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 소설의 몸 - 소설문체론 강의
황도경 지음 / 소명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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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읽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사건이나 내용이 간단하여 읽은 후 스토리가 기억나면 흡족하지 않았던가. 반대로 내용전개가 다소 복잡하거나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면 읽은 후 뭔가 개운치 않았던가. 소설을 제대로 읽는 방법은 없을까.

소설을 읽는 소위 독서법이란 책은 많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소설 제대로 읽기, 깊이읽기'의 초점을 작가의 문체에 두었다. 작가의 문체를 살펴 읽으며 작가의 감정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그럼 문체란 무엇인가?

'문장에 나타난 작가의 개성, 즉 문장의 개성적 특성을 말하는 것으로서, 다른 문장과의 단순한 차이점이나 특이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가만이 쓸 수 있는 개성적 특성을 의미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필자는 소설을 문체로 읽을 것을 권한다.

문체로 읽는 다는 것에 대해 필자는 '소설 속 소재와 이야기 즉 무엇(what)이 아니락 어떻게(how), 왜(why'로 우리의 질문의 초점이 바뀌었을 때, 우리는 텍스트의 놀라운 세계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문체로 읽은 다는 것은 바로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소설의 몸, 그것이 바로 문체이기 때문이다'라고 정의한다.

소위 '깊이 읽기'란 이야기 자체, 사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문체 속에 숨어있는 작가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었다. 여러 번 숙독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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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하는 고양이와 부처가 된 로봇 - 선불교를 철학하다
이진경 지음 / 모과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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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란 무엇인가?

이진경 교수의 <삶을 위한 철학>이란 책은 작년 11월 경에 일독했다. 학창시절 3년 계속 낮은 학점에도 불구하고 철학 수업을 들었다. 어려운 과목에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지금도 온통 어려운 용어들과 학설들로 채워진 철학서적은 즐겨 읽지 않는다. 그런데 <삶을 위한 철학>은 나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책을 읽은 후 지난 달엔 <불교를 철학하다>하는 책을 읽었다. 불교라는 종교에다 철학이란 단어가 들어간 제목으로 다소 망설여 졌지만 열심히 읽었다.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 교수의 불교와 철학에 대한 사유의 폭과 깊이에 더욱 깊은 감명을 받게 되었다. 물론 그 책의 내용을 잘 이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내친김에 재미있는 제목의 <설법하는 고양이와 부처가 된 로봇>을 이틀에 걸쳐 읽어내려갔다. 고양이가 설법을? 로봇이 부처가 되었다고? 등등 논리적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문구가 이야기 해주듯 이 책의 내용도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선사들의 공안은 나를 심연으로 데리고 갔다.

우리는 매일매일 깨닫고 산다. 꼭 선승처럼 앉아서 좌선할 필요는 없다고 고승들은 말씀하신다. '깊이 생각하기'가 루틴이 되도록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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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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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매일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생각의 파편들에 대해서 숙고하는 일은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류사를 놓고 보자면 학문의 각 분야에서 명성을 드러낸 사람들의 공통적인 것은 '창조적 사고'라고 해도 무방하다. 구체화되기 이전 첫 단계는 생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럼 생각이란 무엇이고 생각은 어디서 어떻게 떠오르는 것인가.

■ 창조적 사고를 이끄는 생각도구 13가지
이 책의 핵심은 '창조적으로 생각하기'이다. 먼저 창조적 사고의 본질을 이해하고 창조적으로 사고함으로써 새로운 방식으로 지식을 재통합할 것을 말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창조적 사고로 두각을 나타냈던 과학자, 인문학자, 예술가, 공학 기술자 들의 사고 기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 마음에 남는 글...
1. 나는 책을 읽을 때 등장인물에 완전히 감정이입하고 했다. 때로는 나 자신을 잊고 그들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 때도 있었다. - 버지니아 울프 -

2. 모든 지식은 관찰에서 시작된다. 예리한 관찰자들은 모든 종류의 감각정보를 활용하며, 위대한 통찰은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운을 감지하는 능력에 달렸다.

3. 진정한 의미에서 추상화란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4. 모든 것은 우리 머리의 어딘가에 해부학적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를 불러내고 재연하는 훈련을 통해 나는 지금의 나보다 열 배는 더 영민해진다.

5. 작가는 묘사하는 있는 인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의 감각으로 세상을 느껴야 한다. - 알퐁스 도데 -

6. 대나무을 그리려면 먼저 대나무가 내 속에서 자라나게 해야 한다. 손에 붓을 쥐고 눈으로 집중을 하면, 그림이 바로 내 앞에 떠오른다. 그러면 그것을 재빨리 잡아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냥꾼을 본 토끼처럼 그림이 잽싸게 사라진다. - 소동파 -

7. 과학자는 우주의 한 점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시인은 시간의 한 점에서 일러나는 모든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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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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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종원도 따라 하는 황석영의 요리열전
요즘은 TV를 거의 시청하지 않는다. 즐겨보는 것은 아침, 저녁 뉴스, 수요일에 하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골목식당>은 말 그대로 골목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아담한 장소이다. 중간중간 백종원의 요리 시범에 감탄을 짓기도 한다. 그런데 바로 그도 놀라워할 셰프가 있었으니 바로 황석영이다.

제목이 밥도둑이라 국내외 여행하면서 만났던 음식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 장을 넘기고 나니 나의 짐작은 저만치 도망갔다. 몇 개월 전에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 김훈은 라면 끓이기의 달인이라고 개인적으로 인정한 적이 있다. 그러나 황석영의 음식에 관한 내공은 말을 잇지 못한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군대 시절의 닭서리부터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들, 유럽을 돌아다니며 맛보았던 서양 요리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향토 음식들을 맛깔나게 풀어나갔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읽기 시작했는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때로는 미소가 지어지게 하는 책이었다. 어떤 요리법은 직접 해보고 싶었다.

■ 감상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에게도 잊지 못할 요리가 새록새록 생각났다. 서울 신설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1학년이니 점심 도시락을 없이 4교시면 집에 왔다. 막 점심시간이었다. 출출한 상태로 집에 오면 외할머니께서 연탄불 위에 생꽁치에 굵은소금을 뿌려 구우신 후 찬물에 밥을 말고 내가 밥을 수저로 뜨면 할머니께서 생선가시를 발라 내 숟가락에 올려주셨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할머니가 구워주신 꽁치의 냄새와 맛이 또렷이 기억난다. 또 한 가지는 막내 이모의 동치미다. 겨울방학 때 이모집에 놀러 가면 청국장과 동치미를 꼭 내오셨다. 그 맛을 잊지 못해 지금도 겨울이면 누나가 청국장을 해주시고 아내가 동치미를 담가 주는데 그 맛은 안 난다.

■ 음식을 먹는 것은 추억을 먹는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매일 적어도 2-3번의 식사를 하게 된다. 그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음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단지 음식만을 먹는 것이 아니고 추억을 함께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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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4-15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통해 좋았던 기억을 다시 생각하셨군요. 음식에는 그런 특별한 기억이 있는 것 같아요. 금방 생각나지는 않지만, 제게도 있을거예요. 그렇지만 그런 느낌을 잘 전달하는 글을 쓰기는 어려운 일 같습니다.
초록별님, 휴일 잘 보내셨나요. 편안한 하루 되세요.^^
 
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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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비 딕>의 저자 허먼 멜빌의 단편소설 <필경사 바틀비>​
2개월전 <모비 딕>을 12회에 나누어 읽었다. 작년 모비 딕 전공자이신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800여 페이지의 책을 꾸준히 읽어나갔다. 선원의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선원들, 배, 고래잡이 등의 묘사는 섬세함의 극치였고 고래와 항해에 대한 지식은 방대했다. 그 여운을 안고 그의 단편소설 <필경사 바틀비>를 만났다.

주요 인물은 화자(나)는 변호사이고, 직원은 50세 후반의 터기. 오전엔 정상적이었다가 오후만 되면 비정상적으로 돌변하다, 니퍼즈는 오전엔 소화불량이지만 오후에는 일을 잘하고, 12살 소년 진저 넛이 있는데 법관이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르지 않고 잔심부름을 한다. 월 거리의 변호사인 화자는 어느 날 새 직원을 채용하게 된다. 그의 이름이 바틀비이다. 주인공인 바틀비는 평소에는 차분하고 성실하게 일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일을 시키는 느닷없이 "그렇게 안하고 싶습니다"를 말하며 일하는 것을 거부한다. 한 두번이면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빈도수가 많이지고 결국 통제 불능 상태까지 와서 해고하려 했지만 그것도 성사되지 않는다. 결국 화자 즉 변호사는 바틀비를 떼어 두고 다른 사무실로 이사를 가게 된다. 그 전 사무실 주인이 바틀비를 경찰에 신고하게 되고 감옥에 수감된다. 면회를 간 변호사에게 "식사를 안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한다. 며칠 후 변호사는 교도소를 방문하게 되고 바틀비는 담옆에서 무릎을 웅크리고 차가운 돌에 머리를 갖다댄 채 누워 숨진다. 변호사는 그가 전에 워싱턴의 배달 불능 우편물 취급소에서 근무했다는 것이 알게 된다.

이 소설의 배경은 자본주의의 상징인 월가이다. 화려한 건물들로 즐비하지만 변호사 사무실은 사방이 거무칙칙한 높다란 벽돌벽으로 되어 있다. 또한 실내는 반투명유리 접이문이 사무실을 분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문은 변호사만 열 수 있게 되어있다. 그리고 변호사는 자본가들의 이익을 변호하는 인물이고 직원들은 화자의 명령에 따라 기계적을 필사만 한다. 이에 바틀비는 명령을 계속 거부하는 데 작가는 바틀비를 통해 자본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자로 묘사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자본주의 질서에 대한 저항이며 자본주의 대한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짧은 글이지만 여운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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