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 - 인생을 바꿔 주는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뜨인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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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읽은 50 번째 책이다. 

2019년 독서 목표는 52 권이다. 일주일에 한 권씩 1년을 읽자는 마음이었다. 

약 2 개월 정도 책을 안 읽은 적이 있었지만, 하반기에 속도를 내어서 이제 50 권에 도달했다. 목표를 상향 조정해서 60 권을 할까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앤디 앤드루스는 2013년에 한국에서 꽤 유명했던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을 쓴 작가이다.

내가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쓴 리뷰를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가상의 할아버지를 등장시켜 사람들에게 인생의 멘토링을 한다. 일곱 개의 사례에서 관점을 달리하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곤경에 처하거나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접근해서 그들의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는 설정이 인위적이고, 마음에 와닿지도 않지만, 나에게 몇 가지 도움 되는 이야기도 있었다.


항상 인생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배우자와의 갈등이다.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배우자가 원하는 사랑의 표현 방식을 미리 알고 표현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4 가지가 있다. 칭찬, 배려와 행동, 접촉, 함께 하는 시간이다. 칭찬은 강아지를 떠올리면 되는데, 빈말이라도 항상 칭찬을 하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배려와 행동은 금붕이인데, 먹이만 제때 잘 주고, 어항 청소만 잘 해주면 좋다. 접촉은 고양이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즉, 스킨십을 계속 해주어야 한다. 함께 하는 시간은 카나리아가 자신의 노래를 항상 들어주는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많은 시간을 그저 함께 같이 지내면 좋다는 의미이다. 

나는 어떤 사랑 표현 방식을 원할까? 꼭 4개 중의 하나이어야 할까? 칭찬을 하고, 식사를 챙겨 주고, 포옹해 주고, 옆에서 항상 날 지켜봐 주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하지 않을까? 상황에 따라 여건에 따라 이 4가지를 적절하게 구사하면 배우자와의 관계가 좀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항상 걱정하는 사람에게 걱정하는 것 중의 40%는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것이고, 30%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고, 12%는 건강에 관한 것이고, 10%는 남의 시선에 대한 것이고, 8%만이 합리적인 걱정이라고 말한다. 즉,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92%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고, 8%에만 집중하라는 것이다. 물론, 건강에 대한 걱정인 12%을 해결하기 위해 식이조절,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은 필요할 수 있다. 

머릿속에 뭔가 끊임없이 걱정이 떠오른다. 그럴 때마다 지금 이 걱정이 어디에 속한 것인지 판단하고, 빠르게 리셋 시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저자는 '실수'와 '선택'을 구분해서 자신이 과거에 한 일이 '실수'인지 '선택'인지에 따라 과거에 한 일을 고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한다. 먼저, '실수'와 '선택'의 차이는 뭘까?


"자네가 어두운 밤에 숲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는 거야.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고, 절벽이 근처에 있다는 것도 몰랐어. 그래서 절벽에서 떨어져 목이 부러졌네. 이런게 바로 '실수'야. 하지만, 환한 대낮에 자네가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숲에 들어가 어슬렁거린다고 해 보세. 사방에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있지만 몰래 들어갔다가 나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 그러다 발을 혓디뎌 목이 부러졌네. 헨리, 이런 건 실수가 아니야. 의식적인 선택이지!" (P. 193)


"다행이군. 이제부터라도 상황에 따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그 차이를 알아야 할 거야. 단순히 실수를 했다면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만으로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지. 하지만 '선택'이 개입됐다면 진정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용서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네." (P.194)


결과적으로 상대방은 내가 '실수'했는지 '선택'했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상대방에게 행동을 해야 잘못된 경우를 고칠 수 있다는 뜻이다. 


남에게 기회와 격려를 받으려면 남이 나를 좋아해야 한다. 남이 나를 좋아하게 하는 방법은 사람들이 내게서 무엇을 바꿔 놓고 싶어 할지를 파악하면 된다. 즉, 남이 원하는 내가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호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나 자신보다 남의 시선만 신경쓰는 거짓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인생의 정답이 있을까? 정의와 진실,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살면, 남이 나를 좋아할까? 내가 생각하는 정의와 진실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면 포기해야 할까?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존스 할아버지가 들고 다니는 여행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 궁금했다. 존스 할아버지가 영원히 떠나면서 남겨진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을 형상화한 그 무엇. 이것이 힌트이다.


2019.11.13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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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달리는 이유 - 어제의 후회도 오늘의 상처도 반짝이는 설렘으로 바꾸는 달리기의 기적
레이첼 앤 컬런 지음, 이나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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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고, 걷기를 시작한 지 약 40일 정도 지났다. 하루에 만 보 걷기 목표를 세웠는데, 10월 평균 일일 걸음은 10,195 보이고, 10,000 보를 넘게 걸은 날이 14일이었다. 11월 평균 일일 걸음은 11,559 보이고, 11일 현재까지 모두 10,000 보를 넘게 걸었다. 

건강이 좋아졌는지 또는 군살이 빠졌는지 아직 모르겠다. 다만, 걷고 집에 돌아왔을 때 기분이 정말 좋다. 더구나, 주말에 걷고 난 후 소파에 누워서 책 읽는 기분이 정말 끝내준다. 나갈 때는 귀찮지만, 들어왔을 때의 기분이 자꾸 생각나서 나간다.


이렇게 걷기를 시작하고, 걷기에 이것저것 관심이 생길 때 레이첼 앤 컬런의 <내가 혼자 달리는 이유>를 읽었다. 어렸을 때부터 우울증을 겪는 엄마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 폭식을 하면서 본인 역시 우울한 시절을 보내던 저자는 달리기를 시작한 후 법대를 진학하고, 변호사 업무를 하다가 피트니스 강사를 거쳐 마라톤 달리기 선수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책으로 썼다. 물론, 달리기만 한다고 인생이 이렇게 잘 풀렸을 리는 없지만, 내재적 성공 요소가 달리기를 통해 비로소 표출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성공 요소가 우리 몸과 마음에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타고난 것이든지, 습득한 것이든지, 혹은 두 가지 모두였는지, 나는 똑같은 특징을 내보였다. 아주 어린 나이에도 내 머릿속에는 '자아'에 관한 생각뿐이었다.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바보처럼 보일까, 부족하게 보이지 않을까, 그게 어떤 모습이든지 상관없이 두려웠다. 두렵고 불안한데, 그게 무엇 때문일까? 사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저 나라는 사실이 두렵고 불안했을 뿐. (중략)

내가 아는 유일한 세계, 힘겨워하는 엄마 곁에서 성장하는 과정은 나를 손상시켰다. 두렵고, 내가 부적격이라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면서, '삶'이라는 것을 살아가는 타인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내게는 일상이 되었다.

그게 바로 우울증의 증세다. 믿어주기 바란다. 나는 아니까. (P.47)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많이 먹는다고 한다. 위로와 안식을 찾기 위해 음식은 가장 쉽고 편리한 방편이라고 한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살이 찌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는 스트레스가 아닌가? 결국,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스트레스를 만드는 형국이니 나아질 리가 없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달리기를 시작했고, 달리고 난 후에 느끼는 기분 때문에 계속 달리면서 자신을 변화시켰다. 물론, 중간에 달리기를 멈추기도 하고,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고 도피도 했지만, 다시 달리기로 돌아갔다. 


두렵고, 내가 부적격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우울증은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자친구를 만나서 연애를 시작한 그녀는 괴로워한다.


지배적이고 감정적으로 해로운 관계가 형성되었고, 이 관계의 기초는 그가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내 자존감을 침해하는 것이었다. 내 자존심은 어디로 갔을까? 내 존엄성은? 나쁜 사람을 거르는 필터는 내가 적당한 짝을, 아무리 작은 것이더라도 뭔가 공통점을 가진 사람을, 진심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을 고르는 선택 과정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그런 것이 있었다면 조쉬는 1차 오디션에서 탈락했을 텐데. 솔직히, 나는 내가 그런 선택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했고, 그나마도 얻은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P. 122)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본인의 삶에 만족하리라 생각했지만, 저자는 본인이 달리기를 비롯한 운동으로 자신을 변화시켰듯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에 매료되어 트레이너의 길로 들어선다. 우울증 때문에 매일 약을 먹어야 했던 저자가 남을 가르치는 트레이너가 되다니, 사람은 분명 변할 수 있다.


나는 내 일의 의미가 순수하게 체력을 강화하는 트레이닝의 범주를 훨씬 넘어선다고 생각했다. 나는 신체와 정신의 건강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 직접 경험해서 알고 있었다. 그 두 가지는 나 자신이 끊임없이 반복하며 겪었듯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비록 내 역할이 여정에서 아주 작은 일부분이긴 했지만, 타인을 지지하는 일에 너무나 큰 보람을 느꼈다. (P.279)


아직까지 만보 걷기를 포기하고 있지 않지만, 가끔 힘들 때 이걸 왜 해야 할까? 이걸 해서 무슨 도움이 될까?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나? 생각을 한다. 걷기를 끝낸 후의 기분을 상상해보지만, 그것만으로 잡념이 없어지지 않는다.

저자는 출산 후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한다. 마라톤이 열리는 날까지 7개월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달리기 거리를 늘리면서 힘들게 연습을 하는 그녀도 달리는 이유에 대해 회의를 품기 시작한다. 억지로 힘들게 달리는 그녀 옆으로 초강력 지구력 달리기 선수가 우연히 지나가게 되고, 그는 이런 말을 그녀에게 한다.


"버스 잡으려고 달려가지도 못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학교에서 똥보라고 놀림을 받았죠. 처음에는 작은 목표를 잡고 점점 더 큰 목표를 정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P. 376)


달리기를 하던 다른 일을 하던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었으니 이제부터 걷기보다 달리기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저자는 마라톤 준비를 위해 총 8번의 공식 레이스에 참여한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고, 하나씩 레이스에 참여하면서 자신감을 얻는다. 나도 만 보 걷는 거리의 반이라도 달려보자고 마음먹고, 달렸지만, 얼마 안 지나서 포기했다. 달리기는 걷기와 다르다. 솔직하게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시속 6km를 유지하면서 80분 이내에 만 보를 끝낼 수 있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작은 목표로 시작해서 큰 목표로 아주 조금씩 나아갈 때 성취감을 느낄 것이고, 이것이 무언가를 하는 이유이다. 지금은 만 보에 집중할 때이다. 오로지 만 보만 생각한다. 그 이후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내가 걸은 거리만큼 달릴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바란다.


달리기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정리한 글로 마무리를 짓는다.


나는 행복이 더 큰 집, 더 많은 물건을 넣어둘 여분의 방을 갖는대서 비롯한다고 배웠다. 더 멋진 차, 명품 핸드백, 구두. 그런 것은 모두 가졌지만, 여전히 공허했다. 그 행복은 너무나 덧없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될 수 있는 것에 대한 믿음을 발견하는 데서 비롯되는 깊은 만족감이었다. (중략)

상황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물 흐르듯 흘러가지 않을 때, 몸이 불편하다고 비명을 질러댈 때, 목표에 거의 다 왔지만 아직은 아닐 때, 결승점 앞에서 추월당할 때, 모든 것이 아프고, 따갑고, 괴로울 때도 매달려야 할 때, 결승점을 통과하지도 못했을 때, 이 모든 것이 성공을 그토록 달콤하게 만들어준다. (P. 409) 


2019.11.11 Ex. Libris. HJK


나는 런던행 기차를 타고 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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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2019-11-1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만보. 쉽지 않더라고요. 파이팅. 응원합니다!
저도 요즘 시간날 때 종종 걷고 있는데 매일은 힘들더라고요.

카타유 2019-11-11 23: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매일이 아니더라도 시간 날 때 좀 더 걸으면 좋을거 같아요. ^^
 

알라딘에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판매량 기준으로 베스트 셀러 100권을 발표했다.

나는 베스트 셀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팔린 책 중에 내가 읽은 책이 뭔지 궁금하기는 하다. 베스트셀러 100 권 중에 내가 가지고 있거나 읽은 책은 아래와 같다.

 

5위 골든아워(아직 읽지는 못했다.)

13위 걷는 사람, 하정우

20위 사피엔스

35위 돌이킬 수 없는 약속

59워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62위 디디의 우산

66위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82위 개인주의자 선언

86위 봉제인형 살인사건

91위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인 유발 하라리의 저서가 2권이나 포함되어 있다니 아무 것도 아닌데, 그냥 기분이 좋았다. 위 리스트 중에 내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사피엔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걷는 사람, 하정우> 정도이다. 소설로 한정하면, <디디의 우산>이 <돌이킬 수 없는 약속>, <봉제인형 살인사건>보다 낫다. 물론, 성격이 많이 다른 소설이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봉제인형 살인사건>은 읽고, 후회한 책인데, 역시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가 보다.

 

그런데, 베스트셀러 100 권 중에 이해가 안되는 한 가지가 있는데, 42위에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이 있다는 점이다. 위안부를 매춘행위로 인식하고, 강제노역을 취직했다고 생각하는 저자가 쓴 책인데, 대한민국에서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에 든다니 어이가 없다. 다양한 생각과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지만, 일본의 행태를 분노하는 나는 수많은 좋은 책을 제치고 이런 책이 선정된 것에 대해 강한 반감이 든다.

 

역시 베스트셀러가 언제나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아니어도 충분히 좋은 책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미약하나마 내 힘을 보태고 싶다.

 

2019.11.1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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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 2019-11-10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일종족주의>가 베스트셀러 42위라니...
아직까지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네요. 하지만 20년후에는 의식의 변화가 많으리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타유 2019-11-10 18:23   좋아요 1 | URL
20년이 아니고 2년이었으면 좋겠어요. ^^

초록별 2019-11-10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년으로 수정합니다~~^^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 우정, 공동체, 그리고 좋은 책을 발견하는 드문 기쁨에 관하여
웬디 웰치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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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무 생각 없이 도서관을 거닐다가 우연히 선택한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가?


주말 오전 도서관을 거닐면서 무슨 책이 있을까 둘러보다가 전혀 무슨 책인지 들어보지도 못한 책을 골랐다. 책방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 책은 2013년에 출간되었으니 모르는 법도 하다. 하지만, 우연히 고른 이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도서관에서 책 헌팅의 재미라고나 할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 저자가 아무 연고도 없는 버지니아 주 빅스톤갭에 헌책방을 열고,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헌책방을 성장시킨다는 줄거리이다. 빅스톤갭은 조그만 도시인데,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토박이들의 텃새가 심한 곳이고, 예전에 비해 경제 규모가 작아지면서 활력을 잃어가는 도시이다. 


은퇴 후 한적한 동네로 가서 북 카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돈을 많이 벌 생각은 없고, 현상 유지나 하면서 책과 커피,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은퇴 후 생활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노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할 때마다 언제나 망할 거라는 말만 들었다. 나는 아니라고 강한 부정을 할 수 없었다. 솔직히 자신이 없다. 우리나라는 한 명이 한 달에 겨우 책 1 권을 읽고, 책에 쓰는 돈도 적다. 인터넷으로 책 구매하기는 너무 편하고, 대형 서점의 헌책방 체인점도 있다. 그런데, 조그만 동네에서는 더 심각할 것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가게에 혼자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끔찍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다. 뭐, 예상했다. 대형 서점과의 가격 대결, 재고 관리, 책의 가치 판별 및 가격 책정, 짓궂은 손님들과의 갈등 등을 생각하면, 좋아하는 책이 쳐다보기도 싫을 지도 모르겠다. 도서관에 잘 진열된 서가를 거닐 때 기쁨을 주었던 책들이 돈과 골칫거리로 보이면서 어쩌면 더 멀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도시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인구수, 책을 별로 읽지 않는 사람들,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책방의 위치 등을 생각하면, 현상 유지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헌책방을 성장시키고, 안정된 수익을 창출한다. 이 헌책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이 책은 지역 사회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많은 이벤트를 개최해서 마을 공동 회관 같은 역할을 하여 친구와 단골을 만들어 해당 지역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알려준다. 사교성이 뛰어나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며, 인정을 받기까지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헌책방이 주인이어야 한다. 이 점에서 나는 불합격이다. 책만 좋아할 뿐 사람 사귀기를 잘 못하는데 지역 사회 공동체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니, 책방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얼굴에 가면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웬디, 이건 당신이 해고당해서가 아니라 당신들이 계속 머물지 말지 사람들이 확신을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야. 웬디와 잭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나도 알지만, 솔직히 두 사람은 그동안 거쳐간 '시골의 파라다이스를 발견한 도시 깍쟁이'들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다들 와서는 우후죽순 가게를 내는데, 가게가 잘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지만, 그거랑 상관없이 여차하면 사업을 접고 세금 감면이나 받고, 아니면 여기서 긁어모은 돈을 가지고 다시 도시로 뜬다고. 지금 여기에는 댁들이 오래 머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P.136)


그러나 헌책방을 돈의 끝없이 나오는 화수분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 몇몇 소수의 손님들은 돈 한 푼 안쓰겠다는 의지를 고수했고, 마을에 책방이 생긴 걸 좋아하면서도 자기들이 그렇게 행동할수록 책방의 존속에 해가 된다는 것을 끝까지 깨닫지 못했다. 이는 새로 생긴 서점에 놀러가 실컷 구경만 하고 집에 돌아와 아마존에서 주문하는 것과 똑깥은 행위다. 그들은 무조건 최저가만을 원할 뿐, 자신의 구매 습관이 중소 서점에 미칠 영향은, 그리고 그 문제가 자기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전혀 이해 못한다. (P.215)


"중고책이 저자에게 수익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어요. 그런데,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중고책도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할 때와 똑같이 저자에게 어떤 식으로 이득을 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말을 퍼뜨리거든요. 글자 그대로의 뜻에서요!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새로운 작가를 얼마나 많이 발견하는지 아세요?" (P.342)


현실적인 책방 운영의 문제들과 책을 사고파는 것에 얽힌 각종 생각과 에피소드를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심각한 문제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 쓰는 스타일은 덤이다. 


2019.11.8 Ex. Libris. HJK


새벽 세 시. 잠이 싹 달아났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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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 1 엘프의 피 위쳐
안제이 사프콥스키 지음, 이지원 옮김 / 제우미디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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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을 모두 소장하고 있는데 아직 이 책은 못 샀네요. 보관함에 있으니 조만간 살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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