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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 핸드북 2 : 통합 ㅣ 진화심리학 핸드북 2
데이비드 M. 버스 지음, 김한영 옮김 / 아카넷 / 2019년 12월
평점 :
연휴 기간 진화심리학2권을 읽었다. 1권이 짝짓기전략이나, 성, 공격성, 살인, 강간, 생활사, 겨루기경쟁, 매력, 공간, 길찾기 등 좀 더 인간 개체에 초점을 둔 진화심리학이라면 2권은 문화나 종교, 전쟁, 리더십, 사회성, 도덕성, 법, 문화예술등 집단으로서 사회를 구축하고 문화를 만든 집단으로서 인간의 진화심리에 대해서 다뤘다. 1권처럼 역시나 읽기 쉽지 않았는데 정리해본다.
1. 사회적 교환
인간은 아주 오래전 부터 집단을 이뤄왔다. 집단은 이점이 참 많다. 생존과 번식에 필요한 자원이 충분하고 포식자와 다른 인간으로부터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는다. 상호간의 이로운 사회적 교환을 위한 잠재적 파트너가 존재하고 친족이 함께 거주하며, 번식 가치가 있는 짝이 주변에 널렸다. 이런 높은 적합도로 인해 인간은 집단생활을 해왔고, 집단 생활을 위한 심리적 적응이 있으니 바로 사회적 교환 기제다.
사회적 교환은 모든 인간 문화권에서 관찰되고 있으며 이는 이 심리기제가 오랜 역사시간 반복적으로 나타난 인간 과제였으며 전문화된 신경 적응이 형성될만큼 충분한 시간적 깊이가 있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우리는 사회적 교환이 매우 당연하여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심리기제는 무척 고급 기능이다. 사회적 교환을 위해서는 사람은 서로간의 상호성을 지연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의무와 권리를 암묵적으로 이해하고 기억까지 해야하며 도움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즉, 쉽게 말해 남에게 바로 도움을 주었어도 그가 나를 도와줄때 까지 기대려야 하며, 어느 녀석이 나를 얼마만큼 도왔는지도 정확히 기억해야하고 그 녀석이 진짜 나를 돕는지 까지 기다리고 기억해야 하며, 내가 그녀석을 돕는 만큼 그녀석도 나를 돕고, 나도 그녀석을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야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급 기능이기에 사회적 교환을 오로지 침팬지와 일부 원숭이, 흡혈 박쥐등 극히 일부종에서만 관찰 된다.
사회적 교환은 상대방 유기체가 요구 받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조건으로 그 이익에 대한 영수증을 상대방 유기체에게 발급함으로써 상대방 유기체의 행동을 공급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문제는 개체는 항상 이기적이기 이익을 받았음에도 이를 행하지 않는 사기꾼개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사회적 교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사기꾼 개체를 탐지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그리고 연구결과 인간은 이 사기꾼을 탐지하는 영역 특이적 기제를 갖고 있다. 사람들은 단순한 논리적 위반의 경우는 잘 찾지 못한다. 가령 P 이면 Q이다. 라는 명제가 위반되었는지를 알려면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를 감지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과제에 대해서는 25%의 정답률만을 보인다. 하지만 위 명제가 사기꾼과 관련된, 즉, 이익을 가져갈만한 조건을 수행하는지에 대한 과제로 바뀔 경우 정답률은 무려 70%대로 상승한다. 논리구조가 같은데도 말이다. 구체적 예로 돈을 받으려면 발목에 작고 붉은 화산암 조각을 묶어야 한다라는 명제와 쓰레기를 바깥에 버리려면 사람은 발목에 작고 붉은 화산암 조각을 묶어야 한다라는 명제에서 위반 탐지를 수행할 경우 인간은 이익과 관련한 전자의 경우 좋은 탐지능력을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후자의 경우 낮은 탐지능력을 보인다.
인간은 이런 사회적 교환과 관련한 사회적 계약 이외에도 예방 규칙에도 높은 탐지를 보인다. 예방규칙이 사회적 교환 못지 않게 높은 수행률을 보이는 것은 이것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입게되는 적합도 손해가 높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양자는 모두 70%대의 높은 정답률을 보이는데 내측안와 전두피질과 전측 두피질 양측에 손상을 입은 환자는 예방규칙은 여전히 높은 수행률을 보이나 사회적 규칙을 30%대로 점수가 떨어져 사회적 교환을 담당하는 특정 해부학적 위치에 있음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교환의 생성은 매우 빨라 아이들은 대충 3세가 되면 사회적 계약에서 부정행위로 간주되는 것을 이해하며 4세 아동은 벌써 이 부분에 대해서 성인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다.
2. 여성의 공격성
남성을 성경쟁을 하기에 매우 공격적인 반면 여성은 성경쟁을 하지 않아 그 공격성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빈약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여성에겐 파트너 남성간의 갈등, 그리고 여성들간의 성경쟁이 있다는 점에서 공격성이 발현하기에 충분한다. 공격성이 하나의 진화전략으로 채택되려면 반드시 보상이 그 비용을 초과해야하는데 여성 역시 생태환경의 위험, 영아살해 위험, 다른 여성의 위해로부터 자식을 보호해야 함으로 공격성이 채택될 수 있다.
여성은 장기적 파트너와 자식이라는 큰 이익을 공유하지만 갈등 상황 역시 충분하다. 우선 은밀한 짝외 수정을 시도하기, 이전 결합에서 태어난 의존적인 어린 자식, 방계 친족들에 대한 족벌주의적 지원, 파트너의 노력에 다른 짝에게서 태어난 자식을 부응시켜 무임승차하고자 하는 노력, 배우자 풀을 관리하고 업그레이드까지 하고 싶은 마음, 복수의 배우자를 갖고 싶은 마음등이 남성 파트너와의 갈등을 유발한다.
하지만 여성의 공격성은 힘의 차이가 분명한 남성과의 사이에서보다는 당연히 여성과의 사이에서 주로 발생한다. 여성의 위계는 주로 암컷 중심 결속 종에서 잘 드러나는데 서열결정을 위해 싸움보다는 상속을 통해 결정한다. 암컷은 서열이나 위계를 위해 수컷과는 달리 목숨을 거는 일이 무처 드문데 이는 어머니의 생존이 자식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컷의 경우와 달리 암컷이 사망하면 자식의 생존율은 2%에서 50%에 불과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성은 공격성을 드러냄에 있어 소극적이 되고 비용에 민감해지며 갈등상황에서 회피동기가 강하다. 그래서 수컷은 노여움의 감정을 표출한다. 이는 목표달성에 방해를 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여움은 그 강도와 빈도에 있어 성차가 의외로 별로 없어 공격성과는 크게 관련이 없어보인다. 오히려 공격성과 관련이 있어보이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양성이 두려움을 느끼는 빈도와 강도차는 상당하다. 극단적 공포는 사람을 얼어붙게 만들어 유기체가 해로운 상황에 몰리는 것을 방지한다. 두려움은 여아가 일찍 발현하며 여성이 빈도와 강도가 높고 그 감정의 지속시간도 길다. 특히, 여성은 자식이 있는 경우 위험감수에 특히 민감해진다. 편도체가 위험과 관련한 역할을 하는데 위협에 노출될 때 여성은 대체로 변연계, 편도체가 강하게 활성화한다.
여성의 공격성은 주로 성을 놓고 경쟁하는 상대 여성을 향한다. 남성이 여성에 요구하고 민감한 것이 젊음과 외모, 생식에서의 충성심이므로 여성들의 상대 여성에 대한 공격 역시 이에 부합하여 외모와 정절이 중요한 무기가 된다. 여성들은 낙인 찍기, 배척하기, 그 밖의 방법으로 타인을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배제하기 위한 노력을 하며 그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가급적 만들지 않는다. 이는 상대에게 스트레스는 주어 그의 평판과 사회적 지지를 훼손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이런 우회적 공격은 당연히 성경쟁이니 만큼 젋고 매력적 여성에게 집중된다.
여성의 신체적 폭력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적지만 주로 젊은 남성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하여 발생하며 상대방은 주로 지인이다. 여성이 폭력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자신의 성적 편판을 방어하고 잠재적 파트너를 두고 경쟁하며, 현재 파트너를 두고도 경쟁하여 질투가 폭발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젊은 여성은 남성보다 성적으로 일찍 성숙하므로 그에 부응하여 폭력이 남성보다 2년가량 먼저 정점에 달한다.
3.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그리고 연합
인간의 사회성을 높은 적합도를 주지만 비용도 존재한다. 전염병의 위험과 사회적 절도와 폭력, 타인의 무임승차등이다.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 인간은 사회적 파트너를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기제도 발달했다. 인간은 상대방을 택할때 친족으로 보이고, 협력적이고, 믿을만 하며, 우리와 자신의 노력을 조화하고 미래에 수월하게 상호작용할 만한 상대를 선택한다.
그리고 이런 기제로 나타난 것이 편견, 고정관념, 차별이다. 이는 상대방을 통한 위협(폭력이나 병원체)을 직접 경험하고 탐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그런 이후는 이미 늦으므로 그의 형태나 행동 편판으로 간접 짐작하여 판단할 수 밖에 없기에 생겨나는 일이다. 때문에 우리의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이런 인간 고유의 고정관념을 그 사회적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정확한 편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검증되었다시피 이런 고정관념이나 편견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은 제법 큰 편이다. 이는 당연히 간접적 단서에 의한 판단이 부정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인간은 이런 부작용을 갖고 있음에도 사회적 편견을 아직까지 널리 수용한다. 이는 비용의 차이 때문인데 편견을 갖고 사람을 판단하여 잘못 판단할 경우 좋은 파트너를 놓치게 되는 비용을 치루게 되지만 그 파트너가 치명적 병원균을 갖고 있었거나 폭력적이거나 사기꾼인 것을 놓칠 경우 그로 인해 치루게 되는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편견과 고정관념에는 인간이 엽합을 이룬다는 점도 관련한다. 싸움은 의외로 일종의 협력 게임이다. 싸움참가자는 누가 자원을 더 차지하느냐에 대해서 서로 동의하지 않고 이로인해 싸움이 생겨나는데, 갈등이 교착상태에 빠지거나 더 큰 싸움으로 번져나간다면 생명이 위험해지므로 큰 비용이 발생한다. 때문에 싸움 당사자들은 이를 막기 위해 그들의 결정을 조정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정보나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그리고 이 신호들은 주로 상대적 위압성을 드러내는 단서(덩치, 목소리, 등), 이전의 싸움 전적, 복종과 지배를 드러내는 의사표현등이다. 이런 개별적 전략으로 개체들은 위험한 싸움을 피하고 많은 사회적 동물들이 선형적 계층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개체는 어떤 개체를 이길수 없어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를 부여해야하는지, 혹은 어떤 개체를 이길 수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를 부여할수 있는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강자와 약자 모두의 싸움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전략이지만 이 경우 약자는 자원을 모두 수탈당하게 되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때문에 약자에게서는 강자에 맞서기 위한 동맹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게임의 연장일 뿐이다. 연합 역시 강한 연합과 약한 연합이 생겨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전략과 마찬가지의 전략이 연합간에도 구사되며 이로 인해 약한 연합 역시 자원을 수탈당하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때문에 연합은 이것의 해결을 위해 약한 연합끼리 결합하게 되며 강한 연합도 이에 대응해 결합하게 되어 결국에는 지금과 같은 커다른 몇개의 큰 연합이 남게 된다.
연합들 역시 개인간의 전술이었던 전력평가, 과시, 지배와 복종의 신호를 꾸준히 내보내며 임시적인 비대칭과 관습의 사용등 기존과 유사한 전술을 사용한다. 그 결과 개인과 유사한 집단-기반 계층구조가 형성되며 특별한 형태의 내집단 편견과 차별이 생겨난다. 연합은 개인들의 편파적 행위, 제도적 차별, 신화의 정당성을 통해서 자신의 규모, 집단의 영역, 타집단보다의 우월한 힘을 광고한다.
내집단 관계에서는 협력과 갈등의 균형이 필요한데 외국인은 처음부터 경쟁자이고 협력이 잘 되지 않는다. 때문에 외국인과의 상호작용은 주로 대립이며 집단간 조우도 대부분 폭력적으로 귀결된다. 이주민은 건강, 자원, 신체적 안정, 가치관등 여러면에서 위협적이다. 인간은 반면 신체적으로 친숙해 보이고 같은 언어를 쓰며, 현지의 관습에 맞게 행동하면 덜 위협적으로 느낀다. 그렇기에 외지인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이와는 반대로 편견에 대항하는 적응설계가 있을 수도 있다. 연합의 내부는 항상 불안하기에 인가은 잠재적인 교차 동맹자가 필요하며 이를 찾으려는 인지적 적응역시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간은 편견, 고정관념, 차별로 가득찬 존재이지만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다. 그리고 편견에 대항하는 적응설계는 점점 강화되는 동맹을 분산하도록 할 필요성 때문에 생겨났을 가능성도 있다. 연합을 서로 합쳐지며 몇개만 남게되지만 하나가 되지는 못한다. 때문에 동맹에 기초한 분쟁은 계속 확대되어가는데 이는 모두가 편파적 자기편들기 전략만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한 편들기가 생겨난다면 연합간의 편파적 편들기에 의한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 이러한 공정한 편들기 기능은 도덕적 인지능력의 근간일 가능성이 있다. 도덕적 인지능력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된 행위를 계산하여 자신의 연합소속이나 정체성과는 별도로 그것을 계산하여 편을 드는 것이다.
4. 전쟁과 리더십
다른 종에 없는 인간만의 주요 특성 중 하나로 전쟁을 꼽을 수 있다. 간혹 침팬지 같은 종이 기습적으로 다른 집단을 공격하기도 하지만 인간처럼 조직적이고 상대방을 전멸에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공격을 하는 동물종은 없다. 그리고 이 전쟁엔 인간의 리더십이 관여한다.
소규모 채집사회에서 집단은 부족 수준으로 부족전쟁은 현대국가와 큰 사회에서와는 다르게 합의와 자발적 참여에 의해 수행된다. 때문에 전쟁에서 리더십은 존재하지만 제한적이며 전쟁지도자는 스스로 전투에 참여까지 한다. 전사의 통제가 여럽고 명망과 지위를 얻기 위함이다.
인간은 어느 순간 평등사회에서 위계사회로 넘어갔는데 이 때 전쟁지도자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전쟁후에도 전쟁에서 얻은 막강한 명성과 권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분야의 지도자와는 다르게 자신의 권력, 자원, 충성스러운 전사동맹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친족에게 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사회에서도 군사지도자는 흔히 최고지도자지위에 오르거나 찬탈한다.
인간의 리더십은 정교한 인지작용인데 마음이론과 언어, 미래계획, 전략수립의 능력이 필요하며 정교한 사회조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전쟁은 생사가 걸린 복잡한 활동으로 다른 조건이 같다면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견고하게 조직한 쪽이 승리한다. 즉 리더십이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진화심리학자 중 일부는 집단간 갈등은 매우 인지적으로 까다로운 문제이며 그 문제의 해결을 생사를 가름짓기에 적합도에 매우 중요함으로 전쟁이 인간 지능의 진화와 리더십의 출현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고 본다. 집단의 형성으로 인한 협력 뿐만 아니라 갈등 역시 인지적 진화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5. 문화의 탄생
신경과학은 우리의 뇌가 유전자와 문화 양자를 통해 형성됨을 입증했다. 서로 다른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인간은 문화적으로 다르게 진화한 사회적 규범과 제도, 기술을 학습하고 헤쳐나가면서 각양 각색의 신경학적 반응과 호르몬 반응이 일어나 서로 다른 지각과 판단, 동기, 행동을 만든다. 즉, 문화적 작용은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발달에 그리고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유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인간을 빚어낸다 할수 있다. 실제로 우유를 섭취하기 위한 유당분해효소유전자와, 알콜처리유전자, 파란눈 유전자 등은 문화로 인해 유전자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인간이 이렇게 문화적 종이 될 수 밖에 없던 것은 지구 환경의 적정한 변화 때문이다. 환경의 변화가 작았다면 유전자 차원에서 미리 대응하는 것이 낫다. 반면 환경 변화가 너무 극적이어서 매 세대마다 다른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면 역시 문화는 의미가 없어지고 비사회적 학습이나 그를 위한 유전적 프로그래밍이 최선이 된다. 때문에 지구의 적정한 환경변화는 우리가 문화적 종이 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문화적 종이 되려면 3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우선 언급한 것처럼 적정한 환경의 변화다. 환경이 꾸준히 변화하면 유전자 수준의 대응이 어려워진다. 다음은 적합도와 관련된 도전들이 지나치게 어려워 각 개인이 쉽게 비사회적으로 재정복하는게 어려워야 한다. 마지막은 어떤 종에게 문화가 창발할 만한 인지적 전적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과 그 환경은 이런 조건으 모두 충족한다.
인간이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가진 인지적 전적응은 모범편향, 순응적 학습, 신뢰도 향상 표현가설이다. 모범 편향은 더 뛰어나 보이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모방학습하는 경향이다. 아이들은 뛰어난 성인, 열중하는 성인, 자신감이 있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선호하는데 놀랍게도 이 성향은 부모나 친족이 아닌 사람의 경우에도 해당한다. 즉, 뛰어나다면 가족이 아닌 낯선 사람에게서도 배우는 것은 선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가장 숙련된 모범을 전부 고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인간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모범을 선호하는 경우가 만으며 이는 자신과 나이가 같거나 자신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또래의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간은 역시 사회적 존재이기에 자신과 비슷한 억양이나 친숙한 억양을 가진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선호한다.
다음은 순응적 학습이다. 인간은 가장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시연자의 절대수가 많은 사회적 정보에 더 민감하고 많이 의존한다. 신뢰도 향상 표현가설은 성공한 사람의 모든 것을 따라하는 경향이다. 스타가 사용한 우유, 향수, 속옷등이 잘 팔리는 이유다. 신뢰도 향상 표현가설은 맹목적이지는 않으며 그 신호를 보내는 자가 꾸준히 평판이나 명성을 유지해야만 이뤄진다.
이 같은 인지 편향으로 인간은 문화를 위한 적응체계를 갖는다. 그리고 이 같은 문화적 학습은 인간의 여러가지 선호나 기호까지 변화시켜가며 우리의 뇌를 변형한다. 집단이 커질수록 이런 경향은 가속화하는데 일반적으로 인구가 많을 수록 기술과 문화가 복잡해지는 경향을 갖는다. 하지만 유전적 진화가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많은 부작용을 갖듯 문화적 진화 역시 문화적 부적응을 갖는다.
예로 폴리네시아의 문신 시술은 매우 비싸고 위험하다. 감염 우려로 한 번에 한 뼘 밖에 시술을 못하고, 한 번 시술마다 무려 8-12주를 회복해야 한다. 이 경우 당연히 식량이나 자원을 친족에 의지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이 문신이 한번 명망의 표지가 되자 매우 경쟁적인 문화적 부적응이 되고 말았다. 이는 문화에 있어 매우 비싸고 무의미한 행동이라도 평판, 신호보내기, 값비싼 처벌 같은 기제들이 작동하면 그 행동이 타인아니 집단에 기여하는지와 무관하게 유지되고 확산됨을 보여준다. 실제로 우리 사회와 세계에는 이런 쓸모 없는 문화적 부적응들이 많이 존재한다. 뉴기니인들은 사망한 친척의 뇌를 먹고 치명적 뇌질환에 걸리며 아직도 일부 아프리키아 중동은 여아의 음핵을 무의미하게 절제한다.
문화는 우리 뇌를 형성하고 진화시켰다. 일단 문화가 축적되면 선택은 사용가능한 문화의 정보를습득하고, 조직하며, 저장하고, 재전달하는 뇌를 선호하게 된다. 이로 인해 뇌는 커지고 문화적 학습에 더 숙달되며 문화적 진화도 그에 따라 학습자가 사용할 수 있는 적응적 정보의 종류를 확장한다. 그래서 인간은 학습능력이 향상되고 문화적 진화가 가속화하며 적응적 정보의 수도 늘어나는 순순환에 들어가게 된다. 문화적 뇌가설은 인간의 큰 뇌는 일반적 지능이나 문제해결, 기만, 전략등이 아닌 바로 이 문화학습때문이라는 주장이다.
5. 도덕성
인간의 도덕성은 상당히 특이하다. 이타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타주의나, 자녀양육, 정직한 소통, 일부일처, 재산존중, 공격성 억제등의 도덕성은 다른 동물종에서도 폭넓게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인간의 도덕성은 그보다 훨씬 폭넓으며 파괴적이기까지 하다. 인간의 도덕은 낙태를 금지하고 동성애를 싫어하며, 마약에 대해 금지적이다. 이로 인해 수백만이 매년 상해를 입고 투옥된다. 인간은 도덕적 판단과 도덕적 행위가 일치하지 않는데 이는 양자가 서로 다르게 진화한 기능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진화한 도덕적 적응은 다양한 행동의 도덕적 가치를 계산하는 연산 프로그램도 아니고 그를 통해 행동을 만들어내는 체계도 아니다. 도덕적 판단이 그저 피해의 방지와 이타주의의 촉진에만 초점을 두고 생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도덕적 판단은 종종 비결과주의적이다. 도덕적 판단체계는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그 행동이 어떻게 완결되는지에 주목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누군가를 독살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라 여기지만 해독제를 주지 않은 것은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양자가 불러온 행위의 결과는 같은데도 말이다.
그리고 인간의 도덕성에는 감정과 동기가 그 뒤를 따른다. 도덕적 위반은 노여움과 역겨움을 불러 일으키고 일반적으로 행위자가 처벌받아야 한다는 직관을 불러온다. 이런 처벌 추구는 도덕적 판단의 기능을 보여준다고 볼수 있는데 도덕적 판단이 단순히 파트너를 고르는 용도, 즉, 이타주의용도라면 사람들은 위반자를 피해기만 하지 처벌 동기가 생겨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벌동기는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 우선 가해자 처벌 욕구는 있으나 자기가 직접 처벌할 의향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벌 방식을 상당히 가변적이며 도덕적 위반의 상대적인 심각성과 그에 따른 처벌의 강조에는 폭넓은 합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처벌동기외에도 도덕성에는 공평성이 공통적으로 중시된다. 관계에 따라 상대를 서로 다르게 대하는 인간의 특징을 감안한다면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는 공평성은 매우 특이한 특질이라 할 수 있다. 공평성은 조정을 위한 필요성에서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개인전략으로 신호를 보내고 약자는 강자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을 형성한다. 하지만 연합간 혹은 연합 내에서는 다양성에 의해 편이 형성된다. 그래서 편들기 전략이 필요하다. 편들기 전략은 편승전략과 동맹전략이 있다. 편승전략은 글자 그대로 강해 보이는 쪽에 붙는 것이다. 그리고 동맹전략은 친족이나 친구쪽에 붙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힘에 의한 전략이며 갈등을 단기적으로는 해소할수 있으니 사실상 제로섬 게임에 가까운 전략이다. 그래서 도덕은 또다른 편들기 전략이 될 수 있다. 도덕적 편들기는 이들 양자도 아닌 인간이 옳다고 정해놓은 쪽에 붙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는 편승이나 동맹전략과는 다르게 제 삼자가 어느쪽에 붙은지 예상할수 있게 하며 모두가 인정할수 있는 전략이기에 갈등을 장기적으로 해소할수 있다.
이와 같은 도덕의 조정기능은 왜 도덕이 비결과주의인지를 설명한다. 조정에는 판단의 결과가 타인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무관하게 다른 사람과 똑같은 표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덕은 항상 공평하지만은 않다. 인간은 도덕적 인지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규칙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수 있도록 자신의 이해관계에 부합하게 도덕규칙을 동조화하는 적응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의 조정으로 인해 여러 문화에 걸쳐 도덕 규칙은 그 공평성과 조정기능에도 주제와 변주가 존재한다. 이런 도덕의 측면은 도덕의 공통성을 해치는 것 같지만 하이든의 도덕기반 이론에 의하면 모든 문화권의 도덕에는 6가지의 공통적 내용영역이 들어간다.
위해/보살핌, 공평성/상호성, 내집단/충성심, 권위/존중, 순수/신성, 자유/억압이 그것이다. 그리고 도덕의 지역마다의 불일치는 이 6가지 영역중 어느 부분에 가중치를 주느냐로 결정된다. 서로 다른 집단 구성원들이 여려 근거중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반영하는 도덕체계를 그 사회에 구성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도덕은 절대적이기도 상대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간의 도덕은 더 좋은 규칙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도덕적으로 좋은 규칙을 갖춘 집단이 아무래도 나쁜 규칙을 갖춘 집단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도덕적 위반을 목격하면 노여움과 분노의 감정을 촉발한다. 도덕인 비결과주의적이기에 이런 행동이 집단이나 개인에 아무런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음에도 그런 기능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런 도덕적 분노는 가해자에 대해서는 공감을 그리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공감을 감소시켜 처벌을 쉽게한다. 이런 감정은 사람들을 협력집단으로 묶고 어떤 잘못된 행동을 할 의욕을 꺾어놓는 기능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하려는 행동을 금지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이런 행위가 도덕적으로 역겨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면 그 규칙에 저항하는 것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