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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귀신 도감 - 전설과 민담에서 찾아낸
강민구 지음 / 북오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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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싹오싹 무서워서 볼까말까 고민이 되지만 나도 모르게 또 보게 되는 귀신과 괴물 이야기. 이 미지의 공포는 항상 인간들의 원초적인 흥미를 자극한다. 예전에 방영했던 공포프로그램 <이야기 속으로>, <토요 미스테리 극장> 등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심야괴담회>가 그 뒤를 이어 우리나라의 공포 괴담, 민담들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포 괴담들은 가까운 나라인 중국, 일본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 나라들의 귀신, 공포 이야기에도 익숙하고 인기 있는 일본 귀신들은 변형되어 우리나라 도시 괴담에도 종종 등장한다. 그러나 같은 아시아라도 동남아시아 귀신들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듯 하다. <동남아시아 귀신 도감>에서는 우리에게 낯선 동남아시아의 귀신 이야기를 100가지나 다룬다. 강민구 저자는 이미 <유럽괴물도감>, <인도 도시 괴담>, <기기괴괴 중국 도시 괴담집>등을 출간하였고 이번에도 멋진 일러스트와 함께 동남아시아 귀신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동남아시아는 아시아의 남동부에 위치한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의 국가를 포괄하는 범위로 저자는 이 지역에 사는 괴이한 존재들을 도감화했다. 민담, 신화, 구전 귀신과 괴물 등을 100 가지 선정하여 일러스트와 함게 간단히 설명하였다. 


동남아시아에는 현실세계에 존재하던 생물체가 죽어 원혼이나 풀리지 않은 염원 등 살아생전의 감정을 품은 채 영혼이 되어 새로운 존재로 재탄생하는 이야기가 만다고 한다. 태국에서는 피, 말레이시아에서는 한투, 베트남에서는 혼 마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의 문화가 퍼져 있어 이와 관련된 귀신들이 다수 있으며 여러 인종이 혼합된 영향으로 귀신의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동남아시아 귀신 도감>에 나오는 귀신들은 겐더루워, 꾸이 응합 트랑, 낭 타니, 누 귀, 디와타, 람퐁, 마 파에 와, 바장, 모히니, 매 야 낭, 버그소크, 베르베로카 등 이름부터 낯설다. 이국적인 느낌이 확 드는 이 귀신들은 동북아시아의 괴이들과 다른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겐더루워는 인도네시아 민담에서 전해지는 괴물로 검붉은 피부와 근육질 몸매를 가지고 있으며 얼굴에는 털이 나 있고 뾰족한 이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몸 크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성욕이 강해 사람과의 교배를 통해 혼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꾸이 응합 트랑은 베트남 전설에 등장하는 존재로 사람이 사망하여 장례를 치르고 매장되기 직전 누워있을 때 그 시체를 검은 고양이가 지나가면, 악령이 시체에 깃들어 꾸이 응합 트랑이 탄생한다고 한다. 꾸이 응합 트랑은 병약한 사람을 잡아먹는 악령이며 약자들의 영혼을 소비하고 그 몸을 빼앗아 쾌락을 즐긴다.


<동남아시아 귀신 도감>에서는 생생한 일러스트와 함께 동남아시아 전설과 민담 속에 나오는 귀신들의 설명을 읽을 수 있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 속에서 탄생한 괴이한 존재들이 궁금하다면, 또는 관련 창작물을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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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괴담걸작선
쓰쓰미 구니히코 지음, 박미경 옮김 / 소명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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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에서 만든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소설, 영화 등에는 유독 공포물이 많다. 요괴나 귀신을 주제로 한 작품은 셀 수도 없이 많고, 이를 모티프로 사용한 작품은 더더욱 많다. 예를 들면 현재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 <귀멸의 칼날>에 나오는 혈귀와 이들을 둘러싼 여러 비극적인 이야기 또한 일본에서 전해내려오는 설화, 전설, 민담 등에 나오는 귀신이냐 요괴 이야기를 바탕으로 변형된 것이 많다. 

<에도괴담걸작선>의 저자 쓰쓰미 구니히코는 일본의 요괴나 유령에 대한 괴담물, 공포 영화의 원점이 에도 괴담에 있다고 말한다. 일본 에도시대에 대중문화가 시작되었으며 17세기에 시작된 출판문화는 서민들에게 다양한 오락용 읽을 거리를 제공했다. 동시에 도쿠가와 막부의 강권적인 지배 하에 서민들은 가혹한 복종과 억압을 견뎌내야 했고, 이 권력 하에 신분이 낮은 자, 특히 약자였던 여성이 유령이 되어 에도 괴담의 주역이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에도괴담의 공포스러운 이야기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야기 속에 묻어나는 당시 일본 민중의 생활과 감정, 문화 등을 함께 읽어낼 수 있다.

독자는 <에도괴담걸작선>을 통해 에도 괴담의 명작들부터 시작하여 모노가타리조시, 강담, 실록에 이르는 괴담 문화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에도 시대에 유명했던 공포담을 책에서는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다섯 개의 주제는 우리도 익히 아는 일본 문화 저변에 깔려 있는 내용으로 여자의 질투, 연쇄되는 불행, 슬픈 사랑이야기, 인간과 이계의 만남, 인과응보이다.


이 중에서 여자의 '질투'에 대한 이야기에는 소름끼치는 내용이 많다. 처음엔 애틋하게 시작했다가도 엇갈리는 마음, 사랑의 배신, 멀어지는 연인 등 사랑의 어두운 측면은 항상 존재한다. 에도시대 소설들은 남편, 아내, 첩 사이의 갈등이나 여자들 사이의 다툼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괴담에도 이런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에도괴담걸작선>에는 남편의 재혼을 시기하는 아내의 망령, 후처를 저주하는 전처, 남자의 배신에 미쳐버린 여자의 복수극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내와 첩>이야기에는 꽤 무서운 내용으로 뇌리에 남는다. 에치고(나가타현)지역의 영주 부하인 '요시다 사쿠베'라는 사무라이와 그 부인이 나온다. 이 사무라이는 고향인 젠코지 마을에 아내를 남겨둔 채 다른 지역에 부임해 있었는데 안주인의 신변을 돌보던 시녀 한 명이 갑자기 사라진다. 알고보니 이전부터 이 시녀는 사쿠베와 정인이었으며 주인이 오누마로 불러들여 첩으로 삼았던 것이었다. 안주인은 이 사실을 알고 분노와 질투의 불길에 휩싸여 거의 미친 지경에 이른다. 대관 저택에서는 안주인의 모습을 살피기 위해 부헤이라는 관리를 고향에 보낸다. 부헤이는 안주인이 어릴 때부터 길러준 정을 이기지 못하고 첩의 목을 쳐서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들어준다. 안주인은 첩의 목을 받고 너무 기뻐 병이 거짓말처럼 나았다. 그러다 연적의 머리에 뺨을 비비며 깔깔대다가 갑자기 분노가 솟구쳐 잘린 머리를 양손으로 끌어안고, 머리카락을 잡아뜯고 질근질근 깨물기까지 한다. 이 장면이 히라가나본 『인가모노가타리』의 그림과 함께 나와 있는데 기괴하기 그지 없다.

우리나라에도 본처가 첩을 시기하고 질투하여 벌이는 끔찍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 정도까지 잔혹한 내용은 없었던 것 같다. 이외에도 우리의 문화권에서는 낯설게 느껴지는 끔찍한 내용들이 종종 등장하여 눈길을 끈다. 공포이야기, 호러소설 등을 좋아하거나 일본 문화권, 특히 요괴나 괴물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면 <에도괴담걸작선>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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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괴담걸작선
쓰쓰미 구니히코 지음, 박미경 옮김 / 소명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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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도시대의 요괴, 유령 등 괴담물 모음집. 일본 공포문학, 영화의 원점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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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동물 열전 - 최애, 극혐, 짠내를 오가는 한국 야생의 생존 고수들
곽재식 지음 / 다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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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곽재식 작가가 유퀴즈, 아는 형님, 역사저널 그날 등에 출연하면서 많이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런 매체에 출연하기 전부터 창작가들 사이에서 곽재식 작가의 책은 유명했다. 동양풍 판타지, 또는 한국 역사 소설을 쓰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 리스트에는 그의 책이 꼭 들어가 있었다. 그의 책을 너무 소장하고 싶었던 이들이 많아서 책 출간 펀딩도 몇 차례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펀딩 기간을 놓치고 후회하는 이들도 많이 보았고, 나도 그 중에 한 명이기도 했다. 이제는 펀딩 없이도 곽재식 작가의 책을 자유롭게 살 수 있어서 감개가 무량하다.

곽재식 작가는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이자 SF소설가, 공학박사, 화학석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여러 분야에 박학다식하다. 그 중에서 과학 분야의 책을 제외하면 한국의 민담, 설화, 전설, 신화 등에 나오는 괴물들 등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팔도 동물 열전>이라는 책 제목을 보았을 때는 갸웃했다. 왜 갑자기 '동물 열전'이라는 분야에 진출하셨지? 싶었는데... 책을 읽고 보니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

작가의 말에 따르자면 인구 밀도를 고려할 때 한국의 산림 비율은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한다. 핀란드같은 경우 인구밀도가 낮은 편이고, 반면 한국은 제곱킬로미터당 500명이 넘는 인구 밀도를 자랑하는데 숲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연 보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자연이 파괴되고 있다', '동물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등의 말이 나오고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면서 '자연이 부족한 나라'라는 고정관념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처럼 곳곳에 숲과 산이 있는 곳은 많지 않으며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흔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보기 힘든 동물들도 많다고 한다. 그 흔한 까치마저 귀한 새라고 하니... 생각해보니 미국 센트럴파크에 갑자기 원앙이 나타났을 때 너무 예쁘다고 난리가 났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은근 쉽게 보고 그냥 지나치는 새 중에 하나라 미국 사람들의 반응이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괴물백과>를 출간한 작가답게, <팔도 동물 열전>에서는 각 지역의 동물과 함께 그 동물에 얽힌 신화나 전설, 민담, 한국사람들의 인식 등이 함께 나온다. <한국괴물백과>를 읽은 사람들은 흥미진진한 느낌으로 <팔도 동물 열전>을 읽을 수 있고 반대로 <팔도 동물 열전>이 너무 재미있었다면 <한국괴물백과>를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팔도 동물 열전>에는 충청남도의 고라니, 경상남도 멧돼지, 경상북도 여우, 경기도의 너구리, 전라북도의 담비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고라니 이야기의 부제가 너무 재미있는데 바로 고라니가 '한국에는 널리고 깔린 희귀종'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고라니는 시골에서는 농작물을 다 파헤치는 유해 동물 또는 어두운 밤 시골길을 주행할 때 주의해야 하는 골치아픈 녀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고라니를 신기해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동물이라고 한다니 많은 한국인들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팔도 동물 열전>에서 고라니의 이야기는 '백제 멸망을 예언한 괴물'로 시작된다. 약 1400년 전, 7세기 삼국 시대 백제의 중심지는 충청남도 부여 인근이었다. 작가는 백제 멸망의 해인 서기 660년의 기록을 유심히 살펴봤는데 각종 기상이변이 일어났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삼국사기>의 기록에는 백제의 도성 근처에 이상한 괴물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문득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기록에서 그 괴물을 '들 사슴을 닮은 개'라고 묘사하고 있다. 아마도 작가가 고라니라고 추정하는 이 동물, 과거에는 오히려 고라니가 드물었으며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고라니가 정확히 어떤 동물이었는지 사람들 사이에 혼란이 있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고라니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고 기후 변화에 따른 대비 방법과 고라니 연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렇게 작가는 한국 팔도의 여러 대표 동물을 역사적 기록, 설화, 전설과 함께 이야기한다.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떠올리며 왜 이런 기록이 남았는지, 현재 우리는 어떤 자세로 우리 땅에 함께 살고 있는 동물들을 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지구를 지배하는 왕이 아니다. 자연과 그 자연의 일부인 동식물 등과 함께 살아야 한다. <팔도 동물 열전>은 우리 땅에 사는 친숙한 동물부터 하나씩 알아보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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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동물 열전 - 최애, 극혐, 짠내를 오가는 한국 야생의 생존 고수들
곽재식 지음 / 다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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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곽재식 작가의 책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우리나라 역사, 민담, 전설 등과 함께 보는 팔도 동물 열전 너무 재미있어요. 새로운 관점으로 한국의 야생동물을 바라볼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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