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그레이엄 앨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일 경제전쟁으로 한창이어서 잠시 우리의 관심 외에 있지만 트럼프의 집권이후 미국과 중국은 세계패권을 두고 경제전쟁을 치루고 있다. 책 예정된 전쟁은 나온지 2년 정도 된 책인데 트럼프와 시진핑의 성향을 분석하고 둘이 양국의 그 어느 지도자보다 호전적이고 자국중심적이며 패권지향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충돌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이는 어느 정도 적중한듯 하다.

 

1. 투키디데스의 함정

 책은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개념이라 책을 이끌어나간다. 대단한 개념은 아니고 새로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위협해올때 극심한 구조적 긴장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서는 과거 페르시아 전쟁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그리스 지역 패권을 다툰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보고서 이러한 개념을 생각해냈다. 전쟁의 결과로 그리스 지역이 쇠퇴하였기 패권이 아예 다른 지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피해만 막심한 그야말로 승자없는 전쟁이었다.

 페르시아 전쟁 후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아테네의 국력신장이 강력했지만 스파르타는 이를 묵과하고 아네테와 30년 평화조약을 맺는다. 이 기간동안 아테네는 강한 해군력으로 인근 도시국가들에게 아예자체 해군을 갖지 못하게 하고 보호세를 징수받는 폭거를 저지르며 국력을 신장해간다. 스파르타는 기본적으로 내륙국가로 당시 아테네의 두배에 달하는 국력과 내부 노예를 다스리는데 주력했다. 30년이 지나자 스파르타의 동맹국 코린토스가 코르키아를 침공했고 코르키아는 보호세를 낸 대가로 아테네에 보호를 요청한다.

 아테네의 페리클래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와중에 나름 머리를 써서 최소한의 군대만 파견하되 절대 먼저 공격당하지 않는 한 전투에 참가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들 생각일 뿐 사실상 보호조치였던 이 전략을 코린토스는 공격행위로 받아들였고 스파르타도 마찬가지였다. 이로써 촉발된 전쟁은 스파르타의 승리로 끝났지만 양국모두 극도로 피폐해지고 만다.

  

2. 역사적 분쟁들

책이 다음으로 살피는 것은 역사적 분쟁들이다. 너무 먼 과거는 말고 적어도 500년동안 16차례의 패권다툼을 살폈다. 아쉽세도 인류역사가 정말 투쟁의 역사인지 16차례중 전쟁으로 치달은 것 12회이며 단지 4차례만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다.

 16세기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19세기 영국과 미국 20세기 영국,프랑스와 독일 역시 20세기의 미국과 소련이다. 포르투갈은 에스파냐에 비해 먼저 식민지를 개척했지만 에스파냐가 국토회복운동을 끝낸후 본격적 식민지 경쟁에 돌입한다. 여기선 교황이 개입하였는데 브라질을 경계로 동을 포르투갈, 서를 에스파냐의 땅으로 인정하고 이를 양자가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되었다. 이는 에스파냐에 유리한 결정이었지만 포르투갈은 힘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받아들인다.

 19세기 영국도 마찬가지다. 당시 미국은 영국의 인구를 두배 넘게 상회하고 국민총생산에서도 따라잡고 있었다. 19세기 최강국이던 영국은 러시아와 독일의 성장, 프랑스의 견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이때 미국이 상징적 선언이던 먼로독트린(쉽게 말해 아메리칸 내거란 이야기)를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가까운 적이 많았던 영국은 미국에 서반구에 해당하는 모든 권리를 내주고 프랑스, 러시아와도 동맹을 맺고 가깝고 가장 위협적인 적인 독일에 대비한다.

 세번째는 20세기 영국, 프랑스와 독일이다. 가장 이상적인 사례라고 볼 수있는데 이는 두차례 치명적인 전쟁을 일으키고 패망한 독일이 나라가 분열되고 견제받는 상황에서 유럽의 경제적 정치적 패권을 찾아온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독일은 군사력을 완전히 포기하였으며 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사죄와 군사력의 거의 영구한 포기로 독일은 주변에서 가장 안전하고 믿을 만한 나라 탈변하였고, 이로 인해 통일을 이루어내고 주변국으로부터 제발 유럽연합의 견인차가 되어주기를 요구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마지막은 냉전 시기 소련과 미국이다. 이전과 다르게 상호파괴를 확증하는 핵무기의 개발로 양자의 경쟁은 예전과 달랐다. 미국의 패권에 소련이 도전하는 형국이었는데 초창기 우주경쟁에서의 우위와 빠른 원자폭탄 개발, 미국을 압도하는 경제성장률, 여러 나라의 공산화는 소련의 패권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하지만 미국은 자유진영을 이끌어냈고, 폐허의 서유럽을 지원을 통해 지켜냈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양국의 경우 쿠바사태로 핵전쟁의 위기로 치달았는데 케네디는 단호하면서도 상대에게 시간을 주는 승부수로 위기를 진화해낸다.

 

3. 중국의 도전과 성장

1980년 미국의 경제규모에 불과 10%정도였던 중국은 이미 세계 2인자로 성장했다.

2015년 기준으로 중국은 미국의 61%에 해당하는 경제규모와 73%의 수입규모, 151%의 수출규모, 3140%에 달하는 지급준비금을 자랑한다. 경제규모도 구매력 수준으로 계산한다면 2014년에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 이는 불과 한세대만에 일어난 일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도전을 숨겨왔는데 최근 시진핑이 이를 공식화했다. 시진핑이 원하는 중국은 다음과 같다.

1. 서양의 침범하기 전 중국이 아시아에서 누린 지배적 영향력의 회복

2. 본토의 신장과 티베트 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을 포함해 더 큰 중국영토에 대한 지배권

3. 국경과 인접 바다에서 과거의 세력권을 확보하여 주변국으로부터 강국들이 언제나 받는 요구에 대해 존대를 받기

4. 각종 세계 기구에 중국에 존중을 보내라고 명령하기

중국의 시진핑은 이를 위해 나라를 이끌고 있다. 중국은 마오 사후 독재자를 방지하기 위해 실력뿐만 아니라 기질적인 면도 평가해왔지만 이를 숨긴 시진핑은 능력으로 성공적 집권을 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진행 이후 권력을 가진 당, 군, 관리의 부패를 척결하는 것을 민중의 마음을 사는 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규모 숙청은 그를 위해 충성하는 당원과 군을 만들어내었고, 더불어 정적을 숙청해 장기집권으로 가는 일거양득이 된다.

 다음은 민족주의의 강화다. 철지난 사회주의 구호로 중국을 이끌긴 쉽지 않았고 그래서 내세운 것이 민족주의를 앞세운 과거의 영화회복이다. 이는 민중으로 하여금 정치적 자유를 미루고 국가주의를 향해 앞서게 만들었다.

 외부적 노력도 강하다. 일대일로의 개척으로 미국에 포위된 해양을 뚫어낼 사업을 진행한다.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에 접하는 거의 모든 지역에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것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자국내 과잉생산을 해소하는 노력이었다.

 다음은 군의 현대화로 정보, 감시, 정찰 능력을 통합한 미국의 군대를 따라잡는 것이 목표다. 중국의 군전략은 일본-대만-필리핀-남중국해를 지나는 제1열도선 안쪽의 근해를 통제하는 것으로 이 안에 미국함대의 접근을 막는 것이 목표다. 과거 90년대 중반 대만 독립에 항의하던 자신들의 목소리에 대해 클린턴이 대만 해협에 항모2척을 보내자 아무런 목소리를 낼수 없던 그들이었다. 히자만 지금은 다르다 무려 1000여기의 대함미사일이 본토와 함대에 있어 중국 본토로부터 무려 160km안에서는 미국이라도 안전항해가 불가능해졌다.

 

4. 평화는 가능한가?

저자는 미중간의 충돌 시나리오를 3개 상정한다. 우선 해상에서의 우연적 충돌이다. 남중국해에서의 무리한 영향력 확대, 그리고 제1열도선의 수호를 위해 중국과 미국의 함재기, 함선들을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가깝게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이는 상당한 수준이어서 실수로라도 언제든 충돌사고가 일어날수 있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공포가 이미 상당한 지금 시점에서 작은 불씨는 도화선을 당길수있다.

 다음은 대만의 독립요구다. 홍콩의 우산혁명과 지금의 혁명상황에서 보듯 민주주의를 경험한 홍콩과 대만 시민들에게 중국의 국가사회주의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중국의 압력에 잠시 독립선언을 미룬 대만이 당당히 독립선언을 요구한다면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그들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이에 중국이 무력개입을 시도한다면 미국역시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제3국으로 인한 전쟁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예에서 보듯 양국이 보유한 동맹국간의 대결은 역시 양자대결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조어도 인근은 중국으로선 중요한 해역이고 유전이 있을 가능성도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 대해 일본과 마찰이 일어난다면 미일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국은 일본편에 서게 된다. 중국과 일본의 마찰도 격해진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일이다. 다음은 북한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여 미국이 북한 지역에 군을 보낸다면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미국의 우산하에 있는 한국군이 북한에 진군한다면 이 역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분쟁은 피할수 없는 것일까? 저자는 미국의 입장에서 분쟁을 피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우선 현재이 상황을 수용하는 것이다. 중국의 성장을 인정하고 특수한 사안에 대응하거나 스파르타와 아테네처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다. 가령 미국이 대만 문제를 인정하면서 남중국해에선 양보를 얻어낸다던가 제1열도선에서의 영향력은 인정해주면서도 태평양지역의 패권은 여전히 유지하는 식이다.

 다음은 체제변화 유도나 국내분열전략이다. 19세기 영국은 미국에 서반구의 패권을 양보하였는데 만약 영국이 미국의 남북전쟁에 개입하여 분열을 지속적으로 유도했다면 역사의 추이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이처럼 분열가능성이 높은 신장 위구르나, 티벳, 홍콩, 대만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분열세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대만과 홍콩 민주화운동에서 보듯, 중국의 상당수 시민들은 민주화를 열망한다. 스마트폰과 SNS의 확장은 이들을 지원한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분열과 체제변화유도 전략은 중국의 성장과 도전을 상당히 지연시킬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관계의 재정립이다. 19세기 영국이 그런 것처럼 미국이 중국을 인정하고 같은 패권국가로 거의 소련에게 했던 수준의 양보를 해나가는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대하는 것은 놀랍게도 비현실적이다. 아직도 2차대전 이후의 질서와 소련 패망후의 질서 관점에서 미국은 중국을 대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중국의 세계에서의 역할을인정하고 아시아나 일부지역에서의 패권을 양보하는 것은 새로운 관계의 재정립으로 평화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