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만난 국어
고정욱 지음 / 책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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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새 애들은 조금만 어려운 말을 하면 알아듣지를 못해."

"한글이라는 글씨를 읽을 뿐이지 책 내용을 모르더라."

"문해력이 너무 부족해."

"말을 조리있게 하지 못해."


요새 애들은~ 이라고 시작하는 말 중에서 최근에 자주 들리는 내용은 바로 한국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에 대한 것이다. 한국인인데 한국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들, 조금만 어휘가 어려워지만 모른다고 말하는 아이들, 자신의 감정 표현을 고작 대박, 짜증나요, 화나요 또는 욕 정도로밖에 하지 못하는 아이들 등등...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요새 젊은 것들은~"으로 시작하는 세태 비판이 있었다고 하지만 최근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보를 책이 아니라 '핸드폰 영상'으로 접하는 것이 당연한 세대이다 보니 긴 글을 읽을 기회도 부족하고 다양한 어휘를 접하지도 못한다. 책을 좋아하는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면, 독서를 즐기는 아이들의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거기다 한국어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한자교육'보다는 영어교육, IT교육을 권장하다 보니 한자가 사용된 고급 어휘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다 만난 국어>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고전 작품을 엮은 것으로 유명한 고정욱 작가가 '청소년 국어 실력 늘리기' 차원에서 집필한 소설이다. 작가는 국어가 자신의 삶이며 커다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은 말과 글을 통해 생각을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기 때문에 국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어쩌다 만난 국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시작을 여는데, 책의 첫 번째 챕터 이름이 대놓고 '문해력 떨어지는 아이들'이다. 세인, 준표, 정식은 산사태로 떠내려간 금동 불상을 찾은 일로 방송국에 초대되어 인터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세 아이들은 완전히 얼어붙어 인터뷰를 완전히 망친다. 당시 상황 설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나운서가 유도하는 말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어버버'거리다가 부족한 말주변을 여과 없이 티내고 만다. 심지어 작가가 방송이 끝난 후에 아이들에게 "근데 여러분, 국어 공부는 조금 더 해야겠어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방송국을 나오면서 후회하는 아이들, 급기야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모두 다 함께 주변머리 없이 인터뷰를 하고 나온 상황, 부모님은 주변 사람들과 방송을 함께 보겠다고 난리인데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국어실력이 그대로 드러나 부끄럽기만 하다.


그 와중에 갑자기 이들 앞에 나타난 국어 천재 전학생 '김성운.' 당당히 자신이 보육원에서 자랐다는 것을 밝히며 말을 조리있게 시작한다. 뇌과학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그 이유까지 당당하게 밝히는 모습에 모든 아이들이 호감을 갖는다. 전학생 김성운은 세인의 짝궁이 되고, 세 사람은 성운이에게 '말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때맞춰 출산 휴가 들어간 선생님 대신 국어 수업을 맡게 된 소설가 '박청강'선생님의 지도를 받게 된다. 과연 문해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이 아이들은 국어 실력을 쑥쑥 늘릴 수 있을까?


청소년 소설이면서 아이들에게 '국어 실력 늘리는 비법'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소설 <어쩌다 만난 국어>, 아무래도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소설이라는 '목적성'이 확실한 만큼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딱딱한 국어책으로 국어 잘하는 방법을 나열하는 대신, 그 내용을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작가의 노력과 의도를 높이 산다. 아이들이 <어쩌다 만난 국어>를 통해 국어 실력 증진의 필요성을 느끼고 실제 생활에 적용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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