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 존zone 십ship : 협력개인의 출현
구정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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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전세계에서 지난 70-80년 사이 가장 많이 변한 국가다. 정치는 독재에서 민주국가로(물론 최근에 큰 생채기가 나긴 했다.), 경제는 농업후진국에서 첨단 경제선진국으로, 문화 역시 무관심과 후진적 이미지에서 모든 부분에서 선도적이고 닮고 싶은 문화국이 되었다. 

 이런 변화는 물질 뿐만 안니라 정신적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유교와 농업 위주의 집단 주의 문화에서 개인주의 문화로, 남성 위주 문화에서 중립적인 문화로, 대가족 문화에서 다양한 가족 문화로 거의 모든 것이 변화했다.

 경제, 사회, 정치, 문화에서의 이런 큰 변화는 당연히 세대 간 단절을 낳게 된다. 그래서 한국사회는 전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도 세대 간, 집단 간, 계급 간, 정치 이념 간, 성별 간 갈등이 첨예하다. 이는 향후 한국 사회에 큰 숙제로 다가오고 있기에 책은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우선 세대 간 갈등이다. 책은 도발적 소재를 제시한다. 그것은 미래사회에 70세 이상의 노인의 투표권을 0.5정도로 줄여버리는 한 정당의 공약이다. 미래 사회 노인 인구가 청년 인구의 2배에 달해 국가의 모든 재정과 정치적 방향성이 노인층에 좌지우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관점에서야 민주주의의 근간인 보통선거를 흔드는 말도 안되는 공약이지만 이런 것들이 현실성 있게 다가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재도 한국은 세대 간 갈등이 크다. 노년층과 중년층은 지금과 비교해 고성장기에 사회에 진출했기에 정착이 쉬웠다. 자산 가격도 아주 크지 않은 시절이라 적당한 직장을 가졌어도 안정적으로 급여가 상승하며 수도권내 집마련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모든 것이 다르다. 훨씬 큰 노력을 해도 같은 것을 갖기 어렵다. 그나마 나라의 빈약한 복지도 노년층에 집중해있다. 최근에서야 청년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노인도 모든 것을 갖고 있지 않다. 노년 빈곤률은 경제선진국중 최고 수준이고, 부동산을 가진 층도 60%수준이다. 그렇게에 노인들은 계속일을 하려고 한다. 특히나 그들은 마처세대로 부모의 봉양과 자식의 부양을 동시에 하는 마지막 세대다. 그리고 이 노년들의 인식은 자손에 신세지기 싫다는 쪽에 가깝다. 자신들의 복지만을 주장하며 연금률을 낮추지 않고 청년들을 해외로 몰아내는 이탈리아에 비하면 훨씬 나은 사정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여러 갈등을 제시하며 해결책으로 협력적 개인을 제시한다. 협력적이면서도 개인을 중시하는 풍토를 가진 한국의 독특한 면을 강조한 것이다. 개인의 강조는 민주사회에 필수적이고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맞는 편이다. 반면 협력성은 한국에서 집단을 강조해온 전통에 가깝다. 협력적 개인은 현재 농경, 유교사회에서 산업, 민주사회로 넘어가는 한국에서 나오는 과도기적 현상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하나의 갈등을 해결하는 해결책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젊은 층도 아직까진 협력적 개인으로 작용한다. 노년일수록 개인보다는 집단이고 젊은이일수록 집단보다는 개인성향이 강하다.

 한국의 집단성은 과거 협력이 필수적인 벼농사 문화에서 기인하며, 책 '한국인의 기원'에서 제시한 것처럼 워낙 척박한 땅에서 동료의 생존이 필수적인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하여튼 이것은 분명히 존재하며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한 바 있다.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로 찾아온 개인화는 집단성을 밀어내고 있다.

 개인성과 집단성이 적정히 조화롭게 자리 잡은 협력적 개인성의 완성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그로 인한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저자는 한국이 상당히 빠른 변화로 인해 사회가 빠르게 소진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극도로 높은 자살률과 역시 극도로 낮은 출산률, 극도로 높은 여러 격차와 갈등이 그런 조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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