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선을 만든다
팀 잉골드 지음, 차은정.권혜윤.김성인 옮김 / 이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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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고르거나 구매하면서 제목과 목차를 많이 본다. 서평도 좀 보긴 하지만 신간의 경우엔 그 수가 적기도 하고 사람마다의 주관으로 인해 썩 믿진 않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과 목차에 의해 구매한 책이다. 하지만 상당히 예상과 달랐다는게 책을 간신히 마무리 한 지금의 생각이다.

 제목과 목차를 보곤 솔직히 과학과 관련한 책 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의 주제는 선이다. 물론 그것을 과학적으로 고찰할 수 있겠지만 책은 철저히 인문적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것을 자각하든 아니든 홀로 존재하지 않고 그럴 수도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 서로 간에 연결을 필요로 한다. 연결은 상대나 사물을 부속지를 이용하여 붙잡거나 아니면 자신이 이동하거나 상대방이 자신에게 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동이나 이동을 위한 부속지들은 소위 선이라는 걸 남긴다. 선은 부속지 자체의 생김새에서 나오기도 하고, 바닥이나 물에서 이동하며 그 흔적을 남기기도 하고, 공기 중에 잠시 남기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사고에 기초해서 사물이나 생명을 덩이와 선의 조합으로 본다. 각 개체는 안과 밖을 구분해주는 덩이로 구성된다. 물론 이 덩이도 완전히 닫혀있지 않다. 그래선 생존이 불가능하다. 여닫을수 있긴 하지만 안팎을 연결하는 구멍이 있고 외벽도 사실 많은 부분에서 외부와 소통하는 반밀폐형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동으로 인함과 부속지들은 이런 개체를 더욱 서로 간에 의존하게 끔 도와준다. 

 그래서 저자는 이 세계에 완전히 독립된 개체는 없기에, 세상을 객체없는 세계라 칭한다. 여기까지가 대충 책의 100쪽 정도 되는 분량에 해당한다. 개인적으로 여기까진 읽을만 했다. 세상을 과학적으로 관통하는 시야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의 분량은 상당히 인문학적이다. 이런 생각의 근거로 각종 언어의 근원을 찾고, 철학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덮씌운다. 이것을 인상적으로 느끼는 사람도 많겠지만 적어도는 난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후의 책 읽기가 무척 힘들었다. 읽어나가며 이걸 더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이는 상당히 개인적 입장이다. 이 책을 무척 인상깊게 읽고 깨달음을 얻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여튼 읽기 힘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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