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25만 부 기념 봄 에디션, 양장)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정치인을 보면 그 사람의 실제 철학이나, 가치, 능력은 대개 선택의 뒷전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 사람들은 특정 사건이나 만들어진 이미지, 그리고 보여지는 진정성으로 주로 판단을 한다. 책도 그렇단 생각을 많이 한다.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도 표지나 제목이 딱딱하고 재미 없어 보인다면 잘 팔리지 않으며 별것이 없더라도 그것을 잘 해낸다면 잘 팔린다. 얼마전에 엔트로피란 책을 봤는데 그 훌륭한 책이 그런 제목과 표지로 과연 얼마나 팔리겠는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제목의 이 책도 그렇다. 안좋게도 후자다. 책을 읽으며 뭔가 나오겠지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별게 나오지 않는 것을 경험하며 완독했다. 500페이지나 되어서 힘들었는데 마지막 200쪽 정도는 사실 기대를 많이 접고 거의 훑는 형태로 보았다.

 책에 기대했던 것은 기차라는 것이 주는 경험과 철학자들에 대한 저자 나름의 일관성 있는 정리였다. 기차를 매우 좋아하는데 실제로 그렇게는 잘 하지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느린 기차를 천천히 타고 바깥에는 비가 내리며 차창에서 홀로 따뜻한 커피를 즐기며 책을 읽어나가는 상상을 자주 한다. 그런 기차와 인문학의 정수 철학이라니 매우 좋아보이는 결합 같았다.

 책은 예상과는 매우 달랐는데 책을 읽기 힘들었던 이유는 철학에 대한 소개도 자신만의 시각을 갖고 체계를 갖고 언급하기 보다는 개인사와 관련하여 언급하는데 그쳤고, 상당수의 내용이 개인사와 관련하여 서술되었기 때문이다. 철학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아도 공감이 안가 읽기 힘든 부분이 있었고, 철학에 대해 개괄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설명없이 진행되는 내용에 힘들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하여튼 책은 저자가 좋아하는 몇몇 철학자나 인물들과 관련한 지역을 직접 기차를 타고 이동하며 그들의 살아생존 장소나 지역 등을 방문하며 저자가 관련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스크라테스, 루소, 쇼펜하우어, 에피쿠로스, 간디, 공자등이 나오며 벌써 잊었지만 처음 드는 몇몇 이들도 등장한다. 

 책에 대한 비판만으로 서평을 남겨보는 것은 처음인데 그만큼 실망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책을 재밌게 읽는 분들도 있을 거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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