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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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태양계 내에서 화성이나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나 이오 같은 것들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알다시피 이들은 지구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있다. 지금은 좀 찬밥 신세지만 앞으로도 그렇고 현실적으로도 그렇고  인간이 가장 이용할 만한 가능성이 높은 것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이다. 바로 가깝기 때문이다. 

 소설 아르테미스는 달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아르테미스는 지구의 여신이름이기도 하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달에 건설한 인간 거주 기지의 이름이다. 그리고 작가는 영화로 크게 성공한 마션의 작가이다. 아르테미스는 이 사람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성공으로 이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축하할 일이다.  

 아르테미스는 인간이 달위에 건설한 나름 거대한 기지이고 당연히 돔의 형태이며 통로를 두고 다른 여러개의 위성 기지들이 있다. 각각 이름이 있는데 다 합쳐서 아르테미스라 한다. 이런 거대한 기지를 만드는 재료는 당연히 달에서 얻었다. 달의 돌들에서 알루미늄을 채취해 건설한 것이다. 기지는 외벽과 암석층 내벽의 3중구조로 외벽과 내벽은 무려 두께 1.5m의 알루미늄이고 암석층의 두께 역시 6m나 된다. 달에 대기가 없어 계속해서 무언가가 우주로부터 날아들고, 강력한 태양광선이 여과없이 들어온다는걸 생각하면 이정도 두께는 필요할 것 같다.

 필요한 에너지로 태양에너지를 사용할 것 같은데 의외로 원자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무식하게도 도시와 매우 가까이에 원자로가 위치한다. 안전장치로 아르테미스와 원자로 사이엔 거대한 토벽을 만들었으며 원자로에서 생성하는 전기는 대부분 달의 암석에서 알루미늄을 제련하는데 쓰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산소가 발생하는데 아르테미스에서 사용하는 산소는 여기서 공급되며 그래서 양도 매우 많다.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이 없으미 발열패널을 사용하는 것도 재밌는 설정.

 아르테미스의 경제는 대부분 관광으로 운영된다. 아직 이렇다할 산업이 없는 것이다. 알다시피 달의 중력이 지구의 1/6수준에 불과해 재밌는 설정도 일어난다. 우선 며칠만에 발에 각질이 사라진다. 거기에 관절염인이나 디스크등 각종 중력관련 병도 크게 완화된다. 섹스에도 영향을 미쳐 지구 사람이 달에오면 약한 중력으로 인해 섹스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구의 노년층이 이런저런 목적으로 달에 오기도 한다.

 기지가 좁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코딱지 만한 방에 거주한다. 자기 자신만의 샤워실이나 화장실을 갖는 경우는 상당한 부자에 속한다. 거기에 음식은 겅크라는 재배한 해초를 주로 먹으며 기타 다른 음식이나 술등은 환원식으로 맛이 떨어진다. 담배를 피우거나 화기의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데 그도 그럴것이 대기가 순수 산소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이런 아르테미스를 배경으로 주인공 재즈 바사라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를다룬다. 재즈 바사라는 사우디아라비아계 여성으로 그나라가 주는 통념과는 다르게 무슬림도 아니며 매우 성적으로 자유분방한게 오히려 미국인의 통념에 가깝다. 이야기와 사건은 매우 재밌게 연결되며 달기지라는 곳을 배경으로 삼기위해 저자가 만들어놓은 여러가지 과학적 설정이 이론적이든 아니든 재밌게 다가온다.

 이 소설도 아마 영화화 될지 않을 런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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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8-01-16 14:2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실제 소설속주인공도 달을떠나지도 못하면서도비싼돈주고 달에관광오는 사람들을 이해못합니다
 
빅뱅에서 인류의 미래까지 빅 히스토리
이언 크로프턴 & 제러미 블랙 지음, 이정민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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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인간이 어디서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관심이 있기에 이런 류의 책은 항상 끌린다. 대개 이런 류의 책은 두꺼운 편인데 이 책은 원제가 'the little book of big history'이기에 두께가 얉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보기가 편하고 빠르고 쉽게 흝어 볼수 있지만 역시 깊이는 많이 기대하기 어렵웠다. 보면서 몇몇 잘 모르던 사실이나 연구에 대해서 알게 된것 그래도 좋은 점이었다. 그런 부분 위주로 간단히 발췌해봤다.


p16. 

우리 은하에는 1-4천억개의 별이 있으며 은하수의 지름은 10만 광년에 달한다. 우주에는 최소 1천억개의 은하가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관측가능한 우주의 지름은 930억 광년이다.

 [우주의 나이가 대충 138억년 정도인데 지름이 930억년이란 점은 역시 물체가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해도 빛보다 빠르게 팽창하는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움직이는 것보다 빠르게 팽창할수 있다니.]


p82

문화적 진화로 인해 연약한 개인들도 살아남아 자연선택의 여파가 줄고 결과적으로 물리적 진화의 속도가 느려졌다.

[확실히 그렇다. 몇몇 학자들은 세계의 인종이 격리된체 시간이 좀더  흘렀다면 다른 종으로 분화되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정말  환경 압박에 의한 생물학적 진화는 거의 종친걸로 보인다. 만화 건담처럼 우주로 진출한다면 진화가 가능할까]


p97

대부분의 언어권에서는 엄마를 뜻하는 단어는 '마마'와 비슷하게 발음되는데 이는 아기가 엄마의 젖꼭지를 찾을 때의 입술 모양의 소리가 마마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p123

기마부대는 전차부대보다 활용이 용이했다. 기마부대는 전차부대보다 수를 더 많이 모을 수 있었고, 험한 길도 쉽게 다니는게 가능했다. 거기에 품종개량으로 말이 커지면서 등자와 안장이 등장하며 기마부대가 더욱 활성화되었다.

[어렸을 적 벤허 같은 영화에 나오는 전차부대가 신기했다. 얼핏 전차가 더 최신기술 같은데 오히려 훗날엔 전차가 아닌 그냥 기마대인 것이 의아했다. 지금 생각하면 전차는 일단 말이 더 많이 필요하고, 더 느리며 이동에도 제한이 많이 따르고 관리도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니 사라진게 당연하지 않을 런지.]


p130

바퀴와 차축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다른 책들을 보면 어처구니 없게 장난감에는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는 바퀴와 차축을 개발할만한 문명 수준임에도 다른 요인으로 사용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 책을 보니 당시 아메리카 대륙엔 바퀴와 수레를 끌만한한 가축이 없었다는데 그게 주 요인일 듯 하다. 남미의 라마는 너무 약했으며 북미의 소는 너무 사나와 가축화에 실패한다. 거기에 말은 바퀴에 대한 발상이 떠오르기 한참 전인 1만 2천년전에 아메리카에선서는 멸종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책은 인류 역사를 잘 요약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부분이 더 재밌고, 모르는 내용도 많았다. 뒤는 좀더 문명사가 많이 요약된 느낌. 그래도 일독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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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우리 음식의 언어 - 국어학자가 차려낸 밥상 인문학 음식의 언어
한성우 지음 / 어크로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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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여름에 식탁위의 한국사란 책을 읽었다. 그 책이 우리 음식의 변천과 역사에 대한 부분을 짚었다면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는 우리 음식의 이름들에 대한 책이다. 당연하게 부르는 그것들의 언어적 기원과 변화, 그리고 의미에 대해서 언어적 문화적으로 살피는 것이다. 식탁위의 한국사와 다소중복되는 면도 있지만 두 책은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준다는 느낌이다. 같이 보면 좋을 것이다. 부작용은 배가 매우매우 고파지거나 술이 땡길 거라는 점이다. '우리 음식의 언어'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1. 곡식

+쌀 

쌀의 앞에는 유독 'ㅂ'받침의 앞글자가 많다. 찹쌀, 멥쌀 등이 그것인데, 저자는 이유를 중세에 고려를 방문한 사신 손음에게서 찾는다. 고려말에 관심이 많던 손음은 고려말을 발음나는대로 한자로 기록했는데 다른것은 괜찮은데 유독 쌀만 '보살'이라 기록해 놓았다. 당시 쌀의 첫 자음이 'ㅆ'이 아니라 'ㅄ' 이었을 거라는 근거다. 그래서 ㅂ의 흔적이 남아 그렇다라는 것이다. 


*밀

 밀은 과거 한국에선 매우 찬밥이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쌀이 밀보다 기후에 적합하고 생산량이 높기에 쌀과 재배 주기가 겹치는 밀은 선호작물이 아닐수 밖에 없던 것이다. 그래서 과거 한국에서는 쌀보단 보리가 훨씬 중요했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중국은 아예 밀을 작은 보리인 소맥으로 표기한다. 그래서 과자나 국수 원재료에 소맥분이 항상 표기되어 있는 것이다. 소맥분은 당연히 밀가루다. 


*메밀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재배가 가능하면서도 어디서든 쉽게 재배할수 있는 메밀이 상대적으로 인기였다. 거기에 밀이 먹기위해선 가루를 내어 가공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반면 메밀은 껍질을 벗기는 것 없이 통으로 쉽게 가공하는 편이었다. 메밀로 만든 막국수는 글자그대로 거칠게 만들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외

콩의 일종인 숙주를 기른 것이 숙주나물이다.(몰랐다.)

보통짜장은 재료에 물과 전분을 넣은 물짜장이나 물을 안넣고 볶은게 간짜장이다. 따라서 간짜장의 간은 마르다는 뜻이다.(이거 얼마전 런닝맨에 퀴즈로 나왔다.)


2. 과일과 채소

*참외

외는 본래 오이란 뜻이다. 참외는 진짜 외란 뜻으로 본래 있던 오이와 구분하기 위해 생겨난듯하다. 


*총각김치가 총각김치인 이유

총각김치는 무의 모양이 남성의 성기와 비슷해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는 야릇한 설이 있지만 실제론 위의 무청 때문이다. 위에 달린 무청의 모양이 과거 결혼안한 남자의 모리와 비슷하여 그렇게 이름붙여진 것이다. 


*복숭아

복숭아는 과거 부터 인기였지만 여성의 성적인 신체부분을 연상시켜서인지 꽃과 과일이 성적인 비유에 다소 사용되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도화살이 있는데 도화는 복숭아 꽃으로 도화살은 여자가 한 남자의 아내로 살지 못하고 사별하거나 뭇남자와 상관지어지는 살이란 뜻이다. 그리고 복숭아의 색은 도색은 남여 사이의 색정적인 일을 의미한다. 도색잡지란 표현이 그 뜻이다. 


*사과

사과는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임에도 의외로 19세기나 되어서야 국내로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과거 차례상엔 이상하게도 사과에 대한 배치가 좀처럼 없다. 물론 사과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있던 것은 사과의 야생종이라 할 수 있는 능금으로 능금은 흔히 아는 것처럼 사과의 개량종이 아니라 토종 야생종에 가깝다. 포도 대신 머루, 키위 대신 다래가 있던 것 처럼 말이다.


*참과 개, 돌

우리 말에 참과 개는 진짜와 가짜,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한 표현이다. 참외나 참나물, 참새, 참나무, 개나리, 개살구 등이 그 예이다. 그리고 앞에 돌이 붙는 경우가 있는데 돌은 맛이 다소 떨어지거나 야생종을 의미한다. 돌배와 돌미나리가 그렇다. 그리고 어른들이 아이를 쥐어박으며 꿀밤을 준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게 왜 꿀밤인지 도통이상했다. 꿀밤은 도토리의 사투리로 모양이 뾰족하니 달지도 않다. 이러니 주먹질이 꿀밤이 되는 것이다. 


3. 물고기

사냥과 짐승은 고유어 같지만 한자어에서 변화한 것이다. 사냥은 산행, 짐승은 놀랍게도 중생이다. 이처럼 육고기는 생명체인 중생이라 표현하면서 물에 사는 것들은 철저히 음식을 의미하는 물고기이다.


*치

물고기 이름엔 뒤자에 주로 어와 치가 붙는다. 어는 한자어로 어가 붙는 녀석들은 보다 진귀하게 취급하는데 비해 치가 붙는 녀석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치로 끝나는 생선은 제사상엔 잘 올리지 않는다고 하며 심지어 치는 사람을 얕잡아 보거나 비방하는데도 쓰인다. 장시치나 양아치가 그 예다.


*젓갈과 과메기

젓갈의 이름은 발효시킨 생선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어리굴젓의 이름이 좀 이상하다. 어리는 소금을 살짝 뿌리다란 뜻의 얼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액젓은 곰삭은 젓갈에서 물만 따라 추출해서 쓰는 것이다. 그리고 과메기는 지금은 꽁치가 주로 쓰이나 과거 청어가 주 재료였다. 먹고 남은 청어를 부엌의 막대기에 눈을 꿴채로 말린 관목청어란 말이 조금씩 과메기로 변한 것으로 추정한다.


4. 술

* 소주

 소주의 소자는 소각하다의 소자로 불태우다는 뜻이다. 곡식으로 빚어낸 술은 맛과 향이 좋으나 알코올 도수를 높일 수 없고 잡성분이 많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가열하고 증류하여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잡성분과 잡내를 제거한 술이 소주다. 

 지금과는 다르게 소주는 과거에 대단한 사치품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기본적으로 술의 재료는 곡식이었고, 거기에 맛을 내기 위해 곡식을 상당부분 깎아내기 까지 했다. 소주는 거기에 증류과정에서 버리는 술이 많아지다 보니 더욱 사치품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최근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증류법이 발달하여 순수 알콜인 주정이 오히려 화학적으로 먼저 만들어지고 여기에 물과 맛과 향을 가미하는 화학적 방법으로 소주가 만들어진다. 과거와는 의미도 만들어지는 방법도 역순인 것이다. 


*폭탄주

폭탄주는 기본적으로 높은 도수의 술과 낮은 도수의 술을 섞는 것이다. 기원은 제정러시아 시절 추운 시베리아 벌목공들이 보드카와 맥주를 섞어 먹은 것이라고 한다. 영어로도 번역에 충실하게 bomb sho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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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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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에 있는 녀석의 얼굴은 이상하다. 무표정하고 약간 사람을 내려다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저런 얼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다지 호감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비호일 것이다. 문제는 주인공이 평생 이런 얼굴이라는 것이다. 어떤 녀석이 나를 모멸하는 말을 하여도, 엄마와 할멈이 생일축하파티를 해주어도 그렇다. 그리고 녀석의 이름은 윤재다.

 윤재가 저런 얼굴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편도체가 선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편도체 기능 저하로 윤재는 다른 사람의 감정 파악을 물론이고 자기 자신까지 이렇다 할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공포감도 기쁨도, 즉 희노애락애오욕이 없는 것이다. 편도체가 아몬드를 닮았기에 윤재의 엄마는 윤재의 증상을 알고서는 아몬드를 매일 먹였다. 동종동식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윤재는 엄마와 할멈과 함께 산다. 할멈은 엄마의 엄마다. 두여자는 매우 박복한데, 할멈은 남편이 젊어서 암으로 갔고, 할멈이 노점을 하며 기껏 대학까지 보내 놓은 윤재의 엄마는 하필 학교앞 노점상과 눈이 맞는다. 할멈은 기가차 배가 불러온 윤재 엄마와 절연하지만 엄마의 노점상 남편은 하필 도로를 덮친 오토바이에 부딪혀 죽는다. 

 거기에 태어난 윤재는 감정불감자니 이로 인해 두 박복한 여자는 절연한지 7-8년만에 다시 같이 살게된다. 할멈은 윤재를 예쁜 괴물이라고 불렀다. 세 식구는 나름 행복하게 헌책방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매년 사진도 찍는다. 윤재눈엔 아름다운 엄마와 기골이 장대한 할멈은 늘 그대로이고 자신만 변해간다. 그러다 어쩌다 청계천에서 맞이한 성탄절이 문제였다. 한 정신나간 사회에 불만이 많은 사람이 망치와 칼을 휘둘러 그날 만난 행복해 보이는 불특정 다수를 공격한다. 불행이도 거기에 할멈과 윤재의 엄마가 있었다. 범인은 자신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할멈은 죽고 엄마는 살았다. 하지만 엄마의 뇌가 죽었다. 식물인간이 된 것이다. 

 윤재는 매일 병원에 엄마를 찾아간다. 그리고 엄마의 헌책방도 이어받아 운영해나간다. 건물주이자 위층에서 빵집을 하는 심박사는 엄마와 친했었는지 자신에게 경제적 그리고 사회생활적 자문도 준다. 그러다 엄마 병원을 드나들며 알게된 윤교수란 사람이 자신에게 부탁을 한다. 자신의 아내가 곧 죽게생겼는데 최근 어릴적 잃어버린 아들을 찾게 되었단다. 그런데 그 아들을 보여줄수 없게 되었으니  윤재가 대신 아들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대본과 상황은 보다 윤교수가 만들어주었다. 윤재는 성공적으로 그 역할을 한다. 평생 연기만 하고 살았으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문제는 자신이 연기한 녀석이 며칠전 우리반으로 전학온 곤이란 녀석이라는 점이다.

 곤이는 원래 엘리트로 자라날 녀석이었다. 엄마는 유명 언론사 기자에 아빠는 해외 유학파 대학교수다. 그런데 어릴적 모처럼 아들에 대한 죄책감에 시간을 낸 엄마가 놀이공원을 같이 간게 화근이었다. 잠시 전화를 받는새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곤이는 입양과 파양, 소년원을 전전하며 거칠게 자라난다. 

 자신을 대신한게 같은 반 윤재란걸 안 곤이가 보일 반응은 뻔했다. 시비를 거는 것이다. 그런데 이녀석이 어떤 욕과 험악한 짓거리에도 반응이 없다. 곤이의 욕과 폭력은 더욱 심해져간다. 이런 녀석은 정말 처음 인 것이다. 쫄지도 않고 적개심을 보이지 않는다. 다급해진진 곤은 급기야 윤재에게 린치를 가한다. 그런데 남자는 싸우면서 친해진다고 이상스레 그 사건 이후 곤은 윤재의 상태를 알게되면서 윤재의 헌책방을 매일 같이 찾아간다.

 어찌보면 둘은 극과 극이다. 윤재는 감정이 없으며 곤은 폭발하는 활화산 같다. 윤재가 반응없이 본질적이고 단순한 이야기를 던지니 곤은 쓸데없는 민감함과 폭력으로 자신을 감추지 않게 되었고, 이런 활화산 같은 곤으로 인해 사막같던 윤재의 마음도 변화가 시작된다.

 소설은 뒷부분에 더 윤재와 곤의 이야기를 더 남겨둔다. 여자애도 하나 등장한다. 그부분 역시 재밌으며 결말은 뻔한 것 같지만 그래서 극적이다. 

 작가는 후기에 자신이 워낙 평탄하고 결핍없이 사랑받고 자라나 글을 쓰기 힘들었고 했다. 잘생기고 이쁜 개그맨들이 갖는 고민이다. 난 왜 못생기지 않았는가 하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작품을 써냈고, 자신도 이젠 더이상 그런게 컴플렉스가 될수 없음을 안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로 알려지고 한정되어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입문하고 상을 받은 계기일뿐이다. 읽으면서 청소년 소설이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른을 위한 소설이다. 일독을 권한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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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8-01-18 08:17   좋아요 1 | URL
네 많이 재밌습니다 시간도 오래안걸려요강추입니다

taegeol90 2023-01-2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담비 얼굴에 댄디컷 한 과민성 생각이 많은 남자아이. 보는거 같음. 그리고 지 처럼 세상이 불필요한 걱정과 고민 그리고 잡생각 많게되길 바라는거 같은 사람.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할거 같은 사람. 아니면 손담비 얼굴에 댄디컷 한 사람 바닷가도시에서 평생 바람이나 쐬고나 있어야 치료가 될 병자 같은 느낌 이네요.
 
[전자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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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니...... 책 제목이 이리도 나를 직접 찌르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내가 정말 관심갖고 봐온 책들은 이상하게도 나의 생활과 거의, 어쩌면 전혀 관련이 없는 것들이었다. 내 생활과 시간과 공간을 같이 하지 않는 책들에 더 많은 재미를 느끼고 관심을 갖다니 갑자기 그런게 이상스레 느껴졌다. 물론 그건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것들이지만.

 시에 대한 나의 수준은(수준이라 하기도 민망하지만) 사실상 고교 시절이 마지막이다. 시는 해석이란게 잘 안되서 늘 어려웠고, 하다못해 고전시가라도 나오면 정말 환장할 지경이었다. 시에는 뭔가 해석이란게 있었는데 그것도 참 재미가 없었고, 어쩌다 시를 보며 흥분하는 국어선생님이라도 만나면 정말 이해가 안갔다. 시의 맛을 모르고 살아온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시 전공자로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그런데 공대생이 주 타켓이다. 그래도 나름 문과출신이라 조금 더 찔렸다. 

 책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시가 등장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46편의 시라는데 그래도 한국 주입식 교육과정이 한몫했는지 어디서 본듯한 느낌의 시가 절반을 된 듯하다. 작가는 나름 주제 12가지를 가지고 시를 엮어서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 영화, 심지어 광고와 유행가 가사까지 동원해나가며 재밌게 독자를 시의 세계로 이끌어 나간다. 12개의 주제도 시적이어서 사실 읽어보고서야 무슨 내용인지 알수 있다. 저자가 교수이고 나이가 있으신지라 인용하는 광고나 유행가 가사, 영화들이 좀 많이 올드하다. 나 정도 나이도 간신히 알듯말듯 한게 말았는데 비교적 최근 예로 든 유행가 가사가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이고 광고라고 등장하는 것 용각산 광고다. 강의시간에 이런 예를 요즘 학생들이 알아먹을진 미지수다.

 공감이 가는 주제도 있고, 아닌 주제도 있었지만 마음이 가는 부분이 두군데 있었다. '노래를 잊은 사람들'과 '아버지의 이름으로' 부분이다. 노래를 잊은 사람들 부분에서는 젊어서는 노래를 하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고 속세와 자본에 찌들어 이젠 이야기를 하는 내용의 시가 등장한다. 노래는 순수한 열망과 개혁, 정의, 예술 이런 것들을 의미했을 것이다. 반면 이야기는 다커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사람은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노래보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자식 이야기, 직장 이야기, 월급이야기 아마 이런 것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내용은 노래보단 이야기가 어울린다. 노래를 잊은 사람들에 등장한 시중 인상적인 것은 김광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였다. 내가 작가였다면 이 부분에서는 유행가로 넥스트 4집의 hero를 썼을 것 같다. 둘은 내용이 많이 비슷하다.

 '아버지의 이름으로'는 아버지라는 숙명과 굴레에 관한 내용이다. 이 부분의 시 작가들은 모두 불우한 삶을 산 아버지를 뒀다. 그래서인지 그 반동으로 아버지와는 반대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런 반동 자체가 아버지의 그늘이자 그로부터 받은 숙명인 것이다.  그리고 등장하는 시에는 그렇게 아버지와 다르게 살아온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이 등장했고,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까지 나와 좀 찡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여기 나온 시인들은 삶이 불우했다. 천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고, 가정형편이 좋지 못하거나, 결혼했음에도 다른 이를 사모하며 앓았거나, 건강이 나쁜 경우가 너무나도 많았다. 또한 집안의 기대나 과거 부모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고자 예술가적 삶이 아닌 속세적인 삶을 억지로 살려고 노력한 경우도 많았다. 이런 불행이 그런 시들을 낳을 것일까? 과거 한 방송에서 노래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이별했다는 가수 김범수의 사례가 생각났다.

 책에서 인상적인 시인은 개인적으로 신경림과 기형도, 김광규였다.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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