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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8
리처드 F. 버턴 지음, 민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10년 6월
평점 :
6세기경 페르시아에서 전해지는 천일하고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아랍어로 기술된 설화인 아라비안나이트.
인도와 중국까지 통치한 사산 왕조의 샤리야르 왕이 아내에게 배신당한 데서 세상의 모든 여성을 증오하여 신붓감 후보자를 찾을 수 없을 때까지 신부를 맞이하여 결혼한 다음 날 아침에 신부를 죽여버린다. 그 나라의 한 대신에게 샤라자드라는 어질고 착한 딸이 있었는데 그녀가 자진해서 왕을 섬기게 되어 매일 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왕은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은 나머지 그녀를 죽이지 않는데 이야기는 1천 1밤 계속된다.
인디고에서 나온 『아라비안나이트』는 주요이야기 180편과 짧은 이야기 108편의 방대한 이야기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출간된 이 책은 그동안『아라비안나이트』라는 제목을 가지고 나왔던 여느 책들과는 달리 오롯이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구성되었다.
여기서 기억할 점. '성인들을 위해 출간하는..' 이란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사실 먼저 나온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청소년들이 읽어도 무방한 이야기지만 『아라비안나이트』는 사랑의 묘사에서 약간은 청소년에게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안나이트』속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알라딘과 마법의 램프> 등을 떠올리는 독자라면 잠깐...
운명 같은 사랑, 신비한 모험 속에서 피어난 사랑, 비극으로 끝난 슬픈 사랑에 소개된 사랑 이야기는 사랑 때문에 열병을 앓고, 사랑의 진한 느낌을 아는 어른들이 아련히 떠올릴 수 있는 첫사랑 같은 이야기만 모아두었다. 물론 배신과 그에 따른 죽음도 보여준다. 하지만, 상처받은 사랑은 사랑으로 다시 치유되는 것을 결말로 보여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어른들의 동화이다.
무엇보다 인디고의 『아라비안나이트』는 눈에 띄는 일러스트가 한몫을 한다. 마치 어른들을 위한 만화처럼, 때론 어릴 적 상상력을 동원하던 그때를 떠올리는 만화처럼 예쁘고 선이 가늘게 표현된. 그리고 섬세하게 표현된 일러트스 만으로도 정말 갖고 싶었던 사랑이야기의 묶음이다.
사랑을 해봤기 때문에 사랑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고 가슴 설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 적 첫사랑이 떠오르고, 어른이 된 후에도 운명적인 사랑을 상상할 수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 『아라비안나이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