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경계에 선 남자 스토리콜렉터 126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허형은 옮김 / 북로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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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발다치의 1번 페르소나는 당연히 에이머스 데커일 것이다. 가장 많은 작품의 주인공이며, 아내와 딸을 잃고 그 충격으로 공감능력을 상실한 대신, 초인적인 관찰능력을 갖게 된 그는 그 능력을 활용해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 해결한다. 그는 젊어서 미식축구를 했기에 매우 건장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찰로 아주 뛰어난 무력을 갖고 있진 않다.

 그리고 데이비드 발다치가 최근 만들어낸 2번 페르소나가 트래비스 디바인이다. 디바인은 에이머스 데커 같은 초인적은 관찰능력에서 비롯되는 수사능력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그는 전직 육군 장교로 강한 전투력과 신체능력을 겸비했다. 그리고 육군에서의 작전 수행을 위한 훈련은 그가 수사관으로 역량을 발휘하는데 더 없이 적합했다. 그래서 그 누구도 그를 연방수사관으로 여기지 전직 군인이었음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이번 책은 트래비스 디바인의 두 번째 이야기인 것 같다. 내가 그 전에 나온 책을 놓치지 않았다면. 책은 시작부터 박진감이 넘친다. 디바인은 웬일인지 유럽에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를 지나는 기차를 타고 있다. 일등석 칸에 있는데 같은 객차에 디바인을 포함 4명이 있다. 둘은 남자, 하나는 여자다. 디바인이 보기에 셋 다 나름 위장은 하고 있으나 킬러다. 습격은 디바인의 예상처럼 열차가 지나는데 10분 가까이 걸리는 터널이었다. 디바인은 화장실로 유인해 남자 둘을 처치하고 아마도 일행이 아닌 것 같았던 여자 킬러는 객실에서 처리한다. 다만 여자는 죽이지 않았는데 그게 실수였다.

 시작을 보고 이번엔 국제전인가 싶었는데 낚시였다. 작가는 아직은 자신이 없는지, 바로 미국내 무대로 사건을 전개한다. 디바인에게 주어진 임무는 CIA요원 제니의 살해사건이었다. 그녀는 유능한 요원이자 전직 상원의원의 딸이다. 그런 그녀가 고향인 메인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살해된 것이다. 수뇌부는 요원이 살해당한 만큼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게 디바인이 급파된 이유다.

 와보니 지역경찰은 늘 그렇듯 엉망이었다. 미국 영화를 보면 늘 지역 경찰은 엉망이고 연방요원은 대단한 것처럼 묘사되며, 둘은 관할을 두고 서로 앙숙처럼 구는데, 이런 관계는 소설에서도 재현된다. 디바인이 보기에 초동수사는 엉망이었고, 지역경찰이 보기에 이렇게 수사가 엉망이 되가는데는 연방수사국이란 곳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사건은 단순해보였지만 점점 복잡해져만 갔다. 인구 300명 정도의 이 작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뭔가를 숨기는 것처럼 보였고, 지역엔 제니의 집안과 또 다른 부유한 빙씨 집안이 있었다. 또한 이 마을은 작은 마을임에도 사고가 많았다. 과거 제니의 막내 동생 알렉스가 강간 및 폭행을 당한 적이 있었고, 한 부부가 15년전 알렉스의 사건 며칠 뒤 석연치 않은 난로 화재 사건으로 사망한 적이 있었다. 부부가 죽고 손녀를 할아버인 얼부부가 키웠는데 제니가 죽기 얼마전 그 아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마침 제니가 사망했는데 공교롭게 그 사체를 발견한 것이 얼이었다.

 그런데 그 얼은 과거 배난파 사고로 인해 경추 협착증으로 잘 걷지도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향하지 못할 정도였으며 오랜 후유증과 고령으로 인한 노환으로 손가락 관절염이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종합병동이나 마찬가지였던 상태였다. 그런데 제니가 발견된 날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이었다. 그런 밤에 잘 걷지도 못하는 노인이 산책을 나가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고 제니를 우연치 않게 발견 한 것이었다. 모든 정황이 매우 이상했다. 

 디바인은 그 와중에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한번은 수사를 돌입하자마자 묶고 있던 여관에서 저격을 받았고, 다른 한 번은 수사중 납치를 당한 것이었다. 디바인을 납치한 이들은 역시 청부업자였고, 유럽에서 디바인을 공격했던 자들보다 훨씬 강했다. 모든게 혼란스럽긴 했지만 디바인은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여러가지 복선이 깔리지만 디바인이 증거로 향해 나아갈 수록 제니를 죽인 것은 국제적인 음모가 아니라 지역의 일인 것만 같았고 아무 상관이 없어 보였던 과거의 사고사들이 '살인 사건'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제니의 사건, 그리고 알렉스와의 사건과의 연관성이 뚜렷해져간다. 

 디바인은 결국 이 모두를 해결해나가는데 역시나 데이비드 발다치는 이번에도 이 과정에 매우 재밌게 풀어간다. 늘 그렇듯 이 사람의 소설은 실망시키지 않는 적당한 재미를 준다. 매년 꾸준히 보게되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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