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2021년도 절반이 지나갔다. 나이가 들수록 해와 달, 하루가 단순해지고 그래서 무던하게 이것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돌아보면 긴듯 하지만 날짜를 헤아려보면 벌써란 말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한 해가 확실히 지났음을 증명하는 지표인 내 올해 나이를 제대로 말하는 것과 올해를 제대로 쓰는 것이 날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어렸을 적, 젊을 땐 1월이나 2월이면 가능했지만 올해는 충격적이게도 3-4월까지 나이와 해를 잘못 헤아리고 있었다. 늙은 것일까 세월이 빨리 가는 것일까.
상반기에는 48권의 책을 읽었다. 작년보다 줄었다.
교육(16권) : 블렌디드, 우리반 연극 수업 어떻게 할까? 로컬이 미래다. 구글클래스룸수업, 고학년을 위한 교육 연극 수업 이야기, 구글 클래스룸 수업 레시피, 온작품을 만났다 낭독극이 피었다. 사시사철생태놀이, 교육자치시대의 인사제도혁신, AI 교육혁명, 최고의 교실, 블렌디드 러닝 온라인 수업도구 싹스리, 잠자는 거인을 깨워라, 학습자주도성 미래교육의 거대한 착각, 학교자치스쿨퍼실리테이션, 수업방해
예술건축(8권) : 1페이지 미술365,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공간 혁신, 학교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우리가 학교를 바꿨어요. 함께 만드는 학교 공간 이야기, 클림트, 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 뭉크
경영투자(1권) : 나는 배당투자로 한달에 두번 월급을 받는다.
경제(1권) : 부의 대이동
과학(7권) : 진화심리학 핸드북 1-2권, 유감스러운 생물 수컷, 울트라 소셜, 바디, 공감의 배신, 노화의 종말
역사(6권) : 가루 전쟁, 인삼의 세계사, 12전환점으로 본 제2차 세계대전,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 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한중일의 갈림길 나가사키
인문(5권) : 나는 말하듯이 쓴다. 아리스토텔레스, 작가수업, 청춘의 독서, 다시보는 5만년의 역사
문학(1권) : 니클의 소년들
지리(2권) : 풍운의 도시 난징, 각자 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사회(2권) : 인구의 힘, 갈등도시
10. 로컬이 미래다
교육의 흐름은 보편성에서 다양성 개별성으로 흐르고 있다. 이 중 다양성과 개별성과 관련하여 지역교육과정을 꼽을 수 있으며 그것을 다룬 마을교육공동체에 관련한 책이다. 교사와 학교의 전문성 그리고 더불어 지역과 도시의 양극화를 모두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 아닐듯 싶다. 그래야 지역이 살아남고 지역에 직장이 생겨나며 지역을 살릴 인재도 교육을 통해 지역 맞춤으로 양성이 가능하다.
9. 풍운의 도시 난징
도시 아카이브 시리지의 첫 권으로 베이징을 지은 작가 신경란이 쓴 책이다. 저자가 중국에 오래 머문 만큼 전문적 식견이 느껴지는 책이다. 난징 역시 베이징처럼 중국의 여러 왕조가 수도로 삼은 도시이며 삼국시대 백제와 고구려, 그리고 고려시대 원의 요청으로 최영이 고려군을 이끌고 원정을 갔던 지역이다. 현대사에 이르면 태평천국군운동, 난징대학살이 일어나며 딤성이 유래한 도시다.
8. 바디
인간에 대해 알려진 거의 모든 것을 서술한 책이다. 정말 거의 모든 것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빌 브라이슨과 그의 책이다. 뼈, 감각, 피부, 기관, 미생물에 이르는 인체에 여러가기 과학적 서술이 잘 드러나있으며 놀랍게도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인체의 여러 부분도 많이 나타난다. 인간이라면 물질적 자기 이해를 위해 읽어야 한다고 본다.
7. 갈등도시
대서울(서울과 서울의 영향을 받는 인근지역, 혹은 과거 서울거주자가 머무는 서울 인근지역)에 대한 문헌학자 김시덕의 책이다. 서울은 많은 변화를 겪은 지역으로 조선의 한양, 일제의 경성, 대한민국의 서울, 그리고 서울 토박이와 문중세력, 도시화 이후 과거에서 올라와 살게된 세력, 그리고 개발이익을 위해 들어온 세력등 이런 지리적 인구적 변화가 중첩적으로 복잡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상황으로 서울엔 수많은 갈등이 지속되고 개발의 이름으로 과거의 흔적은 좀 처럼 보존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런걸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드러내고 사진으로 남기며 의미를 부여한다. 정말 의미있는 작업이다. 서울이 고향이면서도 고향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남겨지는 것이 없이 꾸준히 변화하며 무엇보다도 이런 복잡성으로 정체성 자체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6. 다시 보는 5만년의 역사
내가 전형적으로 좋아하는 지금의 우리가 있기 까지의 삶은 엮은 책이다. 비슷한 류의 책을 가끔 보아서 큰 감흥은 없었지만 군데군데 모르는 틈을 채워넣기엔 매우 적합했다. 아리아인이 페르시아와 인도로 향하면서 서로의 신앙이 갈라진 점이나 불교가 대승과 소승으로 갈라진 점에 대한 설명이 재밌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문화가 온대가 아닌 열대에서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다루기 불가능한 물에 대한 의존으로 문명이 자주 흥망성쇠하고 지속성이 있을 수 없다는 점도 괜찮은 통찰이었다.
현대가 좀 약한게 이 책의 약점.
5.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
병자호란은 한국의 전쟁사에서 가장 크고 어이없게 무너진 전쟁이었다. 아픈 전쟁이다 보니 조명이 잘 안되었는데 저자는 당시 사료를 바탕으로 무려 30만까지 뻥튀기 되는 청의 병력을 3-4만 수준으로 잘 정리하고 당시 조선의 방어전략과 청의 공격전략의 비교를 통해 조선이 쉽게 무너질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잘 설명한다. 그리고 청이 우위에 있음에도 다소 조선에 유리한 조선으로 빠르게 퇴각한 이유로 천연두를 들었다. 그럴듯 하다.
4. 공감의 배신
최근 대세인 공감의 도덕을 비판하고 대안으로 다시 이성에 의한 도덕을 제시한다. 공감을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으로 분류하고 이중 다른 사람의 고통에 이입하는 정서적 공감을 비판한다. 정서적 공감은 공감자를 우울하게 만들고 정신적으로 파괴하며 무엇보다도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하여 사회적 효율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저자는 이성적 도덕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한다. 이타성 중심의 공감 도덕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좋았는데 이성에 대한 도덕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이성도덕에 대한 연구도 정작 잘 보여주지 못하는게 역시 책의 약점이다.
3. 12전환점으로 본 세계 제2차대전
2차대전의 12중요 전환점을 짚어낸 책이다. 2차대전은 유럽전선 영국과 특히, 소련의 저항과 전과, 희생이 가장 결정적이었음에도 미국중심으로 서술되는 경우가 많다. 책을 보며 프랑스가 전력이 강했음에도 쉽게 무너진 이유, 나치의 영국 공습이 실패한 이유와 그래서 도입한 유보트 작전, 소련의 반격과 희생, 미국의 태평양전쟁등에 대해 매우 잘 알 수 있다.
2. 노화의 종말
인간에겐 두 가지 유전자가 있다. 환경이 좋지 않을 때 번식을 멈추는 관리자, 그리고 번식을 멈추는 유전자를 끄고 켜는 역할과 동시에 유전자를 수선하는 유전자다. 인간의 노화는 사실 이 중 두번째 유전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일어난다. 스트레스와 음식, 여러가지 요인으로 수선이 잦아지며 생존에 집중하는 유전기능이 멈추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요인으로 각 신체부위가 기능을 상실해가는 것이 노화이며 어느 한곳이 완전 멈추어 총체적 기능 상실로 이어지는게 죽음이다. 따라서 책은 생존회로의 가동을 위해 열량제한, 육식제한, 강도 높은 운동과 같은 적절한 스트레스, 그리고 마찬가지 역할을 하는 메트로포민이나 NMN, 레스베라트롤등의 복용을 권장한다.
1. 진화심리학 핸드북1-2권 세트
인간 심리 진화의 모든 것을 총망라했다. 음식의 섭취, 면역, 길찾기, 풍경, 사냥에 대한 심리와, 위험회피, 다른 인간의 위협에 대한 적응, 성경쟁, 신체매력, 부모의 양육투자, 가족제도, 겨루기 경쟁등을 1권에서 다룬다. 2권에서는 사회문화에 초점을 맞춰 공공정책, 지배와 종속, 평판, 의례, 인지편향, 종교, 정치에 대해서 다룬다. 각 책이 1천 페이지가 넘어 읽기 쉽지 않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