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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평점 :
나는 심장이 자주 멈춰 마치 숙명처럼 죽음의 위기를 겪어야 하는 아이로 태어났다.
-《데이지 다커》 중에서-
앨리스 피니의 신작 『데이지 다커』를 펼치자 할머니 집, 시글라스 평면도가 가장 먼저 나왔다. 이 오래된 집에서 바로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작가 앨리스 피니는 《Sometimes I Lie》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여 《His and Hers》는 넷플릭스에서 제작되기도 한 인기 작가이다. 넷플릭스 신작 추천으로 뜨는 <그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가 바로 앨리스 피니 소설 원작 시리즈의 한국어 제목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전작 《가위바위보》도 넷플릭에세서 판권을 계약했다고 하니 《데이지 다커》도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싶다.
《데이지 다커》는 익명의 누군가에로부터 원고를 받았다는 것으로 글이 시작된다. 요즘 작가들처럼 이메일로 보내는 대신, 오래전 고인이 된 작가의 이름으로 된 종이 원고를 누군가가 직접 사무실로 보낸 것이다. 소설이 아니라 실화일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기며 '데이지 다커'와 그녀의 가족 소개가 이어진다.
가족은 지문처럼 고유하다. 우리 가족의 지문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많이 마모되고 상처나 있었다. 나는 어디서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재능이 있다. 할머니, 엄마, 아빠, 언니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모두를 사랑한다.
-《데이지 다커》 중에서-
주인공 '데이지 다커'는 항상 죽음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다. 먼저 본인이 죽을 고비를 겪으며 태어났고 선천적으로 심장질환을 타고 났다. 위에 두 언니를 두고 세 번째로 태어난 딸이라 엄마의 사랑도 거의 받지 못했다. 첫째 언니 이름은 로즈, 네 살 위인 둘째 언니 이름은 릴리인데 엄마는 주인공의 이름을 마지못해 세례를 앞두고 '데이지'라고 지어줬다. 의사들은 심장질환때문에 데이지가 15살까지 밖에 살지 못할 거라고 했으나 그녀는 최선을 다해 주어진 운명을 바꾸고자 다짐했다. 여덟 번이나 죽음의 위기를 딛고 선 주인공은 사소한 일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나 마음을 열어젖히고 포용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자 했으며 상처투성이인 가족을 사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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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이라는 책은 우리 가족을 영원히 바꿔놓을 수 있는 일종의 예언서였다. 나에겐 비밀이 있고, 이제 그 비밀을 공유할 때가 되었다.
-《데이지 다커》 중에서-
할머니는 공교롭게도 주인공의 이름을 넣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동화책 《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전 세계 어느 서점에 가든지 읽을 수 있는 동화책으로, 할머니는 주인공이 조금이나마 오래 살기를 바라며 주인공 이름을 '데이지 다커'로 정하였다. 그러나 주인공 외의 다른 가족들은 그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받게 될 저작권료에만 관심이 있었다. 땅끝마을 점술가는 할머니에게 여든 살을 넘기지 못할 거라고 예언했고 할머니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할머니는 핼로윈이자 80번째 생일을 앞두고 그 생일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 믿었다. 가족들은 저작권료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 할머니집 '시글라스'로 모이게 된다.
시글라스는 독특한 곳이다. 콘월 해안에서 가까운 섬에 자리한 집인데 간조에 바닷길이 만들어지는 방조제 길을 통해서 오갈 수 있다. 바닷물이 차는 만조에는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는 것이다. 다커 가족은 미움과 사랑이 뒤죽박죽 뒤섞여 있다. 데이지의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고, 릴리는 십대에 아이를 낳았으며, 아빠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데리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느라 가족에게 거의 신경쓰지 못한다. 오랜만에 만나서도 투닥거리는 가족들, 이제 만조로 단절된 시글라스에서 할머니는 유언장을 발표한다. 가족들에게는 유산을 거의 남기지 않고 손녀딸인 '트릭시'에게만 신탁을 남긴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자정... 할머니는 머리를 부딪치고 주방 바닥에 쓰러진 채로 발견된다. 벽면에는 《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에 등장하는 시와 유사한 시가 적혀 있었다.
데이지 다커의 가족은 몹시 어두웠네
가족 중 하나가 죽었을 때 모두 거짓말을 하고 못 본 척했네
나이만큼 지혜롭지 못했던 데이지 다커의 할머니 비어트리스는
온 가족을 기분 나쁘게 만든 유언을 남긴 죄로 죽어야 했네
…중략…
-《데이지 다커》중에서-
할머니가 쓰러지기 전 쓴 글, 가족들에 대한 악담으로 가득했다. 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은 슬프지만 꼭 밝혀져야 한다고 하는데, 이 비밀이 무엇일까? 할머니가 쓴 동화와 심장이 아픈 데이지 다커의 사연, 그리고 가족들 사이의 일이 모두 얽혀 있는듯 하다. 데이지 다커의 가족들이 품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