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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걷는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11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11월
평점 :
이번에도 어김없이 두터운 내용과 더 커진 규모로 돌아온 데커시리즈다. 이 책이 액션영화로 제작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대박은 몰라도 중박은 칠 것 같은데 말이다. 책의 배경은 미국 북부의 노스다코타주의 도시 런던이다. 작가는 책 말미에 노스다코타의 석유시추시설과 버려진 국방시설, 그곳을 임차한 기업이라는 기사를 보고 작품을 구성했다고 한다. 추리 소설 작가란 참 대단하다. 그들은 머릿속에 여러 가지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는 것 갖고 어느 정도의 시공간이 주어지면 바로 작성할 수 있는 듯 하다. 물론 세세히 풀어가는 것도 대단하다. 그래서 항상 제법 재밌는내용이 두텁게 이어져 즐거움을 준다.
작가는 책을 이어가며 항상 데커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시리즈지만 딱히 연결이 없어 어느 권부터 읽어도 되긴 하나 그래도 데커에 대한 묘사가 있어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이번 이야기는 시작이 강렬하다. 노스다코타주 도시 런던의 교외에서 할 파커란 늑대 사냥꾼이 자신이 총으로 맞춘 늑대를 쫓고 있다. 분명 350미터 거리 정도에서 정확히 타격했는데 묘하게 늑대는 즉사하지 않고 달아났다. 혈흔을 쫓은 파커가 발견한 것은 놀랍게도 늑대가 아니라 한 여인의 사체였다. 여인은 마치 해부당한 듯 와이자 절개를 당했고, 심지어 머릿가죽이 벗겨져 있었고 두개골도 머리 바깥으로 나와 있었다. 이 모습을 본 파커는 걸프전 참전 용사임에도 속을 게워내야 했다
이 소속이 데커와 그의 파트나 제미슨이 노스다코타로 파견된다. 끔찍한 살인사건이라도 지역경찰의 관할일지도 FBI인 데커가 파견되었다는 것은 이것이 단순 살인이 아님을 의미한다. 데커는 도시 런던에서 피해자 크레이머의 행적을 쫓는다. 그녀는 종교공동체에서 경건한 교사였으면서도 밤에는 거리의 여자로 일했다. 그리고 크레이머에 이어 또 다른 피해자가 속출한다. 또한 여기엔 도시의 석유시추 산업과 미국의 공중을 감시하는 오래된 미군기지, 종교공동체가 얽혀있다.
이번 작은 좀 국제적인 편이다. 범죄 집단은 둘 인데 하나는 오래된 미군기지에 숨겨진 무기를 활용하여, 지역을 초토화 시켜 미국의 석유산업을 망가뜨려 이익을 보려는 국제 세력, 다른 하나는 복잡한 인간관계에 얽힌 작은 어긋난 사랑이다. 이렇게 전혀 스케일이 다른 둘이 엃혀서 범죄로 이어지는게 좀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참신하기도 했다.
데커시리즈는 늘 봐도 실망스럽지 않다. 항상 어느 정도의 즐거움을 주며 데커가 자신의 초공감각과 무엇이든 기억하는 능력을 이용해 사건을 풀어가는 점도 재밌다. 여러 어려운 책을 읽어가며 힘들때 보기 좋은 책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