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기타 - 딩가딩가 기타 치며 인생을 건너는 법 날마다 시리즈
김철연 지음 / 싱긋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댄서의 꿈을 꾸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며,

어릴 적 우리의 생각들이 틀린 게 아니었다는 말도 하고 싶었다.

주인공이 우리가 아니라는 건 아쉽지만

"춤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말했던,

그렇게 믿었던 우리들의 꿈이 이루어졌다고......

지난주 오랜만에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공원을 다녀왔다. 날이 참 좋아서인지, 정말 사람이 많았다. 아이와 함께 강변을 걷고 있는데, 익숙한 음악소리가 들렸다. 20년도 더 된 아이돌 그룹의 노래였는데, 당시 아이 어린이집에서 그 노래에 맞춰 키즈 댄스 수업을 하고 있었기에 아이도 나도 금방 노래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통기타 하나와 마이크 하나가 그날 공연자가 가지고 있는 전부였다. 말로만 듣던 버스킹을 하는 사람이었다. 기타 반주로 편곡이 달리 되니, 댄스곡이 재즈같이 느껴졌다. 지나가는 길이어서 길게 듣지는 못했지만 같은 노래를 다른 편곡으로 들으니 새로운 노래처럼 들렸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저자인 기타리스트 김철연의 에세이를 읽으며 그날의 버스킹 공연을 한 뮤지션이 떠올랐다.

코로나로 삶의 많은 부분이 무너졌고, 공연이나 예술계는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사람이 있는 반면, 수십 년은 무명으로 살며 생활고에 음악 활동을 접어야 하는 사연 역시 기사나 매체를 통해 종종 보게 된다. 저자 역시 기타 레슨이나 공연으로는 생계가 되지 않아서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업무를 하다 보니 어느 날, 기타를 잡는데 손가락이 너무 아팠다고 한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된 것이다. 기타로부터 멀어진 시간 동안 손가락의 굳은살이 사라진 것이다. 가슴 아프지만, 그렇다고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터라 지금도 굳은살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는 글을 읽는데, 그 감정이 내게도 보여서 뭔가 뭉클하고 안타까웠다.

평생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좋아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리고, 일이 되어버리는 순간 그동안의 좋았던 감정이 사라지기도 하니 말이다. 저자를 비롯한 상당수의 뮤지션들이 갖는 감정들 중 페이에 대한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얼마를 받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늘 있다고 하니 말이다. 오히려 매니저가 있는 뮤지션들이야 뮤지션 입에서 페이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먼저 수습을 할 테지만 말이다.

이 책 속에는 저자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비롯하여, 기타 레슨을 하며 겪었던 이야기, 공연비와 대관료 때문에 겪었던 아픔, 그리고 코로나 이후의 실제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떤 이야기는 웃프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즐겁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는 안타깝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레슨생들이 악기를

자신의 삶 속에 두고 가까이했으면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악기를 연주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다 보면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알게 된다.

요즘같이 층간 소음 문제로 시끄러울 때에 과연 저자는 기타를 어떻게 연주할까? 내심 궁금했다. 아래층 아이가 고3이었던 1년간은 혹시나 방해가 될까 봐 스쿠터를 타고 강변으로 가서 혼자 연주를 하곤 했지만, 현재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 자신의 차 안에서 연주를 한다고 한다. (저자가 이사한 곳이 내가 사는 지역인지라, 급 우리 아파트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여전히 두 마리 토끼(생활과 음악)를 잡는 저자를 묵묵히 응원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3-04-05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딩가딩가 기타의 꿈이 있습니다.

물론 기타도 없고 배우러 갈
여유도 없지만요 :>
뭐 꿈이란 게 그런 게 아니겠
습니까 그래.

나에게는 천상의 소리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소음일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 속에 우리는
사는가 봅니다.

명랑걸우네 2023-04-06 10:07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내겐 연주지만 타인에겐 소음 일 수 있다는 아이러니...그래서 저자가 선택한 장소가 주차장 본인 차안이 아니었나 싶기도요ㅎ 기타는 가능하지만 피아노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