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단편선 소담 클래식 6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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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침내,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눈을 번쩍 떠 보았다.

정말 두려워했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새까만 오둠만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애드거 앨런 포-


서양문화권에서 공포소설이나 미스터리 하면 반드시 언급되는 작가 '에드거 앨런 포'.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즌2가 방영되어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던 팀 버튼 감독의 <웬즈데이>에서도 그의 이름과 작품에 대한 내용이 주인공의 입을 통해 종종 나온다. 


팀 버튼이 어릴 적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 그의 시 중 하나인 '갈까마귀'는 <웬즈데이>를 포함한 여러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팀 버튼을 포함하여 왜 많은 사람들이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에 푹 빠져드는 걸까?

에드거 앨런 포는 1809년 미국의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는 집을 나가고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만다. 부유한 양아버지 아래서 비교적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사립학교를 다녔지만 방탕한 생활로 퇴학을 당하고 만다. 보스톤에서 첫 시집을 내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궁핍한 생활을 이어나가다 미국의 육군 생활을 한다. 군인의 길을 가려고 사관학교에 입학했으나 이번에도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14세 사촌 누이동생 버지니아와 비밀 결혼을 하고 행복한 생활을 꿈꾼다. 그러나 이마저도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던 그 때문에 아내는 심하게 고생을 하게 된다. 그는 이를 보고 뉴욕에 정착하여 소설을 쓰기 시작하고 잡지사의 일급 편집자로도 인정받는다. 여기서 여러 단편을 발표하여 대중 작가로서 성공하지만 아내 버지니아는 폐병을 앓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아내의 병으로 인해 포는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고 이는 그대로 작품에 반영되기도 한다.

이번에 소담 출판사에서 출간된 <포 단편선>에는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 『검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어셔가의 몰락』, 『적사병의 가면』, 『모르그가의 살인』 등이 실려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검은 고양이』이다. 작품 안에는 실제 '에드거 앨런 포'가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여 묘사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무절제한 폭음으로 인해 극도로 과격해 버린 성격, 날이 갈수록 침울해지고 스스로 화를 돋우며 다른 사람의 감정 따위는 안중에 없는 모습 등이 서술된다. 그리고 어느 날 밤, 폭음으로 인해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고양이 '플루토'를 학대하기까지 이른다. 조끼 주머니에서 조그만 칼을 꺼내어 목을 틀어쥐고 눈알을 도려내고 다음 날 후회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잔혹하고 사악한 마음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그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충동과 분노에 휩싸여 어느 날 아침 '나'는 고양이를 올가미에 걸어 죽이고 만다. 


이후 '내'가 스스로 자초하여 겉잡을 수 없이 이어지는 비극에 대한 이야기가 서술된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에서는 '나' 자신도 몰랐던 잠재의식 속의 잔인함과 공포, 사악함이 불쑥 튀어나온다.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며 망가지고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현대의 미스터리, 공포소설, sf 등 여러 장르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세계를 이해해 보고 싶다면 <포 단편선>부터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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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다루는 비즈니스 실전영어패턴 - 재무.회계부터 경영.관리까지
유진영 지음 / 다락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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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파견 부서에서 경제·경영 분야의 특파원 기자로 오랫동안 일을 했던 분이 쓴 책에서, 영어를 잘 하는 것과 경제·경영·회계 관련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구사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내로라 하는 대학 출신에 영어 시험에서 거의 만점을 받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경제·경영·회계 관련 분야의 영어는 따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말로는 굉장히 쉽게 떠오르는 '숫자 표현'을 영어로 말하려고 하면 입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 것이다. 또한 경제·경영 분야에서만 쓰이는 용어들, 비유법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신문 기사나 관련 대화를 따라갈 수 없는 일이 자주 있다.


『숫자를 다루는 비즈니스 실전 영어패턴』 은 재무·회계·경영·관리 분야의 업무에 필요한 영어 문장과 용어, 주의사항 등을 정리한 책이다. 대한민국 최고 회계법인에서 일하고, 다년간의 해외 업무 경력을 쌓은 저자가 노하우를 가득 담아 출간한 책으로 무려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다. 


전표입력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저희는 예산을 30% 초과 달성했습니다.

이 제품은 총매출의 10%를 차지합니다.


해외 업무를 맡았는데 이런 표현을 영어로 곧바로 말할 수 없다면, 아마 이 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영어 실력이 충분한 것 같아서 자신있게 경제·경영 관련 영어 신문을 읽었는데 글자만 읽힐 뿐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숫자를 다루는 비즈니스 영어 패턴』은 총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경영관리, 재무, 회계/세무로 비즈니스에 필수적인 패턴 위주로 실려 있다. 대표적인 업무 분야를 기획, 경영, 관리 등 12개의 소제목으로 분류하여 각 업무 성격 별로 자주 쓰는 표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선 급한 부분부터 골라서 공부해도 좋다. 


315개의 대표 영어 문장 패턴, 630개의 실전 상황을 다루고 있으며 원어민의 녹음파일을 QR코드만 찍으면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전에서 바로바로 배운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mp3파일을 열심히 듣고 입에 붙을 정도로 따라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므로, 녹음파일은 반드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숫자를 다루는 비즈니스 영어 패턴』에는 회사에서 해당 업무를 볼 때 가장 많이 하는 말 위주로 패턴이 실려 있다. 꼭 숫자와 관련된 표현이 아니더라도 자주 쓰는 표현들, 업무 상황이 아니더라도 알아야 하는 영어 패턴들도 많으므로 영어를 공부하는 학습자들에게 다양한 방면으로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지금 뭐하고 있어요?'라는 질문은 회사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이다. 우리는 '~를 하고 있어요.'라고 대답해야 한다. 


I'm working on ~

~를 하고 있는데요


I'm working on something.

I'm working on the tax filling.

I'm working on the BS numbers. 


이렇게 패턴을 알아두고 알맞은 용어만 넣으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숫자를 다루는 비즈니스 영어 패턴』에서는 영어 핵심 패턴을 먼저 알려주고 코어패턴 연습하기, 실전 대화를 통해 익히기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영어전달력' 코너에서 동사구, 비즈니스 용어, 콩글리쉬, 주의할 점 등을 따로 알려주기 때문에 책 전체를 꼼꼼히 정독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숫자를 다루는 비즈니스 영어 패턴』은 워낙 분량이 많아 1회독으로는 어림없고, 다회독 하면서 꾸준히 읽고 듣고 익혀야 하는 책이다. 그러나 어려운 숫자표현을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 정리하여 알려주기 때문에 제대로 공부하면 빠르게 관련영어표현을 익히고 소통능력을 높일 수 있다. 비즈니스 영어, 숫자 관련 영어 표현 때문에 곤란함을 겪고 있다면 『숫자를 다루는 비즈니스 영어 패턴』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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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의 눈으로 다시 배우는 티처조의 영어식 사고 수업 - 생각이 영어가 되는 2단계 사고 학습법
조찬웅(티처조).Coleen Dwyer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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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어권 국가가 아닌 나라 중에서 대한민국만큼 영어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곳이 또 있을까? 꼬꼬마 아이들을 겨냥한 온갖 유아 영어책부터 시작하여 영어유치원, 원어민들이 가르친다고 광고하는 다양한 학원, 교포들이 운영한다는 회화 학원까지. 주변을 쓰윽 둘러보기만 해도 영어공부에 타오르는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아이가 어릴 때부터 쭈욱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할까? 

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는 네이티브같은 영어를 구사하며 영어에서 자유로워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정 나이를 넘어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네이티브같은 영어 발음과 멀어지고, 영어로 바로바로 표현하는 것도 힘들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른이 되어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 영어로 말하기 전에 한국말부터 떠올린다.


한국어로 원하는 말 떠올리기-> 머리속에서 열심히 영어로 번역하기 -> 영어로 말하기


이런 3단계 과정을 거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네이티브가 듣기에는 사뭇 어색한 영어문장이 완성된다. 한국인들만 잘 알아먹는, 한국식 영어 문장이라고나 할까? 


나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쳐 영어를 말하고 있다. 서서히 고쳐나가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영어로 둘러싸인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종종 한계를 느낀다. 원어민 강사 수업을 들어도 쉽게 교정되지 않고, 한국인들끼리 모여 영어 스터디를 하면 이 '한국식 영어'에 더 익숙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네이티브의 눈으로 다시 배우는 티처조의 영어식 사고수업』은 나와 비슷한 부분에서 갈증을 느끼고 있는 성인 학습자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영어를 오래 배워도 말문이 막히는 이유가 실력보다 생각의 경로에 있다고 말한다. 한국어를 먼저 떠올리고 영어를 붙이게 되면 영어 말하기 속도를 늦추고 뉘앙스가 흐려진다고 한다. 이 책은 '한국어->영어 번역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영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고 습관을 기르도록 설계되었다. 바로 학습자들이 '영어식 사고'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저자 또한 내가 고민했던 것과 같은 문제를 겪었고 '영어식 사고로의 전환'이 해결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학습 방식을 완전히 바꿔 단어를 1:1로 대응하지 않고 영어 안에서의 의미와 작동 방식으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영어 단어를 이미지로 받아들이고 감각으로 익히며 원어민의 시선으로 문장 원리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네이티브의 눈으로 다시 배우는 티처조의 영어식 사고수업』에는 저자가 체득한, 영어를 영어 자체로 배우는 노하우가 나와 있다.


책의 서문에 영어식 사고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들, 영어식 사고를 익혀야 하는 이유,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영어식 사고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나와 있다. 반드시 이 부분을 정독하고 본문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네이티브의 눈으로 다시 배우는 티처조의 영어식 사고수업』에서는 총 100가지 문장을 익히면서 영어식 사고를 연습한다. 가장 먼저 한국말을 보여주고 10초 정도를 '영어'로 생각해 보도록 한다. 그리고 QR코드를 찍어 저자의 동영상을 보며 공부한다. 반드시 동영상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으로 저자의 팁, 영어식 사고법에 따른 영어 문장을 알아보며 머릿속 언어를 '영어식'으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마지막으로 짧은 문장, 짧은 대화, 짧은 상황에 따른 영어 문장을 보면서 '입까지 연결하기'를 하고 다시 복습을 하면 '영어식 사고수업'이 마무리된다. 


드디어 헬스장에 정들었나 봐.

=> 영어식 문장 : be starting to like 사용하기. 싫음이 호감으로 바뀌는 순간, 감정의 온도가 바뀌는 느낌

=> I'm starting to like the gym.


이렇게 열심히 연습을 꾸준히 반복하고 나면 이렇게 자연스러운 영어 문장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영어식 사고로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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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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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곧 방영을 시작하는 <우먼 인 캐빈 10>, 무려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은 선상 미스터리 스릴러다. 현대판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찬사를 받은 작가 루스 웨어의 소설 <우먼 인 캐빈 10>이 원작으로 탄탄한 줄거리가 예상된다. 


참고로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고를 때 구멍없는 치밀한 구성, 매끄러운 스토리 전개 등을 중요시 한다면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런 작품들은 갑자기 이야기가 딴 데로 새지 않으며 최소한의 기대치에 부응할 가능성이 높다.

루스 웨어의 데뷔작은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로 예전에 리뷰를 한 적이 있다. 이 또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은둔 작가'노라'가 기묘하고 낯선 공간에 초대되어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였다. 이번 작품 <우먼 인 캐빈 10>도 호화로운 크루즈 쉽 '오로라호'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루스 웨어의 소설답게 주인공이 가진 트라우마, 여성들이 가진 본질적인 두려움을 자극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맡은 역할이자 <우먼 인 캐빈 10>의 주인공은 여행 잡지 <벨로시티>의 기자 '로라 블랙록', 애칭은 '로'이다. 초호화 크루즈선인 오로라 보리알리스호(오로라호)의 첫 항해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이 첫 항해는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을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오직 소수의 기자단만 초대되었다. 원래는 로의 상사인 '로완'이 갔을 자리였지만 그녀가 임신 후 입덧을 심하게 하는 바람에 '로'에게도 기회가 오게 되었다. 


오로라 호의 출발 일자는 9월 21일 월요일, 로는 이 기회를 꼭 잡아 오로라호를 소유한 노던 라이츠사의 회장 '리처드 불머' 경에게 투자를 받고 승진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9월 18일 금요일, 중요한 일을 앞두고 로는 큰일을 당한다. 바로 그녀의 집에 강도가 든 것, 불행 중 다행인지 강도가 직접적으로 로에게 상해를 입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강도가 침실 문을 확 밀치는 바람에 문이 로의 얼굴을 강타했다. 로는 문고리를 생명줄처럼 꽉 잡고 오랜 시간 자신의 방에 갇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로에게 완전히 트라우마가 되어 버린다.

로는 강도가 완전히 떠났다는 것을 깨달은 후 이웃집에 도움을 청하고 경찰을 부른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따뜻한 차도 마시고 약도 먹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남자친구 '주다 루이스'가 너무 보고 싶었지만 그 역시 여행 기자로 전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취재를 하는 중이었다. 열쇠 수리공이나 경찰은 로를 안심시켜주기는 커녕 더 큰 두려움을 심어주고 간다. 그녀는 공포에 휩싸여 거의 뜬 눈으로 밤을 보내다가 겨우 한 시간 반 정도를 잤다.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남자친구의 집을 찾아가지만 당연하게도 그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체취를 맡으며 겨우 잠에 들었다가 현실과 악몽을 분간하지 못하고 주다에게 전등을 힘껏 휘두르고 만다. 

주다는 입술이 찢어지고 이가 빠질 정도의 상처를 입었지만 '로'가 그런 일을 당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미안해한다. 덧붙여 주다는 로를 위해 런던에서 승진 제안을 받은 것까지 거절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로는 자기 자신마저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 모든 것이 부담감으로 다가올 뿐이다. 아무것도 정리하지 못한 채로 오로라 호를 취재하기로 했던 일을 강행한다.


로는 술과 약에 의존하여 겨우 '정상적인 척'을 하며 오로라 호에 탑승한다. 호화로운 이 크루즈 선에는 도서관, 일광욕실, 스파, 사우나, 칵테일 라운지 등이 있으며 눈이 부시게 찬란한 상들리에가 장식되어 있었다. 모든 선실은 스칸디나비아 출신의 유명 과학자 이름을 따서 지었고 '노벨실'에는 불머 경 내외가 묵는다. 로의 방에도 무려 두 명의 승무원이 배정되어 언제든 불편한 점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한다. 


컨디션은 바닥을 치고 침대는 어서 푹 자라며 손짓했지만, 로는 어떻게든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저녁 만찬과 프레젠테이션을 참석하기로 한다. 선상에서 보내는 첫 날,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친분을 쌓을 텐데 이 기회를 놓치면 로만 뒤처져 겉돌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빌린 드레스를 차려입고 화장을 하려는데, 마스카라가 없다. 진한 화장에 마스카라를 하지 않으면 너무 이상해보이는 상황, 그러나 마스카라는 강도에게 도둑맞은 핸드백에 들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로는 오른쪽 옆방의 여자에게 마스카라를 빌릴 수 있었다. '10. 팔름그렌'이라고 적힌 여자의 선실, 핀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이름이다. 로가 마스카라를 쓰고 돌려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손사레를 치며 자신은 필요없으니 괜찮다고 한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차려입고 다른 여행 기자들, 세계적인 부자들과 친목을 나누며 즐기는 저녁. 로는 폐소공포증과 강도로 인한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오로라호'에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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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만난 국어
고정욱 지음 / 책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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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새 애들은 조금만 어려운 말을 하면 알아듣지를 못해."

"한글이라는 글씨를 읽을 뿐이지 책 내용을 모르더라."

"문해력이 너무 부족해."

"말을 조리있게 하지 못해."


요새 애들은~ 이라고 시작하는 말 중에서 최근에 자주 들리는 내용은 바로 한국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에 대한 것이다. 한국인인데 한국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들, 조금만 어휘가 어려워지만 모른다고 말하는 아이들, 자신의 감정 표현을 고작 대박, 짜증나요, 화나요 또는 욕 정도로밖에 하지 못하는 아이들 등등...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요새 젊은 것들은~"으로 시작하는 세태 비판이 있었다고 하지만 최근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보를 책이 아니라 '핸드폰 영상'으로 접하는 것이 당연한 세대이다 보니 긴 글을 읽을 기회도 부족하고 다양한 어휘를 접하지도 못한다. 책을 좋아하는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면, 독서를 즐기는 아이들의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거기다 한국어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한자교육'보다는 영어교육, IT교육을 권장하다 보니 한자가 사용된 고급 어휘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다 만난 국어>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고전 작품을 엮은 것으로 유명한 고정욱 작가가 '청소년 국어 실력 늘리기' 차원에서 집필한 소설이다. 작가는 국어가 자신의 삶이며 커다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은 말과 글을 통해 생각을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기 때문에 국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어쩌다 만난 국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시작을 여는데, 책의 첫 번째 챕터 이름이 대놓고 '문해력 떨어지는 아이들'이다. 세인, 준표, 정식은 산사태로 떠내려간 금동 불상을 찾은 일로 방송국에 초대되어 인터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세 아이들은 완전히 얼어붙어 인터뷰를 완전히 망친다. 당시 상황 설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나운서가 유도하는 말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어버버'거리다가 부족한 말주변을 여과 없이 티내고 만다. 심지어 작가가 방송이 끝난 후에 아이들에게 "근데 여러분, 국어 공부는 조금 더 해야겠어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방송국을 나오면서 후회하는 아이들, 급기야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모두 다 함께 주변머리 없이 인터뷰를 하고 나온 상황, 부모님은 주변 사람들과 방송을 함께 보겠다고 난리인데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국어실력이 그대로 드러나 부끄럽기만 하다.


그 와중에 갑자기 이들 앞에 나타난 국어 천재 전학생 '김성운.' 당당히 자신이 보육원에서 자랐다는 것을 밝히며 말을 조리있게 시작한다. 뇌과학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그 이유까지 당당하게 밝히는 모습에 모든 아이들이 호감을 갖는다. 전학생 김성운은 세인의 짝궁이 되고, 세 사람은 성운이에게 '말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때맞춰 출산 휴가 들어간 선생님 대신 국어 수업을 맡게 된 소설가 '박청강'선생님의 지도를 받게 된다. 과연 문해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이 아이들은 국어 실력을 쑥쑥 늘릴 수 있을까?


청소년 소설이면서 아이들에게 '국어 실력 늘리는 비법'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소설 <어쩌다 만난 국어>, 아무래도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소설이라는 '목적성'이 확실한 만큼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딱딱한 국어책으로 국어 잘하는 방법을 나열하는 대신, 그 내용을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작가의 노력과 의도를 높이 산다. 아이들이 <어쩌다 만난 국어>를 통해 국어 실력 증진의 필요성을 느끼고 실제 생활에 적용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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