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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감각 - 새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팀 버케드 지음, 노승영 옮김, 커트리나 밴 그라우 그림 / 에이도스 / 2015년 2월
평점 :
생명체들은 주변 환경과 다른 개체에 대응하여 삶은 영위하기 위해 감각을 갖고 있다. 감각은 그 개체가 세상을 접하고 그것에 인지를 구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해당 생명체가 어떤 감각을 갖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그것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무척 중요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새의 감각에 대한 책이다. 새 역시 생존을 위해 주변을 인지하는 감각을 갖고 있고 그것에 대한 연구결과를 담은 책이다. 물고기의 생활과 감각 대해서 다룬 비슷한 책을 여러 권 본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책들에 비해 내용이 짧은 편이다. 이는 책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인데 그 만큼 인간의 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따라서 이해도도 낮을 수 밖에 없다는 반증이다.
우선 새하면 뛰어난 시각이 떠오른다. 실제 새는 그 작은 머리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커다란 안구를 갖고 있다. 물론 새의 눈은 부엉이를 제외한다면 그다지 인상적으로 커보이진 않는데 이는 안구가 상당히 커다람에도 피부와 깃털에 가리기에 눈이 노출된 부분은 인간처럼 평범하기 때문이다.
눈의 크기는 각막과 수정체에서 눈 뒤 망막까지의 거리인데 인간은 보통 24mm인 반면 머리가 훨씬 작은 타조는 무려 50mm나 된다. 새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머리 크기에 대비해 안구가 무척 큰 편이다. 이는 당연히 높은 시력을 위해서다. 대부분의 새가 하늘을 날기에 먼 시야가 필요하니 눈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하여튼 눈이 클수록 망막에 맺히는 상이커지기에 시력이 좋아지게 된다. 새들은 이빨을 갖고 있지 않은데 책은 이것이 눈 때문일 수 도 있다고 본다. 이빨은 무게가 나가는데 새는 날기 위해 뼈를 텅비울 만큼 무게를 가볍게 하고 분산해야 한다. 눈은 액체로 가득차 무겁기에 머리 부분을 가볍기 하기 위해 이빨을 버리고 모래주머니 갖은 소화기관으로 이를 대신했다는게 책의 지적이다.
새의 눈의 유형은 3가지다. 하나는 전형적 새의 시야로 전방 시야 약간에 우수한 측면 시야가 있는 반면 후방시야는 전무한 유형이다. 이 경우 전방 시야기 미비해 자기 부리 끝조차 보지 못하나 다른 감각이 있어 먹이를 먹고 새끼를 돌보는데 무리가 없다. 다른 유형은 눈이 머리 위 양옆에 있는 형이다. 전방시야가 거의 없지만 다른 감각으로 먹이를 먹을 수 있으며 위와 뒤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어 포식자 감시에 좋다. 양 눈 시야가 전혀 겹치지 않아 별도의 두 개의 상을 처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마지막은 눈이 앞에 달린 형이다. 올빼미가 그러한데 양안시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인간처럼 깊이와 거리 지각이 좋다. 올빼미가 이런 시야를 갖게 된 것은 먹이를 잘 찾기 위함도 있지만 귀가 큰 것과도 관련하다. 올빼미는 청각이 상당히 우수하며 이에 따라 귀가 큰데 좁은 머리에 귀가 지나치게 크니 눈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전면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조류의 눈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안구가 길쭉하며, 순막이라는 반 투명한 눈꺼풀이 하나 더 있다. 그래서 조류는 눈을 감지 않은 채로도 안구를 보호하며 먹이를 먹거나 사냥이 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빗이라는 구조인데 시커멓고 주름진 것이다. 조류는 높은 시력을 갖기 위해 안구안에 혈관이 거의 없는데 바로 이 빗이 안구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포유류나 인간은 상이 맺히는 눈 오목이 한 개다. 여긴 혈관이 없어 상이 정확히 맺힌다. 그런데 조류는 이 눈 오목이 두 개 인 경우가 있다. 하나는 얕게 다른 건 깊게 있는데 얕은 것은 단안이며 근접 시야를 담당한다. 깊은 것은 사실 상 눈의 길이를 늘여 상을 확대하고 해상력을 높인다. 조류는 높은 시력에도 안구를 잘 움직이지 못하는데 눈 근육이 적기 때문이다. 이 역시 무게와 관련하는데 근육 역시 무겁기 때문이다. 조류는 안구를 움직이는 대신 머리를 자주 움직여 시야를 확보한다. 새가 유독 머리를 여러 방향으로 자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간과 영장류는 적녹청색의 세 가지 색을 본다. 이 세 가지로 거의 모든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화면도 이 세 가지 색을 이용한다. 하지만 조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외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색을 감지하는 원뿔세포에 유색의 기름방울도 있어 실제로는 적녹청색도 더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을 비롯한 여러 생물은 뇌가 두 개로 나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편측화가 나타난다. 인간은 대부분이 오른 손 잡이인데 이게 바로 편측화다. 편측화는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해주기에 좋은 적응이다. 그리고 조류도 편측화가 있는데 바로 눈 부분이 그렇다. 인간도 오른 손 잡이인 경우 오른 눈이 더 우수한데 워낙 차이가 미묘한데 눈치를 채지 못한다. 하지만 조류는 양 눈이 아예 역할이 다른 경우가 많다. 새들 중 일부는 한 쪽 눈을 뜨고 자는데 이를 통해 포식자를 감지하고 철새의 경우 자면서도 장거리 비행을 유지한다. 이 경우 반대쪽 뇌는 휴식을 취한다.
새의 눈 편측화는 놀랍게도 알 단계에서 생성되는 것 같다. 둥지는 환경에 따라 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거나 일부 시간이나 일부 부분만 노출되는데 후자의 겨우 편측화가 진행된다. 알에서 빛에 전혀 노출 되지 않은 개체는 양 눈에 편측화가 없는 반면 후자의 환경에서 자라는 생명체는 편측화가 있었고 적응도도 더 우수했다.
새는 뛰어난 시각으로 인해 청력은 약한 것으로 생각된다. 새는 구애를 위해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는데 피부덮개로 귀를 막거나 귓바퀴가 없어 청력손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새는 귓바퀴가 없고 귓구멍부분을 깃털이 덮고 있다. 이는 두 가지 기능이 있는데 비행시 바람소리를 걸러내 다른 소리를 잘 듣게 해주고, 잠수하는 경우 방수기능을 하여 강한 수압으로부터 귀를 보호한다. 포유류는 귀의 가운데 부분 작은 뼈가 3개인데 비해 조류는 1개다. 그리고 포유류는 달팽이 관이 나선형구조로 이름처럼 달팽이처럼 생겼으나 조류는 곧거나 바나나처럼 살짝 굽은 형태다. 나선형 구조인 경우 저주파 감지가 잘 되는데 이는 포유류가 저주파를 잘 내고 민감하며 조류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청각기관의 털세포가 재생되지 않아 큰 소리에 노출되거나 노화할 수록 청력이 손실된다. 반면 조류는 이 털세포가 주기적으로 교체되어 청력이 전혀 손실 되지 않는다.
새는 놀랍게도 청력이 계절에 따라 변화한다. 주로 청력은 번식기에 민감해지며 이것이 끝나면 쇠퇴하는데 뇌 자체가 유지비가 많이 들기에 필요한 기간에만 이를 활성화하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양 귀가 떨어져 있어 무의식적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양 귀에 들어가는 시간이 달라져 이를 바탕으로 발원지점의 거리와 위치를 추정한다. 하지만 새는 머리가 작아 이것이 구조적으로 어렵다. 새는 이 문제도 머리를 자주 움직이는 것으로 해결하는데 이렇게 귀의 위치를 변화시켜 사실상 거리를 두어 소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새는 당연히 촉감이 있으며 부리 부분에 많은 촉감 수용기가 있다. 조류의 부리는 매우 민감은 구조로 부리 부분엔 많은 촉감 수용기가 분포한다. 청둥오리는 부리 1mm2에 수용기가 700개 있다. 이 수용기는 부리와 접촉하는 물체나 입안에 있는 물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오리는 연못 가장자리 흙탕물에서 부리는 재빨리 여닫으며 먹이과 흙탕물을 분리한다. 이는 매우 예민한 부리 끝기관과 입전체안에 분포한 촉각 수용기 맛봉오리를 이용한 결과다. 새의 촉각 수용기는 당연히 부리와 발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새는 서로의 깃을 섬세한 부리로 다듬어준다. 이는 상호간의 유대관계를 증진시키며 기생충을 제거하여 본인 및 자손의 감염을 줄이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새들은 서로의 머리와 목 뒷부분은 많이 다듬는데 이 부위는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위다. 깃다듬기가 이뤄지면 실제로 개체군 내 기생충이나 이, 진드기 등의 수가 크게 감소한다.
새의 촉감은 알 품기에도 관여한다. 알을 품을 때가 되면 새는 아랫 부분의 깃털이 빠지면서 육반이라는 피부 부위가 드러난다. 새는 육반에 알이 닿는 촉각 자극이 일어나면 알을 그만 낳는 호르몬 작용이 일어난다. 반면 알이 치워지면 계속해서 알을 낳는데 이런 식으로 인간이 닭에게서 달걀을 착취한다. 대다수 조류는 30-38도 온도로 알을 품으며 어미새는 품는 자세를 조절하여 온도를 조정한다.
새는 먹이를 먹을 때 이빨이 없어 바로 삼키므로 미각이 없는 것으로 오인 받기 쉽다. 하지만 새들은 독이 있거나, 맛이 없는 애벌레를 바로 뱉어낼 만큼 당연히 미각이 존재한다. 새는 혀가 작고 딱딱하며 화살모양으로 아래턱 안에 있어 그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맛봉오리가 혀에 분표하는데 주로 혀뿌리와 입천장, 목뒤에 분포한다. 새는 미각이 있긴 하나 다른 동물 만큼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 이는 맛봉오리 개수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조류는 대개 300-400개 정도의 맛봉오리만을 갖는다. 인간은 무려 1만개, 메기는 10만개, 쥐는 1265개란걸 감안하면 적긴 적다.
새의 얼굴에는 눈과 부리만 보이지만 사실 코도 존재한다. 새는 드러난 두 개의 콧구멍으로 숨을 쉬며 윗 부리 안쪽에 방이 3개 존재한다. 두 개의 방에선 들숨을 데우고 적시는 역할을 하며 다른 한 개는 뿌리 밑동에 위치하고 감개라는 조개 모양의 뼈가 있다. 새의 후각 기관에도 후각 방울이 이 있으며 이런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는 새가 마땅히 후각이 있음을 입증한다. 새의 후각은 후각 세포 덩어리인 후각망울이 클수록 우수하며 이것이 클수록 후각 유전자도 많다.
조류들은 자기력을 감지하는 자각도 갖고 있다. 자기장은 빛이나 소리와는 다르게 신체조직을 그대로 통과하기에 감지를 위해서는 특별한 감각 방법이 필요하다. 생물체가 자기장을 감지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물고기처럼 전자기 유도를 하는 방법으로 민감한 수용체가 있어야 한다. 둘째는 자철석을 이용하는 것이다. 체내에 자기장에 따라 방향이 바뀌는 자철석 결정을 보유하여 자기장을 감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화학반응을 통해 자각을 매개하는 것인데 조류는 두 번째, 세 번째 방법으로 자기력을 감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류는 눈을 통해 자기력을 보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실험을 통해 입증이 되었다. 언급한 것처럼 조류의 눈은 편측화하여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데 비둘기의 경우 오른 눈을 가리나 방향을 잃었다. 이는 오른 쪽 눈이 자기력을 감지했다는 증거다.
조류는 시각을 주로 이용하고, 기본적으로 일부일처제이며 사회성이 크다는 면에서 인간과 비슷하다. 조류는 90%이상이 일부일처제다. 하지만 인간과 매우 유사하게 사생아가 많은데 이는 이들이 바람을 피운다는 의미다, 때문에 조류는 생물학적 단혼제가 아닌 인간같은 사회적 단혼제로 취급된다. 조류는 협력성이 강한데 바다오리들은 매우 군집한 방진을 짜서 외부천적으로 부터 서로와 새끼를 보호한다. 이들은 이웃을 알아보며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로의 새끼를 지켜준다. 큰 흙집새는 사회생활이 강한 종인데 이들은 4-20마리가 한 집단을 이룬다. 이들은 지상에서 10m높이에 거대한 둥지를 짓는데 건설이 힘들고 오래 걸리기에 그 기간 서로의 새끼를 돌본다. 또한 서식지가 열악하여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한 쌍의 부부가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 2명의 조력자가 필요하다. 이 종은 양육기간이 무려 8개월이나 되는데 이는 인간처럼 강력한 상호협력을 전제로 하는 오랜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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