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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소리한자
한금수 지음 / 에디트리 / 2025년 10월
평점 :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세대처럼 완전 한자세대는 아니지만, 중. 고등학교 6년 내내 한자 과목이 있었다. 덕분에 전공필수 수업 전공서적에 담긴 한자어 중 반 정도는 독해(?)가 가능하긴 했지만, 완전히 읽어낼 수 없던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고 부지런히 한자 능력 검정시험 준비를 했다. 물론 시험과 리포트 그리고 전공을 살려 준비했던 공시족 생활 때문에 하다 중단하다를 거듭하다 보니 결국은 시험은 저 멀리 떠나보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 다시금 한자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은 문해력! 때문이었다. 우리말 어휘의 80%가 한자어에서 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렇게 치면 내가 쓰는 서평 속에도 대부분이 한자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부지런히 한자 공부를 하려고 집에 방치된 일력을 회사 책상에 두고 매일같이 눈으로 익히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한자를 공부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매일 같이 든다.

우선 이 책은 한자를 쉽게 익히고 암기할 수 있도록 저자가 특별히 고안한 공식들이 담겨있다. 공식을 알면 저절로 이해가 되면서 기억되고 연상되도록 구성했고, 특히 소리로 한자를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의 시작은 한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설명이 나오는데, 한자는 표의문자(의미나 뜻을 글자 하나에 나타낸 문자)라고 한다. 참고로 한글은 표음(소리글자) 문자다.
저자가 고안한 첫 번째 한자 익히기의 방법은 바로 부수자다. 한자사전을 찾을 때 보면 늘 부수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 부수가 몇 획으로 구성되는지를 알아야 한자 옥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한자를 마주했을 때, 부수가 무엇인지 확실히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다. 부수도 변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부수를 다양한 방법으로 분류하고 설명해 준다. 부수도 각 성격별로 분류가 되는데, 예를 들자면 자연 안에서 하늘, 기후/ 땅, 지형/ 동물 등으로 나눠서 그에 대한 부수를 설명해 준다.
이렇게 나눠진 부수를 먼저 공부하게 되면 자연히 한자 단어가 파생된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그 부수와 연결해서 단어를 찾을 수 있고, 같은 부수를 가진 단어들이 연상작용으로 이어지기에 한결 편하게 한자를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다.

1차로 각 부수의 분류를 눈에 익히게 되면, 이제 그 부수에서 파생된 한자를 마주하게 된다. 또 획수와 그림으로 부수를 다시 보면서 눈에 익히게 되니 여러 번에 걸쳐 부수를 자연스럽게 암기할 수 있다. (3번 정도 부수를 마주한 후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을 보는데, 확실히 그림에서 변형된 부수를 보니 한결 이해와 모양을 떠올리기가 쉽다.)
물론 앞에서 말했듯이 부수에도 변형이 있다. 같은 부수임에도, 한자에 사용하면서 본래의 모양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부수를 한 번 더 정리해 주는 장이 있으니 걱정 말고 공부하자! 참고로 이 책에는 1급 한자까지 담겨있긴 하지만, 3급 한자를 중심으로 빨리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부수 공부가 되었다면 이번에는 소리글자를 통해 발음을 익혀보자. 앞에서 다 이해하지 못했어도, 구체적으로 2, 3장에 들어가면 각 부수에 따른 한자가 등장하기 때문에 앞장을 꼼꼼하게 외울 필요는 없지만, 눈에 익혀두면 확실히 실전에 가서 진도가 빨리 나가는 것 같다.
각 부수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해당 부수를 그리는 작업을 해보자. 그런 후 각 부수를 활용한 한자를 익히면 좋은데, 이 책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이 한자들 중 여러 한자가 결합된 합체자라면 한자 옆에 합체된 한자를 나누어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나누어진 한자들이 어떤 의미로 결합되어 있는지를 마주하니 확실히 한자만 봐도 뜻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3장은 소리 한자가 등장한다. 사실 앞에 등장했던 소리 한자를 보고 이게 뭘까? 싶었는데, 3장에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준다. (1장은 그런 면에서 2,3장에 대한 요약본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구체적인 설명을 보니 각 부수자를 가지고 어떤 음(소리)가 나오는지를 설명해 주는 내용이었다. 바로 이게 이 책의 키포인트 공식인 셈이다.
책에 등장하는 한자를 보면서, 이 내용을 고안하고 정리하느라 고생한 저자의 노력이 참 놀라웠다. 그리고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각 한자를 응용하고 하나의 부수 안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한자까지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어서 주먹구구식으로 한자를 외우며 힘들었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소리 한자를 통해 부수를 외우고 그에 대한 연상작용을 통해 과거에 구입했던 한자 능력 검정시험 1급 책을 다시금 공부해 봐야겠다. 한자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니, 아이에게 지도할 때도 한결 걱정이 줄었다.
무턱대고 암기하는 한자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연상하는 한자 공부를 해보자! 분명 일취월장한 한자 실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