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드는 영국 과자
야스다 마리코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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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집에서 만드는 영국과자-가을에는 따뜻한 차와 함께 영국식 디저트를!


 


벌써 10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하루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날 떠오르는 것은 김이 나는 따뜻한 홍차와 디저트들!


베이킹을 하기 위해서는 오븐을 써야하는 요리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무더운 여름날 오븐을 켜는 것은 베이킹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꺼려지는 일이죠. 하지만 쌀쌀한 가을이 왔으니 오븐을 켜면 집의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맛있는 디저트도 먹을 수 있는 '일석 이조'의 계절이 되었어요. 저도 그동안 벼르고 있던 베이킹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이번 여름은 정말 미친 듯이 더워서 베이킹은 커녕 에어컨 밑에서 비실거리며 누워있는 나날들의 연속이었거든요. 열심히 만들고 싶은 베이킹 요리들을 캡쳐하는 것으로 베이킹 욕구를 대체했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영국 과자>는 무려 일본 아마존 베스트 셀러를 차지한 책!


영국 홈메이드 과자 레시피를 실은 책인데, 제가 이 책이 정말 반가웠던 이유는 홍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잔뜩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커피보다는 '홍차'파 거든요. 차와 함께 할 수 있는 디저트가 주류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비스킷&스콘 메뉴가 10개도 넘어요. 아무래도 '스콘'은 잘 실패하지 않고 먹기도 편하기 때문에 제가 선호하는 베이킹 요리인데, 이 요리법이 잔뜩 있으니 좋더라고요.


그 외에도 케이크, 페이스트리, 푸딩, 오트 등의 다양한 디저트 요리법이 나와 있어요. 총 58가지 레시피가 있으니 다양한 디저트 레시피가 필요한 분들에게 유용한 책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요리법은 거의 영국 가정식 과자인데, 가장 좋은 점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와 도구를 사용해도 된다는 점이에요. 약간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마릴라 아주머니의 요릴 보는 듯 하죠. (참고로 빨간머리 앤의 배경은 캐나다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이 이주민이라는 걸 고려하면 영국식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봐도 될 거 같아요)


블랙 트리클, 엘더플라워 코디얼 등 낯선 요리 재료들이 나오기도 하지만(저는 완전 내킬 때만 찾아서 요리하는, 취미용 요리라서요)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대체할 거리를 찾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막상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를 보면, 제가 낯설다고 생각하는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고요.

 


책 사진은 주로 제가 먹고 싶은 요리로 올렸어요. ㅎㅎ 사심이 잔뜩 들어간 리뷰죠. 언젠가 반드시 만들어 먹고 말겠다는 의지가 담긴 포스팅이랄까?


영국 과자의 좋은 점은 과하게 꾸미거나 달지 않고 소박한 스타일이 많다는 거였어요. 저자가 말한 것처럼 15분만에 뚝딱(물론 전문가니까 그렇겠지만요) 만들 수 있는 레몬 드리즐 케이크 같은 빵도 있고, 투박한 꽃 모양의 웰시 케이크는 심지어 두꺼운 프라이팬이나 핫플레이트에 구워먹어도 되죠. 저자는 스콘을 가장 영국적인 요리라고 했는데 바로 단순하고 꾸밈없이 맛있기 때문이래요. 저는 질리지 않고 차와 함께 계속 먹을 수 있으며 요리하기에 간단해서 스콘을 선호하는데, 영국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나 봐요. 기본 스콘부터 과일을 넣는 스콘, 여름철에 스콘을 만들 때의 주의 사항, 치즈 스콘, 마마이트 스콘 등 빵집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스콘이 잔뜩 있어서 행복했어요. 하나씩 만들어 먹을 것을 생각하면 ㅎㅎ 절로 입에 미소가 떠오르네요.


그 외에도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홍차에 적셔 먹기 가장 좋은 비스킷>, 영국인들이 항상 비스킷을 소지하고 다닌다는 것 등 영국의 차와 디저트 문화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좋았어요. 곧 영국을 방문할 계획이라 이런 정보들이 더욱더 반가웠어요.


차와 함께 먹을 디저트가 고민이라면 주저없이 <집에서 만드는 영국과자>책을 추천해요. 다양한 요리법은 물론이고 주로 '홍차'와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으로 다양한 과자를 만들 수 있어요. 막상 차에 곁들일 디저트 요리법을 검색해보면 정보가 별로 없거든요. 쌀쌀한 가을,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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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새소설 1
배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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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트콤-질풍노도의 시기, 십대여 마음껏 발버둥쳐라



어디선가 드라마나 소설에서 본 듯 하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이야기, 백민석 소설가가 손에서 놓을 수 없어 원고를 온갖 곳에 들고 다니며 읽었다는 이야기, 바로 자음과 모음 경장편 소설 수상작 <시트콤>이다. <시트콤>은 1990년 제주도 출생의 젊은 작가가 쓴 십대들의 이야기이다. 전교 1등인 연아가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는 숨 막히는 삶(타인의 의지대로만 사는 삶을 삶이라 부를 수 있다면)에서 탈출하고 싶어 벌이는 사건이 중심인데, 작가가 태어난 도시 '제주도'에서 한국 최대규모의 국제 학교 부지가 있으며 앞으로 더 확장될 것을 생각하면 뭔가 참 그렇다. 유흥 시설도 없고 부모가 차로 태워다주지 않으면 거의 번화가에도 갈 수 없는 환경, 참 가둬놓고 공부시키기 좋았다.


첫 전개는 그야말로 황당했다. 여자친구와 섹스 한 번 하고 싶어 다른 사람들이 찾지 않던 교실을 찾은 고등학생, 어떻게 거사를 치러 보려고 교복 셔츠까지 벗어 먼지를 털어내지만 갑작스럽게 들어온 선생님들 때문에 미처 바지 지퍼를 다 올리지도 못하고 테이블 아래로 숨는다. 겨우 나갈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았나 했더니 역시 섹스를 하러 온 젊은 남녀 선생님들 때문에 무산된다.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생각하는 게 크게 다르지 않나보다. 하지만 그들도 연아의 담임교사와 연아의 어머니 상담때문에 테이블 밑으로 다급하게 숨게되고, 엉겹결에 넷은 테이블 밑에서 조우하게 된다.


그 이후로 쭉 이어지는 연아의 이야기. 연아는 그 고등학교의 전교 1등이며 시간이 가는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단 한번도 엄마의 뜻을 거역한 적이 없다. 엄마가 학원 뺑뺑이를 돌리면 그렇게 했고 전교 1등을 하라면 역시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강원도 철원에 있는 기숙학원을 가라고 통보받는 순간 반기를 든다. 과외와 학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전국 모의고사1등 또는 서울대를 반드시 가기 위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연아가 정한 것이 아니라 늘 엄마가 정한다.  연아가 어떤 걸 잘 하고 어떤 게 부족한지 다 꿰뚫고 있다며 막무가내인 엄마, 아빠가 어떻게 말리려고 해 보지만 아빠의 목소리는 두 모녀의 설전에 허망하게 묻히고 만다.


   
   

내가 나 좋으라고 이래? 네가 서울대를 안 가면 뭘 어쩔 건데?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연예인처럼 예쁜 것도 아니고, 머리 좀 좋은 거 빼고는 네가 잘난게 뭐가 있냐고!


난 너 낳고 내 인생을 버렸어. 네가 태어난 날 이 엄만 죽었다고.


-시트콤 중 연아 엄마의 대사-

 
   

 

 


세상에 이렇게 현실적일 수가.

현재 어느 집 부모와 자녀가 싸우는 장면을 그대로 복사 붙여놓기 해 놓은 것 같다. 헛웃음을 치며 읽게 되는데, 어찌나 현실 반영을 잘 하는지 억지로 자녀 공부를 시키는 수많은 부모의 발언을 보는 줄 알았다. 대학 입학 전까지는 부모가 정해 놓은 길을 가라며 꼭두각시처럼 자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 <시트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 엄마가 너무했네, 또는 이런 사람이 어디있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 자기가 이렇게 행동하는 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자녀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며 부모의 마지막 말엔 꼭 이런 말이 따라붙는다.


"다 너 좋으라고 이러는 거야."


연아 또한 이번에는 질 수 없는지 엄마의 김치싸다귀에도 강경하게 나간다. 집 있고 밥 먹여주고 등 따뜻하니 배가 불러 이런다는 엄마의 말에 김치에 절은 티셔츠를 입고 가출을 강행한 것! 지갑도 가지고 나오지 않아 주머니에 있는 돈으로 겨우 택시비를 치르고 전혀 로열같지 않은 '로열 불가마방'에 머물게 된다. 과연 엄마와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이한 십대 '연아'의 대결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시트콤>의 책 뒤편에는 여러 소설가와 사회비평가의 멘트가 나와 있는데 그 중 박권일 씨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십대 자녀가 있는 어느 집에서나 있는 일인데, 정말 이러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는지 결말도 기상천외한 방법을 이용한다.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아쉬웠으나 애초에 자신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부모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또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강요하는 부모가 이런 책을 굳이 찾아읽지 않으며 읽는다 하더라도 '소 귀에 경 읽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결론 방식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다만 이건 확실하다, <시트콤>을 쓴 배준 작가는 어떤 10대 시절을 보냈을지 매우 궁금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경험을 하며 10대를 보냈기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어렵고 따분한 건 질색이라 재미를 먼저 생각했다는 작가의 말, 실제로 <시트콤>이라는 소설은 가볍고 재미있지만  메시지는 확실히 담았다.


빨리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고 싶은 한국 학부모님들, 이 책 좀 읽으세요. 재미있고 따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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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 한시.가사 편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하태준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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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고등학교 필수 문학 작품 그림과 함께 감상하기



수능 국어 강사 중에 항상 시를 가르칠 때 작품과 관련된 멋진 그림을 함께 그려서 유명세를 탄 분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 분이 가르치는 방식을 보고 굉장히 감탄했는데, 제가 문학 문제를 잘 푸는 비결도 바로 '이미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작품을 쓸 때 특정 '이미지'를 머리 속으로 상상할 수밖에 없고 작품은 그 이미지를 글로 옮겨 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어려운 학생들이 글을 읽으면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연습을 한다면 문학 감상능력을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를 보고 굉장히 감탄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미지와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그림 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설명과 특징, 작품이 나오게 된 이유 등이 자세한 그림과 함께 제시되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상상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극인의 <상춘곡>을 설명할 때는 초가집 근처를 서성이며 자연을 감상하는 선비의 모습이 나와 있습니다. 이 그림만 보고도 바로 벼슬을 내려놓고 앞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주변에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한 곳에 초가집을 짓고 살았던 정극인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배경을 이해하면서 시를 감상하면 그냥 활자로 무미건조하게 감상할 때와 다른 효과를 얻습니다.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게, 화자의 처지와 마음에 공감하면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미지와 함께 읽었기 때문에 시각적 자극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와 견고하게 연결된 작품의 감상은 오랫동안 머리 속에 남아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만약 아무리 많은 작품을 공부해도 머리 속에 잘 남지 않아 고민인 학생들이 있다면 이런 방식으로 작품을 하나씩 감상하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글보다는 '이미지'가 훨씬 기억하기 좋습니다. 특히 이렇게 예쁜 자연환경을 그려놓은 이미지를 바라보면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한시, 가사 편에서는 여수장우중문시, 부벽루, 송인을 비롯하여 상춘곡, 면앙정가, 사미인곡, 관동별곡 등 고등학교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한시와 가사들이 나와 있습니다. 이 작품들, 특히 '가사'는 모의고사와 수능에 단골로 출제되는 작품이므로 반드시 숙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작품의 주요 내용과 핵심요약만을 보기 위해서는 적절하지 않고 전문을 그림과 함께 느긋하게 감상할 때 좋습니다. 맨 마지막에 작품의 핵심 요약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핵심요약만 보고자 한다면 이보다 더 많은 작품을 다룬 책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다급하게 앞둔 수험생들보다는 고등학교를 앞둔 중학생, 또는 방학이나 공휴일 등을 맞이하여 느긋하게 작품을 제대로 감상해보고 싶은 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특히 아직 고전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중학생과 고등학생1학년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책입니다.


그림과 함께 색다르게 고등학교 필수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또는 딱딱한 설명에 머리가 아픈 학생들이라면 이 책으로 가벼운 소설 읽듯이 삽화와 함께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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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 이야기 -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10
빅터 에스칸델 리바스 지음, 데니세 데스페이루 그림, 공민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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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 이야기-신화 속의 거인들


 


고대의 이야기, 신화 속 신과 사람들, 신비한 마법의 도구들과 동물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까, 과연 인간들은 자신들의 앞에 닥친 역경을 어떤 기발한 방식으로 헤쳐나갈까, 이야기 속의 신들은 어떤 모습일까 등 온갖 호기심이 든다. 설화나 민담 등을 모두 포함하여 신화는 언제나 미지의 세계이자 과거의 마법이 실현되는 세계이다.

 



<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이야기>는 세계 여러 국가의 신화 속에 나오는 '거인들'의 이야기이다. 이상하게도 '거인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곳곳에 존재하는데 중국의 세계창조 신화나 그리스로마 신화, 유럽의 설화에도 거인들이 나오고 제주도 창조 신화에도 거인이 등장한다. 오히려 거인이 나오지 않는 설화를 가진 나라를 찾는 것이 더 힘들다. 왜 옛날 인간들은 매우 거대하고 힘이 센 '거인'이 나오는 이야기를 만들어 전해주었을까? 수많은 거인 설화 속에서  때로는 그 거인이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거인에 비하면 힘없고 보잘것없는 인간들이 주인공이다. 아마 거인은 인간이 뛰어넘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역경이나 고난 또는 재해였을 듯 하다. 작지만 지혜로운 인간은 이 거인과 같은 어려움을 재치와 경험, 그리고 영리함을 이용해 헤쳐나갔을 것이다.


<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이야기>에는 '잭과 콩나무'와 '거인국에 간 걸리버', '가르강튀아'와 같은 유명한 거인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한국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선 '오나와 무시무시한 거인 쿠훌린',  노르웨이 민담의 '심장이 없는 거인' 등도 나와 있다. 거인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는 동화책의 '삽화'였다. 동화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알게 된 사실은, 유명 삽화가의 그림을 가장 싼 값에 보는 방법이 바로 '동화책'이라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빅터 에스칸델로 추정되는 알파벳으로 구글에 검색을 했더니 바로 일러스트레이더라는 자동완성 문구가 떴다. 여러 권의 책을 냈고 유명 광고 회사와도 여러 번 협업을 한 유명 일러스트레이더였다. 강하지 않은 파스텔 톤의 색감에 푸른색 계열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쁜 인물들도 무섭기보다는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서 좋았다. 거기에 거인이야기+신화 이다 보니 하늘과 바다, 높은 산 등이 배경으로 많이 나왔는데 이런 점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 본다.


http://victorescandell.com/(일러스트레이더 홈페이지)

 


세상에는 많은 영웅들이 있다. 신화 속에서 영웅들은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또는 좌절하더라도 거기서 그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는다. 어릴 때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라서 힘든 일들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작고 왜소한 존재라 하더라도 우리는 모두 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면 언젠가 정말 힘들 때 잠재 기억 속에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푸른색의 예쁜 삽화들과 함께, 아이들과 거인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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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듀어런스 - 우주에서 보낸 아주 특별한 1년
스콧 켈리 지음, 홍한결 옮김 / 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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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듀어런스-우주인이 말하는 우주생활의 A부터 Z까지


 


마션, 아르테미스,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 많은 영화와 소설들이 '우주'에 대해서 다룬다. 과거의 인간들에게 '하늘을 나는 것'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의미였다면 21세기의 인간에게는 '우주로 떠나는 것'이 같은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수많은 우주 관련 영화와 소설을 읽으면서 이 땅에 두 발을 붙이고 살아가게 하는 힘 '중력'에서 벗어나,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꿈을 꾼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진실들에 궁금해하고, 그 진실을 밝히는 일선에 있는 우주비행사들의 삶에 호기심을 갖는다. 연속 우주체류 최장기록 우주인이자 미국인인 스콧 켈리의 <인듀어런스>는 우주 생활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이 손을 댈 수밖에 없는, 그런 책이다.

 


<인듀어런스>의 가장 앞 부분에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사진이 멋지게 나와 있고, 그 외에도 스콧 켈리의 어린시절, 우주인 동기들의 모습, 우주인 훈련센터에서의 모습 등이 나와 있어 앞으로 펼쳐질 우주 여행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프롤로그는 그의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시작된다.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1년 정도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온 그가 지구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중력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에 시달린다. 심지어는 알레르기성 발진이 일어나 발목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퉁퉁 붓기도 한다. 위험한 상황은 우주에서뿐 아니라 지구에서도 계속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위험성을 알면서도 우주비행을 4번이나 다녀왔다.


어릴 때 못 말리는 구제불능의 아이였던 그는 '위험한 일'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위험하지 않은 일은 따분하게 느꼈고 가만히 의자에 붙박여 공부를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높은 곳에서 점프하고 지붕에 매달리고, 아마 그는 '아드레날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듯 하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응급구조사'라는 일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 외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고등학교를 하위권으로 겨우 졸업하였다. 의사가 될까 생각했지만 첫 학기부터 낙제였고 그 어떤 일에도 흥미를 갖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거의 '비행청소년'(다른 의미의 비행이지만 비행이라는 말이 들어가긴 한다)급의 학생이었는데 놀랍게도 해군 파일럿이 쓴 <영웅의 자질>이라는 책을 읽고 파일럿이 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현재 그는 우주에 4번이나 다녀온 우주인이다.


스콧 켈리의 학창시절, 그의 오랜 연인 아미코의 이야기 등을 보면서 '우주여행'보다 더 관심히 가는 사실이 있었다. 한국 학생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아는 나로서는 굉장히 부러운 점이 있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실패'와 '재기'가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사업을 하지 않는 한(어쩌면 사업에서도 그럴 수 있겠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현재 대입제도에서 '수시'비율이 80%나 되는 것이 큰 논란이 되고 있는데 고등학생인 아이들에게는 이 제도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진다. 단 한 번의 시험에서라도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의대나 최상위 대학을 내신으로 가는 것은 포기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좋은 학군, 경쟁이 심한 학군으로 가면 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져 혹자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이라고도 말한다. <인듀어런스>에서 스콧 켈리는 끊임없이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엉망인(일반사람들의 눈에는 확연히 엉망이다)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해군에 입대하여 파일럿이 되었고 마침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우주비행사까지 되었다. 한국에서라면, 이게 가능한 일일까? 그의 연인인 아미코도 마찬가지이다. 15살 때 집에서 가출하여 18살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나사에 비서로 취직하였고 나사에서 지원해주는 학업프로그램에 합격하여 전일제 직원이 되어 훌륭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되었다. 이 두 사람의 노력을 호도하는 것이 아니다. 책에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이 두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실패를 허용하는 분위기, 과거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인생을 살았더라도 노력하면 다시 도전하여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부럽다는 것이다. 한국은 수시를 옹호하는 댓글만 봐도 '실패'에 대한 사람들의 관념을 알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고 꾸준히 잘 하는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무조건 우대해야 한다는 식이다.


다시 책 본문 내용으로 돌아가서, <인듀어런스>는 영화나 소설로 접한 사람들이 생각하기 힘든 우주생활의 실상을 낱낱이 알려준다. 지구로 돌아왔을 때의 부작용은 물론이고 수많은 우주인들의 희생 끝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하나씩 발전해왔다는 것, 예전에는 비행능력을 우선으로 쳤으나 최근 우주비행사를 뽑을 때는 건강한 정신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점을 우선으로 친다는 것(최근 이에 대한 책이 한국에도 출판되었다),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스타시티, '닥터no'로 불리는 비행의무관, 소유즈 발사 때 입는 소콜복을 입는 방법과 불편한 점 등 그가 겪은 일이 세세히 나와 있다. 심지어 소콜복을 입을 때 그가 대머리라서 자꾸 머리를 다친다는 것이나 남자들도 소변을 보기 힘든데 여자 우주비행사들은 어떻게 용변을 해결하는지 궁금하다는 것, 로켓 출발 전에 관장을 해야한다는 것 등까지도.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우주여행이 낭만적인 것은 아니었지만(내가 해 보지 않고 부러워하는 모든 것이, 실상은 상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이런 소소하고 새로운 점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스콧 켈리가 우주비행사가 되는 과정, 우주 비행 훈련을 받고 우주에 나가서 생활하고 다시 되돌아오기까지 우주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인듀어런스>를 반드시 보기 바란다. 소설이 아니라 발단, 전개, 절정 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소설보다 더 와 닿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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