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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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옆에서 저 흉측하고 슬픈 그림을 보면서

흡족하게 웃고 있는 이 여자는,

아름답고 고귀했던 자신의 아내가 아니었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을 저질러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미치광이였을 뿐.

예술에 대한 끔임 없는 집착과 광기가, 그녀 안에 살고 있던 흉측하고 잔인한 괴물을 서서히 끌어내고 있었다.

두 권 분량의 책이지만,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진실히 밝혀지고 나서 희주와 수현은 어떻게 될지 정말 가슴 졸였다. 예상치 못한 반전 또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내 생각대로 호락호락하게 스토리가 풀리지 않았다. 뻔한 듯하지만 뻔하지 않은 이야기여서 더 집중하며 읽었던 사랑 이야기였던 것 같다.

수현과 희주가 매주 수요일 만나 미술치료를 받는다. 겨우 한 달가량(5번) 만났음에도, 둘 사이에는 너무 강렬한 스파크가 튄다. 문제는, 이 둘 사이에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면 안 되는 진실이 담겨있다는 사실이다. 너무 사랑했던 엄마를 이른 나이에 잃고 그 이후 사랑을 느껴보지 못하고 성장한 여자. 그 여자는 자신을 불행으로 몰아넣은, 그 불행의 시작점이었던 엄마를 죽인 남자를 죽이고 싶다. 유일한 가족인 누나가 갑자기 죽는다.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을 잊고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었던 소원은 누나의 죽음으로 깨진다. 그리고 누나를 그렇게 만든 그 사람을 찾아 복수를 하는 남자. 그렇게 그는 괴물이 된다. 문제는 너무 사랑하게 된 그 남자 수현이 바로 엄마를 죽인, 희주가 그렇게 죽이고 싶었던 남자라는 것이다.

1권의 뿌렸던 씨앗들이 2권에서 하나하나 밝혀진다. 그날 시은의 사고의 진실과 함께, 잊혔던 수현의 기억 파편들이 드러난다. 그리고 수현의 기억이 지워진 이유와 그가 현재 만성 백혈병을 앓게 된 이유 또한 그렇게 밝혀진다. 독자가 예상했던 진실은 반쪽짜리 진실이라는 것도 말이다. 밝혀진 진실 앞에서 둘은 분노하지만, 괴물인 남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괴물이 되기를 원치 않았다. 괴물은 자신 하나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이들의 분노와 복수는 어떻게 될까?

수희(정수현-강희주)커플 만큼이나 흥미로웠던 우선(정우성-주선미)커플의 이야기도 나름 흥미로웠다. 짝사랑의 아픈 과거를 고백하는 우성(이름과 딴판이라는데, 진짜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하다.)과 그런 우성의 아픔을 보며 우성을 사랑하게 되는 선미의 모습도 예뻤다.

개인적으로 다른 책들과 확연히 다르게 다가왔던 이유는, 수현과 희주가 미술치료를 하며 매 수업 시간에 만든 작품을 실제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미술치료를 받는 듯, 수현이 만든 작품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여주니 더 실제 같은 느낌이었다. 그 밖에도 미술이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녹아있어서 더 전문적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제목이 무슨 뜻일까 내심 궁금했는데, 중반부가 넘어서 등장했다. 르네 마그리트는 실제 유명한 화가의 이름이었고, 그의 그림 중에는 이 소설의 표지처럼 얼굴이 가려진 채 등장하는 작품이 있다. 그네 마그리트의 실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그 이야기를 접하고 나니 제목의 의미가 비로소 이해되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어도 너무 흥미롭겠다 싶다. 대신, 주인공이 청부살해업자인데 그 모습을 너무 아름답게 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이유가 있다 해도, 살인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으니 말이다.


자신의 옆에서 저 흉측하고 슬픈 그림을 보면서

흡족하게 웃고 있는 이 여자는,

아름답고 고귀했던 자신의 아내가 아니었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을 저질러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미치광이였을 뿐.

예술에 대한 끔임 없는 집착과 광기가, 그녀 안에 살고 있던 흉측하고 잔인한 괴물을 서서히 끌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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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고 2023-02-11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랑걸우네님의 책리뷰 올라오는 걸 보면 일하시면서 아이보시면서 언제 이렇게 책을 읽으시나 늘 감탄합니다!! 이 책 재밌겠네요^^ 리뷰 잘 봤어요!!

명랑걸우네 2023-02-13 09:39   좋아요 1 | URL
아이~~과찬이십니다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