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케빈 마이클 코널리 지음, 황경신 옮김 / 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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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고통만 준다고 한다. 하지만 '고통'이란 단어는 자신의 현재가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때, 알리고 싶을 때 표현하는 단어가 아닐까.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의 케빈에게 너의 장애는? 고통은? 이란 단어조차 꺼내지 못할 그런 당당함을 가진 젊은이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고정된 개념을 부끄럽게 하는 책이다.

케빈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태어나는 순간의 감동과 축복은 여느 아이와 다르지 않다. 두 다리가 없이 태어난 아이지만 그의 가족은 세상의 마음을 대신해서 그 상태 그대로, 있는 그대로, 케빈 그대로를 맞이한다.

 

장애아를 주인공으로 쓰인 책은 많다. 하지만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라는 제목에서 난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내 모습이 이러니까 놀랄 필요도 없고 그저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는 도전적인 눈빛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비장애인의 잘난 척으로 동정할 필요가 없다. 케빈을 바라 보고 놀란 마음을 숨기며 전혀 아무렇지 않은 듯 가식적인 눈빛을 만들 필요가 없다.

케빈은 케빈 그대로이고, 그것을 말하기 위한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이며, 케빈 스스로 당당한 청년으로 커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케빈과 가족과 친구들,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두 다리가 없는 한 남자가 성장하면서 바라본 특별한 세상『더블 테이크: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다리가 없다는 이유로, 태어난 순간부터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며 자란 저자 케빈 마이클 코널리. 그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세계 17개국을 여행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낮은 앵글의 사진으로 찍었고, 이 프로젝트는 <롤링 전시회>라는 사진 컬렉션으로 소개되었다. 이 책은 남들과 다를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가 23년 동안 무엇을 보며 어떻게 성장했는지 담고 있다. 또한, 어쩔 수 없는 우리 시선의 한계들을 리얼하게 포착해 보여준다.

사진 속의 인물들은 케빈을 보고 놀란다.

 Double Take(처음엔 웃음으로 받아넘겼다가 다음에 깜짝 놀란 체하는 짓)를 보인다. 뭐... 이건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케빈은 그 짧은 순간을 기록으로 남긴다. 그리고 그 사진 속에 들어 있는 세상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케빈의 사진을 통해 다른 나라의 평범한 사람들 볼 수 있고, 보통의 시선으로 못 보던 세상의 낮은 곳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생각하지 못한 곳을 바라볼 수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나의 큰아이 때문이다. 중3 아이가 커오면서 그 과거의 시간 중 3년을 아픈 다리 때문에 고생했고, 앞으로의 시간을 다른 아이들보다 조심해야 하는, 때론 축구나 농구나 달리기를 많이 즐기지 못하는 앞날을 겪어야 할 아들 때문이다.

부모인 나는 무엇을 얼마나 더 긍정적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자신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꾸려나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다독거려야 하는 책임을 늘 떠올리고 있다. 그래서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에 보인 케빈의 모습이, 케빈의 인생이, 그리고 케빈의 용기가 아이보다 오히려 나에게는 절실했는지도 모르겠다.

 

장애인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고 대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뭔가 도와줘야 하고, 뭔가 배려를 해야 하는 그 자체가 장애인으로 인정한다는 뜻이 아닐까. 케빈은 이런 사소한 것조차 스스로 해나가길 원하고 그것을 실천했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여 준다.

케빈이 스키를 배울 때 그를 도와줬던 자원봉사자와 그리고 자신의 아픔은 뒷전으로 하고 아들의 성취감을 위해서 희생한 아버지. 또한, 어쩌면 무모할지 모르는 케빈의 계획. 카메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계획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지켜보고 응원하던 엄마와 가족들... 그들이 했던 평범하지만 가장 강했던 방법은 케빈을 세상과 당당하게 정면으로 맞서는 용기를 주는 계기였을 것이다.

 

"난 코치가 아니야." 리프트에 올라타며 그가 말했다. "스키를 탈 줄은 알지만 어떻게 하면 잘 탈 수 있는지 제대로 가르쳐주긴 힘들어. 너 같은 상황에 있는 아이를 가르치는 건 처음이거든. 전문 강사라면 뭐가 위험한지,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 얘기해줄 수 있겠지. 하지만 난 네가 뭘 할 수 없는지 진짜로 모르겠어. 그러니까 죄다 해봐야 할 것 같아." (p70)

 

"누구에게나 진짜,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이 하나쯤 필요하다. 나머지 것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만큼 잘하는 일 말이다. 너한테는 그게 스키고, 나한테는 운전이란다, 아들." (p85)

 

그러나 무엇보다 나의 성공을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을 바친 사람들의 눈앞에서 내가 실패하는-승리를 놓쳐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내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모두가 같은 질문을 했다.

"죽기 살기로 하고 있냐?"

"뭐, 그렇죠." 그 말의 진짜 의미가 뭘까 생각하며 나는 대답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나는 그 말을 곱씹고 있었다. 어쩌면 '죽기 살기로'라는 건, 나 스스로 정한 목표 중 하나일지도 몰랐다. 무언가를 이루겠다고 소망하는 건 나중의 일이었다. 그것은 우리가 늘 간직하고 싶어 하는 지속적인 상태 중 한 가지였다. '죽기 살기로'의 '죽기'란 실제로 눈사태 방지턱에 얼굴을 처박는 것을 말할테니 말이다.

'죽기 살기로'라는 건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속의 경계선을 밀어붙이는 것을 의미했다. '죽기 살기로'라는 건 출발선에서 괄약근을 조이고 결과와 상관없이 달리기로 결심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죽기 살기로'가 내 목에 걸어주었을 은메달은, 바로 다음 경기에 어떻게 임할 것인가를 가리켰다.(p187)

 

너무 벅찬 감동이 가슴속에서 밀려오고, 벅찬 감사 때문에 눈물이 흐른다고 하면 다른 독자들은 무슨 오버 액션??이라고 핀잔할까?

하지만, 난 그렇다.

난 다리 아픈 아이를 업고 학교 4층까지 올라가 봤고. 아이가 맘대로 뛰어놀지 못하는 것 때문에 속상해하고. 매번 학기마다 체육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께 이런저런 전후 사정을 아이 몰래 말하고 돌아 나올 때의 마음을 겪었기 때문에 케빈의 승리가 마치 나의 아들이 이루어낸 승리처럼 느껴진다.

물론 내 아이는 장애인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농구대를 향해 뛰어오르고 골대를 향해 축구공을 차는 운동은 사실 조심스럽다. 건강하지만 건강을 조심해야 하는 마음이 가끔은 아이 스스로 초라하게 만드는 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서 케빈의 이야기가 내 아이에게는 무척 신선한 이야기로 다가감을 확신한다.

 

그래 세상은 해볼 만 하다는 것을 케빈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독자들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세상을 향해 사진을 찍는 케빈은, 그리고 그것을 위해 홀로 온 세상을 돌아다녔던 케빈은 비록 상처투성이 손과 몸을 갖게 되지만 앞으로 무한한 목표가 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은 따뜻함과 친절만 존재하는 곳은 아니다. 악도 있고, 불친절도 있고, 동정도 있고, 무시와 협박도 있다. 그것을 부딪치며 나의 인생을 살아갈 케빈과 나의 아들과 그리고 조금이나마 몸이 약한 이들은 스스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그것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이고 삶이고 살이고 피이다.

화이팅..

구구절절한 글로 케빈내 아이에게 말하기조차 미안하다.

화이팅..

스스로의 세상에서 잘 적응하고 앞으로 헤쳐나가는 케빈과 비슷한 모든 아이에게. 젊은이들에게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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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8
리처드 F. 버턴 지음, 민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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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경 페르시아에서 전해지는 천일하고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아랍어로 기술된 설화인 아라비안나이트.

인도와 중국까지 통치한 사산 왕조의 샤리야르 왕이 아내에게 배신당한 데서 세상의 모든 여성을 증오하여 신붓감 후보자를 찾을 수 없을 때까지 신부를 맞이하여 결혼한 다음 날 아침에 신부를 죽여버린다. 그 나라의 한 대신에게 샤라자드라는 어질고 착한 딸이 있었는데 그녀가 자진해서 왕을 섬기게 되어 매일 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왕은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은 나머지 그녀를 죽이지 않는데 이야기는 1천 1밤 계속된다.


인디고에서 나온 『아라비안나이트』는 주요이야기 180편과 짧은 이야기 108편의 방대한 이야기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출간된 이 책은 그동안『아라비안나이트』라는 제목을 가지고 나왔던 여느 책들과는 달리 오롯이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구성되었다.

여기서 기억할 점. '성인들을 위해 출간하는..' 이란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사실 먼저 나온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청소년들이 읽어도 무방한 이야기지만 『아라비안나이트』는 사랑의 묘사에서 약간은 청소년에게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안나이트』속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알라딘과 마법의 램프> 등을 떠올리는 독자라면 잠깐...

 

운명 같은 사랑, 신비한 모험 속에서 피어난 사랑, 비극으로 끝난 슬픈 사랑에 소개된 사랑 이야기는 사랑 때문에 열병을 앓고, 사랑의 진한 느낌을 아는 어른들이 아련히 떠올릴 수 있는 첫사랑 같은 이야기만 모아두었다. 물론 배신과 그에 따른 죽음도 보여준다. 하지만, 상처받은 사랑은 사랑으로 다시 치유되는 것을 결말로 보여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어른들의 동화이다.

무엇보다 인디고의아라비안나이트』는 눈에 띄는 일러스트가 한몫을 한다. 마치 어른들을 위한 만화처럼, 때론 어릴 적 상상력을 동원하던 그때를 떠올리는 만화처럼 예쁘고 선이 가늘게 표현된. 그리고 섬세하게 표현된 일러트스 만으로도 정말 갖고 싶었던 사랑이야기의 묶음이다.

사랑을 해봤기 때문에 사랑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고 가슴 설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 적 첫사랑이 떠오르고, 어른이 된 후에도 운명적인 사랑을 상상할 수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 『아라비안나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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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할머니, 초강력 아빠팬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오메 할머니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오채 지음, 김유대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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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작은 공원이 있다. 그런데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 중 대부분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이다. TV 등에서 보게 되는 노인 대학이나 노인정에서 나이를 잊고 활동하는 분들의 모습은 어쩌면 몇몇 분들만 보이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보다 더 많은 노인은 자식들과 손자들과 소원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원에서 하염없이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일지도 모른다.
 
『오매 할머니』는 우리가 늘 들여다봐야 하고 생각해봐야 하는 노인들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전라도 화순에서 올라온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할머니가 은지네 집에 오셨다. 작년과 다르게 쓰러진 이후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할머니는 무척 반갑기도 하지만 혹여나 오랫동안 함께 지내야 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하게 된다. 같이 있으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불편하고 귀찮기도 한 존재가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어렵게 살아가는 아들네에 와서 사는 할머니는 은지와 강아지 봉지와 함께 하루 대부분을 보내게 된다.
 
젊은이들과 아이들은 학교 다니느라, 친구 만나느라, 벌어 먹고살기 바빠서, 밖의 일을 먼저 해야 하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대면서 노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없다고 한다. 자식들 다 키워놓고, 조금 벌어놓은 돈은 자식들에게 다 퍼주고, 늙어 몸도 아프고, 허리도 꼬부라지고,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노인에게 말벗조차 아까워한다.
화순 할머니는 언제 이 세상과 작별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막연한 시간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 자식들을 다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아들과 며느리는 그저 얼굴 보기도 어렵다. 아직 어린 은지는 그저 다른 친구들이 하는 생일파티가 부럽고 예쁘게 꾸미는 것이 부러워 투정을 부린다.
할머니는 모든 것을 묵묵히 모른 척한다. 예쁜 손녀를 위해 쌈짓돈을 털어 생일 파티를 해주기도 한다. 그토록 미워하던 강아지 봉지에게 살뜰한 정을 주게 된다.
화순 할머니는 반지댁 할머니와 빡스댁 할머니의 일에 나서게 된다. 돈이 있어도 자식들에게 괄시받는 반지댁 할머니보다 그리고 십 년째 연락이 안 되는 아들을 기다리며 손자를 힘들게 키우는 빡스댁 할머니보다 그래도 좀 낫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농사일하면서 자식을 키우면서 자신을 위해 단 한 번의 사치함을 부려보지 못한 할머니는 비싼 진주 목걸이 하나를 해본다. 자식들이 원망해도 한번 해보고 싶다. 죽기 전에 자신을 위해 한번 해보고 싶다. 하지만, 그 마음을 헤아려주는 자식은 없다.
어느 날 시름시름 앓아가는 봉지의 모습은 우리 할머니의 모습이기도 하다. 사는 게 힘들다고 할머니와 맞서는 며느리가 안타깝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아들이 서럽기도 하다. 자식을 낳아주고 키워준 할머니는 이젠 귀찮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서 어머니를 모시려고 하는 자식도 없다. 다 그렇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할머니는 서운함이 밀려온다.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의 기운이 다 해지고, 강아지 봉지도 시름시름 앓고. 우리 할머니의 모습은 여느 노인의 앞날과 똑같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 서럽게 울지 말고 있을 때 조금이라도 신경 쓰라는 말을 어른들이 한다. 이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고. 내가 나이 들어 경험할 일이고. 그리고 내 아이들이 보고 배워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노인에 대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생각을 하게 하는 동화가 『오매 할머니』이다.
 
어버이날 꽂아 드린 카네이션을 달이 바뀌어도 계속 가슴에 달고 있는 할머니, 까맣게 탄 얼굴에 입술연지만 빨갛게 바른 할머니, 손자에게 쌈짓돈을 주시겠다면서 길거리 한쪽에서 주섬주섬 치마를 올리고 속곳을 뒤지는 할머니, TV를 보면서 혼잣말을 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할머니. 아마도 할머니의 모습은 아이들이 보기에 창피하고, 피하고 싶은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할머니란 존재는 언제 어느 때든, 무슨 일이 있든 나의 편이 되는 분이다. 자식을 위해, 손자를 위해 맛있는 것 아껴두고, 당신이 쓸 용돈을 아끼고, 늘 장하다는 말을 해주는 할머니이다.
 
『오매 할머니』는 동화 속 이야기라기보다는 우리 주변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가슴 찡한 이야기이다. 내가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노인 문제, 노인복지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자식 된 도리로 해야 하는 그것을 말하는 동화이다. 우리 아이들이 『오매 할머니』를 읽고 나서 다음 주 만나게 될 할머니께 어떻게 변화된 모습. 변화된 마음을 보여줄지... 또한, 나도 어떤 마음으로 만나러 가게 될지..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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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술안주 - 술 한잔, 하실래요? Real Simple 시리즈 2
이미경 지음 / 테라w.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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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어라. 마셔라' 하는 음주 문화는 이젠 오래전의 이야기일 뿐이다.

한 잔을 마셔도 깔끔하게, 그리고 나의 주량을 넘지 않는 적정한 선을 지키며 마셔야 하는 것이 이젠 일반적인 음주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기분 좋을 때의 술 한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 한잔은 두 배의 기쁨을 얻고, 근심을 사라지게 하는 묘약이기도 하다.

여기에 또 하나, 술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안주이다.

맛있고 푸짐한 안주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는 것은 아마 술을 못하는 나뿐 아니라 술을 즐기는 애주가들도 똑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소주에는 얼큰한 국물이 있는 안주, 막걸리에는 맛깔스러운 부침, 그리고 시원한 맥주에는 신선한 야채를 버무린 샐러드, 그리고 치즈를 올린 카나페는 와인 한 잔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머리속에서 요리되는 안주는 몇 가지 뿐이다. 가끔 외식으로 술자리를 갖게 되면 술보다 더 찾게 되는 것이 여러 안주이지만 위생상, 비용상, 그리고 영양적인 면에서 따져본다면 참..., 고민스러운 것이 안주의 선택이기도 하다.

 

『우리집 술안주』는 정말 멋지고 맛있고 간단한 안주를 총망라하는 책이다.

주당들을 위한 건강 안주를 소개하는 레시피북이다.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맛있고 건강한 『우리집 술안주』를 알려준다. 저자는 식문화월간지의 요리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인도 간디 자연치료센터와 북인도 쿠킹클래스에서 연수하였으며, 동양매직 요리학원 원장과 선재사찰음식연구원 수석연구원을 역임하였다. 카페 푸드의 메뉴 개발을 중심으로 한 카페 푸드 스쿨과 기업 쿠킹 클래스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는 이력은 특이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집 술안주』에는 사케, 막걸리, 와인 맥주, 소주 양주에 어울리는 안주의 레시피와 속풀이 음식, 약술과 단짝 안주까지 소개한다. 기본적인 메인 안주와 그에 곁들이면 금상첨화인 서비스 메뉴를 소개한다. 그리고 술에 관한 미니 정보까지 두루두루 소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2인분 레시피를 설명하고 있지만, 손님초대나 대가족을 대접할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8인분의 레시피도 참고해볼 만 하다.

 

일본 특유의 술 사케. 청주를 통칭하는 사케는 쌀과 누룩을 원료로 발효시킨 술이라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술이다. 다시마 물, 설탕, 맛술을 넣어 달달하고 부드럽게 부친 일본풍 달걀말이. 흔히 만드는 두부 지짐이는 찌개 대신 두부와 버섯소스도 잘 어울리는 안주다. 일본의 부침개인 오코노미야키도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 파전을 만드는 방법에 올려지는 재료가 조금 다르고 소스를 뿌린다는 점만 기억하면 일본 선술집에서 먹던 오코노미야키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간장떡구이, 우엉미소국, 미역볶음은 요리방법도 간단하면서 깔끔함을 주는 안주이다.

 

왠지 찌그러진 주전자와 큰 사발에 넘칠 듯 부어 마셔야 제맛을 느낄 것 같은 막걸리는 우리나라 고유의 술이다. 술 빛깔이 흐리고 텁텁한 맛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소박하면서 고즈넉한 그 맛은 애주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술이기도 하다.

제사나 차례를 지내고 남은 재료로 오징어북어찜을 만들어보고, 친구들과 함께했던 여행길에서 꼭 끓여 먹던 감자고추장찌개를 다시 만들어 본다. 술을 마시면서도 건강을 생각하는 사계절 회무침막걸리의 깊은 맛을 더해준다. 아삭아삭하고 향긋한 미나리 양파겉절이는 텁텁한 입맛을 개운하게 해주는 맛깔스러운 안주이다.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와인은 이젠 대중화된 요리와 함께 곁들이게 되는 술이 되었지만 와인 안주는 왜 이렇게 비싼지..., 그렇다면 집에서 간편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와인 안주를 만들어보자.

와인 안주는 무엇보다 배는 부르지 않으면서 와인보다 튀면 안 된다. 그것에 딱 맞는 안주가 바로 색색 카나페이다. 식빵, 닭가슴살, 참치, 크래커, 마요네즈, 양파, 피클로 맛있는 카나페를 만들어 본다. 마땅한 재료가 없을 때 제철 과일을 예쁘게 담아 요구르트나 생크림과 함께 곁들여 내는 방법도 있다. 와인안주라고 꼭 고급스러운 재료만 사용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으깬 두부에 굴소스를 넣어 볶은 뿌리채소를 버무린 뿌리채소 두부볶음, 바질이나 로즈메리, 파슬리 등의 향신료를 넣은 허브스콘도 와인 안주로 충분하다. 담백한 맛이 와인의 향을 더욱 깊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표고버섯 나물 전처럼종류도 와인이랑 무척 잘 어울리는 궁합이다.

 

더운 여름 어떤 음료보다 갈증을 확실하게 풀어주는 것이 맥주이다. 그런데 맥주 하면 떠오르는 안주는? 두말하면 잔소리. 바로 치킨이다. 맥주에는 치킨밖에 없다? 늦은 밤에도 살찔 걱정 없이 시원한 맥주와 함께 곁들일 안주는 없을까?
해시 브라운에 베이키드 빈스와 칠리소스 그리고 피자치즈를 듬뿍 올려 구운 감자 칠리구이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여름밤 손님상에 내놓을 안주로 손색없다. 떡과 냉장고에 남은 해물을 이용한 해물 떡그라탱, 맥주 안주의 대표주자 오징어구이에 와사비나 핫소스를 넣은 별미 마요네즈만으로도 근사한 안주가 된다. 팽이버섯과 마늘로 마늘구이 샐러드를 만들어 보자. 구운 마늘향이 맥주의 시원함과 짜릿함을 더해준다.

 

대한민국의 국민 술 소주, 곡주나 고구마주 따위를 끓여서 얻은 증류수 술인 소주는 넘길 때의 그 짜릿함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주 특유의 쓴맛 때문에 안주에 더 신경 쓰는 독자라면 이런 요리는 어떨까.

모시조개를 넣고 시원하고 감칠맛 나게 끓인 조개탕, 매콤한 씨겨자 소스를 넣은 매콤달콤새콤한 해초오징어냉채, 기름기 많은 삼겹살 대신 된장 양념장을 발라 구운 돼지고기 된장구이, 달걀에 연두부와 새우젓, 여러 가지 채소를 넣은 연두부 달걀찜은 씁쓸한 소주의 뒷맛을 잡아주는 개운한 안주이다.

 

위스키, 브랜디, 데킬라, 진, 보드카, 코냑..., 서양에서 들어온 양주의 안주는 정말 간단하면서도 볼품없다. 과일 안주나 치즈 정도만 내놓게 되는데 조금만 부지런 떨어보자.

갖은 야채와 한 입 크기의 쇠고기 등심을 볶은 찹스테이크, 초고추장이 아닌 깨된장소스에 버무린 브로콜리깨된장무침도 상당히 괜찮다.

 

『우리집 술안주』의 맛깔스러운 안주를 소개하자면 끝도 없다.

230가지 술안주는 응용한다면 초대요리로도 그리고 가족의 특별 요리로도 손색이 없다.

한국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술을 마신 다음 날 꼭 먹어야 하는 속을 풀어줄 속풀이 음식, 속풀이 음식뿐 아니라 간단한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하다.

약술 담그는 법과 약술에 어울리는 단짝 안주도 소개한다.

『우리집 술안주』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우리 입맛에 맞춰 만든 안주가 대부분이다. 안주라고 해서 비싼 재료, 구하기 번거로운 재료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 냉장고 안에 남아 있던 재료나 사다 놓은 캔으로도 충분히 응용하고 만들 수 있다.

 

『우리집 술안주』에 소개된 레시피는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인 남편에게는 술이 덜 취하게 하는 안주를 만들어 주고, 술을 못 마시는 나에게는 술 대신 즐기는 맛깔스러운 안주를 알려준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조금만 응용해서 맛있는 반찬이나 간식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그런 레시피북이다.

푸짐하고 맛있는 요리를 가운데 놓고 술 두 잔과, 음료 두 잔을 놓고 가족끼리 오붓한 주말을 보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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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원숭이가 목욕탕을 열어요 - 동물 초등 과학이 술술 웅진 과학동화 1
장립준 지음, 국제문화 옮김, 심현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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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의  「초등 과학이 술술 웅진 과학동화」시리즈입니다.

「초등 과학이 술술 웅진 과학동화」는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로 구성된 시리즈로, 각 권당 9~12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동물이나 곤충, 식물 등이 의인화되어 재미있는 사건을 만들고 대화를 통해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며, 동화적 형식 속에 과학적 사실을 재미있게 담고 있어서 아이들이 더욱 쉽게 과학을 배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초등 과학이 술술 웅진 과학동화」1권 동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사람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는 모습으로 의인화한 이야기가 9편 실려 있습니다.

거미원숭이가 식당을 열어 운영하고, 아기 사자 '아리'는 동물을 위한 동물 아파트를 설계합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야옹이는 엄마 몰래 나와서 다른 동물들의 자는 모습에 대해 하나하나 배우게 되죠. 꽃밭에서의 동물들, 안경을 쓰려는 수탉, 그리고 목욕탕 주인이 된 아기 원숭이, 원숭이 의사 등,,동물들이 직업을 갖고 그 직업을 통해 다른 동물들의 습성을 알아가는 과학 이야기입니다.

 

동물들은 먹이와 먹는 방법이 남다릅니다. 선인장 가시로 애벌레를 찍어 먹는 갈라파소스방울새나, 돌멩이로 조개껍데기를 깨서 알맹이만 먹는 해달처럼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자기 몸무게의 90배나 되는 양을 먹는 뒤지처럼 많이 먹는 동물도 있습니다. 나무에 구멍을 뚫고 도토리를 넣어 두었다가 먹는 도토리딱다구리처럼 먹이를 저장하는 동물도 있고요. 유칼립투스를 먹는 코알라, 대나무 잎과 죽순만 먹는 판다 같은 동물도 있어요.

그리고 동물들은 각각에 생활습성에 맞게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별로 발달하기도 하죠.

동물들은 사람들처럼 자기의 건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기도 합니다. 멧돼지는 진흙탕에서 뒹굴어서 더위도 식히지만, 몸에 붙은 진득이도 없앤답니다. 초식동물인 사슴은 칼슘과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해 가끔 뼈를 먹기도 한다는군요.

동물들도 상한 먹이를 먹고 탈이 나는데도 자신의 몸속 독소를 없애기 위해 흙이나 숯을 먹기도 한답니다.

 

이토록 동물들은 자기들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에 맞게 자신을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한답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것과 똑같다고 할 수가 있어요. 서로 도와주는 것도 있지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먹는 것, 자는 것 그리고 생활하는 것에 대해 나름의 원칙도 있고 규칙도 가진 동물이랍니다.

과학적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초등 과학이 술술 웅진 과학동화 1 - 아기 원숭이가 목욕탕을 열어요>에는 사실만을 전달하지 않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게 있기 때문에 과학 깊이를 더욱 느낄 수 있는 그런 과학동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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