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갈림길 - 대전환의 시작, 다시 쓰는 투자 포트폴리오
오건영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대통령의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가 있었다. 퇴근하고 전체를 봤다. 세계의 흐름을 늦었지만 빠르게 편승하고자 하는 그야말로 국운을 건 프로젝트로 보인다. 그리고 미래 관련하여 내가 봤던 책들의 내용을 정부 대통령과 각 각료들은 빠짐없이 파악하고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정책 결정을 하고 있었다. 내란 청산에 트럼프와의 관세외교, 코스피 정상화, 부동산 정상화 시도, 중일 및 유럽 정상과의 외교, 호르무즈 해협 봉쇄, 믿고 있던 여당의 통수치기 등 여러 난국 속에 언제 이런 걸 준비했는지 대단했다. 대통령은 말미에 두 대기업 총수에 매우 공손히 인사를 했다. 총수들 역시 그 동안 발목만 잡던 정치권을 보다 총력을 다하여 빠르게 지원하고자 하는 실용적 정치인에 적지않게 감동한 모습이다.

 지금은 마치 구한말 같다. 당시 산업화를 기반으로 제국주의로 넘어가는 시대였다. 지금은 AI 혁명으로 인해 산업체제가 완전히 뒤바뀌고 기존의 정치체지인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양자 모두 그 효용성을 의심받고 있으며 기후위기로 세계가 위기에 빠졌으며 세계화가 무너져 각자 도생으로 서로 긴장하며 살아가야하는 시대다. 구한말 당시 한국은 망국의 조짐으로 생존의 기회를 잡을 역량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제조업 최강국이자. 디지털 산업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유일한 나라다. 거기에 민주주의도 장착했다. 그렇기에 구한말 처럼 기회를 놓치지 않을 뿐더러 단지 흐름을 따라 가는게 아니라 오늘 발표회처럼 세계를 선도할 수도 있다. 꼭 미중의 따라기 노릇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오늘 메가 프로젝트는 전라, 충청, 경상등 지방에 집중되었다. 한국의 망국적 상황인 지방 미개발을 타개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다. 지방은 그 동안 미개발로 소외되었고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몰려 산다. 그 부작용은 최악의 출산율과 최악의 부동산 집값, 그것이 부르는 과도한 경쟁, 그것이 또 경쟁교육으로 이어져 아이들의 창의성과 인성을 말살하고 있다. 호남, 충청, 경상에 투입되는 모든 개발은 이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젠 서울 강남에서 성형외과 의사하는게 워너비 삶이 아니라 해남에서 첨단 반도체나 피지컬 AI기업에서 근무하는게 근미래의 워너비 삶일 수 있다. 제발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 지금의 여권의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세계의 상황이 이럴진데 작은 이념을 가지고 서로 치고 받는다. 이러다 분당이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가까운 근 미래에 지금의 잡음이 나라를 망치고 뒤로 가게 만든다면 지금의 세계적 흐름에 편승하지 않은 세력은 큰 심판을 받을 것이다. 구한말 위정척사 취급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들에 강하게 동조하고 이념적으로 옳다고 생각했으며 그들을 존경하기에 작금의 사태는 너무 안타깝다. 오늘은 급기야 서로 누가 더 정통성이있는지에 대한 논쟁까지 나아갔는데 마치 조선시대 고리타분한 성리학자들을 보는 것 같아서 환장할 노릇이다. 조금 더 가까운 미래를 봐줬으면 한다. 구한말 한국의 지도층은 위정척사, 개화파, 황제파, 그리고 완전히 따로 노는 민중으로 크게 나눠어 이합집산했다. 

 지금 우리는 당시 어느 방향으로 갔어야 했는지 매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시 각 지도층들은 자신들의 입장이 옳다고 타협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망국이고 피해는 그런 것에 참여도 못한 백성이 입었다. 36년의 식민지배에, 나라는 독립하자 마자 쪼개져, 3년 전쟁을 겪었고 곧 분단 100년을 맞이해 영구분단국가로 남을지도 모르는 지경에 처했다. 

 답답해서 설이 길었다. 이번에 본 책은 오건영의 부의 갈림길이다. 구어체를 써서 잘 읽을 수 있고 쉽다. 러우 전쟁 이후 유가는 빠르게 하락했다. 그래서 배럴당 50-60달러로 낮아졌다. 이란 전쟁으로 유가는 올랐다. 지금은 해소 국면으로 유가는 다시 하락했지만 전쟁이전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기뢰 제거, 파괴된 생산시설 복구, 통행료의 징수 가능성, 위험으로 인한 운송비와 보험료의 증가가 유가의 상승 요인이다. 

 여기에 세계 각국은 놀라서 호르무즈 정상화와 동시에 원유를 크게 비축할 가능성이 높다. 2달여의 막힘으로 위기를 겪은 나라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갑작스런 수요도 상승 요인이다. 

 과거 경제 위기 때는 회복 국면에서 V자 반등을 했다. 하지만 2008 금융위기 부터 양상이 달라졌다. 당시 금융시스템 전체가 흔들리고 유로존 위기까지 겹치면서 회복이 매우 더디게 나타났다. 그래서 U자형 반등이 나타났다. 이는 바닥이 깊고 회복은 느리다. 그리고 코로나 19사태를 거치면서 K자 반등이 나타났다. 이는 K자의 상단 부분은 빠르게 회복하고 하단 부분은 회복이 거의 되지 않고 오히려 하향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중앙은행의 고민이 깊어진다. V자 U자 반등에서 중앙은행의 전통적 해결책은 양적완화 또는 저금리다. 둘 다 돈을 푸는 것이다. 그런데 이 풀린 유동산이 상단으로만 향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단에 위치한 첨단 기업 및 유동성으로 인한 자산가격 상승으로 상위층이 혜택을 본다. 그러면 중앙은행은 과다한 인플레이션 및 경기 과열 및 자산 버블 우려로 금리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그러면 안그래도 저금리 상황에서도 힘든 하단 층에 사형선고를 내리를 겪이 된다. 

 금리를 양쪽에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면 모르겠으나 그럴 수가 없기에 이런 K자 회복에선 답이 없다. 이 때 역할을 할 수 있는게 정부다. 정부의 재정 지출은 각자에게 다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하단 부분에 재정을 집중할 수 있기에 이런 국면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를 각국의 정부가 대규모의 재정적자로 인해 재정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 부채의 해결 방법은 부채를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매년 국가예산의 상당 부분을 써야한다. 더 나은 방법은 강한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서구의 선진국들은 상당한 부채를 갖고 있었지만 전후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그 거대한 부채가 자연스레 해결되었다. 내가 당장 GDP의 100% 수준 부채를 지니고 있다해도 매년 10%씩 10여년 성장하면 부채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간다. 

 K자 구도는 언급한 것처럼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수 없고 정부도 세수가 없어 고착화하는게 지금의 형국이다. 하단의 소비는 줄지만 상단의 소비가 충분히 늘어나서 물가하락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금리 인상은 더 어려워진다. 이런 K자 양극화는 주식시장에도 반영된다. IT, AI 관련 신산업 성장은 크게 상승하며 부동산, 소비재, 유틸리티에 해당하는 하단은 하락한다. 

 미국의 트럼프는 선거를 앞두고 이 K자의 하단에 신경을 쓸수 밖에 없다. 2025년 뉴욕 시장에 조란 맘다니가 당선되었는데 그는 스스로를 민족사회주의자라 부른다. 그는 시대 정신을 잘 파악에 어포더빌리티를 주창했다. 이는 뭔가를 살 수 있는 여유를 말하는 것이다. 상단의 상승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해 미국인들은 렌트비를 내고 나면 소비 여력이 없다. 

 미국은 소비로 인해 성장하는 나라 인 만큼 일반 시민의 소비 여력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트럼프는 강력한 금리 인하를 원한다. 그리고 강한 성장도 추구한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고, 실업률은 줄며, 소득이 늘고 소비가 늘며, 세수는 확대되어 정비 지출 여력이 커져서 지지도 자체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급격한 물가 상승과 자산 버블로 이어질 위기가 언제나 있기에 연준은 트럼프와 긴장관계 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미국은 성장을 위해 금융권의 대출도 중요하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 단기 금리가 내려가고 양적긴축은 장기금리를 올린다. 시중은행들은 대개 단기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대출하다. 그래서 단기 금리가 낮고 장기 금리가 높으면 예대차가 커져서 은행들이 유리하다. 그러면 대출이 많아지고,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다. 다만 미국은 과거 금융위기로 인해 대출 규제가 매우 강해져있다. 이를 풀어야만 미국은행이 대출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 

 지금은 AI로 인한 신성장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래서 빅테크들은 큰 성장 투자를 하고 있다. 설비투자를 많이하는데 그러면 장비획득에서 회계장부에 자산이 추가된다. 그런데 장비는 매년 감가상각을 한다. 향후 거대한 감가상각비가 회계를 압박하는데 단기적으로는 수익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 

 빅테크의 AI투자는 당연히 GDP를 상승시킨다. 그리고 빅테크의 주가도 상승시킨다. 그러면 주식을 많이 보유한 미 상류층은 소비 여력이 높아져 소비를 더 많이 하게 되고 그러면 GDP는 더 상승한다. AI혁명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물가는 낮아지고 그로 인해 금리가 안정되어 유동성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그러면 설비투자는 더욱 늘어나고 가계소비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된다. 

 저자는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4가지인데 성장성과 물가에 따라서다. 1국면은 고성장 고물가다. 강한 성장과 부의 증가, 소비와 수요의 증가, 물가도 증가한다. 강한 성장으로 주가는 강세지만 원자재 가격도 상승한다. 그리고 물가가 높기에 고금리다. 여기서는 주식은 투자에 좋고 채권은 금리가 높아 가격이 하락해 나쁘며 원자재가 올라 원자재와 금이 좋은 투자 수단이다.

 2국면은 저성장 고물가다.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다. 물가가 높아 고금리이고 물가도 높아 기업과 가계가 모두 위축된다. 원자재와 금은 초강세다. 그래서 주식은 투자에 나쁘고, 채권도 나쁘며, 원자재와 금이 좋은 투자 수단이다.

 3국면은 고성장 저물가다. 1990년대 신경제 상황이다. 쉽게 오지 않는 상황이다. 성장이 높으면서 물가가 낮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물가안정으로 금리가 낮고, 그로 인해 소비여력이 높다. 원자재는 물가가 낮아 저조하다. 그래서 주식과 채권은 좋은 투자 수단이나 원자재 금은 재미가 없다.

 4국면은 저성장, 저물가다. 일본이 좋은 예로 장기 불황으로 제로 금리가 상시화된 상태다. 주식은 좋지 않고 금리가 낮아 채권은 좋다. 다만 저성장 탈출을 위한 적극적 양적완화가 시작되면 모든 것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진다. 

 트럼프는 다른 국가의 성장 누르고 미국의 성장을 유도한다. 과거 미국은 해외 자금이 성장성이 높은 미국으로 몰려 주가는 오르고 달러가 강세였다. 그러면 다른 나라는 주가가 하락하고 통화가 약세를 보인다. 미국은 그래서 금리를 높게 유지해 국채시장에서 인기가 좋았는데 이런 현상을 미국 예외주의라 부른다. 

 하지만 트럼프의 상호관세로 이것이 깨졌다. 관세로 성장에 충격을 주었고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로 연준은 금리를 인하하지 못한다. 주식시장은 대폭 하락한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미국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으로 미국채와 주식을 모두 매도한다. 그러면 미국은 주가, 채권, 달러 약세의 3중고에 빠진다. 트리플 약세다. 

 금융시장이 큰 충격에 빠지자 결국 트럼프는 한발 물러서서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 그리고 2025년 7월 OBBBA법안을 통과시켰다. 대규모 재정 경기 부양안이었다. 이에 힘입어 연준은 9월에 금리를 3차례 인하했다. 그러자 주식도 상승했고 채권시장도 안정되었다. 

 미국의 국채시장은 과거와 달리 이제 불안하다. 과거 미국의 국채는 미국 자체내의 시중 은행도 많이 매입했다. 하지만 SVB은행 사태로 그러지 않는다. 이 은행은 미 장기국채를 주로 매입했었는데 러우 전쟁으로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해 채권 가격이 하락하자 자산이 크게 줄어 파산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일방주의로 각국은 미 채권을 모두 매도하진 않았지만 이전 처럼 많이 사주고 있지도 않다. 지금 미국채시장의 70%가 해지펀드의 차지다. 즉, 미 채권시장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고 변동폭이 매우 커질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진짜 예술, 가짜 예술 - 우리를 조종하는 것들,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
장 프랑수아 마르텔 지음, 김기상 옮김 / 서스테인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은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의 산물인 이것은 왜 생겨났을까?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어떤 학문도 이것에 대한 마땅한 답을 내놓진 못한다. 인간 정신 진화를 잘 설명하는 진화심리학도 예술에 대한 설명은 부진하다. '성'과 관련된 가설 정도가 다다. 예술은 일부가 성과 관련이 있긴 하지만 그것의 주제와 소재는 성을 한창 넘어선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많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인간은 모든 문화권에서 꾸준히 예술을 생산하며 그것을 즐긴다. 

 

1. 진짜 예술, 가짜 예술

 책은 진짜 예술과 가짜 예술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예술과 정치, 사회와의 관계를 조명하면서 예술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현대 사회의 병폐를 고칠 수 있는 예술의 잠재력에 주목한다.

 학자들은 예술이 오랜 시간 서서히 진화한 것이 아니라 갑작스레 나타난 것으로 본다. 4만년 전 예술이 불쑥 등장한 것으로 보는데 이것을 인간 정신이 도약한 하나의 사건으로 파악한다. 이는 이미지를 통해서 사고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러내는 상상력을 의미한다. 그래서 최초의 인간이 예술을 만든 것이 아니라, 예술이 인간을 비로소 완성했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오직 예술만이 상상을 통해서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향유하며 인간은 생물학적 본능과 기계적인 인과율에서 벗어나 사물의 본질을 보는 통찰력을 갖게 된다. 

 인간은 이미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상상력의 힘으로 끊임없이 무언가로 되어가는 존재다. 인간은 예술을 보면서 놀라움을 겪게 되는데 이는 작품의 실존적 가치를 판가름하는 척도다. 예술은 꿈의 세계가 지루한 일상에서 현실에 구현된 것으로 인간을 놀라게 하며 거기서 생명력을 얻는다. 물론 놀라움이 예술의 주요 임무는 아니다. 예술의 주요임무는 일상에서 현실의 숨겨진 실재를 포착해 날 것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표현의 극단에 있는 사실주의와 추상주의는 모두 표현방법은 다르지만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을 그대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같다. 작품의 가치는 화풍이나 기법이 아니라 작가가 세상의 근원적인 신비를 얼마나 예민하게 느꼈는지 ,그리고 느낀 바를 얼마나 작품 속에 솜씨 있게 담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처럼 예술은 작가가 세상의 근원적 신비를 느껴야 하기에 존재에 대한 경외심에서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경외심은 일상에 가려진 실체가 불현듯 모습을 드러낼 때 느끼는 감정이다. 

 문화상대주의는 현대 예술계가 미적 판단의 보편 원리라 받아들이는 생각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로 인해 오늘날 예술 그 자체가 위기에 빠졌다고 본다. 상대주의는 무엇도 예술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어떤 것도 예술이 될 수 없게 만든다. 저자는 예술은 직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과학과 매우 유사하지만 다만 결이 다르다고 본다. 그리고 예술은 문화의 산물이 아니라고 본다. 문화라는 형식을 빌려 나타나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가깝다고 본다. 

 그래서 예술은 보편적이지만 수용자의 미적 감수성이 각자 다르니 작품마다 사람은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단지 그런 부분을 상대주의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마말이다. 그래서 세상의 많은 예술이 시대나 문화의 경계를 넘어서 전 세계에 공통적인 울림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예술의 본성이 절대적이라는 증거다. 즉, 예술마다 달리 느껴지는 감동의 다양한 변주는 작품 자체에 깃든 절대적 본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일 뿐, 절대 그 본질을 벗어나진 않는다는 것이다. 미적감수성은 작품의 재미와 아무 상관이 없다. 핵심은 작품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다. 

 조이스는 진짜예술과 가짜예술을 구분한다. 그는 진짜 예술은 정적이지만 인공물인 가짜 예술은 동적이라고 주장한다. 정적, 동적 특성은 작품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작품이 감상자에 미치는 효과다. 진짜 예술이 정적인 이유는 그것이 존재의 신비를 드러내어 감상자가 그것 앞에서 정지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반면 가짜 예술, 즉 인공물은 감상자의 마음을 뒤흔들어 특정 감정이나 생각, 행동을 하게 만든다. 누군가 설계한 판단, 메시지를 머릿속에 주입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선, 악, 진실,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목적은 감상자로 하여금 제작자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물은 예술과 무관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예술의 탈을 쓰며, 그 과정에서 본연의 가치를 잃고 도구로 전락한다.

 인공물은 하나의 답변만을 강조하기에 모두가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통념을 낳는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과 직접 부딪혀 얻은 생각이 아니고 타인이 만든 낡은 찌꺼기와 의견이다. 지식, 습관, 이데올로기 등으로 일종의 선입견을 형성하게 된다. 인공물은 세상을 멋대로 포장해 그것이 원래 이런 것이라며 우리가 스스로 질문하지 않게 한다. 그 결과 통념이 더욱 강해지고 새로운 생각이 들어설 틈이 사라지는 것이다. 

 반면 진짜 예술은 매우 모호하다. 그리고 이런 모호함으로 인해서 다양한 해석을 수반한다. 단순한 예로 모나리자만 봐도 그거 웃는지, 무표정인지, 화가 났는지, 심지어 슬픈지 그 표정의 모호함으로 인해 상당히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그리고 실제 삶이 그러하다. 삶은 누구에게나 확실하지 않고 모호하며 불확실하다. 그리고 이것이 예술의 재료가 된다.  

 조이스는 이런 인공물도 두 가지로 구분했다. 말초적 인공물과 교훈적 인공물이다. 전자는 인간 내면의 강렬한 욕구를 자극하는 것으로 대상을 소유하고 욕망하게 만든다. 광고, 선전, CM송 등이 그렇다. 후자는 인간 내면에 혐오감을 주어 특정 대상에게서 멀어지게 만든다. 

 욕망과 혐오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생겨난 기본적 감정이다. 하지만 그것이 심해지면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켜 폭동, 마녀사냥, 파시즘 등의 광기로 치닫는다. 이 때 인간은 개별적으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자극, 충동에만 반응하는 거대한 군중이 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이 경우 인간은 극도로 잔인해진다. 

 그리고 인공물은 인간을 대상화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비하는 감상자 역시 사물로 전락한다. 우리가 포르노를 소비하면 거기 나오는 여배우는 그저 성욕의 대상화가 된다. 그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했는지는 모두 탈색되어 버린다. 그리고 감상자인 나 역시 그저 성욕에 빠진 도구만이 되어 버린다. 이처럼 동적 힘이 우리의 인격을 지우고, 그 자리를 추상적 욕망으로 채운다. 마케팅의 핵심은 이성을 우회하여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생존과 본능에만 반응하는 파충류 뇌를 직접 공략하는 것이다. 

 교훈적 인공물의 대표는 이념대립 선전영화다. 특정 국가, 민족을 적대적으로 묘사하여 공포와 증오를 부추겨 대중을 하나의 정서적 공동체로 묶는다. 이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산물이었으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민주사회의 이익집단도 대중을 길들이기 위해 이를 적극 활용한다. 그들의 목표는 이 미적수단을 빌려 자기만의 도덕규범을 사람들의 내면에 강제 이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은 늘 질서유지라는 명목으로 언제나 인공물을 동원한다. 

 

2. 미란 무엇인가

 전통 미학은 미에 여러 가지 기준을 부여하여 오랜 세월 예술가를 그것에 갇히게 억압했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은 상당기간 체제의 안정과 권력을 보위하는 인공물을 생산했다. 이런 억압에 맞선게 현대 모더니즘이다. 미를 거부하고 인간의 삶, 그 자체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러면서 역설적으로 또 다른 형태의 미를 발견한다. 기존의 미를 파괴하여 더 파괴적인 아름다움을 잉태한 것이다. 

 에드먼드 버크는 기존의 미와 구별되는 강렬하고 파괴적인 아름다움의 존재를 숭고라 칭했다. 기존의 미가 내가 규정하는 세상가 딱 맞아 떨어지는 편안한 만족감이라면 숭고는 현실이 내 예상과 전혀 다르게 나타날 대의 파괴적 아름다움이다. 

 현대 모더니즘이 잉태한게 바로 이 숭고다. 양차대전, 홀로코스트, 냉전의 광기는 이성을 무너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미의 추구는 자기기만이었다. 그래서 조화와 대칭이 아닌 숭고에서 미적가치를 찾았다. 샤를 보들레르는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기괴하다고 했다. 진정한 미는 우리의 상식과 고정관념을 찢어 발기는 기괴함이다. 대중이 인공물에게 미적 갈등을 느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인공물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공물은 언제나 기존 상식과 고정관념에 기반하고 그것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진짜 예술은 언제나 우리의 기대를 배신하고 상식을 초월한다. 

 그래서 예술은 철저히 개별적이 된다. 이 개별성은 기존 진서를 뒤흔들고 해체하는 파괴적인 힘이다. 진정한 예술은 결코 대중의 요구에 영합하지 않는다. 예술의 본질이 언제나 새로운 것의 추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예술만이 도발적이고 숭고함을 갖진 않는다. 진정한 예술을 사실 시대를 막론하고 파격적이었다. 


3. 예술의 3요소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이 예술 작품으로 구현되려면 총체성, 조화, 광채라는 3가지 단계를 거쳐야한다고 보았다. 

 총체성은 우주라는 무한한 배경에서 특정 요소를 분리하여 하나의 자율적 완결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이 거대한 시공간에서 분리되어 나와 스스로를 경계짓고 하나의 특정한 세상을 구축하는 찬란한 이미지다. 

 조화는 작품 속 여러 요소가 서로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상을 맺는 과정이다. 작품 구성요소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조화는 반드시 기하학적 대칭이나 아름다운 균형은 아니다. 오히려 거칠고 사나운 불협화음이 더 큰 조화를 줄 때가 있다. 

 광채는 작품을 하나의 완결된 전체로 인식할 때 터져 나오는 경이로운 섬광이다. 사물의 본질이 터져나오는 순간이다. 이 광채는 반드시 관찰자가 필요하다. 예술은 관찰자를 배제하면 그것을 목격할 의식이 없어지고, 그 무엇도 세상에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식물도감은 해바라기의 표준을 보여주기 위해 현실에 존재하는 해바라기의 개별적 특성과 변칙을 지운다. 하지만 고흐의 해바라기는 그것이 공유하는 보편적 속성을 오히려 도려내고 그것만의 개성과 변칙에 집중한다. 예술의 목적은 사물의 이데아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고 내 눈앞에 들이닥친 현실의 한 조각을 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4. 예술과 실재

 칸트는 모든 아름다움 속에는 우주의 숨겨진 질서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앙리 베르그송은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예술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베일에 쌓여있다. 인간은 선입과, 습관, 생존 본능으로 인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가 쓰는 언어조차 거대한 장막의 일부다. 언어는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의 개성을 지우고 일반화한다.

 하지만 갑작스런 아름다움이 닥치면 우리를 지배하던 이 관성이 일시정지한다.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의 굴레에서 벗어나 생존과 번식이라는 자기 보존의 알고리즘을 잊는다. 효율과 쓸모에서 벗어나 세속적 사고방식이 멈춘자리에 더 깊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한다. 

 인공물이 우리를 끌고, 미는 힘이라면 진짜 예술은 주체와 객체, 자아와 타인, 원인과 결과 같은 모든 이분법적 사고를 무너뜨린다. 들뢰지는 이처럼 인간의 편견, 고정관념이 사라질 때 드러나는 세상의 실재를 인간 이전의 풍경이라 불렀다. 

 존재의 흐름에 온전히 몸을 맡기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순간 세상을 쓸모로만 파악했던 도구적 관점이 사라진다. 예술에서 인간은 미적 세계와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잔상이며, 그 세계에서 목소리를 부여하는 미적 장치다. 인간이 쌓아올린 문화라는 껍데기를 내려놓고 다시 자연이 일부가 되어 원초적인 흐름으로 돌아갈 때 예술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폭발한다. 


4. 예술과 상징

 예술은 기호를 상징으로 바꾼다. 기호는 무언가를 가리키는 것이며,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기호는 그 대상과 내재적 연결이 되지 않는다. 상징은 그 의미가 바뀌면 존재 자체가 무너진다. 상징을 가리키는 대상 그 자체와 내적으로 길게 연결하기 때문이다. 상징의 진가는 무한한 확장성이다. 상징은 시공간, 인과율에서 자유롭고 본질적으로 모호하고 다층적이다. 그래서 상징은 인간 삼의 근본 토대다. 

 나에게 벌어진 일의 물리적 원인만 묻지 않고 그 일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는다면 상징의 시작이다. 기호는 다른 대상을 가리키는 기계적 인과율에서 벗어나면 상징이 된다. 기호가 상징이 된다는 것은 모든 세상을 비추는 렌즈가 된 것이다. 학교에서는 상징을 공식처럼 가르친다. 비둘기는 평화, 해골은 죽음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상징은 단 하나만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예술의 임무는 찰나의 상징을 포착해 공유 가능한 형태로 보존하는 것이다. 상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순간 그것을 광채를 잃고 단순 기호로 전락한다. 예술은 그래서 대상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예술은 소통이 아니라 표현이다. 

 예술이 평범한 기호를 상징으로 번성하는 비결은 바로 프레이밍이다. 프레임은 작품과 세상을 구분하는 경계다. 예술의 3가지 단계중 첫 단계인 총체성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예술가는 세상의 무수한 파편 중 특정 요소를 골라 프레임에 가둔다. 평범한 사과도 세잔에게는 우주의 질서를 품은 강렬한 상징이다. 

 프레이밍은 현실의 모든 사물을 하나의 평면 위에 납작하게 압축한다. 대상이 프레임으로 들어오면 현실의 위계질서는 효력이 없다. 프레이밍은 선택과 구성으로 완성된다. 선택은 프레임에 넣은 것과 안 넣은 것을 구분한다. 구성은 담은 것을 적재적소 배치하는 것이다. 

 우리는 예술의 기호만을 따라가며 전체적인 줄거리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상징을 탐닉하며 깊은 실재를 맛볼 수 있다. 두 가지 다하는게 좋다. 


5. 예술과 균열

 걸작은 구조가 완벽하고 기술적으로 우수하다. 하지만 고전철머 세계관을 깨뜨리고 깊은 혼돈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없다. 그래서 고전은 형식과 기술적인 완성도에 관심이 없다. 예술은 표면과 상징으로 구성된다. 상징이 예술가가 표착한 사건이라면 표면은 사건을 드러내는 창이다. 작가들은 그래서 표면을 깨부서려 한다. 

 모든 고전은 그래서 균열이 있다. 균열은 상식을 부수고 작품을 실재와 카오스모스의 세계로 인도한다. 상징이 드러나려면 예술이 피룡하고 고전이 되려면 균열이 필요하다. 균열은 서투름이다. 기술적 결함이나 앞뒤가 안맞는 전개, 어색한 표현이다. 그런데 이게 실재와 비슷하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연한 사고야말로 세계를 구성하는 진짜 본질에 가깝다. 

 동시성은 세상이 의미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고 인간의 의식이 우주와 근본적으로 연결되었다고 믿는 태도다. 예술에서 의미는 인간의 의지로 통제되지 않는다. 창작 과정에서 작가 개인의 신념은 중요치 않다. 그래서 균열은 작가의 의도로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작가도 모르게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예술은 인간의 피조물이 아니고 작가의 의지와 별개로 스스로 완성되는 독립적 생명체다. 즉, 작가는 예술이 발현되는 일종의 통로다.

 예술의 신비를 균열을 통해 완성된다. 균열을 작품의 여백을 만들고 우리의 참여를 허용한다. 인간의 이성요소는 여백을 메우지 못하고 상상력과 내면의 감각만이 그것을 채울 수 있다. 인간은 저마다 다르고 그래서 이 여백을 채우는 게 모두 다르다. 그래서 고전은 저마다에게 다르게 완성된다. 


6. 예술과 정치

 예술과 정치는 근본적으로 대척점에 있다. 예술은 기호를 상징으로 변환하나, 정치는 정확히 반대로 한다. 예술이 내는 균열은 정치 권력이 세운 사회에 균열을 낸다. 하지만 항상 상극은 아니다. 예술도 결국 문화라는 토대가 필요하다. 정치가 구축한 기초가 있어야 문화가 꽃 피고 그래야 예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예술은 권력자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특정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도구로 기능할 때 의미가 있다. 이데올로기에 강하게 지배잗는 사회일수록 원형이 되는 신화를 경계한다. 전체주의 사회는 국가가 정해진 단 하나의 해석만을 허용하는데 신화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는 사람들이 신화를 자유롭게 해석하게 둔다. 하지만 건강한 사회도 때로는 질서 유지를 위해 국가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강요할 때가 있다. 다만 목적을 달성하면 다시 해체해 신화의 바다로 돌려보낸다. 결국 이상적 사회란 질서와 혼돈, 기호와 상징이 끊임없이 순환한다. 

 이데올로기화한 정치는 가장 먼저 예술을 탄압한다. 예술이 균열로 이데올로기를 해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술은 본질적으로 비정치적이고 현실에 구현된 순간 혁명적 힘이 된다. 단단하다고 믿는 것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세상의 껍데기를 의심하게 하기 때문이다. 


7. 현대사회와 예술

현대사회는 가짜 이미지와 번쩍이는 조명, 조작된 기억과 인위적인 꿈이 넘쳐나는 미적 과잉시대다. 인공물이 생성한 안개는 우리의 삶을 진실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인공물을 우리의 감정과 욕망을 오로지 정치선동과 시장의 마케팅에만 반응하게 한다. 그래서 마음에는 소중한 상징대신 시장이 자리한다. 

 어쩌면 인공물은 전기의 발명으로 본격화한 것일 수 있다. 인공물의 지배가 정점에 달한 것은 할리우드, 전체주의, 원자폭탄이라는 거대한 사건 때문이다. 원자폭탄은 모두가 죽는다는 상호확증파괴라는 공포를 퍼뜨려 사람을 길들이는 인공물이다. 원폭 이전 인간의 삶은 고정 상수였다. 하지만 원폭이후 사람들이 이 공통 기반이 언제든 사라질 수 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원폭의 불안을 빌미로 정치권력은 사회 곳곳에 미적 장치를 놓는다. 화려한 볼거리라는 도피처를 제공해 굳이 폭력 없이도 대중의 무의식에 자연의 이데올로기를 깊숙히 박는다. 미적 장치의 대표사례가 TV다. 그것은 대화와 밤을 앗아갔다. 

 프랑스 사상가 기드브로는 가짜 이미지만 소비하고 스스로를 소비시키는 사회를 스펙터클 사회라고 칭했다. 진정한 인간관계는 사라지고 인간은 하나의 이미지로 가공, 피상 경험된다. 인간은 직접 경험대신 영화, TV, 가상현실로 간접체험에 만족한다. 그래도 스마트폰 이전에는 티비를 끄고 한적한 교외로 나가면 인공물에게 쉽게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항상 스마트폰이 손에 있어 이젠 한치의 틈도 없다. 우리는 SNS 의 환상에 자신을 끼워 맞춰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바꾸는 일을 일종의 자아실현이라 착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스펙터클 사회를 넘어선 유령사회가 된다. 스펙트럴 사회인데 이는 화려한 스펙트럼과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유령마냥 떠도는 스펙터를 의미한다. 인간은 주체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알고리즘과 마케팅의 유령이 되어 생각과 결정을 맡긴다.  

 이런 인간을 구원할 유일한 수단이 예술이 될 수 있다. 예술은 과학이 그러하듯 세상의 진실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남아공 전 참패 이후 나는 자조 섞인 느낌으로 아직 1패가 남았다는 글을 썼었다. 내가 섣불렀다. 1승이면 12개조 3위 중 8위 안에 드는 것은 충분히 월드컵 역사를 볼 때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1승을 가지고 12개 3위 중 8등 안에 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이번 대회가 48개국 체제로 치뤄졌기 때문이다. 32개국 체제에서는 각 대륙마다 참가국 티켓이 적었다. 특히, 아시아, 북중미, 아프리카 같은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아 티켓이 적었는데 이 지역들에 대해 티켓 배분이 더 이뤄졌다. 그러다보니 각 조의 4위가 매우 취약했다. 조4위 중 3패 팀이 무려 6개다. 절반이다. 그러다보니 3위 팀들이 1승을 챙기는 일이 무척 많아졌다. 이번 대회 3위 팀 중 무려 7개 팀이 1승1무1패를 거뒀다. 즉, 48개 체제의 월드컵에서 조2위든 3위든, 향후 1승 1무 1패 이상을 거둬야만 토너먼트를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대표팀은 이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감독 홍명보의 인터뷰는 놀라움 그 자체다. 남아공 전 이후 그는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이라는 매우 의외의 말을 했다. 사실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한국은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등에 대패했다. 그 때마다 그는 자신의 전술 책임은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리더답지 못하게 선수 개개인의 탓이나 경기 외적인 시간 부족이나 완성도의 부족 정도를 탓했다. 그런 그가 자기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하루를 가지 못했다 감독 홍명보는 바로, 자신의 전술, 전략, 지도능력의 부재를 인정하지 않고 왜 선수들이 뛰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등등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또 다시 남탓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같은 것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하긴 그는 2002 월드컵 이후 사상 최악의 참패였던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자신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홍명보의 임기는 2027 아시안 컵까지다. 대한축구협회는 국민들의 분노에도 아직 그를 경질하지 않았다. 32강 진출 가능성이 그나마 남아있었을 때는 모르겠으나 실패한 지금도 경질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리고 홍명보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 것도 놀랍다. 고국에 와서 인터뷰라도 하면서 사임할 작정일까나.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혹시나 고집스러운 그가 이번엔 시간이 부족했다며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맡아가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명예회복을 위해 물러나지 않으려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점이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이 그가 선임된 데에도 홍 감독 자신의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작용했었다라는 후문이 돌았었다. 

 하지만 그의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충분히 입증된 만큼,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도무지 기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는 선수단에게 완전히 신뢰를 상실했다. 한국적 문화로 인해 선수들이 말하지 않을 뿐이지, 그의 전술과 선수기용, 상황 대처 능력에 대한 선수들의 불신은 이미 상당해보인다. 위기 상황 또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마다 가만히 앉은 그의 모습은 그가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매우 부족하고, 경기를 움직일 만한 전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함을 입증한다. 

 제대로 된 감독들은 선수들을 순간 순간 지속적으로 지도하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같은 상황이 있다면 전면적으로 움직임이나 세부 전술을 지도한다. 그런데 홍감독은 경기 내내 가만히만 있는다. 제대로 된 감독은 경기 중 선수가 잠깐 물이라도 벤치 근처에서 마시면 디테일하게 움직임과 전술을 지도하고 다른 선수들에 전달까지 시키는데 홍감독이 그러는건 단 한차례도 보지 못했다. 

 때문에 홍감독은 자진 사퇴하는게 맞다. 정 안한다면 위약금이라는게 적지 않게 들 수 도 있겠지만 협회가 그를 반드시 경질해야 한다. 그리고 빠르게 제대로 된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으면 한다. 그래야 1년 후에 있을 아시안컵을 간신히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투도 매우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한국문화와 한국 대표팀 개개인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 컵은 중요하다. 한국이 아시아 최강을 오랜 기간 자임하면서, 역설적이게도 아시아 최고 팀임을 입증하는 대회인 아시안 컵에서 우승한게 반세기도 더 전이다. 이는 한국이 오랜 기간 아시안 컵을 경시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오랜 기간 월드컵에만 올인했다. 그리고 아시안 컵은 월드컵이 끝나고 열린다. 한국은 대개 월드컵에 실패하고 늘 일관성 없는 시각으로 매번 새로운 스타일의 감독을 임명한다. 

 그렇기에 한국 대표팀은 늘 아시안 컵에 제대로 된 대비, 즉 팀이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로 임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월드컵을 치룬 감독이 연임되지 않아 팀을 새롭게 리빌딩하는 초입에 아시안컵을 치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드컵에서의 전력을 어느 정도 유지한 채로 아시안컵에 임한 것은 내 기억으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치뤄진 2011 아시안 컵 정도가 유일했다. 

 그리고 한국은 아시안컵 자체를 홀대한다. 지금은 좀 나아진 것 같지만 내 느낌엔 아직도 한국 축구는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 게임, 아시안 컵 정도의 우선 순위를 가진 듯 하다. 세계 축구계는 모두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을 홀대 하지만 한국은 병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두 대회를 매우 중시한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 게임 우승이면 병역이 면제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게 아시안컵이 2순위 이상의 의미를 가진 대회였다면 우승 횟수는 분명 더 많았을 것이고 경험도 보다 최근이였을 것이다.

 지금의 협회는 갈아 엎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들이 어느 정도 제대로 된 집단이라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입장에서 홍감독을 정리하고, 제대로 된 감독을 제대로 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절차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임했으면 한다. 축구협회장은 사임을 천명했지만 언제 사임할지 모르며, 선임과정에도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아시안 컵은 불과 내년 초반에 치뤄진다. 시간 여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정치권에선 책임을 확실히 물었으면 한다. 한국 축구판을 축구인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은 이번에도 다시 입증됐다. 문체부 중심으로 책임을 묻고 축구협회장 선거에 민간도 적극참여하는 형태로 문호를 열어야 한다. 정치권에도 이는 중요하다. 축구는 단순한 공놀이가 아니다. 협회의 독단으로 인해 이번 월드컵은 초반 열기가 매우 차가웠지만 첫 경기를 이기자 바로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남아공 전의 졸전에도 상당수의 국민들이 32강에 오르기를 염원했다. 한국인들은 축구 자체를 좋아하기 보다는 나라를 사랑하고, 그것이 간접적으로 발현되는게 월드컵에서의 경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치가 관여해야 한다. 지금의 여당은 청년층으로부터 특히, 젊은 남성으로부터 상당히 인기가 없는데 이는 공정이라는 부분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때문에 공정하지도 못하고 투명성도 없었던 축구 협회를 공정하고 투명한 집단으로 변모시킨다면 젊은 층의 마음도 어느 정도 살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국은 이번 월드컵 조별 리그 최종 전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피파 랭킹 60위 대의 남아공에게 패하며 조 3위로 떨어졌다. 1무1패로 벼랑 끝에 몰려있던 남아공은 한국을 상대로 손쉽게 승리하며 조2위로 32강에 오르는 기쁨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남아공은 자국에서 개최한 2010년 월드컵에서도 사상 최초로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였던 국가다. 특히, 운동 능력이 좋은 흑인 선수들이 대부분임에도 유럽 선진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없을 정도로 축구 기반이 약하다. 즉, 아프리카 국가 중에는 상당히 해볼 만한 상대였다는 의미다.

 1승 2패로 조 3위가 된 한국은 멕시코가 다행히 체코를 대파해주며 비겨도 충분한 상황이었다. 물론 이번 대회 참가국이 무려 48개로 확대되며 12개 조 중에서 무려 8개 조의 3위 팀이 32강에 진출하기에 객관적으로 한국의 토너먼트 진출 확률은 높다. 다만 조 3위는 조 1위를 만나기에 한국의 월드컵 여정은 사실상 32강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번 더 질  만 남은 것이다. 특히나 지금 같은 경기력으로는 승리를 기대하기 더욱 어렵다. 경기력이 좋아도 축구 강호인 1위 팀을 이기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번 경기는 감독 수준에서 갈렸다고 본다. 경기 내내 잔디의 문제가 지적되었으나 그건 상대편도 마찬가지이니 할 말이 없다. 남아공 감독은 한국을 상당히 잘 파악하고 나왔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임에도 무리하게 공격을 전개하다 허점을 내주지 않고 미드 필더 중앙 지역에서 함정을 파놓고 한국의 볼을 탈취해 효과적으로 역습을 전개했다. 한국은 골을 후반에 허용하긴 했으나 전반에 먹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남아공은 한국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볼 키핑력이 낮고, 미드필더가 취약다는 걸 잘 알았다. 거기서 함정을 팠다. 그리고 유일하게 탈압박 능력이 있는 이강인을 두 세겹으로 감싸 슛과 패스를 막았다. 그래서 오늘 이강인은 상당히 부진했다. 

 이러니 한국의 공격 전개는 앞선 두 경기처럼 매우 답답했다. 이는 사실 예고된 일이었다. 감독 홍명보는 아시아 최종 예선을 돌파 후 돌연 한국이 2010년 월드컵 이후 잘 써온 포백에 기반한 전술을 버리고 쓰리백으로 전환했다. 한국의 경기력이 아주 좋다곤 말하긴 어려워도 무패로 아시아 예선을 돌파한 전술을 갑작스레 버린 것이다. 이 때만 해도 이게 옵션 B 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후 모든 일정을 쓰리백으로 소화하면서 결국은 모두가 월드컵을 쓰리백으로 치루게 될 것을 알았다.

 그런 이유는 감독이 겁을 먹어서로 보인다. 홍명보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참패했다. 첫 경기 잡아야 했던 러시아와 비겼고, 감히 첫 승 제물로 착각했던 알제리에 2:4로 대패하며 사실상 짐을 싼 뒤, 마지막 벨기에전에서 상대 한 명이 전반 초반에 퇴장 당했음에도 무기력한 경기로 0:1로 패배했다. 그런 경험이 있다 보니 수비를 두텁게 하여 무너지지 않는 팀을 구성하려 했고 그 해결책이 쓰리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쓰리백이 한국과 안 맞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대표팀과 자신의 소속팀에서 포백을 썼다. 선수들은 대놓고 인터뷰에서 쓰리백이 힘들다고 했다. 그럼에도 감독을 밀어붙였다. 한국의 쓰리백은 단순해서 3명의 장신이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양쪽의 윙들이 사이드로만 거의 움직인다. 그리고 한국은 선수들의 전술 이해 능력과 체력, 움직임, 전진성, 패스 능력이 모두 부족해 일본과 같은 패스 전개와 움직임, 전진을 통한 전통적으로 사이드 공격에 치중한다. 그럼 양 윙백이 경기를 풀어줘야 하는데 이들은 돌파 능력과 크로스 능력이 모두 현저히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옌스가 어느 정도 그러한 능력을 확보했으나 감독은 이상스레 그를 외면하며 마지막 경기 후반에서야 투입했다. 남아공전 전반에 윙백쪽에서 제법 찬스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선택이다. 

 한국 대표의 이번 전술은 수비에 치중하고 개인 능력이 출중한 소수에게 공격을 글자 그대로 맡긴 형태였다. 그러면 수비력이라도 성공적이었어야 한다. 공격이 답답해도 수비가 골을 허용하지 않으면 경기는 지지 않는다. 하지만 수비력 구축은 사실상 실패다. 우리 조는 마땅한 강호가 없었다. 그럼에도 매 경기 골을 허용했다. 여기에 공격은 3경기 겨우 2골을 넣은 만큼 매우 빈공이었다. 

 이 모든 책임은 결국 축구 협회로 향한다. 감독 홍명보를 임명한 것은 그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한국은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만들어가는 전술을 구사할 생각으로 그에 걸맞는 감독을 선임하고 그를 무려 4년 가까이 대표팀을 맡겼다. 이는 다른 국가의 정상적 축구협회에서는 매우 당연한 일이었지만 한국에선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가장 성공한 2002 월드컵에서도 히딩크의 재임기간은 2년 정도에 불과했다. 무한한 훈련 시간과 권한을 부여했기에 재임이 짧았음에도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마땅히 빌드업 축구가 결과를 빚은 만큼 그를 이어갈 감독을 선임했어야 했다 .하지만 뜬금없이 축협 회장이 자기 마음대로 패스 축구와는 거리가 먼 클린스만을 임명했고 그 결과는 아시안컵 실패로 이어졌다.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당시 경기력은 매우 유기적이어서 강호 우루과이를 30분 동안 볼을 거의 잡지 못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자마자 그런 모습은 바로 사라졌다. 비판에 직면한 축구협회는 그 때라도 정신을 차렸어야 했으나 결국 밀실에서 감독 홍명보를 임명한다. 한국의 기나긴 월드컵 역사상 단 한번도 우리는 한 사람에게 월드컵을 두 번 맡긴 적이 없다. 그가 현저한 성공을 한 경우도 마찬가지였으며 실패한 감독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홍명보가 한국 축구계의 성골인 고대라인이 아니었어도 그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을지 의문이다.

 결국 우리는 32강은 가긴 갈 것이다. 하지만 구차한 1패를 더 추가하는 여정일 것이다. 골을 넣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며, 몇 골을 허용 하느냐가 관건 일 것이다. 월드컵 이후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우선 민주적으로 축구 협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축구 인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체계적인 목표와 로드맵을 세우는데 실패하고, 매 월드컵마다 새롭게 모든걸 다시 시작하는 실패의 역사를 반복해왔다. 그리고 이번의 경우에도 아시안컵 이후 실패의 자명한 징조가 보임에도 정몽규를 계속 뽑았다. 이미 부패한 곳이다. 그리고 기업인들도 더 이상 안될 것 같다. 한국은 현대가에 오래도록 축구를 맡겨왔다. 정몽준이 2002 월드컵의 성과를 냈지만 이젠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축구는 한국의 시민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다. 2002 월드컵이 한국민의 정신과 단합, 사회 경제적으로 남긴 성과는 매우 컸다. 그리고 축구협회는 국가의 세금 지원과 축구팬의 사랑으로 지속된다. 그런 만큼 축구협회가 더 이상 축구인의 소유란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 감시와 견제, 그리고 민주적인 선출 구조를 갖고 선수 출신이 아닌 사람에게도 마땅히 기회를 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월드컵 실패의 역사는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알아서 나와도 지속될 것이다. 일본을 넘어서는 일도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26-06-25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홍명보의 쓰리백에 대한 우려는 월드컵 전부터 계속 나왔죠. 하키미 같은 출중한 윙백이 없는 상태의 쓰리백은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고 축구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했고 실제 평가전에서도 전술의 취약성이 드러났는데도 무지막지한 아집과 편집증으로 월드컵을 시원하게 말아먹었네요.

이번 사태의 충격이 썩어문드러진 축협과 그 속에 기생하는 홍명보와 아이들, 돈에 매수된 축구 지도자 협회 등 진물나는 상처를 완전히 도려낼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닷슈 2026-06-25 22:59   좋아요 1 | URL
저도 제발 그러기를 바랍니다. 원래 다시 시작하는게 나을 때도 있는 법이죠. 주전 거의 전원이 유럽파로 채워진 사상 최초의 대표팀이 이렇게 밖에 안됐다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선수들이 너무 안됐어요. 평생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월드컵인데. 이런 식으로 끝나다니요.

yamoo 2026-06-26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번 옳은 말씀이십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구요..
1무2패로..브라질 월드컵 실패한 지도자를 다시 쓰는 어처구니가 없는 축협의 행태는...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체코에게 이긴 것은 고지도 훈련도 하지 않은 체코의 허약한 준비와 체코의 안일한 자신감이 만든 행운의 승리였죠. 물론 첫 경기여서 쓰리백이 완전히 노출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였을 겁니다. 2경기를 치루면서 한국의 쓰리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 건 상대팀이면 약팀이던 강팀이던 아는 내용이고...이 전술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이니 상대팀은 대비하기 아주 좋죠. 남아공은 강팀이 아닙니다. 이 정도 멤버였다면...좋은 감독의 좋은 전술이면 3승은 가능했다고 여겨집니다. 근데 홍명보는 자신이 만든 전줄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어 만했고, 전술의 이해도도 거의 없는 감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입니다. 축협의 고대 라인이기 때문에 그자리에 있는 거죠. 샐패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고, 이 참패를 교훈삼아 축협이 환골탈퇘 되어야 합니다.. 그럼 다음 월드컵은 어느 정도 기대가 되겠죠. 벤투에게 다시 감독을 맡기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저는 32강 가도 대패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럼 더욱 원성이 높아지겠죠. 감독의 책임 맞습니다. 책임은 연봉을 환수하고 영원히 한국에서 추방해야 할 것입니다...

닷슈 2026-06-26 19:45   좋아요 0 | URL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니 32강도 쉽지 않아 보이네요. 1승1무1패 3위가 벌써 3팀입니다. 의미없는 체류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이네요. 오자마자 국정감사라도 해야할 판입니다. 홍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계란 세례 환영을 공항에서 다시 받을 가능성이 농후해보입니다.
 
코스피 1만 투자 지도 - 예측 적중률 95.8% 효라클의 12개 핵심 산업 분석
효라클(김성효) 지음 / 유노북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사회에 강한 충격이 오면 코스피는 급락한다. 하지만 급락 이후 2년 이내 역사적으로 반드시 2배 이상 상승했다. 외환위기, 9.11테러, 이라크 전쟁,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19, 비상계엄 이후가 모두 그러했다. 이유는 평소엔 주식시장엔 신경도 쓰지 않는 정부가 급락엔 신경을 곤두 세우고 적극 노력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강자다. 그것 만으로도 코스피 1만에 도달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하지만 2만까지 가려면 미래 신산업도 제패해야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분야는 6가지로 피지컬AI와 로봇,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드론산업, 우주산업과 위성통신, 태양광과 패로브스카이트, 전고체 배터리다. 이들 여섯 신산업은 지금 한국이 제패하고 있는 산업과 무관하지 않으며 긴밀히 연결된다. 

 저자는 산업 경쟁력에 따라 제국, 왕국, 도시국가로 분류한다. 제국은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절대 강자의 위치로 경쟁자를 기술, 생산, 원가에서 압도한다. 가격결정력이 있고, 표준을 제정하고 공급도 통제한다. 한국의 반도체 분야가 그렇고 장기투자 대상이다.

 왕국은 제국만큼은 아니지만 높은 성숙도를 보이는 부분이다. 기술력이 검증되어 수주잔고가 쌓여있고 높은 수익성이 있다. 한국의 조선, 방산, 원전 부분이 그렇다. 장기 보유 대상이지만 밸류에이션 체크가 필수다. 

 도시국가는 글로벌 진출을 하지 못한 분야다. 금융이 해당한다. 정부정책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할 부분이다. 

 저자는 전체 포트폴리오 중 이 구산업에 50% 넣어놓는 것을 추천한다. 제국에 30%, 왕국에 15%, 도시국가에 5%다. 그리고 구산업의 투자 방법은 가격이 떨어질 때 사는 것이다.  

 우선 제국인 반도체 분야다. 현재 코스피 상승의 절반 이상은 반도체 덕분이다. HBM수퍼 사이클은 보수적 견해로도 2027까지 지속이고 낙관적인 경우는 2030년까지로 본다. HBM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현재는 AI를 위해 이 칩이 데이터 센터에 주로 들어가지만 향후 스마트폰, 노트북, 자동차, 피지컬 AI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탑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는 밝지만 리스크도 있다. 우선 기술경쟁으로 지금은 크게 뒤쳐지나 중국도 언젠가는 HBM을 개발할 것이고 지금 진행중이다. 다음은 수요 둔화 가능성으로 AI 붐이 장기적 트렌드이나 단기적 공급과잉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 빅테크는 이 분야에 사활을 걸고 증자와 회사채까지 투입하는 무한 경쟁중인데 탄알은 언젠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마지막은 이런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 리스크다. 


구산업군

1. 반도체

 반도체는 그들 자체도 대단하나 이를 둘러싼 소부장 업체도 있다. 소부장 업체는 시총이 작기에 작은 변화에도 주가 변동폭이 매우 크다. 

 소재는 반도체 공정이 돌아갈 때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화학물질이다.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고,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고, 표면을 세정하고, 박막을 형성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소재기업은 장비기업보다 실적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본 반도체 공장 가동률에 민감하다. 

 부품기업은 장비안에서 소모되거나 칩을 검사, 연결하는 필수 요소다. 반도체 부품은 높은 열과 플라스마, 미세전기신호, 극한의 정밀도를 견뎌야 한다. 대표적 부분이 테스트 영역이다. 반도체는 반드시 테스트를 해야 한다. 그래야 칩이 전기 신호를 제대로 전달하는지, 열과 속도 조건에서 안정적인지를 검토하기 때문이다. 부품에서는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이 중요하다. 공정부품은 식각 장비 내부의 고열과 플라스마 환경에서 웨어퍼를 안정적으로 고정보호하는 제품이다. 

 장비는 소부장의 정점이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데 고객사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정미세화가 필수적이고 장비선능의 미세한 차이가 수율과 직결된다. 그래서 반도체 공장 증설이나 대규모 투자 결정에 있어서 가장 먼저 수혜를 본다. 

 미국은 최근 전쟁을 자주하면서 국방 예산을 크게 늘렸다. 과거와 다른 점은 최근의 전쟁은 빅테크들이 함께 한다는 점이다. 미래 전쟁은 AI와 관련 무기로 재편될 것인데 이로 인해 반도체에도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방예산이 증가할 수록 그것은 빅테크로 향하고, 이들이 기술 개발을 위해 돈을 반도체 업체에 쏟아 붓기 때문이다.


2. 조선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가 막혀 많은 나라들이 회망봉을 도는 우회로를 채택했다. 이러면 이동 시간이 두 배 이상으로 늘고, 그에 따라 연료비도 증가해 해상 운임이 폭등했다. 운임이 높으면 해운 사들은 새로운 배를 발주한다. 운임이 높으면 새 배를 발주해도 본전을 뽑는데 2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선박들은 상당히 노후화되어 있다. 대부분이 20년 이상 된 것으로 이러면 연료효율이 떨어지고,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에도 걸린다. 

 그리고 AI로 인한 전력수요도 있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전력 수요로 등장했는데 발전소는 짓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빠른 건설이 가능한 발전소 중 하나가 LNG발전이다. 그래서 세계 LNG수요가 늘었는데 이를 운송할 선박 수요도 증가한다. 

 이처럼 조선은 수요가 폭증하는 요인이 3가지나 있다. 한국은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3사가 LNG선 수주의 세계 90%를 차지한다. 글로벌 LNG 물동량은 점점 늘고 있어 신규 LNG 수요가 많다. 여기에 친환경 압박으로 인해 LNG선은 더욱 각광받는다. 

 한국이 LNG선을 독점하는 것은 기술적 우위 때문이다. LNG선은 초저온인 -163도에서 천연액화가스를 운반해야 한다. 초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며 중국은 이에 도달하지 못했다. LNG은 1척당 2억 5천만 달러 이상의 고가다. 세계는 전쟁으로 미국산 LNG를 더 많이 수입하는데, 이 경우 운송거리가 크게 늘어 더 많은 LNG선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한편 이란 전쟁으로 항로가 길어지자 VLCC 하루 운임이 1주만에 120%증가했다. VLCC는 초대형원유운반을 의미하며 20만톤급이다. VLCC 가 모자라자 VLCC 중고시장도 활성화하였고 더 나아가 수에즈막스급 수요도 폭증했다. 수에즈막스급은 수심 20m인 수에즈 운하가 통과가능한 선박으로 15-17만톤급이다. 수에즈막스급은 배가 상대적으로 작아 항로제약이 적고, VLCC 에 비해 미국와 유럽연합에서 환경제재를 덜 받고, 국제적으로 노후한 선박이 많아 교체수요가 많다. 

 수에즈막스보다 작은 10만톤급의 아프라막스도 노후 선박이 많아 교체 수요가 많다. 이런 중소형급 선박의 최대 수혜자는 대한조선이다. 중형조선사로 수에즈막스 급에서 독보적인 전문성과 점유율을 보인다. 대한조선은 2026년 1분기에만 수에즈 막스 급 12척을 수주했다. 틈새 시장의 강자인 셈이다. 

 미래 선박의 게임 체인저는 암모니아 추진선이다. 친환경 선박으로 연료에서 탄소배출이 거의 없고, 암모니아가 수소보다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다. 또한 암모니아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거리 운송에도 적합하다. 다만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고, 암모니아의 독성으로 인한 부식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연료탱크와 엔진설계가 까다롭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암모니아 추진선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했다. 2026년 3월 기준 28척을 수주했고 세계시장의 85%를 점유한다. 

 조선업의 리스크 요인은 이란 전쟁 종결 후 운임의 안정화와 이로 인한 신규수주 감소, 중국의 추격,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가능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이다. 


3. 방산

 러우 전쟁으로 유럽의 불안감이 커지자 유럽 각국은 국방비를 증대했다. 2022년 러시아 바로 옆에 위치한 폴란드는 놀란 마음에 k2흑표전차 980대, k9자주포 672문, FA-50경공격기를 48기나 구매계약했다. 총액 40조로 한국방산 최대규모였다.

 K방산의 최대 장점은 바로 뛰어난 성능과 납기다. 중동의 여러나라들은 사실 처음에 미국산 무기를 원했으나 미국이 이스라엘의 눈치를 보면서 어려워졌고 납기가 느리다. 그래서 중동도 한국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과 천무다연장로켓, 레드백 장갑차, 천궁2발사대, FA-50 탑재 엔진을 양산한다. 2025년 매출 26조에 영업이익만 5조다.

 LIG는 레이더, 유도미사일, 전자전 장비, 천궁2 지대공 미사일, 해상대함 미사일, 천궁대전차 미사일을 양산한다. 2025 매울 4조3천억에 영업이익 3229억이다.

 한국항공우주는 FA-50 경전투기, KF-21 차세대 전투기, 수리온 헬기를 양산한다. 2025 매출 3조 7천억, 영업이익 2692억이다.

 현대로템은 K2흑표 전차와 K808 차륜형 장갑차를 양산한다. 철도사업도 진행하는 업체로 2025 매출 5조 8천억에 영업이익 1조다. 

 중동 지역은 단순 무기 구매에 그치는게 아니라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도 요구한다. 사우디는 k9 200문 중 상당수를 현지 생산 요구했다. 한국은 사우디에 조립공장, 기술자 교육, 핵심 부품 한국공급을 제안했다. 무기는 대개 한번 팔고 끝이 아니다. 현지 공장운영과 ,부품 공급, 유지 보수로 인해 수익이 지속 발생한다. 중동은 자원으로 인해 돈이 많은 지역이며 이란 전쟁으로 인해 지정학적을 매우 불안해져 국방예산을 늘리고 있다. 

 방산의 리스크는 이란 전쟁 종결시 긴장 완화, 미국의 한국산 무기 견제, 다른 나라들과의 방산 경쟁 등이 있다. 


4. 원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세계적으로 원전은 사양 추세였다. 하지만 인공지능 개발과 지정학적 위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으로 인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독일은 원전 폐쇄를 번복했고,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을 모두 멈췄던 일본은 11개를 재가동 중이며, 프랑스는 14기를 신규 건설 중이고, 미국은 SMR에 대대적 투자중이다. 

 한국은 2026년 원전 26기를 가동 중이다. 발전총량이 26GW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용량도 용량이지만 대단한 것은 가동률이다. 85%로 세계 2위다. 원전 가동률이 높다는 것은 안정성과 신뢰성, 운영능력의 높은 수준을 의미한다. 여기에 부품국산화률도 95%에 달해 독립적이다. 

 한국은 원전 건설 능력도 높다. 한국을 제외한 프랑스와 미국은 건설 능력이 부족해 납기가 수배로 늘어나고 공사비도 수배로 늘어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은 건설 기간을 반드시 준수한다. 2009년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 4기를 성공적으로 건설한다. 그리고 2024년 체코 두코바니 원전도 수주한다. 지금까지 총액 44조로 조선업 전체에 버금가는 규모다. 

 세계원전시장은 2030년까지 연 150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러시아가 40%, 중국이 25%, 한국이 10%, 미국이 10% 정도다. 한국은 기술과 가격, 납기에서 균형잡인 경쟁력을 보여 향후 상승이 예상된다. 

 한국은 2000년대 들어 APR1400의 개발로 원전 자립에 성공한다. APR1400은 한국이 독자 개발한 140만kw급 원전이다.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의 승인도 받은 것이다. 

 원전 르네상스의 또 다른 축은 SMR이다. 기존 원전은 출력 1000mw이상, 건설 기간이 10년이상, 비용은 수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SMR은 출력이 300mw이상, 건설은 공장에서 만들어 현지 조립이기에 기간이 3-5년이고 필요 부지도 작아 도시나 공장 인급에 건설이 가능하다. 사고가 나도 냉각수가 아닌 자연 대류 방식이라 더 안전한다. 동일본 원전도 냉각수의 공급고장으로 멜트다운 된 것이다. 

 미국은 뉴스케일파워가 개발한 SMR이 아이다호 주에서 첫 사용화하였다. SMR 시장은 2030년까지 연 1500억 달러 규모다.

 현대건설은 UAE 바라카 원전 4기 건설 경험이 있다. 그리고 한국원자력연구원,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이 i-SMR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SMR은 모듈 운송, 현장 조립, 품질 관리가 핵심이다. 현대건설은 2025년 경주에 SMR실증 플랜트 건설을 시작하여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현대건설은 미SMR시장에 진출하여 데이터센터와 SMR패키지를 노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를 생산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강점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이다. 

 한전기술은 원전 설계 전문 기업으로 APR1400의 설계를 담당했다. 원전의 설계, 건설 관리, 시운전, 운행지원의 일련의 과정을 모두 담당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원전은 건설 후 60년을 운영한다. 그래서 설계 기업은 장기적으로 유지 보수, 기술 이전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장기간 누린다. 

 원전 산업의 리스크로는 원전 사고 리스크, 정치적 변수,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다.


5. 배터리

 2022년은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이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천만대를 돌파했다. 미국의 IRA법안, 유럽연합의 내연기관차 2035 판매금지로 전기차의 미래는 밝은 것처럼만 보였다. 하지만 2024년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캐즘이 왔다. 충전 인프라의 부족, 비싼 가격,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 문제였다. 게다가 2025년 트럼프는 전기차도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전기차 보조금도 폐지해버린다. 여기에 중국의 반격이 거셌다. 한국은 삼원계 NCM배터리가 강하다. 이것은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가지만 전기차에 적합하다. 중국은 LFP배터리를 쓰는데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싸고 안정적이다. 중국은 이것을 개선하여 에너지 밀도도 조금 높이고 그러면서 가격은 유지했다. 

 그 결과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은 저가형이나 보급형 전기차에 중국산 LFP배터리를 탑재했다. 한국산 배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점차 떨어져 승자는 중국이 되었다. 그러자 배터리 3사의 주가가 2023년 정점을 찍고 곤두박칠 쳤다. 

 하지만 2026년 상황은 반전된다. 그 사이 전기차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면서 주행거리, 연비 등 상품성도 좋아졌다. 보조금 지급시 내연기관차와 가격도 비슷해졌다. 그리고 ESS 수요가 폭발한다. 인공지능의 수요로 인해 급속한 전력난이 생겼다. 발전소는 짓는데 매우 오래걸리는데 태양광은 6월-1년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간헐적이기에 태양광과 그것을 보조하는 ESS 가 필수다. ESS는 2024년 200GW, 2025년 300, 2030년 1000기가와트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 

 미국은 IRA법으로 ESs설치에 세액공제 30%를 제공한다. 중국도 ESS설치가 의무화되었다. 유럽연합도 장려 중이다. ESs의 장점은 정부지원의 안정성과 가격 민감도가 낮고, 장기 계약이 많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 ESS 시장도 중국이 지배중이다. ESS 는 에너지 밀도보다 수명과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NCM보다는 LFP가 적합하다. 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미국이 2026년 CHARGE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는 중국산 ESS의 백도어를 우려한 것이다. 핵심산업에 투입될 배터리에 중국산 백도어 설치 가능성이 국가안보와 직결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 산업의 중심 캘리포니아와 텍사스가 태양광이 많아 ESS 설치 비율이 높다. 

 이 법안은 초당적 지지를 받았다. 중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무려 80%인데 퇴출된다면 한국의 배터리 3사에게 엄청난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ESS는 단순히 데이터 센터, 태양광 주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업용, 가정용, 전기차 충전 등 용도가 매우 확장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폭넓은 고객층을 갖고 있다. 점유율도 가장 높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략이 강점이다. 고성능 배터리 플랫폼 P5 P6가 좋고, 차세대 전고체배터리의 선두주자다. 질적 경쟁력이 있다. SK온은 하이니켈 파우치형 배터리가 특화되었다.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은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결정한다. 여기에 안정성, 충전속도의 핵심이고, 원가 비중도 크다. 가장 비중이 큰 것이 양극재이다. 원가의 40%에 달한다.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고 에코프로비엠, 앨엔에프, 포스코퓨처엠, LG화학이 잘한다. 하이니켈 양극재 중심이며 주행거리를 늘리는게 중요하다. 

 음극재는 충전속도와 배터리 수명에 작용한다. 포스코퓨처엠의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 음극재가 강하다. 대주전자재료는 설리콘 음극재의 대표주자다. 이것은 흑연계보다 에너지 저장능력이 우수하다. 

 전해액은 양극와 음극을 오가는 매개체다. 배터리 성능, 안정성과 관련하고 엔켐, 솔브레인 홀딩스, 동화기업등이 강하다. 


6. 금융

 한국 주식 시장은 상법개정으로 금융업이 지나치게 높은 현금을 보유함에도 배당성향이 낮은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 결과 지나치게 낮은 PBR과 배당성향이 확대되었다. 이들은 나란히 상당한 자사주 소각을 실행했다. 시총의 5-8% 수준이다. 그리고 이들 은행들은 2026년부터 분기배당도 실시한다. 금융주의 리스크는 경기민감성, 금리인하, 부동산 경기다.

 증시호황의 최대 수혜주는 증권사다. 이들의 수익원은 위탁매매 수수료, 자기 매매 수익, 투자은행 수익이다. 다만 큰 변동성이 따른다.

 보험사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다. 그럼에도 배당성향이 낮았는데 이들도 자사주 소각에 적극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신산업군

신산업군은 발전단계가 다음과 같다.

개척기-기술검증 단계로 시장형성이전이다.

탐험기-자원확인, 초기사용화로 시장형성 시작이다. 적극적 투자시점이다.

건설기-인프라, 대량생산, 시장급성장의 단계다. 본격 투자 시점이다.

발전기-시장이 확대하고 수익성이 개선된다. 안정성장이 지속한다. 보유단계다.

번영기-성숙시장, 안정수익 단계다. 배당중심으로 투자하는 단계다. 

미래 신산업중 피지컬AI와 로봇, 드론, 자율주행은 탐험기다. 우주산업, 태양광, 전고체배터리는 개척기다. 


1. 피지컬AI와 로봇

로봇은 산업용-협동용-휴머노이드로 발전하고 있다. 로봇은 일찍 시도되었으나 기술적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배터리, 센서와 인식기술, AI가 개발되며 동력, 감각, 두뇌, 움직임이 모두 해결되었다. 휴머노이드는 모든 분야에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시장 잠재력이 산업로봇의 10-100배에 달한다.

 현재 세계 제조업 노동자는 5억명이며, 물류, 서비스 노동자는 10억에 달한다. 이중 10%만 대체해도 1억 5천만대다. 휴머노이드의 부품은 감속기와 모터, 배터리,제어시스템, 셰시와 프레임이다. 그래서 내연기관, 전기차 회사가 그대로 휴머노이드 제조가 가능하다. 모두 자동차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구산업과 신산업에 모두 다리를 걸친 유일한 기업이다. 현대차는 노조리스크가 크다. 한국에서 가장 강한 노조를 갖고 있어 거의 매년 파업이 있었고, 급여와 대우도 매우 좋은 편이다. 그런데 현대차 직원의 43.7%가 50대 이상이다. 그래서 사람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일은 시대의 수순을 자연히 따라가면 된다.

 현대차는 2026년 3만대, 2035년 60만대 생산계획이다. 대량생산체제가 가동되면 원가가 떨어진다. 현대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현대차가 49.5%, 기아차가 30.5%, 현대모비스가 2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유통과 AS는 현대오토에버가 담당한다. 로봇은 복잡해 유지, 보수 시장규모가 크다. 

 향후 로봇시장의 1차 레이어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2차 레이어는 에스엘, HL만도, 현대위아, 3차 레이어는 현대오토에버다. 2027년 로봇 양산이 확인되면 수익이 커질 것이고 로봇섹터는 2027-2028 급등 가능성이 크다.


2. 자율주행

 자율주행은 세시대로 구분한다. 우선 level2시대로 2015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을 출시한다. 차선유지, 속도조절, 자동주차가 가능하다. 지금 대부분의 차가 이 기술을 갖고 있다. 다음은 level3시대로 운전자가 손을 떼는게 가능하다. 다만 고속도로, 저시속, 날씨가 좋을 때만 가능하다. 마지막은 level 4시대로 특정지역에서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다. 웨이모가 LA, 샌프란시스코에서 상업서비스를 하는 형태다.

 자율주행은 룰기반 방식과, E2E방식이 있다. 룰기반 방식은 웨이모와 크루즈가 채택했고, 규칙을 프로그래밍하고 도시마다 HD맵이 필요하다. E2E방식은 테슬라의 방식으로 규칙과 맵이 필요치 않고 학습해서 스스로 적응하는 방식이다. 대세는 E2E방식이다. 

 택시는 2025년 3천억 달러 규모다. 그런에 이 매출 중 60-70%가 택시운전사의 인건비다. 로보택시는 차량 소유개념을 바꾸게 된다. 사람들은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차량 구매가 크게 준다. 차량의 운행빈도는 잦아져 교체 시점은 잦아진다. 미래는 자동차 판매가 급감할 것이기에 지금의 자동차 업체들은 서비스 업체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자율주행의 리스크는 규제 지연과 사고 발생, 중국의 추격이다.


3. 드론

 드론의 시대도 3시대다. 먼저 취미의 시대, 다음은 산업의 시대, 마지막은 배송의 시대다. 한국은 아파트 중심이라 드론배송에 최적지다. 한국군은 2026 드론 예산에 3조가 배정되어 있다. 2026년 드론 시장은 530억 달러, 배송은 20억 달러 수준이다. 드론 시장의 성장은 배송비용 절감, 배송속도, 규제완화, 기술성숙으로 가능하다. 

 드론은 중국이 장악했다. 한국은 완성품은 약하나 부품은 강하다. 배터리, 모터와 액추에이터, 카메라모듈, 통신모듈이다. 

 드론 산업의 리스크는 안전사고, 규제 강호, 중국의 독점이다. 


4. 우주

 우주도 세 시대로 구분한다. 우선 냉전시대, 다음은 정부 주도의 상업화, 마지막은 민간 주도 우주경제다. 우주 산업의 핵심은 위성이다. 이는 모든 오지로 인터넷을 제공한다. 2026년 스타링크는 5천기의 위성을 보유했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2026년 500만이고 2027년에는 1천만 이상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인텔리안 테크는 위성통신 안테나, 켄코아 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우주부품, 컨텍과 AP위성은 우주산업 수직 계열화, 루미르는 광학렌즈나 센서, 스피어는 위성안테나와 통신장비, LK 삼양은 항공우주소재, 비츠로테크는 위성자세 제어장치를 만든다.  

 우주산업의 리스크는 기술 실패, 규제 장벽, 수익화 지연, 해외 경쟁이다. 


5.태양광

 태양광은 실리콘 태양광 발전의 탄생, 중국의 대량생산, 페로브스카이트 시대로 구분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광물의 이름이다. 2009년 일본 연구진이 처음 개발했는데 당시 효율이 3.8%였으나 지금은 33%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물질은 제조공정이 간단하고 가볍고 유연하며 다층구조의 특징을 지닌다 

 실리콘 태양광은 수명이 25년 이상이며 그렇게 오래 써도 출력의 80%를 유지한다. 페브로스카이트는 태양광 패널 내구성이 약하다. 수분, 산소, 자외선에 취약하다. 그래서 실외 설치시 6개월만에 효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특수코팅하면 수분, 산소가 차단되어 2년이상 안정 작동된다. 

 2026년 글로벌 태양광은 중국이 80%를 점유한다. 다만 페로브스카이트는 다르다. 시장이 아직 미형성디었다. 한화솔루션, HD 현대에너지 솔루션이 페로브스카이트에 진출했다. 이 물질은 얇기에 향후 건물의 외벽, 차량 지붕, 심지어 옷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6. 전고체배터리

 지금의 액상배터리는 작동시간과 에너지 밀도가 작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2배이상 증가시킨다. 향후 드론과 로봇에 필수적이다. 양자는 배터리가 들어갈 공간이 작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고 있는데 밀도가 500wh/kg이고 10분내 80%를 충전한다. LG 에너지 솔루션은 황화물계 전고체배터리를 실물 공개하였고 SK온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중이다. 

 고체배터리는 산화물계와 황화물계 2가지다. 산화물계는 안정성이 높지만 이동 전도도가 낮고 충전속도도 낮다. 황화물계는 제조난이도가 높고 이동전도도가 높고, 충전속도도 높다. 

 황화리튬은 리튬과 황의 결합물로 기존액체 전해질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싸다. 이는 제조공정이 어렵기 때문인데 고온, 고압에서 반응하고, 불순물도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수스ㅔ셜티케미컬은 순도99.9%의 황화리튬 생산이 가능하다.

 전고체 배터리의 리스크는 양산지연, 가격경쟁력, 중국의 추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