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퍼레이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9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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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 소설을 딱히 선호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나만의 인공지능이 가까운 미래에 등장해 나를 나보다 더 잘 분석해주는 시기가 온다면 '주인님은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할 게 분명하다. 1년 중 몸과 마음이 소진되어 일과 가정 생활이 힘들고 더불어 취미인 책 읽기도 같이 힘들어지는 시기가 있다. 그럴 때면 회복을 위해 소설을 보곤 하는데 이런 경우 거의 추리 소설을 골랐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매년은 아니지만 2-3년에 한 번 정도는 만나는 작가인 것 같다.

 추리 소설은 늘 두껍지만 막상 그 세계에 빠져들면 그야말로 완독은 그야말로 순삭이다. 추리소설은 무엇보다 재밌고,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하며, 살인 사건이라는 사람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고, 그 사건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유라는 것이 붙기 때문이다. 특히 살인의 피해자나 가해자는 둘 중 하나가 악인인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든 그들이 벌을 받게 되는 과정 또한 사람의 감정을 해소해주는 것 같다.

 침묵의 퍼레이드 역시 살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한 마을의 식당을 운영하는 가족에게는 사오리란 딸이 있었다. 큰 딸이었고, 재능이 뛰어나 마을의 전문가에게 훈련 받으며 프로 가수로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시간이 나면 가게 일을 돕던 그 큰 딸이 어느 날 실종된다. 3년의 시간이 흘러 가족이 이 일에서 회복하려는 무렵, 큰 딸의 사체가 발견된다.

 사체는 마을과 꽤 멀리 떨어졌고, 가족 및 사오리와도 어떤 연고도 없는 지역의 한 집에서 발견되었다. 그 집에서는 한 노파가 죽은지 6년이나 지난 시점에 같이 발견되었고, 사오리는 그 집의 아래에 묻혀있었다. 노파의 아들이었고, 한 때 가족의 식당에 방문해 사오리에게 추파를 던졌던 기분나쁜 사내 하스누마 간이치가 용의자로 떠오른다. 모든 정황이 그가 범인임을 가리켰다.

 게다가 하스누마 간이치가 살인사건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사건 23년전 당시 12살이던 모토하시 유나의 살인사건 용의자였다. 그 당시에도 모든 정황이 그가 범인임을 가르켰지만 하스누마는 경찰의 모진 심문을 이겨내고 묵비권으로 일관하며 무제를 얻어낸다. 결정적 한방을 날릴 직접적 증거나 목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스누마는 이번 사오리 사건에서도 풀려났고 놀랍게도 사오리의 마을로 돌아온다. 경악한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강한 증오를 품는다. 그리고 며칠 후 하스누마가 사망하여 발견된다. 그는 질식사했지만 방안에 누워있는 상태였고 어떤 저항흔도 없었다. 게다가 하스누마에 원한을 가질만한 거의 모든 이들이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물리학자 유가와가 등장한다. 그는 경찰인 구사나기를 도와 사건의 전무를 파악하고 추리를 한다.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 이런 인물이 등장한 적을 본 적이 없어서 물리학자가 갑작스레 사건에 돌입해 뛰어난 통찰력을 보이고 셜록 홈즈처럼 구는 것이 좀 당황스러웠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작까지 9번의 책에서 그를 등장시켜서 사건을 해결시켰던 것 같다. 책의 광고에 등장하는 갈릴레오 시리즈는 아마 이걸 의미하는 것 같다.

 하여튼 책은 그의 뛰어난 추리를 바탕으로 경찰이 하나하나 증거를 수집하고 용의자를 심문하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다만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악인이고 가해자가 선한 보통사람들이라 사건의 전개가 다소 재미나게 그려진다. 책은 두껍지만 하루 만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밌다. 갈릴레오 시리즈를 알게 된게 무척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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