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인생 - 저주가 아닌 선물
린다 그래튼.앤드루 스콧 지음, 안세민 옮김 / 클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2010년대에 주요 선진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104세까지 살 확률은 무려 50%에 달한다. 과학기술이 본격 발달한 19세기 중반부터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간의 수명은 매년 3개월씩 늘어났다. 수명이 상당히 길어진 지금 이 상승곡선은 그 기울기가 완만해졌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아직도 과거의 가파른 추세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100세 이야기는 그래서 가능하다. 물론 이후 인간의 수명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당연히 죽음을 맞이하는 생물학적 한계가 있는 몸이니 이 가파른 곡선이 지금처럼 영원히 유지되진 않을 것이다.

 20세기에 산업혁명이 완성되고 인간의 수명이 상당히 늘어나면서 교육과 직업활동, 은퇴라는 3단계의 삶이 완성되었다. 기업이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와 정부의 지원정책 및 사회구조 역시 이것에 맞추어졌는데 3단계의 완성으로 인해 기존엔 없던 계층인 일로부터 자유롭고 인생을 즐기고 고민하며 공부하는 청소년 층과 은퇴이후의 남은 여생은 연금으로 누리는 은퇴층이 탄생했다. 하지만 100세시대가 열리고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4차산업혁명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이 단계는 깨어졌다. 과거 나이대에 맞는 사회단계가 있었지만 이게 상당부분 이미 깨어졌으며 그에 걸맞는 개인의 대비와 기업 및 정부의 대처가 필요해지는 지점이 다가오고 있다. 100년을 살면 개인에겐 무척 많은 시간이 생겨나는데 1주일이 168시간이니 70년이면 613,200시간을 살며 100세면 876,000시간을 산다. 무려 26만시간 정도가 더 생겨나는 셈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1. 70-80세까지 일을 해야 할 것이다

2. 새로운 직업과 기술이 나올 것이다.

3. 재정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4. 3단계가 아닌 다단계의 삶이 될 것이다.

5. 과도기(다음단계로 넘어가는 단계, 가령 직업을 새로 구하기 위해 공부하거나, 은퇴후 다른 직장을 고민하는 단계 등)를 보내는 것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6. 새로운 단계가 나타날 것이다.

7. 기분전환 보다는 재창조가 중요하다.

(여가 시간을 레저나 취미등으로 보내기보다는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을 위해 자신의 지식과 기술, 인적네트워크등을 재구성하는 것이 재창조)

8. 밀집대형이 사라진다

(좀 요상한 표현인데 베이비붐세대처럼 같은 나이대의 세대가 같은 단계로 동시에 넘어가는 것, 과거 20세면 모두 대학에 가거나 취직하지만 앞으로의 미래엔 같은 나이데애 모두 다른 단계나 길로 같다는 뜻.)

9. 선택권이 중요해짐

10. 젊음을 오래 간직함

11. 일과 가정의 관계가 변화함

12. 세대간의 관계가 복잡해짐

13. 수많은 실험이 진행

14. 인사정책의 혼란

15. 정부의 과제가 많아짐.


 책에선 일단 개인의 대응을 살핀다. 100세시대를 대비해 개인은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 개인은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을 갖는데 유형자산은 수치로 표현되는 주택, 주식, 채권등 개인이 가진 경제적 자산이다. 반면 무형자산은 수치로 쉽게 표현하기 힘든 것으로 생산자산과 활력자산, 변형자산이 있다. 생산 자산은 개인이 가진 지식과 기술, 평판으로 기업을 운영하거나 고용되었을때 사회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개인의 자질로 주로 교육을 받을때나 일을 하고 있을 때 향상된다. 활력자산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다. 변형자산은 자기인식, 다양한 네트워크 접근 능력,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적 태도 등으로 현 단계에서 다음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헤쳐나갈수 있는 능력이다. 즉, 100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산은 무형자산이 된다. 현재 대부분의 개인은 어느 정도의 생산자산과 활력자산을 갖는다. 문제는 생산자산은 대개 인생초기 교육과 직장에서 취득하는 것으로 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빠르게 가치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평소 여가 시간이나 인생초기 및 과도기를 이용하여 자신의 변형자산을 꾸준히 향상시켜야 한다. 그래야 100세시대에 여러단계로 넘어가며 인생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쉽지 않은 일이며 많은 정서적 신체적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평소 활력자산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다음은 유형자산이다. 책에서는 65세정도 은퇴한다면 100세까지 안정적 삶을 영위하려면 마지막 소득(아마도 가장 잘 벌때일 것이다.)의 50%정도가 필요하다 본다. 문제는 세대별로 이걸 모으는게 너무나도 다른데 71년생이라면 매년 소득의 17%를 98년생이라면 5%를 저축해야한다고 한다. 사실 50%는 주택을 보유한 것을 가정한 수치로 주택이 없어 월세를 내야한다면 70-80%까지 모아놔야 한다. 많은 사람이 50%를 충분한 수치로 여기지만 노년기엔 의료비가 급증할 수 있으며, 늦게 결혼한 경우는 자식, 아니면 손주의 대학학자금이나 결혼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젋어서부터 금융에 관심을 갖고 상식을 갖고 투자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으며 결혼을 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을 권장한다. 활력자산 측면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되며 둘이 있는 경우 혼자보다 유지비가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의외로 지금의 흐름과는 다소 다르게 결혼에 상당히 호의적이며 긍정적이다. 이런 효과외에도 결혼은 유리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도 유효한 선택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집값이 많이 비싸지고 모일수록 경제적 효과가 높고 수명또한 길어져 미래엔 4대가 모여사는 대가족이 등장할 가능성도 점친다. 

 다음은 기업의 변화다. 산업화시대가 완성되며 기업은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고 연금 및 보험혜택을 제공해왔지만 신자유주의와 신기술의 대두로 이 같은 혜택은 이미 과거의 것이 되고 말았다. 책은 우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기업역시 변화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선 무형자산과 유형자산의 균형에 대비해 입장을 재검토하고, 노동자의 과도기를 인정하고 그들의 변형 기술을 개발하고 보호하도록 지원하며, 경력 관리에 관한 관행과 절차를 기존 3단계가 아닌 다단계의 삶에 적용하고, 가정의 역할 변화에 대해 인식하고, 연령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어 고용 및 승진에 있어 연령차별을 없애고, 다양한 사회적 실험의 가치를 인식하라는 것이다. 당연한 것들인데 쉽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은 정부로 정부의 정책 역시 기존의 3단계에 입각해 있으며 이로 인해 노년층에 복지 및 지원이 상당히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다단계의 삶에선 젋어서부터 과도기 및 취업난으로 지원이 필요하므로 지원을 다양한 연령과 상황에 맞춰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복지망을 확대해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과도기에 다양한 변형자산을 쌓을 수 있게 평생교육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책엔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런 경우 가장 좋은 해결방안은 역시 기본소득으로 보인다. 저자가 왜 이런말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100세시대를 앞에두고 많은 우려와 걱정이 쏟아지지만 하나하나 대응책을 제시한 책은 처음이다. 전례가 없으니 쉽지 않은 일이가 우리 역시 앞세대의 삶을 보고 삶을 계획하는 만큼 대비는 쉽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좋은 책이지만 비슷한 내용을 계속 중언부언 풀었는 서술이 좀 지루했다. 그래도 볼만 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