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도전 : 보편적 학습설계 수업 - 모두의 존엄, 모두의 성장을 꿈꾸는 교육
조윤정 외 지음 / 살림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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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엔 보편적 설계란 것이 있다. 과거 건물은 권력을 가진 특정인의 권위를 세우거나, 일반적인 사람의 특성만을 고려하여 설계되었는데 보편적 건축은 일반인, 장애인, 어린 아이, 왼손 잡이 등 모든 사람을 위한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특징으로 공평한 사용, 사용상의 융통성, 사용자의 지식, 경험과 무관한 쉬운 디자인,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정보, 실수에 대한 포용력, 적은 신체적 노력, 접근과 사용을 위한 충분한 크기와 공간이 있다.

 보편적 학습 설계는 보편적 건축과 비유하여 학습에 있어서도 타고난 유전자와, 가정 환경, 학습 격차, 본인의 성격 등 모두 다른 점을 고려하여 모든 이에게 어울리는 수업을 실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교육은 교육과정부터 수업, 평가에 이르기까지 표준화되어 있다. 표준화된 교육에서 가장 수혜자는 이 표준을 딱 들어맡는 소수에 불과하다. 이 표준을 넘어서는 이들은 너무 쉬워 흥미를 잃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게 되며, 이 표준에 못 미치는 아이는 학습부진으로 낙인찍히고 자신이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난을 받고 자괴감을 갖게 된다. 따라서 보편적 학습 설계는 이런 모든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에 맞는 교육과정과 활동, 평가를 준비하고 실시하는 것이 된다.

 보편적 학습 설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습자들이 접근 가능하도록 단일 교육과정의 사용, 융통성 있는 교육과정을 광범위한 개인의 능력과 선호도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제시, 간단하고 직관적인 교수로 학습자의 경험, 언어, 지식, 집중도를 고려하여 수업의 복잡성을 조저하여 가장 적합하게 제공, 다양한 표현 수단의 제공, 교육과정에의 참여 독려, 적절한 학습자의 노력수준의 설정, 학습자의 다양한 접근의 허용이다. 

 때문에 보편적 학습 설계는 3가지 원리를 갖는데 이는 3가지 뇌의 네트워크 원리에서 유래한다. 뇌의 3가지 네트워크는 인지적 네트워크, 전략적 네트워크, 정서적 네트워크다. 인지는 우리가 보는 방식을 감지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학습하는 내용에 관한 것이다. 전략은 실행기능과 관련한 것으로 정신 및 운동 방식을 생성 감독하는 것으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정서는 우리가 보는 방식으 평가하고 감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학습하는 이유다. 그래서 인지 전략으로는 다양한 표상 수단의 제공, 전략에 대해서는 다양한 행동과 표현 수단을 제공, 정서는 다양한 참여수단을 제공하여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네트워크는 각각의 세부 전략을 갖는다. 인지적네트워크 즉 표상의 원리에 따른 수업 전략은 학습목표 조직화(다양한 목표와 과제), 질문의 다양화(수준과 특성에 맞는 질문), 핵심 개념 이해(핵심 개념과 원리의 이해가 오래 파지), 미니 수업(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한 별도의 수업이나 모임), 그래픽 조직자(새로 학습한 내용을 이미 학습한 인지구조에 의미 있게 관련 짓는 시각 자료)가 있다. 

 전략적 네트워크, 즉, 표현의 원리에 따른 수업 전략은 표현 방법 선택, 학습메뉴(반드시 해야 할 것, 선택하는 것, 필수와 선택을 한 후 다음에 할 수 있는 것), 학습 선택판(학습 내용의 다양한 표현 방식 선택), 시행착오 경험 제공, 평가 체크리스트가 있다.

 마지막 정서네트워크, 참여의 원리에 따른 수업 전략으로는 학습 속도의 다양화, 상호작용의 기회 제공, 전문가 팀, 차등적 과제, 학습 일지 등이 있다. 

 보편적 수업 설계는 구체적으로 다음의 순서를 따른다. 우선 사전 단계로 학습자 및 상황 분석과 교육과정 분석이 있다. 전자에서는 학습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학습 환경을 분석하며, 학습의 방해요소 및 확인 분석하고 후자는 성취기준 분석 및 학습 내용의 확인, 교육과정 조망, 교육과정 재구성이 있다. 수업 실행 단계에서는 보편적 학습 설계 목표설정으로 학습자에 따른 개별 목표를 설정한다. 다음은 보편적 학습 설계 수업 계획으로 원리를 적용하고, 그 실행을 위한 교수학습방법과 평가 방법을 구현하는 것이다. 다음은 수업의 실행으로 보편적 수업 설계 전략을 활용한 수업의 실천이다. 마지막은 보편적 수업 설계 평가로 과정중심 평가와 지속적인 피드백의 실시다.

 책에는 보편적 수업 설계를 실행한 초등 사례가 나와있다. 수학과 과학, 국어등이 제시되었는데 학생들의 사전 학습 정도, 다중지능 검사를 통한 원하는 접근 방법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학습자료를 제시하고, 개별적으로 수업을 진행 평가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교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척 많다. 원칙적으로는 학습자 하나하나에 다가가야 하나 크게 무리지어도 5-6그룹 정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학습자료도 다양하게 해야하고 평가도 다양하게 해야한다. 교사는 이 과정에 무척 버거우나 그 과정에서 학습자가 개별적으로 성장해나가고 모두가 수업에 적극 참여하여 성취기준에 모두 도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학습자에 대한 개별적 접근으로 모두가 다르게 나아가니 표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과 분노 역시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학습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진정한 학습자로 거듭날 수 있었고 수업에 대한 주체의식이 생겨났고 서로 돕고 협동하며 같이 성장하는 풍토가 생겨났다.

 교육효과는 무척 크다. 하지만 현장의 많은 업무, 학생의 생활지도, 대강화를 절대 해주지 않고 분량도 줄이지 않는 한국의 표준적 교육과정은 이에 대한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보편적 학습 설계에 한 번 정도 도전해보는 것은 무척 가치있고 참교육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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