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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종의 기원담
김보영 지음 / 아작 / 2023년 8월
평점 :
이 책을 보면서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자꾸만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간인데 이상하단 생각이 들 때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 이 책이 오랜 세월에 걸쳐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는데 이미 이전에 완성한 2부까지의 내용은 '멀리가는 이야기'라는 SF소설 모음집에 실린 적이 있고 난 그 책을 십 여년 정도 전에 읽은 적이 있었다. 즉, 2부까지의 내용을 십 년 정도 전에 본 셈이었다. 저자는 최근 3부를 마저 완성했고, 그래서 완성된 책으로 이번에 다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래도 워낙 오래 전에 본 책이라 앞부분도 기억을 다시 상기하며 재미있게 읽었고 다소 의외의 결과로 치달은 3부도 괜찮은 마무리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책은 인간이 약 10만년 정도 전에 멸망한 미래의 지구다. 지구에는 유기물, 즉, 생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무기물인 로봇만이 지구의 지배자로 살고 있다. 이들은 공장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그래서 역사가 벌써 10만년 정도 되었다. 로봇은 제작번호가 있는데 번호가 클수록 피부가 있고 외양 및 생각, 행동이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다.
이들은 오래전의 과거를 잃어버려 자신의 주인이었던 인간도 기억하지 못한다. 가족이 있고, 대학이 있으며, 사회적 직업도, 국가도 있어 인간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다 한 로봇이 대학에서 논문으로 스스로 증식하는 유기체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한다. 몇몇 호기심 있는 로봇과 이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유기물론을 하나의 학문으로 등장시키며 유기물을 배양하기 시작한다.
지구는 로봇만 살고 있고, 이들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끊임없이 검은 대기를 지구대기로 대량 방출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지구의 세계는 마치 영화매트릭스처럼 검은 구름층으로 둘러싸여 햇빛이 지표에 전혀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래서 대기는 무려 영하 80도 정도였고, 물은 모두 얼어버려서 바다가 존재하지 않으며, 전역이 비슷하게 추워 기상활동이란게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대기중 산소도 거의 제로였다.
유기물을 학문으로 연구하는 로봇들은 연구를 지속한 결과 과거의 식물을 다시 배양하게 된다. 식물을 발아했어도 오래 버티진 못했는데 로봇들은 산소가 부족한 것이 문제였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들은 과거 지구의 모습에 대해 알게 된다. 끔찍한 오염 물질은 산소가 대기중 20%나 되며, 강력한 태양열이 지표로 쏟아지고, 지표는 녹색 식물로 가득하며, 역시 강력한 오염물질은 물이 가득한 것이 가거였다.
유기물론을 생각해낸 주인공 로봇 케이 히스타치온은 유기물론이 지속되다 어딘가 모를 공포를 느끼고 그곳에서 발을 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는 동안 그는 유기물 연구를 지속하는 동료와 연락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되고 그들의 연구소를 찾아가며 놀라게 된다. 그들의 연구는 30년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커진 상태였으며 한 기업인은 그들의 연구를 보고 기업이 파산할 정도로 지원하기 까지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이었다. 연구자들은 인간을 다시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 로봇은 인간을 주인으로 삼기에 인간을 보고 마치 신을 영도한 신자처럼 황홀경에 빠져 그들을 보호하고 절대충성한다.
케이 역시 처음 인간 어린 아이를 보고 그렇게 반응한다. 하지만 케이는 그 유혹을 이겨내고 인간 어린 아이 하나를 바로 살해한다. 케이의 몸안에는 이상한 막대기 두 개가 양팔 속에 들어 있어 꺼내어 쓸수 있었는데 라이플과 칼이었다. 케이는 이를 이용해 인간 하나를 인질로 잡아 다른 연구로봇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모든 인간을 살해해버린다. 연구소 역시 파괴해 영하 80도에 달하는 외기게 연구소로 들어오게하여 그 안에 있던 모든 유기물도 파괴한다.
여기까지가 2부의 내용이다. 3부에서는 환경청장이 된 케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과거의 사건 이후 로봇 중 상당수가 유기물을 키우가 되었고, 인간을 빼돌린 이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지질 활동으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는 지역이 생겼고, 멈춘 공장지역의 강한 열로 인해 기온이 상승해 유기물이 번성하는 경우가 생겨났다다. 그런 오염지역을 정화하는게 환경청장 케이의 일이다.
케이는 일을 지속하다 다시 인간을 만나게 된다. 놀랍게도 인간은 70세 정도에 달한 것도 있을 정도였다. 과거의 사건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인간들은 케이는 납치하여 그와 협상하려 한다. 이 유기생물에 적대적인 지구 환경에서 생존 가능한 지역은 인위적으로 로봇들이 구성한 매우 소수 지역 뿐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케이처럼 로봇 전체와 적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였기 때문이다. 로봇들은 대개 인간을 보면 보편적으로 황홀경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고 복종하지만 간혹 케이처럼 그러한 정신오염에 견딜 수 있는 기종이 있었다. 아마 과거 인간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그런 로봇을 만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전쟁용이나 치안용이 그러했을 것이다.
책은 이후 인간과 케이의 협상으로 책을 마무리 한다. 오래전 책이고 최근 완성되었지만 여전히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