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레 사진관 - 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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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고구레 사진관-미야베 미유키의 따뜻한 소설


 


미야베 미유키의 <고구레 사진관>이 다시 개정판으로 발행되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이자 좋아하는 작품이었기에 약 5년만에 다시 출판된 듯 하다. 일본에서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1순위로 무려 7년간 뽑힌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참 스펙트럼이 넓다고 생각한다. 물론 거의 모든 작품이 한결같이 '미스터리'요소를 담고 있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내가 처음 영화로 접한 <화차>의 원작과 <에도 시리즈>가 같은 인물의 쓴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맏물 이야기, 괴물 등 뭔가 따뜻한 기운이 깔린 소설들과 소름끼치는 감각으로 계속되는 <화자>와 잘 매치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후에 <모방범> 또한 그가 쓴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화차>나 <모방범>에서 느낄 수 있는 소름끼치는 감각과 딱 맞아 떨어지는 스토리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에도 시리즈> 전반에 깔린 애정과 따뜻함이다. 때로는 잔인하지만, 그래도 작가가 작품 아래 깔고 가는 그 따뜻함이 절로 느껴지는 것이 왠지 기분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고구레 사진관>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고구레 사진관>은 밖에서는 매우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하나코의 가족들이 이사를 가면서 시작한다. 하나코의 가족은 현재 4명, 그러나 과거에는 여동생이 한 명 더 있어 5명이었다. 여동생이 세상을 떴지만 부모님은 아직 그녀를 잊지 못하고 언제나 가족과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덴코는 하나코의 절친이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똑똑한 학생이다. 치과의사인 아버지의 과업을 이을 예정이며 훈장도 받는 일본 명문가 집안이다. 덴코의 아버지는 정원에서 야영을 하는 별난 취미가 있어 히말라야에서도 쓸 수 있는 최고의 침낭을 하나코의 것까지 구비하고 있다.


하나코의 가족이 구매한 집은, 모든 사람들이 팔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고가. 아주 오래된 집으로 예전에는 사진관으로 이용했으며 주변 주민들은 죄다 노인들 뿐이다. 덴코가 하나코의 집을 두고 '스튜디오에 자고 싶어'라는 말을 부정하고 싶지만 그게 사실인...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사지 않을 듯한 이상한 집! 아버지는 보란 듯이 '고구레 사진관'이라는 옛날 간판을 달고 심지어 가게 쇼윈도에 가족 사진까지 걸려고 하셨다. 게다가 덴코가 귀신처럼 보이는 여자아이의 형상까지 목격하고 말았다. 뭔가 사연이 있어도 잔뜩 있을 법한 이 이상한 스튜디오, 아니 하나코의 집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사실 여자아이는 귀신이 아니었다. 심령 사진처럼 보이는 고구레 사진관의 '옛사진'을 들고 온 것 뿐. 어쨌든 심령사진이 분명한 것의 사진을 받아든 채 하나코는 그 사연을 하나씩 파헤쳐 가는데...

별 것 아니지만 소소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미야베 미유키 식의 방식이 정말 좋다. 일상적인 것에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넣고, 마음 따뜻한 주인공이 그것을 하나씩 추적해나가면서 사건을 마무리짓고 다음 날을 향해서 사는 방식 말이다. 이 느낌은 <에도 시리즈>와 <고구레 사진관> 두 작품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아마 둘 중 하나만 읽어봤다면 다른 한 시리즈도 취향에 맞을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본인의 재능인 '미스터리'를 어느 이야기에나 곳곳에 넣어 재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미스터리의 지평을 넓혔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이것저것 골고루 썼다고 해야 하나, 장르를 참 잘 조합하는 작가이다.


추운 가을에 오싹하면서 따뜻한 소설을 읽고 싶다면 <고구레 사진관>을, 옛날 이야기 듣는 느낌으로 따뜻한 추리물을 보고 싶다면 <에도 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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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드는 영국 과자
야스다 마리코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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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집에서 만드는 영국과자-가을에는 따뜻한 차와 함께 영국식 디저트를!


 


벌써 10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하루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날 떠오르는 것은 김이 나는 따뜻한 홍차와 디저트들!


베이킹을 하기 위해서는 오븐을 써야하는 요리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무더운 여름날 오븐을 켜는 것은 베이킹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꺼려지는 일이죠. 하지만 쌀쌀한 가을이 왔으니 오븐을 켜면 집의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맛있는 디저트도 먹을 수 있는 '일석 이조'의 계절이 되었어요. 저도 그동안 벼르고 있던 베이킹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이번 여름은 정말 미친 듯이 더워서 베이킹은 커녕 에어컨 밑에서 비실거리며 누워있는 나날들의 연속이었거든요. 열심히 만들고 싶은 베이킹 요리들을 캡쳐하는 것으로 베이킹 욕구를 대체했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영국 과자>는 무려 일본 아마존 베스트 셀러를 차지한 책!


영국 홈메이드 과자 레시피를 실은 책인데, 제가 이 책이 정말 반가웠던 이유는 홍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잔뜩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커피보다는 '홍차'파 거든요. 차와 함께 할 수 있는 디저트가 주류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비스킷&스콘 메뉴가 10개도 넘어요. 아무래도 '스콘'은 잘 실패하지 않고 먹기도 편하기 때문에 제가 선호하는 베이킹 요리인데, 이 요리법이 잔뜩 있으니 좋더라고요.


그 외에도 케이크, 페이스트리, 푸딩, 오트 등의 다양한 디저트 요리법이 나와 있어요. 총 58가지 레시피가 있으니 다양한 디저트 레시피가 필요한 분들에게 유용한 책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요리법은 거의 영국 가정식 과자인데, 가장 좋은 점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와 도구를 사용해도 된다는 점이에요. 약간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마릴라 아주머니의 요릴 보는 듯 하죠. (참고로 빨간머리 앤의 배경은 캐나다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이 이주민이라는 걸 고려하면 영국식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봐도 될 거 같아요)


블랙 트리클, 엘더플라워 코디얼 등 낯선 요리 재료들이 나오기도 하지만(저는 완전 내킬 때만 찾아서 요리하는, 취미용 요리라서요)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대체할 거리를 찾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막상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를 보면, 제가 낯설다고 생각하는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고요.

 


책 사진은 주로 제가 먹고 싶은 요리로 올렸어요. ㅎㅎ 사심이 잔뜩 들어간 리뷰죠. 언젠가 반드시 만들어 먹고 말겠다는 의지가 담긴 포스팅이랄까?


영국 과자의 좋은 점은 과하게 꾸미거나 달지 않고 소박한 스타일이 많다는 거였어요. 저자가 말한 것처럼 15분만에 뚝딱(물론 전문가니까 그렇겠지만요) 만들 수 있는 레몬 드리즐 케이크 같은 빵도 있고, 투박한 꽃 모양의 웰시 케이크는 심지어 두꺼운 프라이팬이나 핫플레이트에 구워먹어도 되죠. 저자는 스콘을 가장 영국적인 요리라고 했는데 바로 단순하고 꾸밈없이 맛있기 때문이래요. 저는 질리지 않고 차와 함께 계속 먹을 수 있으며 요리하기에 간단해서 스콘을 선호하는데, 영국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나 봐요. 기본 스콘부터 과일을 넣는 스콘, 여름철에 스콘을 만들 때의 주의 사항, 치즈 스콘, 마마이트 스콘 등 빵집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스콘이 잔뜩 있어서 행복했어요. 하나씩 만들어 먹을 것을 생각하면 ㅎㅎ 절로 입에 미소가 떠오르네요.


그 외에도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홍차에 적셔 먹기 가장 좋은 비스킷>, 영국인들이 항상 비스킷을 소지하고 다닌다는 것 등 영국의 차와 디저트 문화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좋았어요. 곧 영국을 방문할 계획이라 이런 정보들이 더욱더 반가웠어요.


차와 함께 먹을 디저트가 고민이라면 주저없이 <집에서 만드는 영국과자>책을 추천해요. 다양한 요리법은 물론이고 주로 '홍차'와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으로 다양한 과자를 만들 수 있어요. 막상 차에 곁들일 디저트 요리법을 검색해보면 정보가 별로 없거든요. 쌀쌀한 가을,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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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새소설 1
배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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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트콤-질풍노도의 시기, 십대여 마음껏 발버둥쳐라



어디선가 드라마나 소설에서 본 듯 하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이야기, 백민석 소설가가 손에서 놓을 수 없어 원고를 온갖 곳에 들고 다니며 읽었다는 이야기, 바로 자음과 모음 경장편 소설 수상작 <시트콤>이다. <시트콤>은 1990년 제주도 출생의 젊은 작가가 쓴 십대들의 이야기이다. 전교 1등인 연아가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는 숨 막히는 삶(타인의 의지대로만 사는 삶을 삶이라 부를 수 있다면)에서 탈출하고 싶어 벌이는 사건이 중심인데, 작가가 태어난 도시 '제주도'에서 한국 최대규모의 국제 학교 부지가 있으며 앞으로 더 확장될 것을 생각하면 뭔가 참 그렇다. 유흥 시설도 없고 부모가 차로 태워다주지 않으면 거의 번화가에도 갈 수 없는 환경, 참 가둬놓고 공부시키기 좋았다.


첫 전개는 그야말로 황당했다. 여자친구와 섹스 한 번 하고 싶어 다른 사람들이 찾지 않던 교실을 찾은 고등학생, 어떻게 거사를 치러 보려고 교복 셔츠까지 벗어 먼지를 털어내지만 갑작스럽게 들어온 선생님들 때문에 미처 바지 지퍼를 다 올리지도 못하고 테이블 아래로 숨는다. 겨우 나갈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았나 했더니 역시 섹스를 하러 온 젊은 남녀 선생님들 때문에 무산된다.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생각하는 게 크게 다르지 않나보다. 하지만 그들도 연아의 담임교사와 연아의 어머니 상담때문에 테이블 밑으로 다급하게 숨게되고, 엉겹결에 넷은 테이블 밑에서 조우하게 된다.


그 이후로 쭉 이어지는 연아의 이야기. 연아는 그 고등학교의 전교 1등이며 시간이 가는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단 한번도 엄마의 뜻을 거역한 적이 없다. 엄마가 학원 뺑뺑이를 돌리면 그렇게 했고 전교 1등을 하라면 역시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강원도 철원에 있는 기숙학원을 가라고 통보받는 순간 반기를 든다. 과외와 학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전국 모의고사1등 또는 서울대를 반드시 가기 위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연아가 정한 것이 아니라 늘 엄마가 정한다.  연아가 어떤 걸 잘 하고 어떤 게 부족한지 다 꿰뚫고 있다며 막무가내인 엄마, 아빠가 어떻게 말리려고 해 보지만 아빠의 목소리는 두 모녀의 설전에 허망하게 묻히고 만다.


   
   

내가 나 좋으라고 이래? 네가 서울대를 안 가면 뭘 어쩔 건데?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연예인처럼 예쁜 것도 아니고, 머리 좀 좋은 거 빼고는 네가 잘난게 뭐가 있냐고!


난 너 낳고 내 인생을 버렸어. 네가 태어난 날 이 엄만 죽었다고.


-시트콤 중 연아 엄마의 대사-

 
   

 

 


세상에 이렇게 현실적일 수가.

현재 어느 집 부모와 자녀가 싸우는 장면을 그대로 복사 붙여놓기 해 놓은 것 같다. 헛웃음을 치며 읽게 되는데, 어찌나 현실 반영을 잘 하는지 억지로 자녀 공부를 시키는 수많은 부모의 발언을 보는 줄 알았다. 대학 입학 전까지는 부모가 정해 놓은 길을 가라며 꼭두각시처럼 자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 <시트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 엄마가 너무했네, 또는 이런 사람이 어디있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 자기가 이렇게 행동하는 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자녀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며 부모의 마지막 말엔 꼭 이런 말이 따라붙는다.


"다 너 좋으라고 이러는 거야."


연아 또한 이번에는 질 수 없는지 엄마의 김치싸다귀에도 강경하게 나간다. 집 있고 밥 먹여주고 등 따뜻하니 배가 불러 이런다는 엄마의 말에 김치에 절은 티셔츠를 입고 가출을 강행한 것! 지갑도 가지고 나오지 않아 주머니에 있는 돈으로 겨우 택시비를 치르고 전혀 로열같지 않은 '로열 불가마방'에 머물게 된다. 과연 엄마와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이한 십대 '연아'의 대결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시트콤>의 책 뒤편에는 여러 소설가와 사회비평가의 멘트가 나와 있는데 그 중 박권일 씨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십대 자녀가 있는 어느 집에서나 있는 일인데, 정말 이러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는지 결말도 기상천외한 방법을 이용한다.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아쉬웠으나 애초에 자신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부모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또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강요하는 부모가 이런 책을 굳이 찾아읽지 않으며 읽는다 하더라도 '소 귀에 경 읽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결론 방식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다만 이건 확실하다, <시트콤>을 쓴 배준 작가는 어떤 10대 시절을 보냈을지 매우 궁금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경험을 하며 10대를 보냈기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어렵고 따분한 건 질색이라 재미를 먼저 생각했다는 작가의 말, 실제로 <시트콤>이라는 소설은 가볍고 재미있지만  메시지는 확실히 담았다.


빨리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고 싶은 한국 학부모님들, 이 책 좀 읽으세요. 재미있고 따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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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 한시.가사 편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하태준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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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고등학교 필수 문학 작품 그림과 함께 감상하기



수능 국어 강사 중에 항상 시를 가르칠 때 작품과 관련된 멋진 그림을 함께 그려서 유명세를 탄 분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 분이 가르치는 방식을 보고 굉장히 감탄했는데, 제가 문학 문제를 잘 푸는 비결도 바로 '이미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작품을 쓸 때 특정 '이미지'를 머리 속으로 상상할 수밖에 없고 작품은 그 이미지를 글로 옮겨 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어려운 학생들이 글을 읽으면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연습을 한다면 문학 감상능력을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를 보고 굉장히 감탄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미지와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그림 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설명과 특징, 작품이 나오게 된 이유 등이 자세한 그림과 함께 제시되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상상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극인의 <상춘곡>을 설명할 때는 초가집 근처를 서성이며 자연을 감상하는 선비의 모습이 나와 있습니다. 이 그림만 보고도 바로 벼슬을 내려놓고 앞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주변에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한 곳에 초가집을 짓고 살았던 정극인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배경을 이해하면서 시를 감상하면 그냥 활자로 무미건조하게 감상할 때와 다른 효과를 얻습니다.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게, 화자의 처지와 마음에 공감하면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미지와 함께 읽었기 때문에 시각적 자극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와 견고하게 연결된 작품의 감상은 오랫동안 머리 속에 남아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만약 아무리 많은 작품을 공부해도 머리 속에 잘 남지 않아 고민인 학생들이 있다면 이런 방식으로 작품을 하나씩 감상하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글보다는 '이미지'가 훨씬 기억하기 좋습니다. 특히 이렇게 예쁜 자연환경을 그려놓은 이미지를 바라보면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이토록 친절한 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한시, 가사 편에서는 여수장우중문시, 부벽루, 송인을 비롯하여 상춘곡, 면앙정가, 사미인곡, 관동별곡 등 고등학교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한시와 가사들이 나와 있습니다. 이 작품들, 특히 '가사'는 모의고사와 수능에 단골로 출제되는 작품이므로 반드시 숙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작품의 주요 내용과 핵심요약만을 보기 위해서는 적절하지 않고 전문을 그림과 함께 느긋하게 감상할 때 좋습니다. 맨 마지막에 작품의 핵심 요약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핵심요약만 보고자 한다면 이보다 더 많은 작품을 다룬 책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다급하게 앞둔 수험생들보다는 고등학교를 앞둔 중학생, 또는 방학이나 공휴일 등을 맞이하여 느긋하게 작품을 제대로 감상해보고 싶은 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특히 아직 고전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중학생과 고등학생1학년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책입니다.


그림과 함께 색다르게 고등학교 필수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또는 딱딱한 설명에 머리가 아픈 학생들이라면 이 책으로 가벼운 소설 읽듯이 삽화와 함께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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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 이야기 -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10
빅터 에스칸델 리바스 지음, 데니세 데스페이루 그림, 공민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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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 이야기-신화 속의 거인들


 


고대의 이야기, 신화 속 신과 사람들, 신비한 마법의 도구들과 동물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까, 과연 인간들은 자신들의 앞에 닥친 역경을 어떤 기발한 방식으로 헤쳐나갈까, 이야기 속의 신들은 어떤 모습일까 등 온갖 호기심이 든다. 설화나 민담 등을 모두 포함하여 신화는 언제나 미지의 세계이자 과거의 마법이 실현되는 세계이다.

 



<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이야기>는 세계 여러 국가의 신화 속에 나오는 '거인들'의 이야기이다. 이상하게도 '거인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곳곳에 존재하는데 중국의 세계창조 신화나 그리스로마 신화, 유럽의 설화에도 거인들이 나오고 제주도 창조 신화에도 거인이 등장한다. 오히려 거인이 나오지 않는 설화를 가진 나라를 찾는 것이 더 힘들다. 왜 옛날 인간들은 매우 거대하고 힘이 센 '거인'이 나오는 이야기를 만들어 전해주었을까? 수많은 거인 설화 속에서  때로는 그 거인이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거인에 비하면 힘없고 보잘것없는 인간들이 주인공이다. 아마 거인은 인간이 뛰어넘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역경이나 고난 또는 재해였을 듯 하다. 작지만 지혜로운 인간은 이 거인과 같은 어려움을 재치와 경험, 그리고 영리함을 이용해 헤쳐나갔을 것이다.


<신에게 도전한 거대한 영웅이야기>에는 '잭과 콩나무'와 '거인국에 간 걸리버', '가르강튀아'와 같은 유명한 거인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한국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선 '오나와 무시무시한 거인 쿠훌린',  노르웨이 민담의 '심장이 없는 거인' 등도 나와 있다. 거인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는 동화책의 '삽화'였다. 동화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알게 된 사실은, 유명 삽화가의 그림을 가장 싼 값에 보는 방법이 바로 '동화책'이라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빅터 에스칸델로 추정되는 알파벳으로 구글에 검색을 했더니 바로 일러스트레이더라는 자동완성 문구가 떴다. 여러 권의 책을 냈고 유명 광고 회사와도 여러 번 협업을 한 유명 일러스트레이더였다. 강하지 않은 파스텔 톤의 색감에 푸른색 계열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쁜 인물들도 무섭기보다는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서 좋았다. 거기에 거인이야기+신화 이다 보니 하늘과 바다, 높은 산 등이 배경으로 많이 나왔는데 이런 점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 본다.


http://victorescandell.com/(일러스트레이더 홈페이지)

 


세상에는 많은 영웅들이 있다. 신화 속에서 영웅들은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또는 좌절하더라도 거기서 그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는다. 어릴 때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라서 힘든 일들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작고 왜소한 존재라 하더라도 우리는 모두 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면 언젠가 정말 힘들 때 잠재 기억 속에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푸른색의 예쁜 삽화들과 함께, 아이들과 거인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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