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대부분을 어르신들과 보대끼며 보내다 보면,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가 생각나기도 하고,
재수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생각나기도 한다.
언젠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내외분이 오셨는데,
할머니는 개미, 할아버지는 베짱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할매는 할아버지가 부러울 때가 없었나?"
하고 할머니에게 여쭸더니,
"그건 그 사람 몫의 복이고 내 복은 요만큼인거다."
라는 말을 들려주셨다.
한동안 나는,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이유없는 부러움과 동시에 열등감을 느꼈었다.
때론 내가 하는 일이 내게는 맞지않는 일이라며 아무 재미없이 하며...내 일이 아니라고 툴툴거리기도 했었다.
이젠 내가 해야 하는 일과 내가 하고싶은 일 사이에서 어느정도 타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세상 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니,
삶이 좀 편안하다.
그동안 내게 필요한 것은 비싸고 좋은 옷이 아니라, 허름하더라도 내게 맞고 편안한 옷이었다.
그렇다고 모두 나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니,
내 기준으로 보는 세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일도 아니다.
좀 가뿐하고 홀쭉해 질 수 있겠다.
마음이 편하고 여유로워지는 건 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매사 의욕이 없고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그랬었다.
기운도 없는 것 같고,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것 같고.
그랬더니, 책도 이런 책만 눈에 들어왔다.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2월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
양경수 지음 / 오우아 /
2016년 11월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얘기해도 시큰둥이었는데, 같이 일하는 직원이 해답을 찾아냈다.
오늘 부로 내 주치의로 임명하노라, ㅋ~.
"가장 좋아하는 일을 생각하고 해봐요.
선생님은 책 사는거 좋아하시는데, 요즘 너~어~무 자제하셨어요.
책 쇼핑하시고, 사고싶은 책도 좀 사기도 하시구요~^^"
책을 산것도 아니고, 책을 산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금세 조증 모드이다.

원래 좀더 갸름하신데, 그리다보니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허락을 받지 못해 누구인지 밝히지는 못하지만,
오늘의 '1일 1 그림~^^'
Keith Jarrett이 듣고 싶어 올리려는데, 왜 유튜브가 먹통인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Keith Jarrett의 my song 필로다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