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책 모임 하러 학교에 갑니다 - 책 싫어하는 아이도 빠져드는 책 모임 이야기
박미정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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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성인 독서율이 매우 낮지만 독서 모임은 여기 저기에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이런 책 모임은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편이므로 구성원들이 책 읽기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자신의 여유시간에 책을 읽으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학교의 학생들은 다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 위주의 책 모임은 자발성이 결여되어 있고, 구성원 역시 책에 관심이 없으며 무엇보다도 스마트 기기와 SNS로 인해 문해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세대들이다. 

 저자는 자신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초등교사로 함게 읽기를 강조한다. 이는 단지 같이 읽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갖고 책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책의 사건과 인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구성원들은 아무래도 자연스레 각자의 삶의 이력과 가치관을 나누게 된다. 오래 함께 읽으면서 학생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며 성장하는 기쁨을 알게 되는데 이것이 함께 읽기의 효과다. 

 교실 책 모임은 같은 책을 읽고 학급 구성원 전체가 감상을 나눈다. 과정은 쓰기 보다는 말하기 듣기에 집중하는데, 현 학교 온책읽기가 주로 쓰기와 활동에 집중 되는 것과 다소 다른 양상이다. 저자는 자신의 교실에서 한 달에 4회, 연간 30회 가까운 책 모임을 운영하였는데 모임이 지속될수록 학생들의 경청자세가 향상되었다. 책 모임 자체에서 서로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앞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대화를 지속하면 학생의 경청과 발표능력이 향상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생각을 듣게 되면서 반감이나 틀림이라는 감정보다는 그럴수도 있구나라는 관용적 태도도 형성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을 선정하는데 기준이 있다. 우선 학생의 독서 수준에 맞아야 한다. 모두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하며,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가능해야 하고, 무엇보다 작가가 어린이를 보는 시선이 건강해야 한다. 어린이를 미숙하고 어리석은 존재로 보거나 계도의 대상으로만 삼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교실 책 모임에서는 책 읽기와 대화는 반복적으로 실행하며 이를 점차 심화 시킨다. 책 모임에서는 학생이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질문을 만들고 자기들끼리 책 대화를 한다. 책을 통해 각자의 삶은 연결 짓고 자신과 타인을 깊이 이해하고 세상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책 모임에는 4가지 방향성이 있다. 첫째, 학급 안에서 대화 나누는 훈련을 꾸준히 한다. 둘째, 책읽기 습관을 들이고, 중심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을 한다. 셋째, 읽은 책의 분량이나 주제, 영역을 단계적으로 높인다.(그림책-단편-중편) 넷째, 모임의 주도권을 점차 교사에서 학생으로 넘긴다이다. 

 책 모임이 성공하려면 일단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의 교실도 사람 사는 사회이니 만큼 당연히 힘이 강한 아이, 발언권이 강한 아이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학급 구성원이 우리 교실은 안전하고 나는 무엇이나 말할 수 있어 라는 믿음을 교실 내 공유하려 한다. 방법은 서클 활동인데 글자 그대로 교실 모두가 둥글게 않아 돌아가면 특정 이야기를 말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신변잡기나 자신의 감정등을 말하며 초기엔 발언을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 구체적 서클활동으로는 동시 같이 낭송 돌아가면서 하기, 함게 읽은 책에 점수주고 이유 말하기, 수업 마무리에 릴레이 소감 나누기 등이 있다. 

 학교 온책 읽기 활동에서 책으로 동시가 다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활동을 구성하는 것의 어려움 때문인데 저자는 책 모임에서 동시도 강조한다. 동시는 어린이의 삶을 보듬고, 마음을 품어준다. 그리고 어린이가 자신과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작고 여린 것을 돌보는 마음을 갖게 한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시를 읽고 느낌을 말하라고 하면 성인이나 어린이나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시의 함축성 때문인데 저자는 구체적 질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질문은 시를 읽으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시의 어떤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드는가, 시에 담긴 상황과 비슷한 경험, 다른 시와 다르게 이 시가 마음에 드는 이유 등이다. 

 책 모임에서는 책을 읽는 활동도 매우 중요한데 특히, 여러 책을 완독하는 경험을 갖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책을 매일 읽는데 읽은 분량을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인덱스 표시로 정해주고 일정 기간 계속 읽어 마침내 책 한 권을 완독하는 경험을 갖게 한다. 이런 날마다 읽기 활동으로 완독하는 책이 쌓일수록 아이들은 스스로를 책 읽는 사람으로 인지하게 되고, 뿌듯함을 갖게 된다. 날마다 읽기는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공책에 읽은 내용을 두 세 줄로 간추리고 소감을 두 세줄 기록해야 한다. 

 책 한 권으로 나눌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책의 모양, 이야기 구성, 소재, 주제 등이다. 이야기의 구성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에 관한 질문은 책의 읽음을 점검하고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정리하게 해준다 그리고 책과 관련된 경험에 관한 질문은 아이가 자기 생각을 쉽게 떠올리게 해준다. 책의 주제와 관련한 질문은 독자로서 학생이 자기만의 해석을 갖게 해준다. 책 대화를 위한 질문 유형은 감상, 추론, 평가, 확장이 있는데 뒤로 갈수록 수준이 올라간다. 책 대화의 질문은 교사가 주는 경우가 초반엔 많지만 뒤로 갈수록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생은 질문을 만드는 경험이 부족해 어려워하는데 이 경우, 왜, 어떻게, 만약에 같은 말을 사용하여 질문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책모임 후에는 책 모임 소감 나누기 질문도 좋다. 관련 질문은 책을 혼자 읽을 때와 모임에서 같이 읽을 때 어떤 점이 다른가, 오늘 모임에서 기억에 남는 질문, 모임을 하면서 든 생각과 느낌, 모임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 모임으로 생각이 바뀐 부분, 오늘 모임을 한 문장으로 한다면, 함께 모인 친구들에게 한 마디, 오늘 모임에서 나의 모습은 등이다. 

 책에는 그림책, 단편, 중편 등의 책을 통해 책 모임을 하는 구체적 모습과 방법, 그리고 저자가 선정한 많은 책들, 독서 교육과 관련하여 읽을 만한 책들이 수록되어 있다. 현장에 적용할 만한 지점이 많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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