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마블 인도 지리마블 시리즈 2
자스빈더 빌란 지음, 니나 샤크라바티 그림, 김미선 옮김 / 윌북주니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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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타지마할과 향신료, 힌두교, 카스트 제도 정도밖에는 아는 게 없다. 인도를 찾기 위해 탐험을 시작했다는 콜럼버스의 이야기는 콜럼버스가 등장할 때마다 한 몸처럼 붙어 다니는 내용이다.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인도는 미지의 땅이자 흥미롭고 놀라운 것들이 가득한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인도는 내겐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어른도, 아이도 낯선 인도를 경험할 수 있는 지리 마블 인도! 인도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인도에는 28개의 주와 8개의 연방 칙령이 있다. 넓은 땅만큼이나 인도에는 다양한 환경을 마주할 수 있는데, 북쪽으로는 2,500KM에 달하는 히말라야산맥이 있고 사막과 강,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 숲도 있다. 특히나 인도는 종교의 탄생지로 유명한데, 힌두교,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가 인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다양한 신화도 많은 나라가 인도다. 


 인도의 찬디가르주에는 찬디가르 바위 정원이 있는데, 넥 찬드라는 남자가 버려진 잡동사니를 모아 조각 공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20년 동안 만든 조각 정원이 1976년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한 사람의 노력의 결정체를 많은 사람들이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러고 보면 시댁이 있는 진안에도 꽃잔디 동산이라는 곳이 있는데, 한 사람이 그곳에 잔디와 식물을 심고 가꾸어 아름다운 정원으로 탄생시켰고 이제는 모두가 감탄할 만큼 예쁜 정원이 되었던 것이 떠올랐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타지마할 역시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무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 얼마나 사랑했으면 이렇게 멋진 궁전 같은 무덤을 만들 수 있었을까? (물론 건축하느라 상당한 자금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로 인해 피폐해진 백성들의 삶은 어른들만 아는 비밀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참 많은데, 그중 하나가 디왈리 축제다. 예쁜 등잔을 켜고 가족들이 모여서 카란지를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걸 보면 우리의 명절과 같은 분위기가 날 것 같기도 하다. 


 오늘 나로호 4호가 발사되었고, 교신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래서 그런지 인도의 사티시다완우주센터도 눈기억에 남는다. 달 탐사선인 챤드라얀 2호가 2019년 발사되었고, 2017년 ISRO(인도우주연구소)가 로켓 하나로 104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고 하는데 세계 신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일이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인도영화를 좋아하는데, 발리우드라고 불리는 인도영화의 특징은 군무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제는 안 나오면 궁금해질 정도로 그 매력에 빠졌다. 책 안에서도 발리우드를 만나볼 수 있다.


인더스 문명과 황금사원은 물론 다양한 인도의 신과 인도 인물들 또한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사진보다는 그림으로 담겨있기에 다양한 색상과 함께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을 이야기들을 통해 인도의 다양한 문화를 마주할 수 있다. 마지막 장에는 앞에서 배운 인도의 지역과 문화, 유적에 대한 퀴즈와 함께 인도의 여러 주와 연방 칙령의 이름을 영어로 써볼 수 있기에 인도에 대해 머릿속에 한 번 더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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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트 - 어느 작은 개구리 이야기
제레미 모로 지음, 박재연 옮김 / 웅진주니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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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글이 가득하지 않음에도 깊은 여운을 주는 작품들이 있다. 바로 이 책 알리트다. 미약한 작은 힘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티도 안 나는 작은 무언가가, 없어져도 눈치채지 못할 작은 힘이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산파 개구리인 아빠는 알을 위해 랭포르를 향해 길을 나선다. 레탈리트가 온다는 소식을 까마귀들을 통해 듣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레탈리트에 의해 하반신을 치이고 만 아빠는 죽을힘을 다해 랭포르까지 가서 몸을 던진다. 그렇게 유일하게 부화된 올챙이가 바로 알리트다. 


 자기 한 몸 건사하기 힘든 작고 작은 올챙이 알리트는 연어 이오드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이오드로 부터 영원의 존재가 사는 곳으로 향하는 알리트는 이오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거추장스러운 뒷 다리가 나오자 알리트는 다리가 너무 불편해진다. 쓸모없는 다리 대신 이오드 처럼 힘센 꼬리를 가지고 싶다. 하지만 알리트의 다리 덕분에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알리트는 얼마 후, 이오드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낙심한 알리트는 이오드가 꿈꾸는 신의 세계를 찾아 나선다. 물 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 사이 알리트는 꼬리가 사라지고, 앞다리가 나와 진정한 산파 개구리가 된다. 



땅에 나와서 만나게 된 산양 플롱크가 독수리에 의해 희생당하는 것을 보고 큰 상처를 받은 알리트는 또 다른 세상을 향해 길을 떠난다. 이번에 만난 것은 소쩍새였다. 소쩍새는 알리트를 자신의 아들이라 생각한다. 독수리가 털을 뽑아서 모습이 달라졌다는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들이 잘 먹던 쥐를 거부하는 알리트를 보고 돌변하는 어미 소쩍새.  소쩍새를 피해 점점 안으로 안으로 들어간 알리트에게 누군가 말을 건다. 숲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 악손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동물들이 그렇게 사라지자 의기소침해진 알리트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악손의 말에 조금씩 용기를 내는 알리트. 하지만 끔찍한 태풍에 현자 악손은 부러지고 만다. 또 알리트 주변의 소중한 생명이 스러지고 만다.


 하지만 악손과 이오드, 플롱크의 교훈을 얻은 알리트는 조금씩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잔인해 보이는 세상 속에서 버텨내는 법을 깨닫고, 자연의 소중한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알리트. 여전히 작고 볼품없는 개구리지만 알리트는 과거처럼 위축되지만은 않는다. 




악손이 떠난 후 꿈을 가지고 들어간 숲속에서 알리트는 아내를 만난다. 그리고 그때처럼 알리트의 등에는 사랑의 결정체들이 생긴다. 알리트는 그날 아빠가 그랬듯 랭포르를 향해 길을 나선다. 하지만 모두가 말린다. 랭포르를 향해 가는 길에 있는 레탈리트 때문이다. 전보다 더 거세진 레탈리트들에 의해 로드킬을 당한 동물들이 점점 많아진다. 동물들 역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레탈리트들을 물리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오히려 미미한 힘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알리트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날 아빠가 자신을 지킨 것처럼,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길을 건너는 알리트. 알리트는 무사히 랭포르까지 갈 수 있을까?


 알리트의 소원은 소중한 아이들을 지키는 것이었다. 아빠가 된 다음에 알리트는 세상과 싸우려는 의지가 생겼다. 더 이상 약하고 의기소침한 개구리가 아니었다.  그저 작은 삶의 한 조각만을 채우면 된다는 동료들의 조언에 굴복하지 않은 것도 아이들 때문이었다. 


  세상은 누누이 얘기한다. 큰 힘이 있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이다. 나비효과는 이론일 뿐이고, 실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작은 힘이 아닌 큰 힘을 갖기 위해 작은 희생은 어쩔 수 없다고도 말한다. 


 맞다. 세상은 그럴지 모르겠다. 하지만 100번의 울림 중 한 번의 성공도 성공이다. 설령 그 확률이 미미하더라도 말이다.  알리트의 작은 울림은 결국 변화의 시작이 된다. 가능성이 없다고, 죽는 길일뿐이라고 했지만 알리트는 결국 소중한 아이들도 지키고, 친구들도 지키는 존재가 된다. 


 알리트가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실패할 거란 생각에 갇혀있지 않고 작은 울음이라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작은 발걸음이 시작이 되어 실바를 살려냈기 때문이다. 물론 알리트도 실패를 경험한다. 많은 동물들의 노력이 무참히 스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작은 개구리의 발걸음을 통해 묵직한 여운을 얻었다. 한편으로 우리가 편하게 생각하는 행위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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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표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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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가 표지 가득 담겨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날개에 눈이 갔다가, 뭔가 괴이함을 느낀다. 아직 마르지 않은 나비 그림인 걸까? 발개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감이 궁금함을 자아낸다. 또 하나의 괴이함은 나비가 있어야 할 것 같은 자리에 인간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인간 표본이라니...


 도시를 떠난  산속으로 내려간 시로 가족. 심심하기만 한 시로가 선택한 놀이는 곤충 그중에서도 나비 채집이었다. 하지만 시로의 채집망에 들어간 나비는 다음 날이면 생기를 잃고 죽어있었다. 그런 시로의 모습을 엄마는 탐탁지 않아 했다.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자신의 아틀리에에서 그림만 그리는 아버지 이치로가 아들 시로에게 말을 건 것은 나비로 표본을 만들어보자는 제의로부터였다. 가장 아름다운 때를 보존하는 것. 하지만 그 말은 나비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었다. 이치로는 손수 나비 표본을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마취약으로 나비를 기절시키고, 곰팡이가 생기는 부위를 떼어내고 방부액을 집어넣는 일련의 순서를 직접 시연하며 그렇게 시로는 나비표본을 만들어간다.

 나비 표본과 함께 시로는 나비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학교 방학 숙제로 나비의 눈으로 본 꽃과 함께 박제한 나비를 붙이기로 한 것이다. 아들의 그림에 무척 만족하는 아버지 이치로는 근사한 액자를 제작해서 시로의 그림을 보관하기로 한다. 


 한편, 아버지는 한 여성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다. 이치노세 사와코라는 여성이었는데, 아버지와 같이 미술 공부를 했던 동기라고 했다. 큰 병에 걸린 그녀는 동창이자 초상화 화가인 이치로에게 자신의 그림을 부탁한 것이었다. 그림이 완성되고 사와코 가족이 시로의 집을 방문했다. 그들 부부에게는 딸 루미가 있었는데, 루미는 색상에 관해 무척 예민한 눈을 가진 아이였다. 그런 루미가 시로의 그림을 보자마자 그 그림을 달라고 투정을 부린다. 결국 시로는 자신의 소중한 나비표본이 담긴 그림을 루미에게 선물하고, 얼마 후 값비싼 카메라가 시로의 집으로 온다.


 사와코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고 얼마 안 돼서 아버지도 사망한다. 그리고 그렇게 루미와의 인연도 끝난 듯싶었다. 나비박사가 된 시로에게 다시 루미의 사연이 전해진 것은, 시로에 대한 기사가 난 후였다. 그렇게 다시 연락을 하게 된 시로와 루미. 하지만 왠지 모를 자존심에 루미와 적절한 거리를 두는 시로는 뉴욕으로 떠난 루미와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다. 결혼 소식과 출산 소식 그리고 배우자의 사망 소식까지 공유하게 된 루미가 다시 시로에게 연락을 한 것은, 시로의 아들 이타루가 미술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다. 과거 시로가 살았던 집을 산 루미는 그곳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재능 있는 아이들과 이타루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후계자를 결정하겠다는 말을 한다. 다시 만난 루미는 과거 중병에 걸린 사와코와 닮아있었다. 루미 역시 불치병에 걸렸던 것이다.


 아들을 데려다주러 간 곳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는 순간, 시로는 다시금 과거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인간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표본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하나 둘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 시로는 아이들을 닮은 나비표본을 담은 인간 표본을 만들고자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 시작하는데...


 사실 책을 읽으며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의심스러웠다. 혐오 발언뿐 아니라 과거의 전적 때문에 결국은 산속으로 쫓겨온 아버지 이치로, 나비가 죽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표본 만드는 데만 열중하는 시로, 그리고 나비처럼 사원색을 볼 수 있지만 특이한 사고를 가진 아이들을 뽑아서 후계자를 삼으려고 하는 루미. 


 아버지와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자란 시로의 마음속에는 예술가 아버지를 닮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서 오는 자괴감이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났지만, 아들을 돌봐주는 사람 덕분에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는 말은 기본적인 아들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가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아들에 대해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루미와 딸 안나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으로 보였던 이들의 관계 역시 절대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누가 사이코패스인가를 찾으면서 읽던 책의 결말 부를 마주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보다 더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한편으로 나 역시 부모라는 이름으로 내 아이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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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완전 범죄
호조 기에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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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난 '산다'는 게 용기를 내서 스스로 길을 선택하는 행동의 연속이라고 생각해.

아침밥은 뭘 먹을지, 어느 길로 지나갈지......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을지, 누구를 돕고 누구를 안 도울지......

그 모든 행동의 축적이 그 사람의 '인생'인 거지.

이 책에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등장한다. 바로 어울리지 않는의 앞뒤에 두 단어 "소녀" 와 "완전범죄"다. 이 또한 편견이라고 해야 할까? 시작부터 뭔가 기묘하고 찝찝하다.

정신이 들자,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누워있는 남자를 발견하는 구로하.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는 30세의 구로하 우유우, 본인이다. 왜 내가 내 모습을 위에서 쳐다보고 있는 걸까? 이게 바로 유체이탈인 걸까?

4개월 전인 3월 14일. 화이트데이 밤 사건을 잘 처리한 완전범죄 청부사 구로하는 자신의 (위장) 카페가 있는 루인 빌딩 옥상에서 추락을 했다. 누군가에게 떠밀린 것이다. 하필 그가 떨어진 곳에는 동상이 있었는데, 치과에서 설치한 동상 뽀족한 창을 들고 있는 동상에 등이 꿰뚫린 채 부상을 당한 것이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몸과 혼이 분리된 걸 보니 조만간 세상을 떠날 징조가 아닐까? 그날의 충격으로 기억의 상당 부분이 소실되었지만, 그날 누군가를 만나기로 약속했던 사실을 떠올린 구로하는 유령의 몸으로 그날 약속한 장소로 이동한다.




4개월이 지났는데, 건물 안에 누군가 있다. 완전범죄 청부사로 유명한 구로하는 약속을 할 때 알아볼 수 있는 무언가를 의뢰인에게 준비시킨다. 그날의 무언가는 바로 안개꽃이었다. 근데 4개월이 지났는데, 여전히 그곳에 있는 의뢰인은 과연 누구일까? 근데 구로하를 보자마자 손도끼를 날리는 의뢰인은 보기에도 너무 어렸다. 유령인 구로하를 본다는 사실도 소름이 끼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오토하는 유령을 보는 소녀였다. 그리고 그날의 의뢰인은 오토하의 부모님으로, 그날 약속한 이곳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오토하의 경험(?)에 의하면 구로하에게 남은 시간은 단 7일이란다. 7일이 지나면, 소멸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구로하. 안 어울리는 유령과 미성년자 소녀의 조합. 하지만 이들에게는 복수라는 공통적인 임무가 있었다. 그렇게 둘은 한 팀이 되어 자신들을 이렇게 만든(조만간 죽을 유령, 부모를 잃은 고아) 그 누군가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특유의 추리력을 가진 구로하는 유령의 몸이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 오토하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오토하와 카페 사장 시절 만들어 팔았던 프렌치토스트를 만들고 있는데, 완전범죄 청부사로 활약할 때 지켜봤던 가라쓰 경위가 나타난다. 당황하는 구로하와 태연하게 이모라고 부르는 오토하. 하필 가라쓰 경위가 이모였다니...!

워낙 추리력이 좋고 빠른 가라쓰 경위를 잘만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눈치 100단인 가라쓰 경위의 눈을 피해 오토하와 사건을 해결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우선 천장에 남아있는 아빠의 발자국과 엄마와 아빠의 시신이 매달려 있던 상황들에 대해 추리를 시작하는 둘은 조금씩 진실에 가닿게 되는데...





이번에도 나는 또 당했다. 저자가 뿌려놓은 많은 밑밥(트릭)들을 그냥 보고 지나갔는데(대놓고 계속 등장시켰는데도 말이다.), 역시 이 모든 것은 사건을 해결하는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사실이다. 몇 개만 말하자면 아빠에게 선물 받은(더 이상 아빠는 세상에 없기에 더욱 소중해진) 초콜릿과 리코더다.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될 테니 그만.

유령이지만 최선을 다해 사건을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한 구로하와 그런 구로하를 도와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는 오토하. 책의 시작의 의미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읽고 경악했다. 이럼 병 주고 약 주는 것인가?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유령과 소녀가 밝혀내는 사건의 진실이어서 더 흥미로웠고 그럼에도 한편으로 가까운 가족 없이 홀로 살아가야 할 오토하가 안쓰럽기도 했다. 디데이가 정해져있는 사건 해결은 역시나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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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눗방울을 돌려줘
안혜영 지음, 이용석 그림 / 꿈소담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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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런팅(Sharenting)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사진, 일화 등을 올려 

자녀의 양육을 기록하는 것

네이버 사전 중

  아이를 낳기 전에는 sns나 카카오톡 등의 배경화면에 아이 사진을 올리는 걸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 나 또한 자연스럽게 카톡의 메인 사진을 아무 생각 없이 아이 사진으로 해 놓고 있었다. 하지만 셰어런팅으로 인한 문제를 넘어 범죄에 악용되었다는  기사를 본 후, 친구 엄마들과의 카톡에만 아이 사진을 올려놓고 그 이외에는 비공개로 돌려놓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SNS나 카페에 아이 사진을 올려야 할 때면 아이 얼굴 부분을 가리고 올리기도 한다. 


 내 비눗방울을 돌려줘!는 사실 동화책이지만, 아이보다는 어른 특히 부모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초상권은 성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도 있다는 사실!!



  서아의 일거수일투족이 여기저기에 공개된다. 유치원을 마치고 오는 길에 옆집 아주머니를 만나 인사를 한 서아에게 아주머니는 어젯밤 바지에 오줌을 싼 사실을 알고 있었다. 너무 부끄러웠다. 도대체 아주머니는 어떻게 아신 걸까?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새싹반 민준이는 서아가 어제 수영장에 갔던 사실을 알고 있었다. 혹시나 몰라 민준이에게 너도 수영장에 갔냐고 물어봤지만, 웃으면서 아니라고 했다. 어떻게 민준이는 서아가 수영장에 간 사실을 안 것일까?

 
하늘을 보니 곰돌이 인형을 비롯하여 서아의 생활이 비눗방울 안에 담겨있었다. 서아는 즐겁지 않았다. 왜냐하면 부끄럽고 나만 알고 있기를 원했던 서아의 생활이 비눗방울 안에 오롯이 담겨 하늘 위로 둥실둥실 날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비눗방울을 친구들이 보면 서아는 온통 놀림거리가 될 텐데.... 발만 동동 구르는 서아는 비눗방울 만든 사람을 찾아 나선다. 근데 뜻밖에도 서아의 비눗방울을 만들고 있는 사람은 너무나 가까운 사람이었다. 



아이의 사생활을 SNS에 아무런 필터 없이 올리는 행동에 대해 이 책은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한다. 귀엽고 예쁜 장면을 자랑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만약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내 사생활을 내 동의도 없이 누구나 보는 곳에 공개적으로 올린다면, 아마 나는 그 사람을 사생활 침해로 고소를 할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SNS 등에 올린 사진이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무분별하게 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귀여운 사진들을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전에 내가 아이라면...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좋겠다. 


 책 속에 서아처럼 나는 귀엽고 예쁘다고 생각해서 올린 사진과 글들이 아이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한 번 더 깨닫게 된다. 아이의 초상권! 사생활! 지켜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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