고 이것저것 아쉬워지게 마련이다.

그 시기를 대비해서 봄철에 여러 가지 씨앗을 땅에 묻는 농부들처럼 

우리도 여러가지 인생의 씨앗을 심어두어야 할 일이다.

 시는 쉽지 않다. 짧은 한 줄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이해하고 느끼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집을 자주 읽지 않는다. 덕분에 독서 편식이 심해져서 강제적으로 1년에 1권 이상의 시집을 읽기가 매년 목표가 된 지 몇 년이 지났다. 그러면서 생긴 꼼수(?)가 좋아하는 특정 시인의 시집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다. 그 특정 시인은 이 책의 저자인 나태주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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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주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참 많을 텐데,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이다. 나 시인의 별명이 풀꽃 시인이라고 하는데, 풀꽃이라는 시로 유명해져서라기보다는 시인의 시가 풀꽃 같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올봄에 아이들과 함께 풀꽃찾기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사람이 심은 꽃이 아닌 꽃을 다양하게 찍어오는 팀이 우승을 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함께 이곳저곳을 누비며 이름 모를 풀꽃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면서 '풀꽃이 이런 매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꾸미지 않은 수수한, 모르고 지나갈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예쁜 풀꽃처럼 시인의 시도 그랬다. 그리고 이 산문집 안에 담겨있는 글들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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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이 책은 산문집인데, 왜 시 같은 느낌이 드는 걸까? 나 시인 자체가 참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글을 읽으며 또 느끼고 느꼈다. 그리고 참 긍정적인 삶을 사셨구나!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책 안에 담긴 글들은 봄날처럼 환하고 따스했다. 근데 의외의 모습이 있었다. 과거 나 시인은 콤플렉스가 참 많았다고 한다. 크지 않은 키, 돋보이지 않는 외모 때문에 속앓이를 많이 했단다.(실제로 뵙지는 못했지만, 사진을 통해 본 시인은 참 정겹고 기분이 맑아지는 외모를 가지셨는데 말이다.) 공주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을 했다고 들었는데, 교직 역시 본인이 원했던 길이 아니었단다. (이것도 무척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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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시인의 자기고백들이 이 책 안에 여럿 담겨있다. 사람은 평생 배우면서 산다는 말을 시인은 삶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 또한 감동이었다. 칠십이 넘어서 알게 되었던 사실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음에 감사하는 모습들을 여러 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시인이 자신이 깨닫게 된 바를 이 책에 기록해 주었기에, 나는 시인보다 조금 이른 나이에 알게 되었으니 그 또한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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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안에 나 시인이 공주 시민들과 함께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를 찾아 중국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글에서 만난 한 문장이 가슴을 흔들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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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이 곧 유언이다.

김약연

 윤동주 시인의 큰 외삼촌이자 명동학교의 교장이었고, 독립운동가이자 목사였던 김약연 선생은 자손들이 유언 한마디를 요청했을 때, 바로 이 말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자신의 삶으로 살아냈던, 매일같이 보였던 그 삶이 바로 유언이라니...!  그 삶이 부럽고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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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시도 좋았지만, 나는 산문이 더 좋았다. 왠지 친절한 해설서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을 읽으며 시보다 더 깊은 울림을 맛보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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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없는 세계 - 21세기 지정학으로 본 화폐 경제
이하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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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이 무척 의미심장하다. 요즘 워낙 도발적인 제목들이 많다 보니, 이 의미가 뭘까, 정말 달러 없는 세계가 도래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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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특이성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7년 전인 2019년 쓴 <달러 없는 세계>를 바탕으로 당시에 저자가 풀어내고 예측했던 내용들이 2026년 현시점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중심으로 책을 서술한다. 솔직히 전 작을 읽지 못했지만, 책에 전작에 내용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별도로 전 작을 구입하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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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경제를 구체적으로,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배경지식은 상당하다. 세계의 경제가 어떻게 흘러왔는지에 대한 역사부터 시작해서 현재 기축통화로 사용되는 달러가 화폐경제의 중심의 역할을 차지하기까지의 일련의 내용들을 건너뛰기에는 흐름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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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저자는 화폐경제 체제에서 알아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는 배경과 흐름에 지면을 할애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세계의 경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이어져가는지 또한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목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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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경제하면 어렵고 딱딱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물론 어렵긴 하지만 실제 세계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바탕으로 서술되기에 이제서야 비로소 그 의미들을 깨달을 수 있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의 경제 제재 등에 대한 내용도 등장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저자는 제목의 의미를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달러가 없는'의 의미는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자리를 상실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이란 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트럼프는 이란과 러시아를  금융 결제망(SWIFT)로부터 배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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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굳이 스위프트를 거치지 않고 송금하면 안 되냐는 질문이 뒤따라올 수 있는데, 스위프트를 거치지 않는다는 의미는 전 세계 모든 은행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국제간 결제가 배제된 나라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근데 여기서 저자는 달러 없는의 또 다른 의미를 집는다. 미국이 배제시킨 이 행위는 과연 어떻게 해석될까? 미국의 통화인 달러가 기축통화로 세계 어디서든 활용되고 있었는데, 배제를 시키는 순간 달러는 기축통화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 약속이 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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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이 책의 제목이 가지는 의미는 바로 이 기축통화로서의 약속이 깨진 세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벌인 것은 자신.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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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달러는 여전히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세계 거래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단시간에 달러가 기축통화로의 역할을 내려놓지는 않겠지만, 세계 경제는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중국의 위안화가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하지만 아직 2% 정도로 미미한 상황이다.) 있다. 스위프트나 비자, 마스터 카드뿐 아니라 중국의 은련카드 등 기존의 시스템을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과연 이들은 기축통화의 자리를 빼앗고 싶어서 그런 걸까? 저자는 경우의 수를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좀 더 다양한 대안을 가지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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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밤의 미술관 - 이지안 도슨트와 함께하는 벨 에포크 명화 산책
이지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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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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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냥 어렵게 느껴지던 미술이 조금씩 재미있어진다. 여전히 미술관은 내게 일부러 찾아가는 장소는 아니지만, 부담스럽기만 한 장소도 아니다. 그 일등 공신은? 몇 년 동안 꾸준히 읽어온 미술 관련 책들이 바로 미술과의 어려움의 장벽을 조금씩 무너뜨려주었다. 요즘은 특히 도슨트가 직접 쓴 책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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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프로그램에서 해외 미술관에 대한 방송을 했는데, 그때 패널로 참여한 미술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두운 밤에 갑자기 불이 켜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 이후로 미술책을 고를 때 도슨트가 쓴 책에 더 관심이 간다. 실제 그림을 해설해 주는 업을 하는 전문가기 때문에 책 안에도 그런 실제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을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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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 에포크 시대의 명화 산책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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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 시대란?

1871년부터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 발발까지 이어진 프랑스 및 유럽의 역사 시대로, 예술이 현저히 번성했으며, 문학, 음악, 연극, 시각 예술 분야의 수많은 걸작들이 광범위한 인정을 받았다.

위키백과 중

 이 시대에 그려진 화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저자는 총 12명의 화가와 그들의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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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두 밤의 미술관이라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할까 싶었는데, 놀라운 것은 실제로 미술관이 문을 닫은 밤에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조용한 밤에 소수의 관람객과 도슨트가 함께 하는 시간이 대낮의 미술관보다 더 깊은 여운이 있을 것 같아서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 안에도 담겨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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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책 안에는 무척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나 클로드 모네 같은 화가들도 있지만, 책을 통해 처음 만난 아메디오 모딜리아니나 알폰스 무하 같은 화가들도 있다. 또 구면이라서 반가웠던 앙리 드 툴루즈-로트레크나 쉬잔 발라동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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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중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만나게 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와 파울라 모더존-베커에 대한 내용이 오래 기억에 남은 것 같다. 그에게 주어진 36년의 생애는 사실 안타까운 사연들이 더 많았다. 그가 태어나던 날, 아버지의 사업은 파산했고 집행관들이 재산을 압류하기 위해 그의 집으로 들이닥쳤다. '산모의 침대 놓인 물건을 압류할 수 없다'는 이탈리아의 오래된 법 덕분에 그나마 귀중품과 중요한 문서는 겨우 지킬 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병치레가 심했던 그는 11세에 늑막염, 14세에 장티푸스, 16세에 폐결핵을 앓는다. "피렌체 거장들의 그림을 보고 싶다"라는 아들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엄마는 아이들 데리고 이탈리아 전역으로 요양 여행을 떠났고, 그렇게 그는 미술에 눈을 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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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같은 파리에서 시간은 꿈과 달리 쉽지 않았다. 폐결핵은 더 심해져 갔고, 그를 숨기기 위해 매일 밤 독주를 들이켰던 그는 조각을 하고자 하는 꿈을 결국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조각을 포기하고 회화를 선택한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텅 빈 눈동자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왜 그는 눈동자를 그리지 않았을까?

내가 추구하는 것은 현실도 비현실도 아닌, 무의식이다.

 그런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서 비로소 눈동자를 그려 넣는다. 잔 에뷔테른과의 결혼은 그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행복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결핵성 뇌막염으로 3년여의 짧은 결혼생활을 끝으로 그는 세상을 떠난다. 너무 슬픈 것은, 아내인 잔이 그가 사망하고 2일 후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창문에서 몸을 던져서 그를 따라갔다는 사실이다. 빈센트 반 고흐처럼 그 역시 살아생전에는 화가로 이름을 날리지 못했다. 첫 번째 전시회에서 쇼윈도에 걸린 누드화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하루 만에 개인전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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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과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바로 "감정"에 대한 내용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저자는 미술치료대학원을 졸업했단다. 그래서인지 화가의 그림과 그들의 삶에 담긴 깊은 감정의 선들을 설명해 주는 부분들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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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며, 화가들의 삶과 작품들을 만나며 언젠가 어떤 감정이 들 때는 이 화가를 떠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 대한 수식어를 떼어내고 온전히 나로 서고 싶을 때면 파울라 모더존-베커를, 스스로를 믿고 싶을 때는 마리 로랑생을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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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돈키호테 ㅣ 메이트북스 청소년 4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강현규 엮음, 김성훈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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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돈키호테의 완역자가 하는 돈키호테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 내용에 대한 강의라기보다는 인문학적 소양을 일깨워 주는 강의였다. 그 강의를 들은 후, 돈키호테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해졌다. 그래서 책을 샀는데...! 벽돌 책인 걸 알았는데, 벽돌 2개를 쌓은 양이 1권 분량이었다. 그리고 2권도 만만치 않다. 어마어마한 두께에 놀라 책을 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청소년을 위한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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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원작을 내 눈으로 보고 나니, 책의 띠지에 적힌 "방대한 <돈키호테>를 한 권에!"라는 문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꼭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나처럼 원작이 엄두가 안 나는 성인이라면 우선 이 책을 통해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만난 후, 원작을 읽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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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돈키호테에 대해 내가 아는 지식은 상당히 단편적이다. 정신이 나간(혹은 4차원의) 기사, 풍차를 보고 달려들어서 싸움을 벌인 기사, 산초라는 시종을 데리고 다닌다는 정도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부분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돈키호테의 이미지와 책의 내용이 속시원히 정리가 되었다.



돈키호테는 정말 기사가 맞을까? 그는 왜 기사가 된 걸까?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처음에 등장한다. 기사가 등장하는 책을 하도 읽다 보니, 현실과 책 속 이야기를 구별하지 못하게 되어서다. 얼마나 책을 많이 읽었으면, 현실과 상상을 구별하지 못할까? 근데 한 분야의 책만 파고 또 파면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거기다 동경하는 마음이 더해진다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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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은 책을 덮고 다시 여관 일을 했지만,

돈키호테는 책장을 덮은 뒤에도 그 세계에서 계속 살았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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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돈키호테는 기사였을까? 사실 돈키호테는 50살에 가까운 히달고라는 이름의 시골 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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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형편도 아니었고, 조카딸과 살림을 도와주는 하녀가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책에서 만났던 편력 기사(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찾는 기사)의 모습 그대로 분하게 되고, 돈키호테 데 라멘차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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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기에 (낡은) 갑옷을 입고, 사랑을 바칠 귀부인(둘시네아 델 토보소)도 생겼고, 마을의 농부였던 산초 판사(판사는 우리가 아는 사법을 다루는 판사가 아니라, 이름이다.)를 종자로 두게 된다. 마른 말에게 로시난테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또 당연히 성주로부터 정식 기사 칭호를 받아야 하는데, 모든 게 돈키호테의 머릿속에서 생겨난 일이니 성주가 없었다. 그 역할은 누가 할까? 돈키호테가 길을 떠나면서 처음 머물렀던 여관의 주인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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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는 총 3번의 출정을 하는데, 첫 번째 출정에는 혼자 길을 나선다. 물론 허무맹랑한 상황들을 벌이는 돈키호테는 결국 큰 부상을 입고 집으로 돌아온다. 산초가 종자로 따라나선 것은 바로 두 번째 출정부터였다.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면 돈키호테가 벌인 일을 보고 종자로 따라나서지 않았을 텐데, 산초는 무슨 생각으로 돈키호테를 따라나섰을까? 그도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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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 속에서 만난 산초는 그나마 세상 물정에 돈키호테보다는 눈을 뜬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돈키호테를 따라나선다. 돈키호테가 만약 출정 중에 성을 얻게 되면, 그곳에 총독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하는데 그 약속 때문에 산초는 따라나선 것이었다. 물론 산초는 아내도 있고, 자녀도 있는 가장이었다. (실제로 자신의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이유로 길에서 주운 돈을 주인을 찾아주기 보다 자신의 주머니에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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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이해가 안 되긴 하지만, 그는 자신이 총독이 되면 자신의 아내 역시 귀족이 될 수 있다는 말로 아내를 설득했다. 그리고 실제로 산초는 총독이 된다.





로시난테를 타고 떠난 여행에서 돈키호테와 산초는 여러 경험을 한다. 구속되어 감옥으로 향하는 죄수들을 풀어주기도 하고, 인형을 사람으로 오인하고 칼로 베기도 한다. 또 앞에서 말한 풍차를 거인으로 생각하고 싸우기도 하고, 이발사의 놋대야를 전설 속 투구로 생각하고 빼앗기도 한다.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실을 사실로 믿기에는 한 가지 요소가 필요했다. 바로 악한 마법사의 마법에 걸렸다고 믿는 것이다. 처음에는 돈키호테만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산초도 자시의 잘못을 가리기 위한 도구로 마법을 은근슬쩍 사용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꾀에 자신이 걸려넘어가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사실 돈키호테를 읽으며 궁금했던 내용 중에 하나는 산초가 어떻게 총독이 되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돈키호테와 산초의 이야기는 책으로 만들어져서 알려졌고, 엉뚱한 돈키호테의 행동들을 책을 통해 만난 사람들에게 돈키호테는 나름 유명 인사였다. 그런 돈키호테를 만나게 된 공작부인과 공작은 돈키호테를 위해 가짜 연극을 꾸민다. 그리고 산초의 꿈을 알고 있는 부부는 산초에게 총독 일을 맡긴다. 드디어 산초가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물론 가짜다.) 돈키호테와의 이별을 앞둔 산초에게 돈키호테가 남긴 조언은 꽤나 심금을 울린다.


가난한 사람의 눈물을 가엾게 여기되, 그것만으로 재판하지는 말게.

부자가 주는 선물에도 흔들리지 말고.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는지 알아보아야 하네.

판단이 어려울 때는 자비로운 쪽으로 기울게.

  사실 자신이 편력 기사라고 믿는 내용만 제외하면 돈키호테는 똑똑하고 대단한 지성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리고 산초 역시 자신의 꿈을 이루었지만, 돈키호테와 자유롭게 다니는 삶이 주는 매력을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마냥 어리석고 정신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던 돈키호테와 산초의 여행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돈키호테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끝까지 갈구하려 했던 정신 나간 돈키호테가 아닌, 자신에게 주어진 사건들을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했던 그의 진심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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