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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 트럼프 2.0 시대, 한반도 지정학
김동기 지음 / 해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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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이하여, 지정학적으로 북한과 미국, 중국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는 책
이에 따라 한국의 대처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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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 트럼프 2.0 시대, 한반도 지정학
김동기 지음 / 해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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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트럼프 2기 정부의 움직임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북한과 분단되어 있고 중국과 가까운 우리나라로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향성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는 트럼프 2.0시대를 대비한 '한반도 지정학'에 대한 책이다. 저자 김동기 변호사는 현재 국제 정치 및 경제의 맥락과 흐름을 연구하고 있으며 <아시아 경제>에 국제정세를 다루는 칼럼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지정학의 힘>, <달러의 힘>이 있으며 거시적인 시각과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한국을 둘러싼 정치, 경제, 외교, 안보의 역학 관계를 밝혔고 열강의 지정학적 행태와 그로 인해 결정된 한반도의 현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부터 북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전까지는 북미 관계가 '적대와 대립'이라는 고정된 프레임 속에 있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다르게 바라보는 듯 했다. 저자는 "미국에 북한은 영원히 적일 수밖에 없는가?"라는 의문을 갖는다. 미중 경쟁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북한이 가진 전략적 가치도 새롭게 바뀐 것이다. 세계 패권을 가져가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끊임없이 격돌하고 있으며, 혈맹이라고 말하면서도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예전같지 않다.


2018년 3월 30일,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 마이크 폼페이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비밀회담을 하기 위해 북한으로 비밀리에 향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핵과 미사일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했고 이 비밀 회담 전에 트럼프는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할 경우 북한은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 했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공방을 한 차례씩 벌였고, 이렇게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폼페이오가 북한으로 발걸음한 것이었다.


이 회담에서 김정은은 군비에 많은 돈을 지출하기보다는 경제 발전과 주민 복지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폼페이오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김정은의 설득에 성공하더라도 커다란 문제가 하나 남아있었다. 비핵화를 하게 되면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북한을 보호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북한과 중국은 약 1315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었으며 이 주변에 중국은 막강한 병력을 배치해 놓았다.


폼페이오가 "중국은 주한 미군이 철수하면 위원장님이 매우 행복해할 거라고 말합니다"라고 발언한다. 


이에 대해 놀랍게도 김정은은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거짓말쟁이입니다. 중국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한 미군이 필요합니다.


폼페이오는 긴 세월에 걸쳐 형성된 중국과 한반도의 특수한 관계를 깨닫고, 이에 대한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 트럼프 또한 폼페이오에게 북한에 대한 입장을 전달받았으며 이는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2023년 다시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북한과 정상 외교를 재개할 수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고, 김정은 또한 북미 대결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속으로는 미국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북한이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중국을 견제한다면 미국에는 큰 이익이 된다. 북한과 중국의 갈등의 골이 생각보다 깊어 북한도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게 유리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북한을 핵위협보다 더 넓은 관점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봐야한다고 강조한다.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에서는 이제까지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던 것과 다른 '북한과 미국의 관계', '세계정치와 북한의 전략적 가치'등의 관점을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북한에 접근하는 미국의 속내를 알아보고 이 영향이 한국과 주변 국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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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 -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가 파헤친 한반도 천년 주술 전쟁
김두규 지음 / 해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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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의하라, 악마는 늙었다.

그러므로 악마를 이해하려면 너도 늙지 않으면 안 된다.

-괴테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의 말,막스 베버 인용-


우리나라는 아직도 미신을 믿는 사람이 많다. 어릴 때부터 들은 이야기, 읽은 책에서는 온갖 귀신이나 미신에 대한 내용이 종종 등장한다. 특히 공포 이야기에서 미신은 빠지지 않는 인기 주제이고 인간의 말초신경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은근 재미있다. 


커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변에서 알음알음 들려오는 얘기 중 하나는 "내가 아는 누군가가 어디 가서 점을 봤는데~"로 시작한다. 실제로 주술이나 미신의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도 있으며 때로는 그것이 나쁜 일로, 때로는 좋은 일로 찾아온다. 한바탕 이야기가 끝나면 우스갯소리인지 진심인지 그 용한 점집이 어디 있는지 알려달라고 아우성이다. 심지어 효력이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지 그 용한 점쟁이 공유를 꺼리다가 타지역으로 이사를가면서 "나는 이제 이사를 가니까, 너한테만 알려줄게."라고 진지하게 메시지를 난겼다는 지인도 보았다. 


놀라운 것은 이 일화가 50-70대 사이에 오고간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누가 봐도 젊은 사람들이 모여 주고 받은 말이다.


정치권이 한바탕 시끄럽다. 그런데 이렇게 논란이 많은 시기에 꼭 뜨는 영상들이 있다. 바로 유명한 사주쟁이나 점술가들의 이야기이다. 오색찬란한 옷을 입은 그들은 누가 어떤 운명이었다느니, 묘를 어디에 썼고 올해 어떤 운이 들어와 있다느니 등등의 말을 쏟아낸다. 게다가 역대 대통령들도 주술에 의지하여 벌인 일이 있다 보니,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미신에 관한 이야기는 절대 빠지지 않는다.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는 풍수학자이자 다양한 국가 및 공공기관의 입지 및 건설 관련 자문을 진행해온 김두규 교수가 쓴 책이다. 한반도 '풍수의 비조'로 알려져 우리 역사서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도선'을 그는 악마라고 말한다. '도선'이 풍수가 아닌 주술의 성격이 짙은 비보술을 통해 우리 민족을 희롱한 악마라고 칭하는 이유를 밝히고 과거의 사람들이 '주술'에 미혹되는 것을 경계하고 합리적 과정으로 이행하는 과정, 한국 사회가 주술에 취약해지게 된 이유 등을 파헤친다.


저자는 우리 역사를 살펴봤을 때 황제에서 서민까지 주술에 걸리지 않은 이가 드물다고 말한다. 고려왕조는 물론이고 조선왕조의 태조, 세종, 세조, 성종, 고종, 명성황후 등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도 김대중, 박근혜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 또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고려 의종은 허구의 인물인 '도선'을 실존인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도선을 가탁한 수많은 주술과 주문들이 양산되었다고 주장한다.


과거 서양에서도 주술은 많은 이들에게 퍼져 있었다. 베버는 현대 사회의 특징을 '탈마법화'라고 하였으며 이는 사회가 주술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시 후배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현대사회가 "종교적 믿음의 유령에게 쫓기고 있다"며 탈마법화와 동시에 재마법화가 병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다양한 주술들이 성행하고 있으며 어떤 이들은 새로운 주술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특히 주술에 취향하다고 말한다. 많은 여성들이 '점집 투어'와 굿판을 벌이고 있으며 '빙의 현상'은 전 세계적이지만 유독 한국인들이 취약한 편이라고 한다. 일부 연예인과 무속인들은 '합법적으로 미치는 빙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방송과 언론에 당당하게 출연하는 것을 예시로 든다.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에서는 주술사가 누구인지, 정치적 사건과 연관되어 있는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과 더불어 국민대표가 복숭아나무 가지를 들고 입장한 '귀신 퇴치 논란'의 진실은 무엇인지, 이 복숭아나무 가지를 이용한 '도지구타법'의 유래와 예시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 외에도 운과 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윤석열 대통령이 손에 왕王을 새긴 사건, 도선의 탄생 설화와 역사책에 실리게 된 과정, 주술이 조선에 미친 영향과 현재 서울과 평양, 용산에 대한 여러 주술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 다룬다. 해당 사건들에 대하여 진정한 풍수의 의미와 주술에 미혹되는 것을 구분하고 그 본질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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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만든 30개 수도 이야기 -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력적인 역사 기행
김동섭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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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때, 해외여행을 가고자 할 때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보는 곳은 보통 그 나라의 '수도'이다. 보통 수도에 그 나라의 역사, 문화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봐도 그렇다. 우스갯소리로 '서울공화국'이라고 할 만큼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고 부동산 가격이 제일 높으며, 주변의 도시계획과 교통수단은 모두 서울 기준으로 세워진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의 인구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수도'는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다른 나라의 수도는 어떤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을까? 과거의 수도가 계속 이어져 온 경우와 새로 만들어진 경우, 어떤 점이 다를까?
​<세계사를 마든 30개 수도 이야기>는 어원 전문 언어학자이자 역사 스토리텔러인 저자가 쓴 책으로, 이런 다양한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 준다. 수도의 지명과 관련된 어원은 물론이고 재미있는 이야기, 도시의 숨은 역사 등을 이미지 자료와 함께 보여준다.


현재 지구상에는 198개의 국가가 있으며 대부분은 한 나라에서 가장 크고 역사가 오래된 도시가 수도라고 한다.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 등이 여기 해당되는데 반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엔 3개의 수도가 있다. 입법, 행정, 사법의 수도가 각각 따로 존재하는 특별한 경우이다. 미국의 경우 세계 최대의 도시 뉴욕이 수도가 아니며, 브라질에서도 '상파울루'가 수도가 아니다. 일본의 원래 수도는 교토였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천황이 도쿄로 거처를 옮기며 지금의 수도가 되었다. <세계사를 마든 30개 수도 이야기>에서는 세계사의 중심에 있었거나, 지금도 그 자리에 있는 30개의 수도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 책을 읽으면 수도라는 개념이 과거에 있었는지, 어떤 도시들이 수도의 지위를 차지할 수있었는지 등등에 대해 알 수 있다.

목차를 넘기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바로 세계지도이다. <세계사를 마든 30개 수도 이야기>에서 다루는 30개의 수도 위치가 빨간 점으로 표시되어 있어 한눈에 볼 수 있다.
​프랑스어 사전 <르 프티 로베르>에 따르면 수도는 "한 국가나 지방에서 제1열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 <르 프티 라루스>사전에는 "국가나 정부의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장소"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프랑스와 영국을 제외하고 중세 유럽의 수도는 불완전하게, 간헐적으로, 뒤늦게 탄생했다. 그래서 수도를 의미하는 Capital이라는 말은 중세 역사를 다룬 사전에 실려있지 않다.


Capital은 라틴어로 머리를 의미하는 caput에서 유래되었다. 수도首都에 '머리 수'가 들어간 이유이다. 12세기에 신성 로마 제국의 연대기에는 레겐스부르크에 독일어로 'houbestat'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고대 영어에서는 수도를 'heafodstol'이라 했는데 'heafod-'는 head라는 뜻이라고 한다.
​최초의 수도는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우르와 바빌론이었다. 우르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주춧돌을 놓은 수메르인들이 건설한 도시이다. 수메르인에 이어 이 지방을 차지한 아무르인은 기원전 20세기 무렵 우르 북쪽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데 이 도시의 이름이 바빌론이다.


한 나라의 수도는 역사적 이유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옮겨간다. 그래서 <세계사를 마든 30개 수도 이야기>에서는 현재의 수도를 이야기하며 과거의 수도까지 언급한다. 수도의 역사는 그 나라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세계사를 마든 30개 수도 이야기>에서는 역사 지리학자인 파운즈의 이론에 따라 수도를 중핵 수도, 신중핵 수도, 이중핵 수도, 다중핵 수도 4가지로 분류한다.

  1. 중핵 수도 : 불변의 중심도시
  2. 신중핵 수도 : 새롭게 부상한 신도시
  3. 이중핵 수도 : 경쟁하는 도시
  4. 다중핵 수도 : 여러 도시가 수도의 후보

​<세계사를 마든 30개 수도 이야기>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큰 획을 그은 제국의 수도 이야기, 대륙 별 수도 이야기, 세계사의 흐름을 주도했던 유럽의 수도, 중동과 아시아의 수도, 신대륙의 수도 등에 대해 다룬다. 첫 스타트를 끊은 수도는 바로 로마, 영원의 도시이다.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로마는 유럽의 수도 중에서도 대표적인 중핵 수도이다. 유럽의 모든 역사가 로마로 흘러 들어가 다시 로마에서 나왔다고 할 정도였다. 로마의 지명이 유래한 로마 건국 신화의 '로물루스'부터 옛 로마의 모습, 도시 국가 시절 로마의 문명, 역사에 따른 수도 변천사 등에 대해 다룬다.
​세계사와 전 세계 수도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면, 해외 지명과 역사를 좋아한다면 <세계사를 마든 30개 수도 이야기>를 읽자마자 푹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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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 청미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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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들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자신 또한 아름다워지기를 바란다. 전세계적으로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다. 이 욕망을 채우기 위해 또 소비한다. 명품백 구매나 한정판을 구하기 위해 오픈런을 하고, 다른 나라에 있는 물건을 어떻게든 구하기 위해 직구를 하고, 멋지게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게시를 한다. 이런 인간의 욕구를 잘 파악한 회사들은 너도나도 유명인들을 섭외하여 '엠버서더'라고 발표하고 미디어에 아름다움을 노출시키면서 사람들의 욕망을 더욱 부추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현대 사회에서만 있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모든 역사에서 인간은 아름다운 것을 추구해 왔다. 남들이 쉽게 갖지 못하는, 귀중하고 예쁜 것을 구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 그 와중에서 많은 동식물들이 희생되기도 했고, 물건을 산 본인들이 심각한 병에 걸리기도 했으며, 노동자들 또는 장인들이 유독물질에 노출되어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는 인간의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났을 때 어떤 비극을 불러일으키는 지에 대한 책이다.

화장품, 꽃, 향수, 실크, 보석 등 말만 들어도 백화점에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을 것 같은 물건들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예전부터 사람들이 선호해 온 이 사치품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읽으면서 아름다움에 집착한 인간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켰는지 알아볼 수 있다.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의 저자 또한 평생 아름다움을 추구했으나 사람들이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작가는 아름다운 것들의 이면에 도사린 '추한 것들의 정체'를 알리는 여정에 독자를 초대한다.

대상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생생하고 아름답게 활용할 줄 모르는 자에게 

이 세상은 무의미하다. 아름다움은 대상 속에 있지 않고

우리가 그것에 부여하는 감정 속에 있기 때문이다.


- 카를 융, 「무의식의 심리학」 -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에서는 '아름다움의 비극'으로 잘 알려진 것들을 주로 다룬다. 수은으로 칠한 거울, 밀랍과 꽃, 보석과 다이아몬드, 납을 이용한 화장품, 향수와 그 뒤에 숨겨진 악취, 실크 등 역사나 인문학 등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엔 판타지 소설에서도 이런 것들을 장치로 잘 이용하곤 한다.


저자 케이티 켈러허는 어릴 때부터 아름다움을 추구해 왔으며, 아름다움과 우울증 이 두 가지가 자신의 삶의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아름다움은 어둠을 밝히고 희망과 목적의식을 줌과 동시에 어둡고 추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타락하거나 세월의 화학작용으로 흠집이 생기고 손상된다. 그녀는 오랜 고민 끝에 아름다움과 추함은 서로 깊숙이 얽혀 있으며, 현대인들의 안일함과 생활방식이 얼마나 소비주의적이며 욕망에 끌려다니는지 깨닫게 되었다. 




첫 번째로 다루는 아름다움은 거울이다. 거울이 없었다면, 더 나아가 카메라라는 저장 장치가 없었다면 인간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덜 집착했을 지도 모른다. 인간은 아이 때부터 거울 보는 것을 좋아하고, 매끈하고 반짝이는 거울 표면에 매혹된다. 좀 더 자라서는 거울을 보며 복잡한 기쁨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거울을 보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 나르키소스의 신화와 구석기 시대의 청동거울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인간은 항상 자기 자신을 비추고 확인해보고 싶어했다. 또한 여러 문학 작품과 예술에서 '거울'은 중요한 요소로 다루어진다.


최초의 위대한 유리 거울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석호에 있는 무라노 섬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베네치아는 이미 13세기부터 유리 공예가들에게 꿈의 도시였으며 지금도 유리 공예 마을로 수많은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누가 처음 베네치아의 투명한 반투명 유리를 만들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라노의 유리 공예가들과 정부는 비법을 철저히 보호했다. 유리 공예가들은 더 예쁜 거울을 만들기 위해 유리에 납을 첨가하거나 표면에 반짝이는 금박 조각을 박아 넣거나, 수은을 사용하기도 했다. 모자 제작자들이 펠트를 제조할 때 질산 수은을 사용하는 바람에 수은에 중독되어 '미친 모자 제작자'라는 말을 들은 것처럼 유리 공예가들도 병에 걸렸다. 비단 이런 중금속이나 유독가스 때문만이 아니라, 유리 공예가들은 정치에 휘말려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 동시에 거울은 경외심의 대상이 되면서 마법적인 의미를 갖기도 했으며 예술에서 여러 상징적인 의미로 활용되곤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은 때로는 제작 방식 때문에, 때로는 도덕이나 정치적인 것 때문에 추악한 뒷모습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움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이해하고, 이 세상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눈 뜨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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