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계절
임하운 지음 / 시공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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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기대하지 않고,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이다. 저자인 임하운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즐거운 내용은 아니지만, 우리의 편견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언제나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지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일본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책을 읽고, 소감을 남겼는데, 주제와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이야기 전개나 표현 방식은 '뜻밖의 계절'이 더 낫다. 물론, 전문가적인 시각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개인적 견해일 뿐이다.


우리가 흔히 왕따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흔히 그들을 무엇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격이 이상하다는지, 사교적이지 않다는지, 이기적이라는지 등 많은 원인을 갖다 붙인다. 심지어 집안이 안 좋다는 말도 한다. 집안이 안 좋은 것이 그 아이 잘못도 아닌데, 그냥 원인을 찾기 위해 무엇인가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자기가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다른 이를 왕따시키거나 가담한다.


이 책에서 몇 명의 인물들이 자신들의 아픔을 간직한 채 오로지 살기 위해 나름대로의 대처를 한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위로받기 위해서, 누군가를 잊기 위해서, 이런 마음을 철저히 숨긴 채 이기적인 행동, 남을 괴롭히는 행동을 한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덩어리 존재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골칫덩어리 존재들이 서로 고백하고, 서로의 상처를 알 수 있을까? 알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


제목이 왜 '뜻밖의 계절'인지 모르겠다. 나의 한계다. 


모두가 보편적인 상황을 만나, 보편적인 상황 속에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구는 부모에게 버려졌을 수도 있고, 누구는 부모를 잃었을 수도 있고, 누구는 부모의 잘못된 사랑에 상처받았을 수도 있다. 그런 그들에게 이상하다는 말을 하기 전에 한 번쯤은 생각했으면 좋겠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 라고 어쩌면 그 한 번의 생각이 한 걸음이 되어 쓰러져가는 그들을 일으켜 세워줄 수도 있다. 죽어가던 내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처럼. (P.276)


어제 MBC 뉴스를 보았다. 요즘 TV 뉴스는 MBC만 본다. 그나마 가장 개념이 있고, 객관적이다. 

먹을 것이 없어서 마트에서 생필품을 훔치던 아버지와 아들이 현장에서 들통났고, 경찰까지 출동을 했다. 마트 주인은 소리를 지를 것이고, 경찰은 체포해서 경찰서로 데려갈 것이고, 그걸 옆에서 보던 아들은 많은 상처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했다.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편견이 쏟아질 것인가?

하지만, 우리가 이 사회를 아직까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졌다. 온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그 모습을 여기에 남긴다.(왜 동영상 등록이 안되는지 모르겠다.)


https://youtu.be/ipfBjpbeXK4



2019.12.14 Ex. Libris. HJK


4교시가 끝날 때까지 나는 기절한 듯 잤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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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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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후속편이다. 주인공 알란이 100세일 때 창문을 넘었으니 이제 101세가 되어서 또다시 세상을 여행한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세상을 구한다.


알란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북한 김정은이 확보한 우라늄을 탈취한다. 엄청난 행운의 소유자인 그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못하겠는가? 우리가 잘 아는 북한의 이야기가 나와서 좀 그렇지만, 위트로 포장한 북한에 대한 비하 정도가 아주 심각하지는 않다. 딱 외국인이 생각할 수준이다. 김정은보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무시가 훨씬 크고, 메르켈 총리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그리고,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세상에 안 좋은 일을 뒤에서 계속 획책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그리고, 일본 아베 총리는 아예 언급도 없다. 뭐,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없으니 일본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우리나라는 강하다. 경제 대국이고, 국방력도 2019년 기준으로 세계 7위라고 한다. 무기 수출도 많이 하고, 웬만한 무기는 모두 생산 가능한 국가이다. 외환 보유 금액도 많다. 아직도 우리를 발톱의 때만큼 여기는 일본이 정신 승리로 애써 객관적인 사실을 무시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일본과 1인당 GDP도 거의 차이가 안 나고, 2023년 이전에 역전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테슬라에서 자사 전기차 배터리를 파나소닉에서 국산 LG로 바꾸었고, 폭스바겐에서 전기차 배터리 납품 회사로 선정한 5개 회사 중에 한국은 3개 회사가 포함되었다. 파나소닉은 여기에 포함이 안 되었다. 조선업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선을 90프로 이상 수주해서 몇 개월째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고,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아시아 넘버 원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날아다니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방탄소년단, 그리고 영화, 드라마 등 한류 문화의 힘은 엄청나다. 독일에서 진행한 어느 한 오디션에서는 방탄소년단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한국어를 배워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출연자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정치적인 후진성이 있고, 수구 기득권 세력의 반발, 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 토착 왜구 등의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 이 조그만 나라에서 이때까지 버티면서 생존하고, 약 70년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10위안에 드는 경제 대국으로 발돋음한 우리이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우리의 길을 나아가기를 바란다. 


아.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만약 전작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뜻밖의 상황을 기상천외한 우연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위트 있게 잘 표현한 책이다. 킬링 타임으로 적격이다. 하지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한다면, 그건 아니다.


2019.12.14 Ex. Libris. HJK


여느 사람 같았으면 낙원과도 같은 섬에서 귀족같이 화려한 생활을 하는 데에 아주 만족했을 것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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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20-01-1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작을 읽고 영화까지 깔깔대며 봤던 터라, 제목만봐도 이마를 탁 치게 되네요:-)
 
공부할 권리 -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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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에 도서관 서고를 돌아다니는 취미를 가진 후 미처 알지 못했던 책을 우연히 접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아직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책이 있고, 역시 나의 존재는 미약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학부모들에게 팔기 위해 기획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지나칠까 했지만, 이 책이 꽂혀 있는 서고가 인문학 서고였다. 그리고, 같은 책이 4 권이나 있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품위 있는 사람을 위한 인문학 선언이라는 부제가 있었다.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니고, 인문학 공부라는 생각, 4 권이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대출하기를 원했던 책인가라는 생각에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넘기다 보니 중간에 그림과 좋은 문장들을 발췌해 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책 제목만 보고 발생한 나의 오해가 창피하다는 것을 느꼈다. 공부라는 문자가 주는 선입견이 무섭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얼마나 많은 책을 보관함에 넣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 책에 인용한 많은 책들을 알라딘에서 검색하고, 보관함에 넣을 것이다. 읽지 못하고, 쌓여만 가는 보관함을 생각하면, 초조해진다. 보관함에는 일주일에 한 권씩 읽어도 몇 년 동안 읽어야 하는 책들이 있다. 


사실 독서를 공부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공부라기보다는 그냥 일상에 도움을 주는 정도나 사소한 궁금증에서 독서를 한다고 생각했다. 공부라면, 왠지 시험을 봐야 하고, 자격증을 따야 하고, 누군가에게 공부한 정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저자가 생각하는 공부는 무엇일까? 한 권의 책이 모두 공부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지만,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공부를 하는 이유, 의미는 다음과 같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조그만 방에서 혼자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면서 자신을 당당하게 만드는 것이 공부이고, 사회적 연대, 공동체 의식을 길러 나가는 것이 공부라고 한다.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어도 '삷은 아직 더 살아야만 풀어지는 아름다운 신비'임을 깨닫게 한 것이 나에게는 공부였습니다. 어떤 제대로 된 직함도 없기에 남들 앞에서 내 소개를 하는 것이 꺼려지는 순간에도 마음 깊은 곳에는 믿는 구석이 있었지요. '나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는 사람이야. 그것만으로 당당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 줄 아는 용감한 나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수많은 자아의 얼굴 중에서도 내가 가장 아끼고 지켜 주고 싶은 자아였습니다. (P.346)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책을 읽고, 시간표도 선생님도 없는 나만의 작은 마음의 학교에서 스스로 배우고 익힌 배움의 기술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포스트잇을 붙였지만, 그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한다.


노예로 태어난 온갖 고난을 겪었지만 끝내 위대한 철학자가 된 에픽테토스는 [엥케이리디온]에서 '나에게 달린 것'과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지혜를 강조합니다. 국적, 부모, 인종, 외모, 평판, 재산 같은 것들은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인데, 사람들은 이런 것들에 골몰하느라 진정 나에게 달려 있는 것에 마음 쏟을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실로 나에게 달려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지혜, 신념, 우정, 용기, 희망처럼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내면의 가치들입니다. (P.64)


왜 세상은 거짓된 사람들이 훨씬 자주, 그것도 화끈하게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까요? 왜 세상은 위험한 진실보다는 안전한 거짓의 편에 서라고 충동질하는 것일까요? 제우스는 자신에게 복종하는 인간을 원했고, 프로메테우스는 힘들더라도 제 머리로 생각하는 인간을 원했습니다. 제우스는 모든 독재자의 은유이며, 프로메테우스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신에게조차 반항하며 묵묵히 진실을 위해 싸우는 혁명가의 은유가 아닐까요? (P.76)


오두막 한 채와 검은 빵, 물만으로 이루어진 소박한 삶에서 위대한 사상을 길어 올린 소로의 서릿발처럼 차가운 일갈이 귓가에 들리는 듯합니다. 옷장에 옷을 쌓아 놓고도 입고 나갈 옷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냉장고에 음식을 잔뜩 쟁여 놓고도 먹을 게 없다고 칭얼대는 우리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진짜 문제는 궁핍이 아니라 과잉입니다. 단 하루만이라도 텔레비전을 끄고, 인터넷을 멀리하고,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찾아 떠나 보면 어떨까요? 동네 뒷산도 좋고, 봄꽃 흐드러진 명산도 좋습니다. 그곳에 우리가 버려두고 온 가장 야생적인 자아가 있습니다. (P.93)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온 지 7년이 지났다. 신도시였기 때문에 주변 모든 환경이 새롭게 조성되었다. 하지만, 우리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 앞에는 개천이 있고, 뒤에는 야산이 있다. 개천은 호수로 이어지고, 야산은 제법 높은 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변 걷기를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되었다는데, 걷다 보니 미처 알지 못했던 장소와 길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알지 못했던 길을 찾는 재미도 생겼다. 자동차로 정해진 길로만 7년 동안 다녔다는 생각 때문에 걸으면서 찾아낸 새로운 길들이 너무 반가웠다. 걷기에 대한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타인의 고통](이재원 옮김)에서 손택은 매스미디어가 전시하는 천편일률적인 고통의 이미지에 길들어 버린 현대인의 무딘 감수성을 공격합니다. 현대인들은 '전쟁' 하면 블록버스터 영화의 전투 신을 떠올리고, 기아 하면 에티오피아의 배고픈 아이들을 떠올립니다. 자기의 고통은 육체로 직접 느끼면서 타인의 고통은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지요.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마음으로 느끼는 공감의 기술을 잃어버린 현대인은 영화를 볼 때는 눈물을 아끼지 않으면서 정작 살아 있는 옆 사람의 고통에는 무감각해져 갑니다. (P.133)


이 책을 읽으면서 우연히 <해바라기> 영화를 보았다. 스트리밍 서비스 왓차를 통해 고전물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넷플릭스와 다른 왓차만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한 장면이 생각난다. 길거리에서 폭력을 가하는 한 남자를 약간 떨어진 경찰차에 타고 있는 두 명의 경찰이 보고 있었다. 남자를 막기 위해 가야 한다는 경찰에게 다른 경찰은 신고가 들어왔냐고 물어본다. 신고는 없었다는 말을 들은 경찰은 밥 먹을 시간이니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자고 한다. 한 남자의 폭력을 보고, 근처의 사람들은 아무도 말리지 않고, 아무도 신고하지 않고, 신고가 없으면, 밥이나 먹으러 가는 경찰의 모습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소비를 하지 않고서는 하루도 살 수 없게 되어 버린 현대화된 가난이야말로 또 하나의 더 큰 결핍, '꿈꿀 수 없는 젊음'을 낳는 주범입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은 진정한 꿈을 꾸는 데 인색해져 버렸습니다. 이반 일리치는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허택 옮김)에서 매일매일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돈을 쓸 것인가'를 선택하느라 빼앗겨 버린 우리의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자기 안의 재능을 볼 수 있는 눈을 잃었고, 그 재능을 발휘하도록 환경조건을 조절할 힘을 빼앗겼고, 외부의 도전과 내부의 불안을 이겨 낼 자신감을 상실했다." (P.208)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꿈에서 나오는 여러 인물이나 기호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면, 그 꿈이 '왜, 어떻게' 나 자신의 운명과 상처를 반영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그 상처를 치유해야하는지 도움을 주는 것은 융의 분석심리학입니다. (P.246)


프로이트, 융, 그리고 아들러의 심리학을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계속 미루고 있다. 섣불리 접근할 수 없는 영역으로 생각하면서 애써 외면을 한다.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나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2020년에 꼭 해보고 싶다.


나만 생각하다가는 남은 물론 나 자신까지도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아들러는 이런 처방을 내립니다. "14일 만에 좋아질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한 사람을 정해서 매일 그 사람을 어떻게 기쁘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보십이오" 이기심은 자아를 향해 과도하게 집중된 리비도입니다. 내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까'를 생각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고 성장의 시작이며, 뜻하지 않게 자기 안의 우울감을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이 되기도 합니다. (P.266)


저에게는 공부가 가장 소중한 마음챙김의 기술이었습니다. 자격증이나 점수를 따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문학과 철학과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미치게 좋았습니다. 문학과 철학과 역사를 공부할수록 치유 불능의 열등생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열등감마저 좋았습니다. 병적인 즐거움이었지요. 인문학 공부의 무서운 맨얼굴은 파고들수록 '넌 지독한 무식쟁이야!'라는 것을 기쁘게 깨닫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내가 무지함을 깨달을수록 신이 났습니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를 깨닫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모르면서 아는 척하며 살아왔는지를 깨닫는 순간 진짜 배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신화와 예술과 정치에 관한 모든 공부가 신명났지요. (P.345)


공부가 마음챙김의 기술이라니 멋진 생각이다. 사실 내가 독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호기심이다. 사회과학, 역사 분야를 좋아한다. 물론, 심리학이나 철학, 자연과학으로 가면 훨씬 더 많은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사람의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몰입의 조건은 무엇일까?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가? 

2차대전 때 독일은 어떻게 프랑스를 몇 주 만에 점령할 수 있었을까? 춘추시대 때 제나라는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을까? 왜 십자군을 창설해서 예루살렘으로 쳐들어가서 그렇게 나쁜 짓을 했을까?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포함하는 엄청난 영토를 자랑하던 로마는 왜 무너졌을까? 나폴레옹과 히틀러는 왜 러시아를 침공해서 모스크바를 점령하러 했을까? 호모 사피엔스는 왜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을까? 농업이 시작되면서 인류는 어떻게 변화되었나? 


호기심이 왕성해서 책을 읽는 것은 아니고, 책을 읽다 보니 호기심이 생기는 거 같다. 일단, 책을 읽자. 나머지는 책이 해결해 줄 것이다. 


2019.12. 8 Ex. Libris. HJK

 

제게 공부란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깨닫고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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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있습니까? - 군살, 노화, 성인병으로부터 멀어지는 영리한 식사법 더 건강한 몸과 마음 3
바스 카스트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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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항상 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싶지만, 유혹에 빠져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서도 이 책을 선택했다. 몰랐던 지식을 얻는 것보다 다시 한번 결심을 하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몸에 좋다는 음식은 다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소유한 지식의 짧음을 알았다. 음식과 내 몸의 상호 메커니즘을 이해하니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높아졌다. 

2개월 전부터 하루 만보 걷기, 푸시업, 스쿼트를 하고 있는데, 이제 식생활도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내 몸에 이로운 식사가 무엇인지를 3가지 중요 영양소와 1가지 성분을 기반으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단백질이다. 견과류, 랜틸콩, 버섯, 요구르트 등 식물성 단백질이 좋고, 햄, 소시지, 핫도그, 치킨 너겟 등 가공식품이 안 좋다는 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단백질이 포만감을 준다는 것은 몰랐다. 이것은 단백질을 먼저 먹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면, 음식을 과도하게 안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이다. 

회식 때 먼저 고기를 적당히 먹고, 후식으로 냉면이나 공기밥 등을 먹지 않으면서 회식도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매월 하는 회식은 내 돈이 아니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많이 먹는데, 이것이 결국 내 돈은 안 나가지만, 내 몸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탄수화물이다.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과일, 귀리, 통곡물 빵, 천연발효빵 등이 좋고, 쌀, 흰 빵, 청량음료 등이 안 좋다는 것은 알았지만, 감자, 과일즙, 과일 주스도 안 좋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과일 먹기가 쉽지 않으니 과일즙을 먹어서 한꺼번에 많은 과일을 먹는 것처럼 섭취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과일즙이 안 좋다니. 청량음료가 안 좋은 것처럼 시중에서 파는 과일즙, 주스도 좋지 않다. 이유는 바로 과당 때문이다. 청량음료는 과당이 엄청 높다. 코카콜라 245ml의 칼로리는 104kcal이다. 지방은 0%이다. 칼로리가 별로 높지 않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벌컥 마신다. 하지만, 치명적인 것은 당류가 26g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설탕이 26g이나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당류가 과도하게 많으면, 간이 지방을 생성하고, 남는 지방을 각 기관으로 보낸다. 각 기관에서 필요한 지방을 초과해서 보내면, 근육, 복부 등에 내장지방이 쌓이게 된다. 또한, 간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서 췌장은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하고, 이것이 암이나 당뇨병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

 

세 번째는 지방이다. 저자는 지방에 대한 오해를 풀라고 한다. 몸에 좋은 지방을 먹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지방을 피하지 말라고 한다. 견과류, 아보카도, 올리브유, 연어, 낫또, 치즈 등이 좋다. 소시지, 트랜스지방, 피자, 도넛, 과자 등은 피해야 한다. 물론, 집에서 직접 만든 피자, 도넛, 과자 등은 그나마 낫지만, 집에서 만들어도 과당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역시 좋지는 않다. 

편의점에서 시간이 없을 때 하나씩 먹었던 소시지가 얼마나 몸에 안 좋은지를 알았다. 시간이 없고, 돈을 아끼기 위해 편의점에서 라면과 소시지를 먹는 사람들이 자기 몸에 많은 악영향을 스스로 주고 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오메가 3 지방산 캡슐을 하루에 한 개씩 꾸준히 먹고 있다. 견과류, 낫또, 치즈 등을 좀 더 많이 먹어야겠다. 


과당의 위험성, 피해야 할 음식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서 좋았다. 추가적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식생활 습관 2 가지만 명심하면 좋겠다. 

스트레스, 우울할 때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술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 그래봤자 스트레스는 풀리지 않고, 기분만 더러워지고, 자기 몸만 나빠진다. 스스로 자기 몸에 학대를 하는 것이다. 내 몸을 칼로 긋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내 몸 안에 안 좋은 영양소를 주입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도 될까?

걷기 위해 나가기 전에는 너무 귀찮지만, 걷고 난 후의 기분은 정말 좋다는 사실은 느끼면, 계속 걷기 위해 나갈 수 있다. 스트레스, 우울증이 느껴질 때 일단 운동화 신고, 조깅이나 산책을 하러 가자. 운동화 신을 수가 없을 때에도 괜찮다. 그냥 걷자. 


자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안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루에 12시간은 금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더 정확한 접근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금식을 유지하면 좋다. 물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안 먹는 것이다. 자기 전에 과일 정도는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안 좋다. 과일은 탄수화물에 섭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음식인데, 탄수화물은 아침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즉, 8시 이후 아침에 과일과 견과류를 먹는 것이 최적인 식습관인 것이다.


아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알고 실천하는 것은 더 어렵다. 알기 위해서 책을 읽지만,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도 책을 읽어야 한다. 


2019.11.30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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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
닐 셔스터먼.재러드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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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는 상당히 마음에 안 들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재난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꽤 많다. 흔히 전쟁, 바이러스, 외계인 침략 등으로 이 세상의 종말이 닥쳐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가능성 있는 것은 지구가 병들어 환경 재앙이 닥치는 것이 아닐까?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에너지 자원의 고갈 등이 초래되었을 때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이 책은 물이 없어서 세상이 망해가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약 일주일 동안 부모와 떨어져 물이 없는 삭막한 세상에 그대로 노출되어서 물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십대 청소년들이 주인공이다. 배경 설정이나 전개가 그다지 심각해 보이지 않고, 작위적인 부분이 있지만, 물이 없어진 세상을 상상하며 소설 속에 빠져드는 재미는 있었다. 


예전에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를 재미있게 보았다. 시즌 4 정도까지 봤다. 지금은 시즌 9까지 나왔다고 한다. 시즌이 갈수록 계속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어서 흥미를 잃었다. 정착지 찾기 위해 이동하고, 정착지를 찾은 후에 갈등이나 좀비의 습격으로 정착지가 무너지고, 다시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나서는 줄거리는 반복된다. 이해는 간다. 이런 형태의 줄거리는 엔딩을 끝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재미있게 봤던 영화 <더 로드>는 그래도 희망을 발견하고, 여운을 남기면서 나름대로 끝을 잘 맺었다. 하지만, <워킹 데드>는 성공적인 끝을 맺기에 이미 늦었다.


<워킹 데드>를 보면서 나름대로 세상의 종말이 다가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진지하게 시뮬레이션 해 본 적이 있다. 식료품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좀비를 어떻게 죽여야 할지, 정착지는 어디가 좋을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아니면, 그냥 자살하는 것이 나을지도 생각했다. 

그런데, <드라이>를 읽으면서 물이 없어지는 상황은 또 다르다고 생각했다. 만약, 비가 안 오고, 온난화로 기온은 올라가고, 모든 물이 없어지면, 종말은 정해져 있고, 좀 더 오래 생존했다는 뿐이지 다른 방법은 없다. 운좋게 비가 내릴 때까지 버틸 수는 있겠지.

이 책은 완전히 끝난 이 세상의 종말까지 보여주지 않는다. <마스>에서 나오는 번뜩이는 과학적 지식이 이 책에서 보이지 않지만, 이 책에 나오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상식 같은 것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만약, 개인 주택이라면 지하실에 대피소를 만들어 놓거나 외딴 산에 벙커를 구축해 놓을 수도 있겠다. 주택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초래해서 공격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는 벙커가 도움이 되겠지만, 그곳까지 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도로에 차가 있을 것이고, 길에서 만나는 그 누구도 믿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인간의 존엄성이나 자아 발견은 우주 저편의 이야기이겠지. 암튼 나도 모르겠다. 지금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 둔다고, 내가 그대로 행동할 수 있을지 장담을 못 하겠다.

내가 아는 지식으로 생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기, 토목, 군사 지식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렸을 때 보이스카우트는 했었는데, 그때 열심히 안 한 것을 후회한다. 


책을 읽는 도중에 우연히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오는 것도 자연의 축복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이 지구를 지켜야 한다.


2019.11.17 Ex. Libris. HJK


부엌 수도꼭지에서 기묘한 소리나 난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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