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질리언스 - 다시 일어서는 힘
천경호 지음 / 교육과실천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다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는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책에서 인용한 제프딕슨의 우리 시대의 역설이다. 교육과 관련한 말이 많다. 교육학이 많이 발전하고 다양한 교육매체와 사교육이 판을 치지만 학생들은 그다지 과거보다 똑똑해지거나 더 착해지지 않은듯 하다. 실제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금시대의 학생은 10년전의 학생보다 오히려 인지능력이 감퇴했다고 한다. 정크푸드와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환경, tv, 인터넷과 게임, 작은 성인을 만들어내는 마케팅을 그 원인으로 본다.

 책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면 회복탄력성이다. 하지만 회복탄력성자체가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잘 담아내지 못하기에 저자는 리질리언스란 용어를 책에서 사용한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피할수 없고 이를 이겨내고 살아가야하기에 리질리언스 갖는다. 하지만 이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개인차는 선천적인 면도 있지만 사회, 가정, 학교의 지지로 만들어내는 후천적인 면도 당연히 존재한다. 책은 후자에 주목한다.

 한국은 리질리언스를 키워주기에 매우 부실한 나라다. 우선 첫번째 보호막인 가정이 부실하다. OECD국가중 최장의 노동시간을 자랑하며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급여는 불과 50-60%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부모가 저임금으로 인해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려야 함을 의미한다. 거기에 고용역시 불안정해 항상 경제적으로 불안한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충분한 정서적 인지적 지원을 해주기 어려우며 잦은 스트레스로 이를 자녀에게 쉽게 전가할 수 있다. 제대로된 훈육보다는 폭력이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학교다. 학교에서 학생을 위한 인지적 정서적 지원을 해주는 최고의 사람은 교사다. 하지만 문제는 이 교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좀처럼 학생을 마주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교사의 주 업무는 수업과 생활지도지만 학교현장은 여전히 행정업무중심이다.(사실행정업무는 교사의 업무로 법령에 규정되어 있지도 않다) 학교 현장에 뿌려지는 연간 공문수는 만여개에 달한다. 거기에 교육과 무관한 방과후나 돌봄등의 업무가 학교에 주어져 교사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 그래도 비교적 많은 한 학급 학생수를 감안한다면 선생님 하나하나가 얼마나 학생을 마주할 수 있을까

 사회 역시 문제다. 기득권의 편인 정치권은 당연히 노동자의 편에 앞서 노동시간줄이기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학교현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교육환경을 개선하려기 보다는 장시간 노동문제의 해결을 돌봄과 방과후의 형태로 학교에 떠넘긴다. 게다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을 관리할 사회복지공무원의 수도 무척이나 적다. 이들이 적은 급여에도 엄청난 격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거기에 경쟁적 사회문화와 이를 투영한 경쟁적 입시문제. 상업문화의 팽배는 아이들의 인지정서발달에 매우 좋지 못하다.

 이런 가정, 학교, 사회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개인의 리질리언스 발달의 기본 조건이다. 여기에 인지적 정서적 자기 조절을 배워나가는 것이 추가된다. 인지적 자기조절은 행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집행기능을 맡은 것이다. 정서적 자기조절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서 자기 정서를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인지적 자기조절 향상 방법으로 책에서는 이해하기와 이로움 찾기를 제시한다. 이해하기는 사건을 이해하도록 설명 및 도와주기이며 이로움 찾기는 사건에서 이로움이나 긍정적 의미를 주는 것이다.

 정서적 자기조절 방법에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의 조절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줄이기 위해 독서, 음악감상, 차마시기, 걷기, 심호흡등의 활동이 중요하다. 의외로 잠들기전의 독서는 스트레스를 68%나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른 요인보다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하기 역시 스트레스를 줄이긴 했지만 고작 12%정도로 낮은 효과를 보였다. 다음은 스트레스를 유의미한 디스트레스르 받아들이도록 삶에서 중요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알아내는 것이다. 사실 스트레스는 부정적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집중력을 높이고 긴장을 느끼게해 좋은 성과를 불어오기도하므로 이런 측면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리질리언스가 강한 아이들은 부정적 생활 사건의 강도와 빈도가 줄어들고, 반성적 스트레스가 낮으며 높은 지적능력을 보이고, 자기 존중감이 높으며 자기 조절기술이 뛰어나가도 한다. 이런 리질리언스가 강한 사람들로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사회와 학교, 가정이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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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9-12-17 15:03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가정과 더불어 학교정상화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