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편의점 3 : 소비와 마케팅 자본주의 편의점 3
정지은.이효선 지음, 김미연 그림, 이성환 감수 / 가나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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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 번째 만나는 자본주의 편의점은 금리와 이득 남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1권에서는 돈과 신용에 대해, 2권에서는 은행과 은행의 역사에 대한 경제 지식을 풀어주었는데, 과연 3권은 어떤 내용일까? 



 늘 신상을 외치고 다니는 우리의 고금리 양은 이번에도 시작부터 열심히 소비를 지향한다. 문제는 신상, 인기템, 1+1 등 눈에 띄는 것들을 족족 사드린다는 데 있다. 당장 금리가 가진 돈이 없음에도 금리의 소비는 멈출 줄 모른다. 급기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핸드폰으로 결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금리는 물 만난 고기처럼 이것저것 멈추지 않고 소비를 하기 시작한다. 바로 과소비!!를 하는 것이다. 한 달 뒤 요금에 합해져서 나온다는 사실이 금리의 소비를 부추긴다. 처음에는 1+1과 80% 세일이라는 말에 혹해서 30만 원의 물건을 3만 원에 샀지만, 그에 만족하지 못한 금리는 또 다른 물건들로 주변을 채우기 시작한다. 남동생 고이득이 말려도 금리의 소비는 멈추지 않는다. 자본주의 편의점에서 구입한 백만 유튜버의 별사탕을 먹은 금리는 갑자기 쇼핑 유튜브 월드라는 별로 이동한다. 그곳에서는 영상의 파급력을 기준으로 유튜버들의 왕을 뽑는다. 사실 금리는 그전부터 유튜버로 활동했지만, 구독자 수는 5명이었고 그중 한 명이 남동생 이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금리가 이동한 별에서 유튜브 왕이 되기 위해 금리는 또다시 무분별하게 쇼핑을 하기 시작한다. 금리의 바람대로 1등이 되어 유튜브 왕이 되기도 한다. 한편, 금리가 남긴 별사탕을 먹고 금리를 따라오게 된 이득은 금리의 소비에 경악하며 금리를 말린다. 하지만 소비를 1도 안 하는 이득은 별에서 쫓겨나 다시 자본주의 편의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편의점 주인 조지 워싱턴 할아버지에게 누나 금리의 상황을 설명하는 이득. 



 누나를 구하기 위해 전기뱀장어 양갱을 먹고 다시 금리가 있는 별로 향하지만 누나는 보이지 않는다. 과연 이득은 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금리의 사건 이후로 왕짠돌이가 된 이득. 화장실 휴지도 한 칸 만 사용하고, 더운 날 치킨을 시켜 먹자는 엄마의 말에 극도의 반대를 한다. 과연 이득처럼 소비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과연 괜찮을까?



두 번째 장에서 이득은 자본주의 편의점의 자린고비 콜라는 마시고 조선시대로 향한다. 친구인 박지원과 박제가를 만나는 이득은 자린고비가 된 상황이다. 그때 시장에서 소비를 많이 한 죄로 잡혀온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아뿔싸!! 바로 누나 금리였던 것이다. 한 방울 남긴 자린고비 콜라를 마시고 이득을 따라온 금리. 금리의 죄명은 근검절약은 나라의 으뜸가는 덕목이고, 사치는 독이라 했는데 이것저것 시장의 물건을 많이 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해 금리는 자신만의 논리를 펴 나가기 시작한다. 이어서 금리의 변호를 맡은 박제가가 등장한다. 자신의 친구인 자린고비 이득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모두가 자린고비가 된다면 과연 세상은 어떻게 될까? 이 물음에 자린고비 이득은 모두가 망하는 사회가 되고 말 거라는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하고 마는데...


극단적인 과소비도, 주머니를 틀어쥐고 쓰지 않는 것도 문제다. 어떤 면에서 금리와 이득을 섞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득이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돈을 잘 안 쓰는 편이다. 지금도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주로 쓰고, 물건을 구매할 때도 고민을 한 번씩 하는 편이다. 아이들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식이나 인터넷 쇼핑을 자주 하게 되는데, 책에서 말한 것처럼 쇼핑몰을 들어가 보면 내가 검색했던 것과 비슷한 물건들을 띄워주거나 추천해 주는 경우가 많다. 이 또한 마케팅의 일종이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경제교육 동화이다. 성인들 역시 내가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도 예쁘다고, 주변에 다 가지고 있기에, 내 기분이 좋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무분별하게 소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서부터 경제교육 동화를 통해 이런 부분을 알려주고 그를 통해 제대로 된 경제관념을 갖게 된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과연 자본주의 편의점 4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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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사업자의 물음표 세무형이 답하다 - 창업부터 절세, 투자 유치, 상장, 승계까지
이의유.김지수 지음 / 다섯걸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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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7년째 회계업무를 하고 있다. 직접 사업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회계업무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경영진과 같이 일을 해야 할 때가 많다. 14년간 다녔던 회사의 경우 회사를 설립한 해에 입사를 해서 자연스레 회사의 시작부터 일어나는 일들을 옆에서 볼 수 있었다. 물론 회사도 초보, 나도 막 회계 자격증을 따서 입사한 초보였기에 좌충우돌 실수도 많긴 했다. 스타트업 기업이었기에, 회계는 물론 인사노무 등의 업무까지 전부 혼자 해야 했었기에 강의나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지식을 쌓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문제는, 막 배우고 익혔을 때는 지식이 단단하게 쌓이지만 조금만 안 써도 잊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꾸준히 해당 분야의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다.



책 안에 지식은 회계뿐 아니라 인사 노무와 해당 법에 대한 내용들을 다 담고 있는데, 이론과 실제가 함께 수록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회사의 시작부터 해서 투자와 상장 그리고 승계에 이르는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내용을 다루고 있기에 초보자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이 책은 전체의 큰 틀을 아우르는 입문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좀 더 세부적인 내용들은 필요에 따라 추가 자료를 찾아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나무보다는 숲을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물론 이 책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과 전혀 모르는 것은 상황이 다르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까지 다녔던 회사는 투자를 많이 받아서 해당 내용에 대한 내용들과 사업소득이 발생해서 그에 대한 처리가 수시로 일어나는 회사다. 사실 그전에 회사에서는 투자에 관한 작업을 1도 안 해봤었고, 이자소득이나 사업소득도 발생하지 않았기에 회계 경력은 많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었다. 만약 내가 이 책을 그때 읽었다면, IR부터 해서  RCPS 와 CB 등의 용어 앞에서 당황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책 안에는 바로 투자유치와 그에 대한 내용들과 상장에 대한 내용들도 순서에 따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회계에 자연스럽게 연관되는 인사노무 부분도 마주할 수 있다. 퇴직금이나 연차수당, 해고와 같은 내용들은 실제 꼭 알아야 하는 핵심 내용이지만 쉽게 다룰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깨닫게 된 내용 중에 프리랜서의 퇴직금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우리 회사에서도 사업소득신고가 종종 있는데, 사업소득 신고자(프리랜서)의 경우 실제 고용계약을 맺고 일하는 정직원은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에 대한 부분은 당연히! 발생하지 않는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 직원의 실제 근무상황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각 장이 2페이지~4페이지 내외로 구성되기 때문에 길지 않고,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사업을 하면 꼭 부딪칠 수밖에 없는 핵심 내용뿐 아니라 절세의 팁도 마주할 수 있기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회계와 인사노무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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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이야기 - 부의 흐름을 바꾸는 관세경제학
김성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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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EBS 다큐프라임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을 단행본으로 읽었다. 나름 경제 지식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나 역시도 월급 인상률과 물가인상률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지 않고 그저 급여 인상분 전부를 소득의 증가로 생각했었는데(그럼에도 왜 생각보다 급여 인상의 효과가 적었는지... 심증만 있었는데 덕분에 물증까지 확보!), 책 덕분의 왠지 몰랐던 찝찝함을 해결했다. 근데 돈의 얼굴에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돈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연스럽게 관세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 상황이 세계 곳곳에 큰 폭풍을 일으킨다는 사실에 조금 더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그런 내 궁금증을 해결해 준 책이 바로 이 책! 『부의 흐름을 바꾸는 관세 경제학 관세 이야기』였다.


 사실 관세 이야기를 하면서 왜 대놓고 미국 이야기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가? 하는 내심의 불만이 있었다. 알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단면이라고나 할까? 관세 이야기라는 제목이 붙어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경제가 그동안 흘러온 역사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그동안의 관세에 역사를 보자면, 미국의 금본위제와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말을 마주할 수밖에 없고 바로 거기서 이 책의 주제인 관세 이야기가 등장하게 된다. 바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비롯한 G10개국 대표가 모여서 협상을 했던 스미스소니언 협정을 통해 닉슨은 수입관세 10%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스미스소니언 협정은 관세가 협상의 무기로 쓰일 수 있으며, 환율이 일정 부분 관세의 보호 효과를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미국의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연일 시끄러운 이야기가 바로 관세에 관한 부분이다. 이미 트럼프는 40대의 젊은 시절부터 관세에 꽂혀서 그에 대해 강하게 주장을 했다고 한다. 30년 넘게 관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관세는 눈치게임이라는 사실이다. 관세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잃고 도태되는 상품이 생기게 마련인데, 가격경쟁력도 어느 정도 이익이 보장돼야 가능하다는 사실이 문제다. 덕분에 트럼프의 관세 인상은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다 보니,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넘쳐난다고 한다. 여전히 미국은(트럼프는) 관세라는 이름을 가지고 여기저기에 칼을 휘둘러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이 몇 가지 있었는데, 상당히 완화되었다고 생각했던 바이든 정부의 관세 정책은 트럼프와 그리 다르지 않았고 어떤 면에서는 더 강화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바이든 입장에서도 굳이 트럼프가 만들어놓은 이익을 포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관세 정책에 큰 피해를 본 나라가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었고, 어부지리로 이득을 본 게 바로 우리나라였다는 사실은 이 책의 제목 부의 흐름을 바꾸는 관세 경제학의 가장 큰 예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고 보면 관세는 양날의 검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자국의 산업을 지키기 위해 사용된 관세정책이 오히려 보복관세와 같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곳곳에서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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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독립운동가 100인 - 한국을 지킨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 이야기
주환선 지음, 김태훈 감수 / 바이킹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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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셨고, 그 공훈으로 건국포장을 받으시고 대전 현충원에 계신다. 내가 너무 어린 시절 돌아가신지라, 당연히 기억이 없지만 아버지를 통해 할아버지가 하신 독립운동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당시 아버지를 도와 할아버지의 활동 기록이나 그에 대한 문서작업을 했었기에 지금도 대전에 들르면 꼭 할아버지 묘소를 들른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할아버지와 함께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사실 나 역시 유명한 몇몇 독립운동가를 제외하고는 낯선 이름들이 많았다. 그나마 독립운동가에 대한 책을 몇 권 접하며 조금 익숙한 이름들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낯선 이름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안타까웠던 것은 책 안에 담겨있는 100인의 독립운동가 중 태반이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순국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목숨을 걸고, 많은 희생을 통해 이뤄낸 독립의 열매를 누려야 할 분들이 누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이 책에 나온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광복절이 되면, 독립운동가들과 그들의 후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늘 그 즈음에만 반짝 관심을 받고 지나간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책 안에 소개된 100명의 독립운동가 중에는 외국인도 적지 않았고, 일본인인  변호사 후세 다쓰지라는 인물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김순애 독립운동가의 집안에는 5명이 독립운동가로 활동을 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  부부 혹은 형제, 부자간이나 자매 등 온 집안이 함께 독립을 위해 애쓰고 희생된 가정들도 많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인물 중에 아일랜드인인 조지 루이스 쇼라는 분이 계셨는데, 이분은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비밀 요원으로 활동을 했다. 당시 자신의 나라 역시 영국에 대항하여 독립전쟁을 치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랬기에 우리 민족의 독립에 공감을 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선박회사의 배를 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금조달 및 서류와 무기 등을 보관하는 역할도 했다고 한다. 


  이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희생을 알면서도 지키고자 한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들의 이런 희생에 과연 나는, 우리는 어떤 보답을 했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들의 희생의 열매만 취하고, 조금만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불평만 쏟아내는 미성숙한 모습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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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로망스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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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랬다. 사랑은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인생도 그럴 거다.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살아보는 게 인생인 것 같다.

그래야 쇠 냄새와 커피의 달큰한 냄새가 공존하는 문래동처럼 하나의 새로운 공식이 탄생하기도 할 테니까.

문래동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 출근길 버스를 타면 늘 문래동을 지나갔다. 대로변을 따라 양쪽으로 소위 공장들이 가득했다. 근데, 언제부턴가 하나 둘 공장들 사이에 가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창작촌이라는 이름으로 공장 여기저기에 분위기 좋은 카페나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엄마 회사가 근처인 관계로 한두 번 골목을 지나칠 때가 있었는데,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또 특이한 감성이 있는 가게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아는 동네가 나와서일까? 책의 제목에 눈이 한 번 더 갔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내용... 대학교수와 학생의 사랑 이야기?!


수도 대학교 금속 재료연구실 석사학위 중인 김철은 스테인리스를 연구하고 있다. 1년에 2천만 원 연구 지원금을 받아서 강무광 교수의 빠듯한 연구를 도우며 실험 결과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타 과에 비해 인기 있는 내용이 아니기에, 연구 지원금을 받을 방법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실험실의 용해로가 고장 난다. 고장 난 용해로를 고치러 온 기사는 철이 호구로 보였나 보다. 이거저거 부품을 이야기하면서 계속 시간을 끈다. 실험 데이터를 위해 결국 철이 선택한 것은 아무 정보 없이 철공소들이 밀집해있는 문래동으로 향하지만, 아무리 발품을 팔아도 철이 찾는 용해로를 가진 철공소는 보이지 않는다. 그때 철의 귀에 들리는 망치소리. 뒤를 돌아보니 용해로를 가진 공장이 보인다! 하지만 사장님은 일이 바빠서 해줄 수 없다고 한다. 거의 울기 직전이 철의 뒤로 도와주겠다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녀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샘플을 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날, 교수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 학과사무실에 물어보니...강무광 교수가 사임했단다. 졸지에 덩그러니 혼자 남은 철. 고장 난 용해로와 갑자기 사라진 교수... 그리고 1년간 연구한 것조차 이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철은 결국 눈물이 솟구친다. 근데, 그런 철을 향해 다가오는 누군가가 있다. 철의 눈물을 닦아주며 울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그녀는 며칠 전 문래동 용해로 공장에서 자신을 도왔던 그녀가 아닌가! 더 놀라운 것은 그녀 은아연이 강무광 교수를 대신해 부임한 조교수란다. 그것도 수도 대학교 선배이자, M.I.T 박사학위까지 있다니...! 그렇게 아연과 철의 연구는 시작된다. 아연은 철과 아연을 합금하는 연구를 하고 있단다. 근데, 철과 아연은 사실 합금이 불가능한 걸로 알려져 있다. 녹는점의 차이 때문이다. 철은 1,538도, 아연은 907도. 이 둘이 어떻게 합금이 될 수 있을까? 아연의 연구는 무모하게 보이기만 하다. 


첫사랑 목현희를 놓친 후, 철은 자신만의 사랑에 대한 노하우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타이밍이고, 고백조차 하지 못해 현희를 놓쳤기에 철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자신이 원하는(현희와 같은 팔자주름이 진한 웃음) 것을 가지고 있다면 바로 돌직구를 날린다. "사랑해!" 스스로 꽤 멋진 남자라 자부하는 철이기에, 자신이 차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 철은 모태솔로다.) 근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의 목소리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낀 철. 그리고 울고 있는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고, 입술을 부딪치는 사고(?)까지 겪은 터라 철은 아연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과연 이 심장의 두근거림은 철만의 착각일까?


철이 확신을 가진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아연의 연구 때문이다. 눈치가 빠른 독자를 이미 초반에 예상했겠지만, 아연과 철의 합금을 연구하는 은아연의 실험처럼 이 책의 두 주인공의 이름 역시 철과 아연이다. 과연 말도 안 된다 여기는, 불가능하다 여기는 이 연구는 성공할 수 있을까? 또한 이 연구처럼 철과 아연 역시 사랑을 이뤄낼 수 있을까?


흥미롭지만, 뭔가 둘의 만남부터 심장의 두근댐까지도 좀 작위적이긴 하다. 거기다 문래동 로망스라는 유튜브까지 개설할 정도라니...! 그럼에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사랑을 지켜나가는 모습이 꽤나 애틋하고 가슴 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첫사랑을 다시 재회하게 되는 철. 과연 목현희는 문래동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또 이들의 사랑을 끝까지 방해하는 빌런의 정체를 찾아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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