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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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은 정말 대단했고, 이후에 나온 종의 기원은 좀 아쉬웠다. 그리고 완전한 행복이다. 이 책은 아마도 한국사회를 경악시켰던 고유정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 하다. 살해방법이나 사건등은 다르지만 여러모로 비슷한 느낌이다. 남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죽인 방법이나 새엄마가 살해범이라는 점등에서 그렇다.

 책은 500쪽 가깝게 되지만 만 하루 만에 빠져들어 읽었다. 어제밤과 오늘 오후에 나누어 읽었는데 분위기가 제법 무서워 책을 읽던 어젯밤에는 밤이 더 무서워지기전에 책을 덮어야 했다. 하여튼 난 겁이 많다. 

 이야기는 두 이혼남녀가 러시아에서 만나며 시작된다. 차은호는 고교 생물교사로 최근 이혼했다. 아들 노아가 있는데 전처는 아들마저 내버려두고 다른 나라로 떠나버렸다. 그는 마음을 추스리고자 러시아 여행을 계획했고 바이칼호로 친구 진우와 같이 향한다. 그 바이칼에서 유나를 만난다. 공교롭게도 그녀역시 이혼녀였고 이제 경우 1주일이 지난 상태였다. 은호는 그녀에게 한눈에 반했고 한국에 돌아와 유나와 결혼한다.

 유나에겐 지유란 딸이 있었다. 은호는 아내가 사랑스러웠지만 아내는 가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무척 신경질적이 되었고 남편인 자신을 폭행하는 일도 많았다. 그럼에도 그는 아내를 사랑했고 무엇보다도 두번째 결혼마저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 노아를 돌봐주던 어머니가 노아의 양육을 자신들에게 넘기며 사단이 난다. 아내는 그걸 원치 않았고, 노아는 천식이 심했으며 아픈 몸에도 축구를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였다. 

 어머니와 노아, 그리고 지유, 아내 유나와 타운하우스인 집에서 모두 잠든 다음 날, 은호는 깨면서 노아를 발견하고 아들이 죽어있음을 알게 된다. 모두가 슬퍼하지만 은호는 살인의혹을 받게 된다.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깔려죽어 질식사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잠자리가 그토록 민감하던 은호는 유독 아들 노아가 죽던 날 밤은 그 난리가 나는 상황이었음에도 쥐죽은듯 잠만잤다. 무언가가 이상했다. 

 그리고 은호는 과거 유나의 남편이었던 준영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준영의 여동생인 민영을 통해 알게 된다. 거기에 놀랍게도 준영은 아내 유나의 언니인 재인과 오래도록 아는 사이였다. 그리고 아내 유나의 충격적인 과거도 알게된다. 아내의 과거 남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변을 당했던 것. 여기에 유나의 언니 재인도 민영 및 은호의 친구 진우와 이야기하면서 과거의 이상했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맞춰지게 된다. 이는 매우 끔찍한 일이었다. 

 공포스릴러 장르 작가인 정유정 작가의 신작인 만큼 매우 전개가 빠르게 재미났다. 7년의 밤만큼은 아니지만 전작 종의 기원보다 확실히 나은 작품이며 상당히 흡인력이 있고 공포스러우며, 악한 인간에 대한 묘사가 잘 이루어진듯 하다. 다만 악한 인간이 지나친 사이코패스이다보니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건 좀 아쉬운 대목이다. 사이코패스를 악한 주인공으로 삼는 것은 딱히 이유가 필요치 않고, 악함을 마음껏 발산할수 있다는 면에선 좋지만 그 악함이 공감이 되지 않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약점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우 좋고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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